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51)
독식하는 재벌 3세-251화(251/518)
251. 새로운 장르 (5)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만 바쁜 것이 아니었다.
각종 사건사고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기에 언론사에서도 24시간 기사를 쏟아 내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오늘만큼 바쁜 날이 있을까?
기획실장이 실시간으로 언론사에서 쏟아 내는 기사를 가지고 와 내게 보고했다.
“부회장님, 모든 언론사에서 이번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기사 제목이 잘 뽑혔네요.”
기사 제목은 이러했다.
[애플. 경기도 성남에 3조 원 규모 공장 설립 계획 발표. 최재석 의원이 적극 유치] [아마존, 아시아 전진기지로 경기도 인천을 주목. 최재석 의원과 협의 끝에 결정] [최재석 의원 구글 아시아 데이터 센터 경기도 평택 유치 성공!] [TDK 배터리 한국 공장 경기도 화성으로 확정. 최재석 의원과의 만남 직후 결정] [최재석 의원 경기도 남양주시 OTT 전용 대형 세트장 유치, 테마파크 형태로 지역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
동시다발적으로 경기도에 대형 기업들의 공장 유치가 발표되었다.
당연히 내가 주도한 일이었고, 최재석 의원을 급히 미국으로 보내 각 기업 대표 혹은 담당자와 악수를 하는 사진을 찍어 언론사에 배포했다.
“신문은 물론이고 라디오, 공중파 뉴스에서도 대형 기업의 경기도 공장 유치 발표를 크게 다루고 있습니다.”
“공장을 다 합치면 최소 30조 원이 넘는 돈이 경기도로 쏠리게 되니 뉴스가 크게 나는 게 당연하죠.”
당연히 30조 원은 부풀려진 금액이었다.
공장 유치가 백지화될 수도 있었고, 혹은 공장 규모가 축소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거액의 돈이 경기도로 향하게 되었다는 뉴스가 터졌다는 것이 중요했다.
게다가 이번 뉴스는 신뢰도가 매우 높았다.
카더라 혹은 찌라시가 아닌 대형 기업의 담당자가 직접 발표한 내용이었기에 의심할 부분이 전혀 없었다.
“최재석 의원의 지지율이 어떻게 되고 있나요?”
“가파르게 상승 중입니다. 뉴스가 터지기 전에는 31%의 지지율이었지만, 오늘 지지율은 35%를 돌파했습니다. 하루 사이에 4% 상승했고,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뉴스가 며칠 동안 연달아 보도되게 되면 지지율은 당연히 오르기 마련이었다.
30조 원을 경기도로 가지고 오는 후보가 있는데 어찌 지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지율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긴 하죠. 최재석 의원이 경기도지사에서 낙선되는 순간, 30조 원이 넘는 공장 유치가 백지화되는 구조니까요.”
“엄청난 숫자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도 최재석 의원의 지지율이 높아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종의 협박.
이번 작전은 경기도민을 상대로 최재석 의원을 뽑지 않으면 30조 원이 날아간다고 협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경기도 개발, 부동산 가격 상승, 일자리 창출 등.
단순히 공장 유치에 들어가는 30조 원보다 몇 배나 되는 다양한 창출 효과가 있는 일이었기에 알면서도 협박에 수긍하게 될 터였다.
“거대 정당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하고 있나요?”
“모든 후보가 자신들도 새로운 공장을 유치할 수 있다고 떠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재석 의원이 당선되지 않더라도 자신들이 모든 공장을 유치할 수 있다고 유세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조금 더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내야겠군요. 최재석 의원이 당선되지 않으면 모든 사업이 백지화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세요.”
“오늘 중으로 기사가 보도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선거는 이제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최재석 의원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된다면, 경기도에 속해 있는 시장과 군수, 시의원과 군의원까지 대거 국민경제당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지방 선거는 기획실장님이 주도해서 지금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 갈 수 있도록 하세요. 저는 드라이빙 센터로 가 봐야겠습니다.”
