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95)
독식하는 재벌 3세-295화(295/518)
295. 연합의 힘 (4)
GM 본사에 위치한 회의실.
이곳에서는 드디어 GM 지분 인수 계약 행사가 거행되고 있었다.
나와 다이먼 그리고 워렌 버핏의 연합과 정부 측 인사 그리고 전미 자동차 노조 위원장이 참석한 행사였다.
언론에 배포하기 위해 우린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고.
서로 악수를 나누는 장면까지 카메라에 담고 나서야 지분 인수식이 끝이 났다.
“허허, 내가 이런 자리에 참석해도 되는지 모르겠군요. 고작 50억 달러밖에 투자를 하지 않았는데 동등한 자리에 앉아 있으려니 머쓱하군요.”
“우리들의 힘으로는 국민 여론을 절대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신뢰를 가지고 오셨으니 자격은 충분하고 넘치십니다.”
워렌 버핏과는 진한 악수를 나눴다.
GM 인수의 조커 카드 역할을 해 준 그였다.
태우그룹의 이미지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핀테크 은행이 세계 최대 규모 금융사인 CITI그룹을 인수했다고 한들.
워렌 버핏이 없었다면, 미국 국민의 여론을 움직이기란 힘들었을 것이었다.
“나는 이만 나가 보겠어요. 회사 경영 문제는 두 분이서 잘 상의해서 이끌어 나가도록 하세요.”
“우리의 경영 방침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
“요리사가 많으면 수프를 망치는 법이죠. 회사 경영은 여러분 같은 전문가에게 맡기겠습니다.”
미소와 함께 정말 밖으로 나가버리는 워렌 버핏이었다.
뒤따라 정부 인사와 전미 자동차 노조 사람까지 다 나가 버렸고, 회의실에는 나와 다이먼만이 남게 되었다.
“제가 월가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봤지만, 저런 분은 처음입니다.”
“우리를 그만큼 믿는다는 뜻이겠죠. 믿음에 부응하려면 쉽지 않을 겁니다.”
“최소 10배의 수익을 볼 수 있도록 GM사를 바꾸면 믿음에 부응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려면 지금부터 정말 많은 것을 바꿔야 할 겁니다.”
다이먼이 그동안 열심히 칼질을 하긴 했었다.
매출이 나오지 않는 사업부는 단칼에 도려냈고, 대규모 구조조정과 공장 자동화 설비도 전부 들여놓았다.
그럼에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SUV 같은 대형차 위주의 라인업도 바꿔야 했고, 높은 수익 구조를 볼 수 있도록 시스템도 개선해야 했다.
“정말 할 일이 태산입니다. 포드사나 크라이슬러사를 인수했다면 조금은 더 쉬웠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인수가 끝난 마당이니 굳이 GM사를 고집하신 이유가 있으십니까?”
“흠,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서라고 해야 할까요?”
“과거 청산? 태우자동차와 GM사가 유럽의 회사 인수 과정에서 약간의 다툼이 있었다고는 알고 있지만, 그것 말고는 딱히 없지 않습니까?”
이번 생에는 딱히 없긴 했다.
하지만 지난 생에는 태우자동차가 GM사에 인수되는 수모를 겪었었다.
그러니 이번 생에는 반대로 태우자동차가 GM사를 인수해야 과거가 깔끔하게 정리되는 셈이었다.
“과거 청산은 그냥 해 본 말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선 GM사 인수가 꼭 필요했어요.”
“태우, 카이 자동차에 GM까지 더해졌으니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를 잘만 하면 넘볼 수도 있긴 하겠습니다. 그런데 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고 해서 꼭 수익이 남는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잘나가고 있는 태우, 카이 자동차가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다이먼의 말은 정확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웠다.
그러니 미국 자동차 회사가 이 지경이 된 것이기도 했다.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은 포화 상태가 맞지만, 전기차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죠. 단기간에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려면 이 정도 규모는 되어야지만 가능합니다.”
