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44)
독식하는 재벌 3세-244화(244/518)
244. 1+1=3 (3)
명동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한정식 식당.
명동의 주인이라 불리는 이영한이 뒤를 봐주는 식당이었고, 곳곳에는 강 대위의 직원들이 나를 호위하기 위해 몸을 감추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SG엔터 강수기 사장이 등장했다.
그는 마치 힘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거대한 덩치를 지닌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있었다.
드러난 팔뚝에 각종 문신이 새겨져 있는 경호원들이 뒤뚱거리며 걸어 다니고 있었고, 하마터면 그 모습에 실소가 터져 나올 뻔했다.
“반갑습니다. 태우그룹 김민재입니다.”
“아이고! 태우그룹의 황태자를 이렇게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딴따라들 관리하는 놈이 이렇게 귀하신 분을 만나 뵙게 될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누가 웃는 얼굴에 침을 못 뱉는다고 했던가?
강수기 사장이 비굴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네 왔지만,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내 심기를 건드렸다.
강수기 사장의 말을 요약하면.
대기업 후계자가 왜 연예계 사업까지 진출하냐.
이런 뜻이었고, 나를 비꼬기 위한 목적이 분명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안으로 들어가서 나누시죠.”
“그럼 이 천한 놈이 태우그룹 황태자와 함께 겸상을 하는 무례를 범하겠습니다.”
일부러 이런 말투를 사용하는 거겠지?
조선 시대에서도 사용하지 않을 법한 말투를 유지하며 계속 내 속을 긁는 강수기 사장이었다.
나를 열받게 하려는 목적이 뭘까?
내 심기를 건드려서 이득을 본다고 생각하니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 터.
그렇기에 나는 더욱더 예의를 지키며 강수기 사장을 대했다.
“음식이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가장 맛있는 음식들로만 선별해서 주문했습니다.”
“태우그룹 황태자가 사 주는 밥이라면, 물에 밥을 말아 먹어도 맛있게 먹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느 안전이라고 반찬 투정을 하겠습니까?”
“그러면 우선 식사부터 하시지요.”
“그럼 사양 않고 오늘 벨트 한번 제대로 풀어 보겠습니다.”
우걱우걱! 쩝쩝!
도구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일까?
강수기 사장은 두 손으로 고기를 씹고 뜯고 맛보며 입술에 기름기를 잔뜩 묻히며 밥을 먹고 있었다.
이 또한 기싸움의 일종이겠지.
보통의 경우라면 이런 사람과 같은 자리에서 식사하기 싫어 수저를 내려놓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보란 듯이 그가 손으로 집었다 놓은 고기를 젓가락으로 들어 올려 입속에 집어넣었다.
지금 누구에게 먹는 걸로 장난질을 치는 거야.
회귀 전에는 라면 먹을 돈도 없어 굶은 사람이 나라고.
그딴 짓을 아무리 해 봐라, 내가 눈 하나 깜빡하는지.
“황태자님 덕분에 아주 맛있게 식사를 했습니다. 어떻게, 이젠 신나게 노는 겁니까? 재벌 3세들이 아주 화끈하게 논다고 이야기만 들었는데 저도 그런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겁니까?”
“저도 다른 재벌 3세와 그렇게 교류가 없어서 어떻게 노는지 잘 알지 못하네요. 가볍게 술이나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눌까 싶은데 괜찮으시겠습니까?”
“흠, 아쉽긴 하지만, 태우그룹 황태자가 그러자고 하는데 어떻게 거절하겠습니까?”
아주 사람을 가지고 놀려고 작정을 했다.
그럴수록 나는 더욱더 궁금해졌다.
무슨 목적을 가지고 이런 짓을 할까? 그리고 배후가 누구기에 이렇게 막 나갈 수 있는 것일까?
“SG엔터가 태우엔터 소속 가수들을 가로채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쯤에서 그만두시는 편이 서로 좋지 않겠습니까?”
“저는 정말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예전부터 친분이 있던 아티스트의 고민 상담을 들어 줬을 뿐입니다. 아티스트가 태우엔터를 떠나 SG엔터로 오고 싶다고 하는데 제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냥 알아서 하라고 말해 주는 것밖에 더 있겠습니까?”
청주 한 잔을 단번에 들이켜며 말하는 강수기 사장.
