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63)
독식하는 재벌 3세-263화(263/518)
263. 카운트다운 (2)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밥이 거의 다 익었다.
이제 뜸을 들여야 할 시간이었고, 그동안 나는 다른 일을 처리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애플 본사를 찾았다.
“미스터 킴! 미국에 왔다는 이야기는 진작에 들었네. 왜 이렇게 늦게 찾아왔나.”
“미리 잡혀 있던 일정을 처리하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을 보냈다네.”
많이 야위어 있는 스티브였다.
그냥 봐도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워커홀릭에 빠진 그를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좋은 시간을 보낸다니 다행이네요. 그래도 쉬엄쉬엄하세요.”
“죽으면 영원히 쉴 수 있는데 어떻게 지금 쉬겠나. 그보다 나와 같이 갈 곳이 있다네. 잠시 시간을 내주게나.”
“스티브가 시간을 내 달라고 하는데 당연히 그래 드려야죠.”
스티브와 함께 차에 올라탔다.
애플 본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도착했다.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는 곳이었고, 딱히 구경할 만한 무언가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곳이었다.
“보이나, 미스터 킴?”
“뭐가 보인다는 말씀이세요?”
“여기가 애플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곳이라네. 단순히 신사옥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기술개발 센터, 공원, 강당, 카페 등을 만들어 애플만을 위한 공간으로 재창조할 것이네.”
애플 파크 이야긴가 보다.
지금의 애플 본사는 볼품없는 모습이었기에 신사옥이 필요하긴 했다.
할아버지가 태우그룹 신사옥에 욕심을 내는 것처럼 스티브 또한 마찬가지였다.
“지금의 사옥은 애플의 명성에 걸맞지 않긴 했죠.”
“이미 모든 계획을 다 세워 두었네. 부지 인수 작업도 거의 끝난 상태고 건축가도 이미 섭외해 두었지. 건설사를 정하기만 하면 바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네.”
“부지만 해도 최소 10만 평은 넘어 보입니다. 이런 공사를 할 수 있는 건설사는 몇 곳 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태우건설에 의뢰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관심이 있는가?”
이런 제안을 해 올 줄이야.
당연히 내 입장에서는 너무나 고마운 제안이었다.
가만히 있는데 알아서 입에 떡을 넣어 준다는데 어찌 거절하겠나.
최소 공사비만 50억 달러는 되어 보이는 공사였고, 이는 태우건설이 수주한 공사 중에서도 매우 큰 규모기도 했다.
“당연히 관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걱정이 되긴 합니다. 깐깐한 스티브의 입맛에 맞추려면 태우건설에서 고생 좀 하겠습니다.”
“UFO 형태의 도넛 모양으로 건물을 짓고, 곳곳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 자급률 100%로, 따로 전력을 공급받지 않아도 되는 형태를 원하네.”
“그 정도 공사는 태우건설 정도 되는 건설사에서나 가능한 공사긴 하겠군요. 자랑은 아니지만, 태우건설은 한국 건설사 중에서 도급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건설사입니다.”
허풍이 아니었다.
대규모 공사를 이미 몇 번이나 주도해 본 태우건설이었고.
원자력 발전소까지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곳이 태우건설이었다.
“참 이상하지 않나? 언론에 따르면 세상의 모든 돈을 우리 애플이 쓸어 담고 있다고 하지만, 애플의 그 많은 돈 상당 부분이 태우그룹으로 흘러가고 있으니 말이네.”
“서로 상생하기에 그런 흐름이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절대 탓하거나 할 생각은 없네. 단지 언론이나 세상이 태우그룹을 과소평가하는 것 같아서 말해 본 걸세.”
스티브의 말대로 아직 세상은 태우그룹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끝남과 동시에 태우그룹의 존재감이 드러나게 되어 있었다.
“태우그룹이 애플의 돈을 빨아먹기만 해서는 되겠습니까? 그래서 저도 한 가지 제안을 드리려고 합니다.”
