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94)
독식하는 재벌 3세-294화(294/518)
294. 연합의 힘 (3)
백악관은 정말 빠르게 움직였다.
재무장관에게 GM사 인수 의사를 밝히고 보름도 되지 않아 GM사가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갔다.
“GM사의 주가가 정말 센트 단위로 떨어졌군요.”
“지금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75센트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사장이 헛웃음을 지으며 GM사의 차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국의 자존심이라 불리던 기업이 동전주가 되어 버렸으니 나오는 반응이었다.
“이제 GM사가 매각된다고 해서 난리 부릴 사람이 별로 없겠군요.”
“많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유독 한 사람이 걸립니다. 전 뉴욕시장인 줄라이니가 계속해서 언론에 나와 해외 매각 반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줄라이니 전 시장이라면, 이번 대선에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에서 낙선한 사람을 말하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다음 선거를 대비해 지지자를 결집시키려는 이유인지는 몰라도, 미국의 기업을 해외 매각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은 애국자가 아니란 발언까지 했습니다.”
이름은 몇 번 들어 본 적 있는 정치인이었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 중 한 명이었고, 뉴욕 시장 시절에는 꽤 인망이 넓었던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
“대선 후보 경선까지 올라갔던 사람이 입이 아주 거칠군요.”
“이번 기회에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내리고,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방어에 나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공화당 지지자들이 결집하면 조금 곤란해질 수도 있습니다.”
“소극적으로 대응을 시작하세요. 굳이 전면 대응해서 관심도를 높이지 마시고요.”
“아직은 줄라이니 전 시장의 발언에 힘이 실리진 않았습니다. 언론이 아니라 SNS만 관리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언론을 움직이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SNS는 굳이 그런 노력을 가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 소유였으니까. 줄라이니 전 시장의 발언이 공유되지 못하도록 막는 것 정도야 개발자 한 명만 움직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며칠만 그렇게 관리하세요. 여론이 완전히 뒤바뀔 뉴스가 곧 터질 테니까요.”
줄라이니 전 시장이 지지자를 결집시킨다고 해도 이미 끝난 게임이었다.
GM사의 매각을 아무도 반대하지 못할 정도의 뉴스를 이미 기획해 놓았으니 굳이 적극 방어를 할 필요도 없었다.
* * *
며칠 후.
줄라이니 전 뉴욕 시장이 방송에 나와 생방송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줄라이니 전 시장님, GM이 파산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도 해외자본이 미국 자동차 회사를 인수하는 것을 여전히 반대하십니까?”
“파산신청을 한 것이지 아직 파산을 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선 차라리 파산하는 편이 낫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수십만 명의 노동자들이 입는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진행자의 날카로운 질문.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임에도 줄라이니 전 시장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위대한 미국을 지키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그리고 미국 정부가 움직이면 파산할 필요도 없습니다. 국민들이 내는 세금은 이런 데 쓰라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세금을 이용해 기업을 살리는 행위는 모럴 해저드를 부추긴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 자본이 GM사를 인수하는 것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추가로 투입하거나 파산을 하게 두거나, 두 개의 선택지 중에서 골라야 합니다.”
줄라이니 전 시장은 거침이 없었다.
진행자도 더는 인터뷰를 진행해도 같은 대답만 반복될 것 같기에 인터뷰를 종료하려고 했다.
그 순간, 주변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작가 한 명이 쪽지 한 장을 진행자에게 건네주었다.
“방금 들어온 속보입니다. GM사를 인수하기 위해 3개의 회사가 연합체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연합의 구성 회사로는 태우그룹, 핀테크 은행 그리고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입니다.”
손을 떨며 속보를 발표하는 진행자.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기에 20년 경력의 진행자가 긴장을 다 했다.
그래도 프로는 프로였다. 금세 긴장을 가라앉히고는 줄라이니 전 시장에게 질문을 던지는 진행자였다.