“이미 태우자동차와 카이자동차 임원진이 드라이빙 센터에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서둘러야겠군요. 나이도 어린 부회장이 시간 약속도 지키지 않으면 뒤에서 얼마나 씹겠어요?”
“그런 직원이 있으면 제가 나서서 주둥이를 꿰매 버리겠습니다!”
과도한 충성심을 보이는 기획실장을 두고 드라이빙 센터로 이동했다.
태우자동차와 카이자동차가 그간 개발한 신차를 최초로 공개하는 날이었기에 서둘러 움직였다.
* * *
태우-카이 드라이빙 센터.
평소와 다르게 경계가 매우 삼엄했다.
수백 명이 넘는 경호원이 사방을 경계하고 있었고.
차량 운반 용도로 사용되는 대형 트레일러도 여러 대 주차되어 있었다.
“부회장님,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나까지 몸수색을 진행하는 경호원.
이는 내가 직접 지시한 일이었고, 오늘 드라이빙 센터에 들어가는 모든 인원은 철저한 몸수색으로 카메라나 휴대폰 그리고 모든 전자기기를 반입할 수가 없었다.
이런 지시를 내린 이유가 있었다.
오늘은 몇 년 동안의 연구 끝에 드디어 전기 자동차 시제품이 공개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방금 막 시운전 준비가 끝났습니다.”
검은 천으로 가려진 두 대의 차량.
가려져 있다곤 하지만, 기존의 자동차와는 사뭇 다른 점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나 전기자동차의 특성상 배기구가 필요 없었기에 뒷면이 일반 자동차와 많이 달랐다.
“그럼 시작하도록 하죠.”
“우선은 제로백 시운전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제로백은 0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뜻했다.
차의 동력이 강하고 빠를수록 제로백 도달 시간이 단축되었기에 중요한 지표 중 하나였다.
“제로백 시연 준비! 3, 2, 1. 고!”
신호가 떨어지자 두 대의 차량이 빠르게 치고 나갔다.
순식간에 직선 코스의 끝까지 다다른 차량이었고, 곳곳에 설치된 속도계가 정확한 속도를 측정했다.
“결과가 나왔습니다. T버전의 제로백은 5.15초, K버전은 5.07초입니다.”
“둘 다 5초대 초반이 나오는군요. 매우 좋은 수치 같습니다.”
“일반 자동차의 경우 제로백은 10초 이상이 나오고, 고성능 차량에서나 5초대 미만의 기록이 나옵니다.”
일반 자동차의 제로백 성능을 뛰어넘는 결과였다.
그렇다고 해서 크게 기뻐할 일만은 아니었다.
전기 자동차 특성상 연소 과정이나 변속 과정이 필요 없었고, 곧장 전기모터를 이용해 최대 토크를 낼 수 있었기에 당연히 우수한 제로백 성능을 보였다.
“다음으로는 제동 성능 시연을 시작하겠습니다.”
여러 조건에서 제동 성능을 실험하는 시연이 진행되었다.
시속 50부터 150km까지. 겉보기에는 일반 자동차의 제동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차를 직접 운전한 운전자의 말은 달랐다.
“일반차에 비해 조금 앞으로 밀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급제동이 아니라 서서히 속도가 줄어드는 기분이었습니다.”
“회생 제동 시스템의 특징입니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전기자동차는 제동 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배터리 충전 용도로 사용하기에 밀림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안전상에 문제가 발생할 정도는 절대 아닙니다.”
회생제동 시스템까지 적용이 끝난 전기 자동차였다.
전기 자동차의 약점인 주행 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려 주게 되는 시스템이었고, 전기 자동차 상용화를 위해선 꼭 필요한 기술이었다.
“밀림 현상이 발생하면 승차감이 좋지는 않겠군요.”
“승차감의 문제는 있지만, 소음 부분에서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훨씬 우수합니다.”