“킴의 제안이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지. 지금까지 킴이 제안한 사업 중에 실패한 사업은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큰 성공을 거두기만 했으니.”
나는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
스티브와 내가 타고 온 차 뒤로 수십 대의 차가 서 있었다.
우리를 경호하는 경호원들이 타고 온 차들이었고, 그중에서 나를 경호하는 차량 쪽으로 걸어갔다.
“저를 경호해서 그런지 태우자동차 차량이군요.”
“요즘 미국에선 태우자동차 차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네. 그리고 매년 그 숫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태우자동차의 미국 점유율은 크게 오르고 있는 추세였다.
미국 소비자 선호도 조사에서 10위 권 안에 들 정도로 태우-카이 자동차의 인식은 괜찮은 편이었다.
“그래도 아직은 부족합니다. 그저 저렴한 차량으로만 인식되어 있는 지금의 이미지를 완전히 부숴 버려야지만,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자동차 회사보다 역사가 짧기도 하고, 미국 시장 진출 시기도 늦으니 어쩔 수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이미지 전환을 위해 애플의 힘을 빌리고 싶습니다. 태우-카이 자동차와 함께 자동차를 만들어 보지 않겠습니까?”
스티브를 만나러 캘리포니아까지 온 이유가 여기 있었다.
태우-카이 자동차와 애플의 협업.
지금까지 애플과 많은 협업을 해 왔지만, 이는 가전제품에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한계를 뛰어넘을 때가 되었고, 오늘을 위해 지금까지 애플과의 협업을 진행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자동차를 같이 만들어 보자는 말인가? 허허, 애플은 스마트폰, 노트북을 만드는 회사라네. 자동차 산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회사란 말일세.”
“산업의 구분이 이제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TV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휴대폰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시대입니다. 자동차라고 해서 뭐가 다르겠습니까?”
“그래서, 정확히 뭘 하자는 말인가?”
“애플-태우카를 만들 계획입니다.”
애플카.
회귀 전에도 여러 번 시도가 되었던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제대로 추진된 적이 없었던 프로젝트였기도 했다.
그 이유는 애플의 과도한 조건 때문이었다.
완성차 업체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거의 무료로 이용하려고 했던 애플의 욕심.
그런 조건을 받아들일 완성차 업체는 없었기에 프로젝트가 실행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애플의 최대지분을 가진 사람이 나였고, 애플의 대표인 스티브와도 유대감을 형성한 상황이었기에.
“쉽게 말하면 애플카를 만들자는 말이군.”
“정확합니다. 그것도 일반 자동차가 아닌 전기 자동차로 만들 생각입니다. 애플의 선구자적 이미지에 딱 어울리지 않습니까?”
“전기 자동차로 애플카를 만든다···. 가능만 하다면 정말 좋긴 하겠군. 하지만 미완성인 제품을 애플의 이름을 걸고 출시할 수는 없네. 아직 전기차 기술력이 내연기관 쪽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고 알고 있네만.”
스티브도 자동차 애호가 중 한 명이었다.
6개월마다 새 차를 구입한다고 알려진 스티브였다.
자동차를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차량 번호판을 달기 귀찮아 그런 편법을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긴 했다.
새 차를 구매하면 6개월 동안은 임시 번호판이 주어지고.
정식 번호판을 달 시기가 되기 전에 새 차를 또 구매해 계속해서 임시 번호판을 달고 운전을 하는 스티브였다.
자동차 애호가라고 하긴 좀 그런가?
어쨌든 자동차에 관한 지식을 꽤나 보유하고 있는 스티브였다.
“미완성인 전기차를 출시할 생각은 없습니다. 스티브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전기차 기술력이 높아졌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의 기술력입니다. 오히려 더 뛰어난 부분도 많습니다.”
“대단한 자신감이군.”
“아이폰을 처음 개발할 때와 같은 자신감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애플을 부활시킨 아이폰.