“버크셔와 핀테크 은행 그리고 태우그룹이 힘을 합쳤습니다. 미국계 자본이 두 곳, 해외자본이 한 곳입니다. 이곳에 GM사가 매각되는 것도 반대하십니까?”
“······.”
말문이 막힌 줄라이니 전 시장이었다.
지금까지 무슨 질문이든 막힘없이 대답하였던 그였지만, 갑작스러운 속보에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연합체의 구성원을 보면 해외자본이라고 보기도 모호했다.
태우그룹이 있다곤 하지만 미국 최고의 금융사로 성장한 핀테크 은행과 오마하의 현자라 불리는 워렌 버핏의 버크셔가 포함된 연합이었다.
여기서도 반대를 한다면?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로 보일 수도 있었고, 지금까지 자신이 주장한 말들이 전부 거짓으로 비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줄라이니 전 시장은 마지막 방법을 사용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 진행하겠습니다. 연합에 관련된 일은 더 조사해 본 뒤 의사를 밝히겠습니다.”
36계 줄행랑.
나쁘지 않은 판단이었다.
뉴욕 시장까지 맡았던 사람이기에 빠르게 정치적 판단을 내렸고, 최선의 방법인 도망을 택했다.
* * *
워싱턴에 있는 조용한 브런치 식당.
티모시 재무장관이 이미 도착해 있었고, 내가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주인이 문을 걸어 잠갔다.
“일전에 무례하게 호텔 룸으로 찾아간 걸 사과하는 의미로 저만 아는 맛집으로 모셨습니다.”
“무례라고 할 만한 일은 아니었지만, 음식은 맛있게 먹겠습니다.”
전형적인 브런치 메뉴인 에그 베니딕트를 주로 하는 식당이었다.
반으로 잘린 머핀 위에 베이컨과 수란이 맛깔나게 올라가 있었고, 한국인의 입맛에도 나름 잘 맞는 메뉴였다.
“어떠십니까? 워싱턴에서 여기보다 브런치를 잘하는 집은 본 적이 없습니다.”
“상당히 깔끔한 맛이군요. 워싱턴에 올 때마다 들려야 하겠습니다.”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뉴스를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그런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셨습니까?”
GM 인수를 위한 연합.
미국 1위 금융사의 자본력을 가진 핀테크 은행.
오마하의 현자라 불릴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워렌 버핏의 버크셔.
마지막으로 태우그룹까지.
재무장관조차 놀랄 정도의 조합이긴 했고.
그의 반응은 미국 국민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
“제가 드린 약속을 기억하십니까? 국민 여론에 반하지 않도록 GM 인수를 진행하겠다는 약속을 말입니다.”
“국민 여론이 완전히 반전되었습니다. 금융 연합에 무조건 GM사를 매각해야 한다는 여론이 70%가 넘습니다. 이런 여론이라면 백악관과 정치권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밀어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소를 머금으며 말하는 재무장관이었다.
재무장관으로 임명되고 처음 맡은 업무를 성공리에 끝마칠 수 있게 되었으니 꽤나 즐거워 보였다.
“제 예상보다 훨씬 더 국민 여론이 긍정적이군요.”
“아마도 태우그룹에 대한 이미지 덕분인 것 같습니다. 911테러 사건에서 태우그룹이 헌신적으로 구조 활동 했다는 것을 기억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보상을 받고자 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럼 이제 제가 진심으로 GM사를 인수하려 한다는 것을 믿으시겠습니까?”
“당연히 믿습니다.”
GM사를 인수하지 않는다면 보복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재무장관이었다.
그만큼 태우그룹 혼자 소화하기엔 덩치가 큰 GM이었지만, 연합을 만들어 리스크를 나누게 되었으니 재무장관의 의심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건 당연했다.
“저는 약속을 지켰으니 정부에서도 약속을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상태로 인수를 하게 된다면 파산을 조금 뒤로 늦출 뿐입니다. 확실한 제도 개선과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전미 자동차 노조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공장 이전과 구조조정 그리고 자동화 장비 도입 등 모든 조건을 만족시켜 드리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무장관의 거침없는 발언.