“그렇긴 했습니다.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안 들려서 그런지 소음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타이어가 바닥에 긁히는 소리가 조금 들리긴 했습니다.”
외부 소음 문제를 제시하는 운전자였다.
회귀 전에도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고 있었기에 내가 해결책을 꺼내 들었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개발해서 적용하면 그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폴리우레탄을 사용해 소음을 줄이는 방식으로 설계해 보도록 하세요.”
“타이어 전문 업체와 협력하여 전기차 전용 타이어 설계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시연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도로 주행, 배터리 충전당 주행 거리 실험, 마지막으로 코너링 시연까지.
“코너링할 때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군요.”
“내연기관 차에 비해 무게가 20% 이상 무거워 강한 횡력이 발생합니다. 그 문제를 잡기 위해 다양한 보조 장치를 적용 중에 있습니다.”
“이 문제도 타이어를 통해 어느 정도는 잡을 수 있을 것 같군요. 시연이 다 끝났으면 안으로 들어가지요. 전기차의 모습을 두 눈으로 보고 싶네요.”
검은 천을 쓴 채 달리고 있는 전기차들이었다.
보안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고, 본모습을 보기 위해선 보안이 확실한 건물 내부로 들어가 확인을 해야만 했다.
“보안 시스템을 가동하겠습니다!”
소수의 임원과 함께 보안 시설로 들어왔고.
다중으로 되어 있는 문과 창문이 닫히고 나서야 나는 검은 천을 벗기기 위해 전기차로 다가갔다.
뚝뚝! 스르륵!
천의 체결 장치를 해제하자 서서히 벗겨지는 검은 천.
드디어 전기차의 본 모습이 공개되었다.
“디자인이 아주 마음에 드는군요.”
“태우자동차에서는 전기차의 특성을 살려 도로 주행에 특화되어 있는 소형차를 제작하였습니다. 주 타켓층은 사회 초년생, 주부, 그리고 세컨카 용도입니다.”
곧이어 카이자동차가 개발한 전기차의 모습도 확인했다.
태우자동차의 전기차보다 더 크고 높은 차량이었다.
“픽업트럭 용도로 만든 전기차입니다. 유류세를 가장 걱정하는 직종이 운송업이라고 생각해 픽업트럭 개발을 진행하였습니다. 기존 픽업트럭에 비해 절반 이상의 유류비 절감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선택이군요.”
개발진의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몇 년을 투자했던가?
배터리 개발을 위해 일본의 기업을 인수했고, 몇 년 동안 조 단위의 돈을 쏟아부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테슬라의 창업을 도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을 공유하기도 했다.
물론 태우-카이자동차의 기술력을 테슬라에게 공유하기도 했으니 단순히 우리만 이득을 보는 구조는 아니었다.
그 모든 과정을 통해 드디어 전기차 개발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젠 세상에 우리의 우수한 기술력을 발표할 순간이 되었다.
“9월에 있을 로스앤젤레스 모터쇼를 통해 태우-카이자동차의 전기차를 세상에 발표할 겁니다. 그때까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실 수 있으십니까?”
“타이어 문제부터 코너링 문제까지 전부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모터쇼의 주인공은 꼭 우리 카이자동차가 되도록 해 보겠습니다!”
신입사원처럼 목소리를 높이는 임원진이었다.
그런데 태우-카이자동차가 모터쇼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테슬라 또한 2006년 모터쇼에서 전기차 발표를 계획 중에 있었다.
로스앤젤레스 모터쇼는 전기차 박람회가 되겠군.
동시에 3개의 회사에서 다른 형태의 전기차를 발표하게 된다면, 당연히 모든 이목이 쏠리기 마련이다.
사실 누가 주인공이 되든 나에겐 이득이었다.
태우, 카이 그리고 테슬라까지.
모두 내가 최대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였으니 누가 주인공이 되든 나에게 이득이 되는 구조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