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60)
독식하는 재벌 3세-260화(260/518)
260. 눈에는 눈 (4)
인공지능과 프로게이머의 대결.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에도 큰 인기를 끌었다.
다음 날이 되자 기획실장이 지표를 통해 이번 대결의 관심도를 보고해 왔다.
“위튜브를 통해 중계가 되었고, 한때 시청자가 2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다시보기 조회수가 하루 사이에 100만이 늘었습니다.”
“꽤 관심을 받긴 했군요.”
“미국 유명 언론사에서도 이번 대결을 비중 있게 방송하였고, 한국 언론사 대부분이 이번 대결을 크게 보도하였습니다.”
관심을 끌긴 했지만 역시나 부족했다.
E-스포츠를 즐기는 인원도 적었고, 역사도 짧았기에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결은 전초전에 불과했고, 메인 경기는 인공지능 바둑 경기였다.
“뭐 이 정도면 나쁘지는 않군요.”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닙니다. 게임 인공지능 덕분에 태우 IT의 주가가 하루 사이에 13% 이상 상승하였습니다. 그리고 태우전자, 태우 반도체도 수혜를 입어 5%가량 상승하였습니다.”
“주주들이 아주 좋아하겠어요.”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 출시되는 스마트 셋톱박스의 관심이 더욱 커졌습니다. 벌써 픽시2를 구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합니다.”
스마트 셋톱박스를 생산하는 회사는 우리가 유일했다.
인공지능에 많은 투자를 한 회사가 우리 말고는 없었고, 물론 함께 인공지능을 연구한 구글이나 아마존도 조만간 출시를 하긴 하겠지만, 우리보다 성능이 뛰어날 수는 없었다.
“태우통신의 주가와 점유율도 상승하겠군요.”
“젊은층의 관심이 매우 뜨겁습니다. 혹시 프로게이머와의 이벤트 대결을 계획하신 이유가 젊은층을 사로잡기 위해서였습니까? 부회장님의 선견지명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럴 목적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내 예상보다 훨씬 긍정적인 효과가 일어나고 있었고, 수혜를 태우전자, 통신, 반도체까지 입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앞으로 이런 이벤트를 종종 열어야겠군요.”
“다음 이벤트를 위해 최정상 바둑 기사를 섭외 중에 있습니다. 제가 직접 섭외를 위해 뛰겠습니다!”
“기획실장님이 도맡아서 해 주신다면 안심이 되죠.”
“전담 TF를 꾸려 확실히 기획하고 진행해 보겠습니다!”
기획실장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밖으로 나갔다.
오랜만에 큰 호재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니 좋을 수밖에.
하지만 호재가 터지고 있는 태우그룹과 달리 악재가 터지고 있는 곳도 있었다.
[대표님! 미국 전역이 아주 난리가 나고 있습니다. 대출 미납 사태가 여기저기서 속출하고 있습니다.]“금리 인상 조치를 취하는 순간, 당연한 결과였죠.”
한 팀장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
그는 평소보다 한 옥타브 높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미국에서 15번째로 큰 서브프라임 모기지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 회사가 대출한 금액만 80억 달러가 넘습니다.]“이제 도미노가 넘어가기 시작하는군요. 가정집부터 넘어가고 모기지 회사도 넘어가면 다음 순서는 투자회사가 될 겁니다.”
모기지 회사는 부동산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였다.
은행과는 달리 안정적인 예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에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회사기도 했다.
[아직 파산 신청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늦어도 올해 안에 파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모기지 회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모기지 회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주가가 하락했다는 건 이제 미국 국민들도 부동산 시장이 위험하다는 걸 알아차렸다는 뜻이 되겠군요.”
주식만큼 여론을 따르는 수치도 없었다.
주식이 떨어진다는 건 그 회사 혹은 그 업계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다.
[그런데 연준의 버냉키 의장은 아직도 부동산 시장이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지 아니면 받아들이기 싫은 건지 모르겠습니다.]“갑작스런 혼란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긍정적인 말을 하는 것일 수도 있죠.”
[그리고 몇몇 보험 회사로부터 더는 서브프라임 모지기 파생상품 보험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보험사가 보험 가입을 마다한다?
보험사에서도 이제 부동산 파생상품 보험의 위험성을 알아차렸다는 뜻이었다.
물론 아직 완전히 알아차리진 못했겠지만.
“보험을 철회해 달라는 연락은 아직 없었나요?”
[신규 보험 가입을 제한하겠다고만 했지, 기존 보험의 계약에 관해선 아무런 말도 없었습니다.]“아직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줄 모르고 있군요. 위험성을 알아차렸다면 기존 보험 계약을 철회해 달라고 했을 겁니다.”
[몇몇 보험사의 경우 AAA등급 부동산 대출 보험을 아직도 판매하고 있습니다.]아직도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가 있다고?
이는 보험사의 무지를 탓할 수만은 없었다.
미국 연준 의장이 ‘시장은 안전하다’고 공언했는데, 미국의 부동산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걸 그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최대한 보험을 쓸어 담으세요.”
[핀테크 은행에서 먼저 쓸어 담아 가 버렸습니다.]“핀테크 은행의 상황이 좋나 보군요.”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니 돈이 주식 혹은 예금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실리콘 밸리의 돈을 핀테크 은행이 빨아들이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한 팀장이 혀를 내둘렀다.
그만큼 다이먼이 악착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자신을 배신한 스승에 대한 복수심이 얼마나 깊은지 그의 행동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핀테크 은행과는 경쟁할 필요 없어요. 괜히 집안싸움을 할 필요는 없죠.”