이는 상부의 허락이 없다면 불가능한 발언이었고, 백악관에서도 내 제안을 적극 수용할 의지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 GM 경영진과 채권단과 만나 인수 절차를 진행하겠습니다. 아마 핀테크 은행의 다이먼 회장이 직접 나설 겁니다.”
“다이먼 회장이라면 정평이 나 있는 분이시지요. 아무쪼록 조속히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전력을 다해 돕겠습니다.”
“아! 그런데 줄라이니 전 시장이 인수를 거세게 반대하던데 아직도 그러고 계십니까?”
“흠흠, 앞으로는 그런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을 겁니다. 공화당 차원에서 엄중 경고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주장을 한다고 한들 받아들일 사람도 몇 없으니 굳이 그럴 이유도 없어졌습니다.”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은 이제 마무리되었다.
본격적으로 인수를 진행하기만 하면 되었고, 그 작업은 다이먼이 이미 진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 * *
CITI그룹 회장실.
미국 최대 금융사의 회장실이었기에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지만, 나는 내 집 드나들 듯 편한 마음으로 안으로 들어섰다.
“다이먼 회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나는 반갑게 다이먼에게 인사를 했다.
그는 얼른 문을 쾅! 닫고는 인사를 받았다.
“우리 사이에 무슨 회장님입니까. 편하게 부르셔도 됩니다.”
“그럼 그럴까요? 어떻게 GM 인수는 잘 진행되고 있어요?”
“오랜만에 제 전공분야를 살릴 수 있어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다이먼은 인수 합병의 전문가였다.
특히나 망한 회사의 썩은 부위를 도려내 회생시키는 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이번 일을 즐기고 있었다.
“썩은 부위를 몇 개나 잘라 낼 생각입니까?”
“돈 안 되는 브랜드는 전부 도려내서 매각해 부채를 줄인 다음 인수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인수 비용은 넉넉잡아 400~500억 달러 수준입니다. 핀테크 은행에서 얼마를 담당하면 되겠습니까? 원하신다면 절반 이상을 맡아도 상관없습니다.”
핀테크 은행은 CITI그룹을 인수하느라 많은 자금을 사용했다.
그럼에도 200억 달러가 넘는 인수 자금을 사용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
SAVE 투자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자금 대부분이 핀테크 은행으로 넘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핀테크 은행에서 나오는 돈이 내 돈이었다.
워렌 버핏의 투자금액을 제외한 모든 금액이 내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란 뜻이었다.
“버크셔가 50억 달러를 투자할 겁니다. 나머지 금액은 태우그룹과 핀테크 은행이 반반 나눠서 내는 것으로 하죠.”
“500억 달러로 대략 75% 정도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습니다. 그럼 버크셔에 지분 8%를 넘기고, 나머지 67%를 태우그룹과 핀테크 은행이 절반씩 나눠 보유하게 됩니다.”
“나머지 지분은 누가 소유하게 되죠?”
“채권단이 10%, 전미 자동차 노조에서도 10% 정도를 보유하게 됩니다. 나머지 지분은 여러 곳에 풀려 있습니다.”
우리 쪽 지분이 67%.
내 뜻대로 경영해도 누구도 뭐라 하지 못할 정도의 지분이었다.
“공장 이전 문제는 정부에서 도움을 주기로 했으니 비싼 지역의 공장은 팔아 버리고, 값싼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도 고려해 보세요.”
“그런 일은 저에게 맡겨 주세요. 그리고 자동화 설비 관련해서도 여러 곳에서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나 아마존에서 개발한 자동화 설비 일부를 공장에 설치할 예정입니다.”
“자동화 설비가 갖춰지면 인건비가 많이 내려가겠군요.”
“그래서 구조조정의 비율을 조금 더 높일 계획입니다.”
다이먼이 썩은 부위를 열심히 도려내고 있었다.
그의 칼질이 끝나는 날이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날이었고.
GM이 드디어 태우그룹 품에 안기는 날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