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40)
독식하는 재벌 3세-240화(240/518)
240. 나비가 되는 과정 (4)
태우그룹의 추진력은 그 어느 그룹보다 뛰어났다.
특히나 내가 직접 추진하는 사업의 경우엔 모든 부서가 달려들었고, 오디션 프로그램 런칭이 빠르게 확정되었다.
“방송국과 오디션 프로그램 계약을 끝마쳤습니다. 이번 주부터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오디션 참가자를 모집할 계획입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군요. 실장님이 직접 나서 주신 덕분입니다.”
“아닙니다! 태우엔터의 직원들이 한 몸이 되어 움직인 덕분입니다. 저는 그저 감시자의 역할만을 했을 뿐입니다.”
태우그룹에서 기획실장의 권한은 막강했다.
특히나 회장, 부회장과 다이렉트로 소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매일같이 감시를 하면 누구라도 전력을 다해 움직이기 마련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순서는 어떻게 구성했나요?”
“최대한 스케일을 키우기 위해 1차 면접부터 대대적으로 진행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모든 참가자를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서류 심사나 동영상 심사 없이 바로 현장 오디션을 보겠다는 겁니까? 흥행을 끌기엔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면접관이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기획실장의 추진력은 정말 대단했다.
어떻게 1차 심사부터 현장 오디션을 진행할 생각을 했을까?
“12명의 유명 가수 섭외가 끝났습니다. 1차 오디션은 3주 동안 진행되며, 12명의 면접관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심사를 보게 됩니다.”
“섭외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었겠군요.”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받는 섭외비의 2배를 주었습니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조율이 가능했겠지만 지금은 돈보다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렇게 진행했습니다.”
“잘하셨어요.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돈으로 해결해야 깔끔하죠.”
말 그대로 돈을 쏟아부은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면접관 섭외 비용은 오히려 저렴한 편이었다.
전국에 있는 대형 체육관 혹은 컨벤션센터를 임대해야 했고, 진행 요원, 안전 요원, 각종 시설 비용까지 더 하면 1차 오디션에만 수십억 원이 들어갔다.
“장소 임대 계약은 이미 다 끝났고, 1차 면접 장소의 시설 공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참가자가 몰릴 수도 있어요.”
“그래서 현장에서 간이 심사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최소한의 음악적 자질을 평가하고 합격한 사람만이 면접관으로부터 심사를 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최소한의 자질을 평가하는 건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상관없겠군요.”
“그래서 프로그램 관계자와 태우엔터 직원들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니 몇 명이 몰릴지 예상도 되지 않았기에 간이 심사 과정이 꼭 필요했다.
“간이 심사 과정에서 음악적 재질은 부족하지만,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합격시키도록 하세요. 너무 진지하기만 하면 시청자들도 지치기 마련이죠. 중간중간에 웃긴 장면이 나와야 시청률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간이 심사를 진행하는 모든 인원에게 확실히 전달하겠습니다!”
노래를 못하더라고 끼가 넘치는 사람은 많았다.
오디션에 합격은 못 하겠지만,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 줄 수는 있었다.
“상위 합격자는 무조건 태우엔터로 데리고 와야 합니다. 거액을 들여 오디션 프로그램을 런칭한 이유가 인재 영입인 거 아시죠?”
“오디션 참가 서류에 그 부분을 명시해 두었습니다. 최소 3년 동안은 태우엔터 소속으로 가수 활동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불공정한 계약으로 비칠 수도 있으니 무조건 1년 안에 음반 제작과 데뷔를 시켜 주겠다는 내용도 추가하세요. 그리고 정산 비율도 대형 기획사보다 무조건 더 좋게 하시고요.”
“그렇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노예 계약이 불거지면 회사 이미지가 추락한다.
그러니 정산 비율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이런 식으로 계약을 처리하는 편이 나았다.
* * *
대망의 1차 오디션 날이 밝았다.