“전기차 시장을 염두에 두고 인수 합병을 진행하신 겁니까?”
“단순히 전기차만이 아닙니다. 전기차를 충전하려면, 당연히 충전기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만든 충전기가 국제 표준이 될 수만 있다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먼저 선점을 해야 하죠.”
국제 표준 경쟁은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지금까지의 선례를 본다면, 먼저 선점을 하는 쪽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고, 승자가 수익을 독식하기 마련이었다.
“전기차가 대중화되려면 최소 20년 이상 남았다는 전문가의 예측을 본 적이 있습니다. 너무 큰 그림을 그리시는 것 아니십니까?”
“20년을 10년 안으로 줄일 방법도 이미 구상해 뒀어요.”
“10년 정도라면 충분히 베팅을 할 만하긴 합니다. 그럼 태우, 카이, GM 그리고 테슬라까지 일종의 연합이 되는 셈이겠습니다.”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볼 수 있죠. 물론 GM이 안정화가 된다는 가정하에 말입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제가 최대한 관리해 보겠습니다. 흡! 쿨럭쿨럭!”
갑자기 심하게 기침을 하는 다이먼이었다.
GM 안정화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커서였나?
“괜찮으세요? 몸이 안 좋으면 며칠 쉬셔도 됩니다.”
“요즘 독감이 유행인가 봅니다. 안 그래도 임원 몇 명이 독감에 걸려 병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저도 오늘내일 중으로 병원을 한번 들려야겠습니다. 약을 먹긴 했는데 쉽게 떨어지지가 않네요.”
독감이 유행한다고?
그 순간 단어 하나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009년에 유행한 독감의 이름이었다.
무려 2만 명에 가까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아주 지독한 전염병이었다.
그 지독한 전염병이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아직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흉이라는 것도 알려지지 않은 채.
* * *
급히 호텔로 돌아왔다.
강 대위, 한 사장 그리고 데이비드가 목 빠지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오자마자 샴페인을 터트렸다.
“축하드립니다. GM사가 드디어 태우그룹 품에 안겼습니다!”
“보스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예상했어요. 태우그룹이 이제 세계 기업 순위 10위 권 안에 들어갔어요!”
“감축드립니다. 회장님을 모시게 된 건 제 일생일대의 가장 큰 축복입니다.”
많은 준비를 한 세 사람이었다.
어디서 구했는지 풍선도 달아 놓고 3단 케이크 커팅식까지 준비한 그들이었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닙니다. 샴페인 내려놓고 여기로 모여 보세요.”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혹시 GM사에 숨겨진 부채라도 있는 것입니까?”
머리에 쓴 고깔을 내려놓고 앉는 한 사장과 데이비드.
강 대위는 표정을 굳히고 내 뒤에서 경계 상태로 대기했다.
“지금 미국에서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아는 사람 있나요?”
“요즘 감기에 심하게 걸린 사람이 많아 보이긴 했어요.”
“저도 주변에서 감기에 걸린 사람을 많이 보긴 했지만, 독감은 매년 유행하고 있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이번 독감의 심각성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확신을 얻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했고, 그런 자료를 단번에 알려 줄 사람이 태우그룹에 있었다.
“천민정 팀장과 전화 연결을 해야겠군요.”
지금 한국이 몇 시인지 확인하지도 않고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천 팀장은 깨어 있었는지 통화 연결음이 2번 울리기도 전에 전화를 받았다.
[회장님, 이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 지금 미국이지 않으세요?]“네, 아직 미국입니다. 한 가지 알고 싶은 정보가 있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독감이 얼마나 유행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겠습니까?”
[포털 사이트와 SNS를 이용해서 독감에 관련된 빅 데이터를 추출하면 꽤 정확하게 알 수 있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5분이면 자료를 뽑아낼 수 있어요.]휴대폰을 스피커폰으로 바꾸고는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피아노를 치는 듯한 타자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고, 5분도 걸리지 않아 천 팀장이 다시금 목소리를 내었다.
