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64)
독식하는 재벌 3세-264화(264/518)
264. 카운트다운 (3)
거대한 물류 창고.
그에 비해 적은 수의 직원들.
그리고 직원에 비해 몇 배는 많은 다양한 자동화 시설.
제프리는 그런 물류 창고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어떻습니까? 완전 자동화까지는 힘들지만, 그래도 인건비를 30% 이상 아낄 수 있는 설비입니다.”
“아주 다양한 기술들이 사용되었군요.”
“가장 도움이 되는 장비는 지게차 로봇입니다. 제품 코드와 출하 장소만 입력하면 지게차 로봇이 알아서 보관되어 있는 제품을 출하 장소로 옮겨 줍니다.”
물류 창고에서 가장 힘든 일은 역시나 상하차였다.
제품을 생산자로부터 받으면 물류 창고에 보관해야 했고.
주문이 들어오면 보관된 제품을 다시 트럭에 옮겨야 했다.
그런 과정에서 많은 인력이 필요했지만, 지게차 로봇만으로 인력을 대거 줄일 수 있었다.
“지게차 운전자, 상하차 직원을 줄일 수 있겠군요.”
“그리고 태우IT에서 만든 알고리즘을 개조해 자동으로 검수할 수 있는 시스템도 완비했습니다. 그러니 검수를 담당하는 직원까지 줄일 수 있었습니다.”
“혹시 다른 공장도 자동화 설비가 적용되었나요?”
“아직은 여기 물류 창고에만 적용이 되었습니다. 확대해서 적용하고 싶긴 하지만, 아직은 자동화 설비보다 인건비가 더 저렴해서 그러진 않았습니다.”
“인건비가 더 오르면 확대 적용이 되겠군요.”
비싼 인건비를 자랑하는 곳이 미국이었다.
그래도 아직은 자동화 설비나 로봇을 배치하는 것보다는 인건비가 저렴했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인건비는 오르게 되어 있으니 머지않아 다양한 자동화 설비가 적용될 수밖에 없었다.
“로봇 팔이 어디에 적용되고 있는지도 보고 싶군요.”
“지게차 로봇이 옮길 수 없는 곳에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문제가 좀 있지만 드론을 통해 제품을 옮기는 방식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완성차 공장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 많이 있었다.
태우-카이 자동차와 협업을 통해 자동화 설비를 개발 중에 있는 아마존이었고.
조만간 아마존의 물류 창고에 적용된 기술들을 완성차 공장에도 적용시킬 계획을 세워 두었다.
“아직 개선할 점이 많이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자동화 설비에 비하면 훨씬 뛰어난 설비입니다.”
“설비와 로봇이 개발되고 적당한 알고리즘까지 적용이 되면 무인 공장화도 가능하겠군요.”
“아무리 늦어도 10년 안에는 무인 공장을 가능토록 할 계획입니다.”
“태우그룹 차원에서도 막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니 꼭 해냅시다!”
나는 제프리의 손을 꽉 잡았다.
태우그룹의 미래를 위해선 자동화 설비와 로봇 개발이 꼭 필요했다.
* * *
애플, 아마존 그리고 구글, 페이스북, 위튜브 등.
내가 지분을 보유한 IT 회사들을 돌아다니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기존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부터 새롭게 시작될 프로젝트까지.
단순히 이야기로 끝나지도 않았다.
수십조 원이 넘는 사업을 구상했고, 협업을 약속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고, SAVE 투자회사로 돌아가자 한 팀장이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보고를 시작했다.
“뉴센츄리 모기지 회사가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베어스턴스가 모기지 관련 사업의 투자 손실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파장이 꽤 크겠군요.”
베어스턴스는 월가에서도 전설적인 투자회사였다.
포춘지가 선정한 가장 존경받는 증권사로 뽑힌 곳이 베어스턴스 투자회사였다.
그만큼 신뢰도가 높은 투자회사였기에 더 많은 파장을 일으키기 마련이었다.
“더는 신용 평가회사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초대형 투자회사마저 크게 손해를 보고 있다고 발표를 하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습니까.”
“조만간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의 신용등급이 확 낮아지겠군요.”
“그러면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보험이 금덩이가 됩니다. 금이 아니라 다이아몬드보다 더 가치가 높아지게 됩니다.”
그간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겠는가?
분명 부동산 시장은 악화되고 있는데 신용도는 그대로였다.
SAVE 투자회사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는 한 팀장이었기에 그가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했을 것이었다.
“보스! 핀테크 은행 다이먼 은행장이 찾아왔습니다.”
“지금 바로 들어오라고 하세요.”
확실히 베어스턴스의 파장이 크긴 한가 보다.
지금까지 얌전히 실리콘밸리를 지키고 있던 다이먼까지 월가로 달려올 정도였다.
“대표님! 드디어 때가 되었습니다. 오늘을 위해 얼마나 참아 왔는지 아무도 모를 겁니다. 월가 전체를 다 씹어 먹어 버릴 겁니다!”
“숨은 쉬고 말하세요. 그리고 은행장이라는 사람이 너무 살벌하게 말하는 거 아닌가요?”
“대표님 앞에서나 이런 말을 하지 어디서 하겠습니까? 아! 그리고 인사가 늦었네요.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몇 번이고 만나러 한국으로 가고 싶었지만 꾹 참고 기다렸습니다.”
다이먼의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다.
복수심에 불타는 눈, 하지만 미소가 서려 있는 입.
조커를 연상케 하는 살벌한 모습이었지만, 다이먼과 오랜 시간을 지냈기에 크게 위화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너무 급하게 먹으면 체합니다. 천천히 야금야금 먹어 치워야죠. 우리가 먹기 싫다고 해도 알아서 우리 입 안으로 과실들이 들어올 겁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보험증서를 들고 월가의 금융사를 돌아다니고 싶은 심정입니다.”