최대한 스케일을 키우기 위해 무려 월드컵 경기장을 빌렸다.
이는 내가 요구한 사항이었긴 하지만, 직접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하니 조금 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디션장이 생각보다 더 크군요.”
“혹시나 빈자리가 생기면, 태우그룹 직원을 동원해서라도 채우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우리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아침이 밝아 오자 엄청난 인파가 월드컵 경기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월드컵 경기장 앞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생겨났다.
“부회장님! 지금까지 집계된 숫자만 20만 명이 넘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참가자가 모여들고 있습니다. 월드컵 경기장으로 오는 길이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을 정도입니다.”
“태우그룹에 헬기가 있죠?”
“임원 긴급 이동 용도로 보유하고 있는 헬기가 있습니다.”
“헬기를 이용해서 이 모습을 담으세요. 수십만 명이 참가했다는 것만큼 홍보하기 좋은 소재가 어디 있겠어요.”
“지금 바로 헬기를 동원하도록 하겠습니다.”
20명이 넘는 접수대 인원이 열심히 참가자의 접수를 도왔다.
하지만 접수대를 통과하는 인원보다 오디션장으로 모여드는 인원이 더욱 많았고.
오디션 시작 시간이 되었지만, 여전히 줄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서울에서 진행하는 오디션은 성공했다고 봐도 되겠군요.”
“최소 50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한민국 초유의 오디션으로 역사에 기록될 겁니다!”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오디션장을 떠났다.
이제부터는 방송국 사람들과 면접관의 몫이었고, 나는 뒤에서 필요한 것만 지원해 주면 되었다.
* * *
8곳에서 열린 1차 오디션이 3주간의 여정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직접 현장을 진두지휘해서 그런지 기획실장이 이전보다 얼굴이 반쪽이 되어 있었다.
“고생 많으셨어요. 제가 한약이라도 한 재 지어다 드려야겠습니다.”
“오랜만에 현장을 돌아다닐 수 있어서 초심을 찾은 기분입니다. 한약은 괜찮습니다.”
“현장 반응은 어땠나요?”
“100만 명이 넘는 참가자가 오디션에 참여했고, 아주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방송에 활용할 수 있는 장면을 많이 확보했다고 담당 PD가 흡족해했었습니다.”
사건사고가 꼭 나쁜 건 아니었다.
방송 PD는 흥미 유발을 위해 사건사고를 조작하는 경우도 있었으니, 이번처럼 알아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프로그램을 싫어할 리가 없긴 했다.
“1화가 언제 방영이죠?”
“오늘부터 방영을 시작해서 매주 금요일 저녁 11시에 방송됩니다.”
“조금 늦은 시간이긴 하군요.”
“10시 드라마가 끝나는 시점에 방영을 해야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해 시간대를 그렇게 정했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청층은 매우 넓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오디션을 받은 이유도 거기에 있었던 것이기도 했다.
“홍보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나요?”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공중파 방송에서 광고를 진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태우엔터가 보유하고 있는 3개의 채널에서 매시간 광고를 진행하고 있고, SNS 광고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문 광고는 물론이고 칼럼을 통해서도 광고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 케이블 채널의 인기도가 낮은 시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공중파 방송을 따라잡는 시청률이 나오겠지만, 아직은 시청률이 1%만 나와도 대박이라는 소리를 듣는 시대였다.
그러니 홍보에 큰 힘을 쏟아야만 했고.
다행히도 태우그룹은 SNS를 통해 큰 힘을 쓸 수 있었다.
아직은 공중파 광고에 비하면 약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SNS는 잘만 사용하면 꽤나 강력한 홍보 수단이 될 수 있었다.
“회차가 진행되면 될수록 더욱 이슈가 집중될 겁니다. 물론 실력 있는 참가자가 있다는 전제하에 말이죠. 1차 오디션으로 참가자를 몇 명이나 선발했나요?”