[독감 관련 검색 기록이 지난달 대비 200% 증가했어요. SNS에서는 독감 관련 키워드가 300% 이상 증가하기도 했어요. 데이터만 놓고 말씀드리자면, 미국은 지금 엄청난 독감이 시작되려는 단계가 분명해요.]“좋은 정보 고마워요. 자세한 데이터는 메일로 보내 주실 수 있을까요?”
[정리해서 10분 내로 보내 드릴게요.]“그럼 조만간 한국에서 보도록 하죠.”
천 팀장이 엄청난 양의 자료를 메일로 보내왔다.
나는 그 자료를 데이비드와 한 사장에게 보여 주었고, 그들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매년 유행하던 독감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긴 합니다. 전염성도 매우 높고 치사율도 높은 것 같습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형태의 독감일 가능성이 높아요. 다행스럽게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는 이미 시중에 나와 있죠.”
“혹시 태미플루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조류 독감 치료제로 쓰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맞아요. 조만간 태미플루가 불티나게 팔릴 겁니다.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되겠죠. 그러니 태미플루 독점 제조 생산권을 확보하면 큰 이득이 남을 겁니다.”
태미플루 대란이 일어났던 걸 기억하고 있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치료제인 태미플루를 복용하기만 해도 증세가 크게 호전되기에 사재기까지 발생했었다.
“보스! 태미플루 치료제를 개발한 건 미국 회사긴 하지만, 현재 독점 생산권은 스위스 회사가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태미플루로 재미를 단단히 보고 있어서 쉽게 넘기진 않을 것 같습니다.”
“반드시 독점 생산권이 아니라도 상관없어요. 공동 생산권만 얻어도 되니 데이비드가 직접 협상을 진행해 보세요.”
“회장님, 그런데 굳이 지금 시점에 우리가 독감 치료제에 연연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물론 큰돈이 되는 사업은 맞지만, 태우그룹은 제약 관련 기반이 전무합니다. 기반을 만들고 약을 생산하면 이미 독감이 끝나 있지 않겠습니까?”
한 사장은 철저하게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분석을 했다.
하지만 그의 분석에는 들어가지 않은 정보 하나가 있었다.
“이미 기반은 확보해 뒀어요. 태우그룹 고문으로 있던 서정준 대표를 기억하시죠?”
“아! 센트리언 말씀이십니까? 태우그룹과 SAVE 투자회사에서 투자금을 지원해 만든 제약회사 말씀이시죠.”
“맞아요. 그러니 태우그룹이 제약 관련 기반이 없는 건 아니죠.”
“그런데 센트리언만으로 가능하겠습니까? 공동 생산권을 확보한다고 해도 약을 쉽게 만들어 낼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전문가를 한 명 더 영입해야죠. 데이비드, 태미플루를 개발한 사람 중에 한국계 연구원이 한 명 있을 겁니다. 영입해 주세요.”
재일교포 김정우 박사.
태미플루 개발에 참여한 화학자였고, 그가 있기에 태미플루를 개발할 수 있었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사람이었다.
“인재 영입은 또 제가 전문이죠. 어떻게 태우그룹으로 영입을 합니까? 아니면 센트리언이라는 제약회사로 영입하면 됩니까?”
“센트리언으로 영입을 하시면 됩니다. 직급은 부사장을 약속하고, 연봉은 최소 3배 이상을 부르세요. 그리고 태우그룹에서 따로 복지 혜택을 지원해 준다고 하시고요.”
“우선 만나 봐야겠지만, 그 정도 조건이면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밖으로 뛰어나가는 데이비드.
이미 독감이 퍼지고 있었기에 이번 일이 시간 싸움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 그였다.
이번 일만 잘 성공할 수 있다면.
센트리언을 단숨에 몇 배나 키울 수 있었고.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10년 뒤에 찾아올 코로나 시대에도 큰 영향력을 펼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