“지금 사용하면 3~4배 정도의 이득밖에 보지 못해요. 최소 20배 이상의 이득을 보려면 조금 더 참으세요.”
이제 고작 투자회사 한 곳이 흔들리고 있었다.
미국 최대의 금융사 정도는 흔들려야 우리가 가진 패가 금값이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참고 있습니다.”
“CITI 그룹도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아니 가장 큰 피해를 본 금융사 중 한 곳이 될 겁니다.”
“안 그래도 24시간 CITI 그룹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대대적인 인원 감축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무려 2만 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한다는 정보입니다.”
CITI 그룹은 세계 최대 금융 그룹이었다.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과 아시아까지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기에 많은 수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직원이 많다는 건 결국 인건비가 많이 나간다는 것이었고.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면 가장 먼저 아끼고 싶은 비용이 인건비이기 마련이었다.
“CITI 그룹의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규모가 얼마나 되죠?”
“최소 6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CITI 그룹의 현금 보유량으로는 절대 막을 수 없습니다.”
원화로 70조 원에 달하는 손실.
세계 최대 금융 그룹이라고 해도 70조 원의 손실을 감당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오히려 금융 회사였기에 70조 원의 손실이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될 터였다.
회심의 미소를 짓는 다이먼.
그의 옆에서 한 팀장이 조심스럽게 한마디를 거들었다.
“CITI 그룹에서도 연락이 왔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을 매각하고 싶다는 연락이었습니다.”
“폭탄을 우리에게 넘기고 싶다 이거군요. 다이먼이 한번 만나 보겠어요? CITI 그룹을 내려다볼 좋은 기회 같은데.”
“지금 나서면 내려다보는 정도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아주 짓밟아 버리려면 상황이 좀 더 악화되어야 합니다. 조금 더 나중에 제가 나서겠습니다.”
복수에 눈은 멀었지만 냉철한 판단력을 잃지 않았다.
아직은 힘이 남아 있는 CITI 그룹이었고, 남은 힘까지 모두 소진하고 나면 등장할 계획인 다이먼이었다.
“그럼 실리콘밸리에서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세요.”
“저도 그냥 온 건 아닙니다. 연준에서 조만간 대형 은행들을 모아 회의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금리 관련 회의를 진행할 것 같습니다.”
“이제 슬슬 금리 인하 카드를 내밀 때가 되긴 했죠. 연준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세요. 뭘 하든 도화선에 붙은 불은 꺼지지 않을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폭탄이 터지고 나면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다이먼이 워싱턴으로 이동했다.
다시금 그가 월가를 찾아올 때는 은행장이 아니라 저승사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었다.
다이먼의 핀테크 은행이 보유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보험 증서가 저승사자의 낫이 될 터였고.
* * *
미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상황을 등한시할 수는 없었기에 기획실장이 미국을 찾아와 중요 사항을 주기적으로 보고를 해 오고 있었다.
“기획실장님 얼굴이 많이 피곤해 보이는군요. 미국까지 오게 해서 죄송합니다.”
“비행 때문에 피곤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쉴 틈이 없었는데 비행기에서나마 잠시 쉴 수 있었습니다.”
피곤에 찌들어 있는 기획실장이었다.
내가 미국에 있으니 그를 피곤하게 만들 사람은 딱 한 명뿐이었다.
“혹시 할아버지가 많이 힘들게 하시나요?”
“회장님이 전성기를 되찾으신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전성기 시절보다 더 열정적으로 회사 업무를 보고 계십니다. 모든 계열사의 세세한 일까지 전부 챙기고 계시고,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현장으로 나가 해결하고 계십니다.”
내가 미국에 장기 출장을 갈 수 있었던 것도 할아버지가 계신 덕분이었다.
이런 말을 하면 조금 실례되겠지만, 내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할아버지였다.
“별일이 없다니 다행이군요.”
“회장님께서 부회장님에게 이 말씀을 꼭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태우그룹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미국 일에 집중해라.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상관없으니 마무리를 완벽하게 짓고 돌아와라.’ 그래서 저에게 부회장님에게 꼭 중요한 보고 사항이 아니면 보고하지도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가끔 내가 너무 일찍 미국에 온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고, 한국으로 잠시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씀을 해 주시니 그런 불안한 마음이 싹 사라졌다.
“완벽하게 마무리 짓고 돌아가겠다고 전해 주세요. 그리고 제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순간, 태우그룹의 규모가 지금보다 2배는 커질 거라고도 전해 주세요.”
“태우그룹의 규모가 2배나 커진다는 말씀이십니까? 지금도 태우그룹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규모 그룹입니다. 그런데 단기간에 어떻게 2배나 커질 수가 있습니까?”
“그 정도 성과를 낼 계획이니 제가 장기간 미국에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세한 계획은 지금 당장은 알려 드릴 수 없지만,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기획실장에게 내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의 규모를 살짝 알려 주었다.
지금으로서는 당연히 믿지 못할 말이었지만, 이미 스케치까지 끝내 놓은 상태였다.
* * *
할아버지를 믿고 1년간 미국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동안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다.
[베어스턴스 투자 손실 발표] [다수의 모기지 대출회사 파산보호 신청]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발표]등.
정말 굵직한 사건들이 매달 터져 나왔다.
그리고 오늘 쐐기를 박는 커다란 뉴스가 터졌다.
“보스! 미국 의회에서 1,6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경기부양을 위해 풀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1,600억 달러 가지고는 택도 없을 겁니다. 그냥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죠.”
“그리고 더 큰 소식이 있습니다.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드디어 리먼 브라더스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였다.
이제야 씨를 뿌리고 모종을 키우는 시기가 끝이 났고, 수확의 계절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