“140명을 선발하였고, 2차 오디션을 통해 40명으로 다시 한번 수를 줄인 후 3차 오디션부터는 그룹 과제, 개인 과제 등을 통해 20명을 선발합니다. 그리고 4차 오디션부터는 국민 투표를 진행해, 문자 서비스를 통해 낮은 순위 2명이 탈락하는 시스템입니다.”
정말 피 말리는 오디션이었다.
물론 이는 참가자 입장에서였고, 보는 입장에서는 치열하면 할수록 몰입도가 높아지기 마련이었다.
“프로그램 진행은 방송 PD와 전문가들이 알아서 잘하겠죠. 그런데 명심하셔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절대 조작을 통해 순위가 뒤바뀌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만약 집계가 늦어지면, 한 주를 휴방하더라도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담당 PD에게 신신당부하겠습니다.”
괜히 조작을 했다간 태우엔터의 이미지가 나락으로 갈 수가 있었다.
회귀 전에도 조작을 통해 순위가 뒤바뀐 경우가 있었고, 참가자 모두와 프로그램이 모두 이미지가 실추된 적이 있었기도 했다.
“아! 그리고 1차 오디션에서 떨어진 참가자의 프로필을 보내 주세요.”
“100만 명이나 되는 프로필을 전부 말씀이십니까?”
“간이 심사를 통과한 사람의 명단만 주세요.”
전부 다 달라고 하려고 했다가 100만 명이란 숫자에 정신을 차렸다.
100만 명의 프로필을 다 보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간이 심사를 통과한 인원만 해도 30만 명이 넘습니다.”
“그럼 아쉽게 떨어진 사람은 몇 명이나 되죠?”
“3명의 면접관 중 2명 이상이 합격 버튼을 눌러야 합격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고, 그중 한 명에게라도 합격 버튼을 받은 참가자는 대략 2만 명 정도가 됩니다.”
“그 2만 명의 프로필을 가지고 와 주세요.”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가수를 찾으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숨겨진 S급 실력을 가진 사람을 상세 정보 능력을 통해 찾아낼 목적도 있었다.
태우엔터의 기반을 닦기 위해선 우수한 연습생이 필요했고, S급 잠재 능력을 보유한 연습생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자연스레 태우엔터는 성장할 수 있게 된다.
“그럼 지금 바로 2만 명의 프로필을 출력해서 가지고 오겠습니다.”
“간단하게 이름과 사진만 보내 주시면 됩니다.”
2천 장 단위로 출력해서 프로필을 가지고 오는 기획실 직원이었고.
나는 틈날 때마다 프로필을 뒤적이며 상세 정보를 확인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뒤진 결과 겨우 원석 하나를 찾아낼 수 있었다.
“와우! 이런 사람이 오디션에 참가했었군.”
유명 여자 아이돌이자 배우로도 이름을 날린 연예인.
회귀 전에는 많은 광고에서 그녀를 본 적이 있었고, 길거리마다 그녀가 속한 그룹의 노래가 나오던 시절도 있었다.
“조금 어리긴 하군.”
말 그대로 원석이었다.
이제 막 중학교 1학년에 불과했고, 청순했던 외모가 젖살에 많이 가려져 있었다.
그러니 지금 데리고 오면, 원석부터 가공을 할 수 있으니 더더욱 좋지 않겠는가?
한 명을 찾아내고 나자 더욱 빠르게 손과 눈을 움직였다.
그렇게 7시간가량을 뒤진 후 3명 정도의 원석을 더 찾을 수 있었고.
그중에는 이제 고작 초등학교 4학년에 불과한 어린 학생도 있었지만, 나는 그의 프로필을 신줏단지 모시든 손에 쥐었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
하지만 앞으로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릴 한국 최고의 아이돌 그룹의 멤버.
드디어 찾았다!
이제 한 명을 찾았으니 나머지도 찾게 된다면, 태우그룹에서 그 그룹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