그는 술맛이 좋은지 나에게 역겨운 윙크까지 보내왔다.
“태우그룹을 적대시하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에이이! 전혀 그런 적 없습니다. 한국 최고의 그룹을 왜 적대시하겠습니까. 그냥 골목 상권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정도로 이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골목 상권을 지키겠다고 대형 마트의 물건을 훔쳐 가는 상인이 어디 있습니까? 그건 그냥 절도 행위에 불과합니다.”
“물건이 스스로 굴러온다는데 막을 순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황태자님, 온실에서 자라셔서 이 업계가 얼마나 지독한지 모르시나 봅니다. 여긴 절대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돈과 권력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결국 사람 목숨은 하나 아니겠습니까?”
이것 봐라. 이제 대 놓고 협박까지 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가면 내 목숨을 노릴 수도 있다는 협박이었다.
그런 협박을 들었지만 나는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강수기 사장의 상세 정보를 자세히 확인했고, 그가 서울과 호남권에서 유명한 조폭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조폭이 엔터 사업에 깊게 관여한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가 보군요. SG엔터 지분의 40%가 조폭 소유라는 건 이미 알고 있습니다.”
“……확실히 태우그룹의 정보력은 국정원과 대등하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가 봅니다. 그런데 정보를 얻었다고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렇다고 황태자가 조폭들이랑 실랑이라도 하실 겁니까? 하하하!”
뭐가 그리 재밌는지 혼자 웃음을 터트리는 강수기 사장이었다.
그런데 웃음의 크기를 보아 상세 정보로 알아내지 못한 정보가 더 있는 듯했다.
SG엔터의 뒤를 조폭이 봐주고 있지만, 조폭의 뒤에 또 다른 배후가 있으니 저리 당당히 나오는 것일 터.
“제가 어떻게 조폭 따위랑 실랑이를 하겠습니까? 단지 저를 좋아하고 따르는 사람이 독단적으로 움직일 수는 있겠지요. SG엔터의 대주주로 있는 곳이 양지파라고 알고 있습니다.”
“양지파를 건드리면 태우그룹이 아주 쑥대밭이 될 겁니다. 요즘 중국 쪽에서 한국으로 관광을 많이 온다고 하던데 조심하세요.”
“중국이라. 양지파의 배후에 삼합회가 있나 보군요.”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알아서 생각해 보세요. 아이고, 술맛이 다 떨어져 버렸습니다. 밥 잘 얻어먹고 갑니다. 잘 생각해서 행동하세요. 괜히 빈대 잡는다고 초가삼간 다 태우지 마시고요. 좋게 좋게 갑시다.”
자리에서 일어나 버리는 강수기 사장이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이 처음보다 밝진 않았다.
내가 꺼낸 ‘삼합회’라는 단어에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이는 그였다.
“밖에 강 대위 대기하고 있나요?”
“여기 있습니다!”
드르륵!
벽처럼 보였던 공간이 열리며 강 대위가 모습을 드러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좁은 공간에서 숨어 있었던 강 대위였다.
“이렇게 궂은 일을 왜 직접 하시고 그래요.”
“대표님을 지키는 일을 누구에게 맡기겠습니까? 제가 직접 나서야 마음이 편합니다.”
“그보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SG엔터 뒤에 양지파가 있고, 그 뒤에 중국의 삼합회가 있다는 게 정말일까요?”
“저도 SG엔터와 양지파를 감시하면서 이상한 부분을 몇 개 발견했었습니다. 양지파의 중간 간부가 한 달 간격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는 정보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양지파가 운영하는 클럽에 중국 조폭이 자주 방문한다는 정보도 있었습니다.”
의심이 확신이 되는 순간이었다.
고작 삼합회를 믿고 이런 짓을 벌인 것이군.
물론 삼합회는 결코 만만한 조직이 아니었다.
웬만한 대기업보다 더 큰 매출을 올리는 곳이 삼합회였고, 조직원의 숫자 또한 50만 명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었다.
“흠, 제가 직접 중국을 방문해야겠군요.”
“일정을 알려 주시면 직원들을 미리 중국에 보내 두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저도 같이 중국으로 가겠습니다.”
“경호에 그렇게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오히려 한국보다 중국이 더 안전할 겁니다.”
“그래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최대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삼합회라는 단어에 바짝 긴장한 강 대위였다.