[그래서 핀테크 은행이 먹다 남은 보험만 주워 먹고 있습니다. 그 정도만 해도 아주 쏠쏠합니다.]“그럼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세요.”
[생각보다 일찍 미국으로 오실 수도 있으시겠습니다. 상황이 정말 심상치가 않습니다.]“그럼 또 연락하죠.”
심상치 않은 분위기라는 말은 작년부터 해 왔었다.
회귀 전에는 그저 뉴스 기사로만 접했고, 상황이 터지고 난 다음에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았기에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정말 세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돌아가고 있다.
대형 경제 위기가 터지기 직전임에도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도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잘된 건가?
나 혼자 독식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니까.
* * *
2006년이 얼마 남지 않은 날.
태우증권 박 사장이 부회장실을 찾아왔다.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실시간으로 미국 상황을 체크하고 있는 박 사장이었다.
“부회장님! 모기지 회사가 연쇄적으로 파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채무 불이행으로 자금 회전이 되지 않고 있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산 규모는 얼마 정도 되나요?”
“못해도 100억 달러 이상입니다. 아직 순위권에 있는 모기지 회사들이 파산하지 않았는데도 이런 피해액이 나왔습니다.”
박 사장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 보였다.
IT 버블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거대한 경제 위기 앞에 박 사장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심호흡하세요. 아직 버블이 제대로 터지지도 않았는데 너무 걱정부터 하시면, 막상 버블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처하실 수 없어요.”
“후우, 후우! 죄송합니다. 태우증권은 이번에 인공지능 센터의 도움을 받아 예측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한 예측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로 나오고 있습니다.”
천민정이 만든 인공지능은 태우그룹 곳곳에 지원되었다.
태우증권의 경우 주가 차트 보정은 물론이고, 주가 예측 알고리즘도 지원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지원을 받았다.
“인공지능이 어떻게 예측했길래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박 사장님이 이렇게 긴장을 하십니까?”
“최소 피해액이 4천억 달러이며 최대 피해액은 4조 달러가 넘습니다. 무려 4,000조 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이는 미국 1년 예산과도 맞먹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솔직히 인공지능의 예측을 믿기 어렵습니다.”
나는 박 사장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4조 달러의 피해가 발생한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인공지능이 미래를 정확히 예측했다는 것에 놀랐다.
“또 다른 예측이 있나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예측이 있긴 합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을 많이 해 준 투자 회사의 채무 불이행률을 통해 파산 확률을 계산해 보았는데, 가장 높게 나온 회사가 리먼 브라더스였습니다. 미국 4대 은행인 리먼 브라더스가 어떻게 파산을 하겠습니까?”
천민정이 뭘 만든 거지?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훨씬 복잡한 계산을 잘 해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까지 맞출 줄이야.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죠?”
“사실 예측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초기 인풋한 자료의 출처가 신뢰도가 높지 않은 단체였습니다.”
“거기가 어디죠?”
“모럴해저드라는 단체로, 생긴 지 1년도 되지 않은 곳입니다. 거기서 나온 자료를 근거로 나온 예측이기에 신뢰도가 매우 낮습니다.”
나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어쩐지 아무리 인공지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너무 정확한 예측이었다.
모럴해저드 단체의 자료라면 내가 개입해서 만든 자료였기에 이런 예측을 내놓은 게 납득이 되었다.
“모럴해저드 단체의 자료는 어떻게 받은 겁니까?”
“팀장 중 한 명이 월가에 있는 자기 동기에게서 받아 왔다고 합니다. 기밀이기에 태우증권에서만 사용하고 다른 증권사에는 절대 주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자료입니다.”
한 팀장이 줬나 보군.
이미 알 사람들은 다 아는 자료였고, 아무도 믿지 않는 자료였기에 퍼져 나간다고 해도 상관없는 자료긴 했다.
“모럴해저드 단체는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거기서 나온 자료는 월가의 어떤 자료보다 신뢰도가 높습니다.”
“네? 저, 정말입니까? 그럼 4조 달러의 피해가 발생하고 리먼 브라더스까지 무너진다는 예측이 맞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마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죠. 그러니 태우증권은 철저하게 대비를 하셔야 합니다.”
박 사장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심각하다는 건 그도 알고 있지만, 이 정도 규모로까지 번져 나가리라는 건 믿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 증시도 한국 증시도 호황인 상황입니다. 특히 한국은 펀드에만 46조 원이 넘는 돈이 몰려들었고, 태우증권의 펀드에만 15조 원가량의 돈이 모여 있습니다.”
“대부분의 펀드 수익이 마이너스를 찍겠군요. 태우증권 펀드는 이상한 곳에 투자하지 말고 IT 기업 위주로 투자를 하세요. 그냥 애플과 구글 그리고 아마존에만 투자를 하세요.”
몇 년 동안은 마이너스만 보지 않아도 이득을 보는 시장이었다.
다른 증권사가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하니 우리는 본전만 유지해도 남는 장사였다.
“명심하겠습니다. 다른 곳에 투자한 자금을 최대한 빨리 회수해 IT 업계 위주로 재투자를 하겠습니다.”
“그렇게 진행해 주세요.”
박 사장이 반쯤 기어가듯 부회장실을 빠져나갔다.
그가 나가길 기다리고 있었던지 기획실장이 다급히 부회장실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
이렇게 다급히 달려오는 경우는 드물었기에 분명 큰일이 터졌음을 직감했다.
“무슨 일입니까?”
“미국 대사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미국 대사가 만남을 요청해 왔습니다.”
미국 대사가 초청을 했다?
지금 상황에서 그냥 나를 부를 리는 없었고, 백악관 쪽에서 드디어 움직였나 보다.
미국 출장을 준비할 때가 되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