이번 생에는 나와 스티브가 같이 만든 아이폰이었기에.
내 입에서 아이폰 이야기가 나오자 스티브의 표정이 진지하게 변했다.
“개발 비용을 많이 사용할 순 없네. 조만간 세계 경제 위기가 온다고 나에게 경고하지 않았는가.”
“지금 당장은 큰돈이 나갈 일은 없습니다. 그저 자동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UI 개발과 운영체제 개발만 해 주시면 됩니다. 원하신다면 개발 비용을 태우그룹에서 전적으로 지원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돈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태우자동차 앞에 애플 로고만 같이 붙일 수만 있다면 태우자동차의 이미지는 단번에 몇 단계나 상승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개발 비용을 우리 쪽에서 전부 부담할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스티브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단호히 말했다.
“그럴 수는 없지. 아이폰 개발 비용을 태우그룹이 부담하는 대신 지분을 얼마나 많이 빼앗겼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네. 같은 실수를 두 번이나 반복할 수는 없으니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은 전적으로 애플에서 부담하겠네.”
“이거 참 아깝게 되었네요. 차량 판매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소프트웨어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더 많을 겁니다.”
아이폰의 경우에도 그러했다.
아이폰을 팔아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앱 스토어를 비롯한 소프트웨어를 통한 수익이 더 커져 가고 있었다.
“스마트폰과 달리 자동차로는 소프트웨어 수익이 그리 크진 않을 것 같네만.”
“구독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매달 구독료를 내야지만, 모든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물론 기본 소프트웨어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지만요.”
“자동차에 구독 서비스라. 허허,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모델이 되겠군.”
“앞으로는 구독 서비스가 어느 사업에든 적용되는 날이 올 겁니다. 우리가 한발 먼저 움직이는 것에 불과하죠.”
이미 많은 곳에 구독 서비스가 적용되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역시 게임이었다.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시스템도 있었고, 음원 사이트, OTT 서비스 등에서도 구독 서비스가 적용되어 있었다.
“아주 획기적인 생각이군. 좋네. 태우그룹과 자동차 협업 계약을 체결하지. 하지만 반드시 내 기준에 충족되는 전기차여야지만 출시를 허락할 것이네.”
“당연히 그러셔야죠. 그리고 디자인 부분도 많이 양보하겠습니다. 스티브가 원하는 방향으로 외부와 내부의 디자인을 진행하겠습니다.”
“이거 참, 할 일이 더 늘어나 버렸군. 애플의 최고 디자이너들을 애플카 프로젝트에 투입하겠네.”
우리는 한참이나 애플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확히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는 상의하지 않았지만.
차량 판매로 얻는 수익은 태우그룹이, 소프트웨어로 얻는 수익은 애플이 얻는 방식으로 구두 합의를 진행했다.
* * *
애플과 관련 협의를 마치고 내가 향한 곳은 아마존이었다.
아마존과도 이미 많은 협업을 진행 중에 있었고, 오늘은 공장 자동화 설비와 로봇 관련 협의를 하기 위해 아마존을 찾았다.
“부회장님! 진짜 부회장님 말대로 요즘 부동산 시장이 말도 아닙니다. 이러다가 정말 경제 위기가 올 것만 같습니다.”
“아마존도 타격이 꽤 있나 보군요.”
“미국 전역에 아마존 물류 창고가 있어서 부동산 가격 변동을 직접 느끼고 있습니다.”
제프리가 우는소리를 했다.
차갑고 냉철한 CEO로 유명한 제프리였지만, 나에게만은 앓는 소리를 하곤 했다.
사업 초기부터 SAVE 투자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기도 했고, 내가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그런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문제는 제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드릴 테니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그보다 자동화 설비 관련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안 그래도 보여 드리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산업계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자동화 시설을 완성했습니다!”
자신감이 가득 찬 제프리.
그를 따라 공장으로 이동했고, 그의 말대로 엄청난 광경을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