하지만 조폭 따위가 나를 중국에서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그들보다 훨씬 큰 권력과 힘을 지닌 사람이 나를 보호할 테니까.
* * *
오랜만에 방문한 상하이.
공항에서부터 강 대위가 미리 보내온 경호원들이 달라붙었지만.
그들의 숫자가 무색할 정도로 많은 중국 측 경호원이 나를 보호하고 나섰다.
경호원들의 안내를 받아 나는 상하이 중심가에 위치한 호텔로 갈 수 있었고, 정말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나게 되었다.
“쩡훙친 상무위원님께서 직접 나와 주시고, 영광입니다.”
“자네가 중국에 왔는데 내가 어찌 가만히 있겠는가? 내가 상무위원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자네 덕분이지 않은가!”
쩡훙친 상무위원.
그는 중국 최고 권력자의 오른팔이었고, 지금은 7명밖에 없는 중국 상무위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수뇌부였다.
물론 중국 최고 권력자가 2년 전에 바뀌긴 했지만.
무늬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상왕 노릇을 하고 있었기에 쩡훙친의 권력은 여전히 막강했다.
“빈손으로 올 수가 없어 좋은 선물 몇 가지를 가지고 왔습니다.”
“우리 사이에 뭘 이런 걸 다 가지고 오는가? 그냥 자네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선물이지.”
꽌시는 선물로 유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절대 빈손으로 와서는 안 되었고, 상대방의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선물을 준비해야만 했다.
특히나 쩡훙친은 상무위원이었고.
그에 걸맞은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물량 공세를 펼쳐야만 했다.
“선물을 다 호텔로 가지고 들어올 수가 없어, 차량에 가득 쌓아 두었습니다. 어떤 선물을 좋아하실지 몰라 좋아 보이는 건 전부 들고 왔습니다.”
“허허, 사람하고는 참. 그냥 대충 술이나 한 병 사 가지고 오면 될 걸 가지고.”
역시나였다.
내가 선물을 다량으로 가지고 왔다고 하니 입술이 점점 하늘 위로 올라가는 쩡훙친이었다.
“요즘 하시는 일은 다 잘되시고 계십니까?”
“자네가 신경 써 준 덕분에 실적을 많이 올릴 수 있었네. 샤롯그룹과의 일 덕분에도 적지 않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지.”
“그럼 제가 또 다른 실적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을 건의해도 되겠습니까?”
“자네가 하는 사업이라면 나는 무조건 찬성이네. 그래 무슨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고 하는가?”
SG엔터와 양지파 그리고 삼합회.
솔직히 이건 그리 중요한 일도 아니었다.
벌레들이야 사업을 시작하면 자연스레 청소되기 마련이니까.
“몽골 지하자원 사업을 적극 추진해 볼까 계획 중입니다.”
“흠, 나쁘지 않은 생각이긴 하군. 그런데 그게 돈이 되겠는가? 몽골에 지하자원이 많다고는 하지만, 인프라 시설이 전무해서 시작하는 데에 꽤 많은 돈이 들 걸세. 그렇다고 돈을 들인 만큼 뽑아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고.”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쩡훙친이었다.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선 결국 돈이 따라야만 했다.
“태우그룹에서 몽골에 대규모 인프라 공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중국의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운송을 위해선 중국의 철도를 이용해야만 합니다.”
“당연한 말을 하는군. 몽골이 중국을 거치지 않고 어떻게 지하자원을 운반하겠나?”
“그래서 인력 회사와 운송 회사가 필요합니다. 그 회사들의 수익 일부를 어르신에게 지원하고자 합니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특히나 정치를 하는 사람은 돈 나갈 구멍이 많았기에 더더욱 돈을 바라기 마련이었다.
“지분 일부를 우리 상하이방에 지원해 주겠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인력 회사에 많은 돈이 들어갈 것이고, 사업이 진행되면 운송 회사를 통해 자금이 흘러 들어가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전에 진행했던 사업보다 규모가 더 크기에 지원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도 더 커지게 됩니다.”
“자네가 새로운 사업을 한다는데 내 어찌 가만히 보고만 있겠나.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도와주겠네.”
역시나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어디 있겠나?
한국 정치계와는 금전 거래를 안 하겠다는 규칙을 세웠지만, 여기는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었기에 마음 편히 돈을 뿌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