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97)
독식하는 재벌 3세-297화(297/518)
297. 로켓 (1)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전에 처리할 일이 아직 남아 있었기에 이른 아침부터 한 사장과 함께 아마존 본사를 찾았다.
“한 사장, 내가 갑자기 왜 아마존 본사로 가자고 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자동화 설비 확인을 위해서 아니십니까?”
“그건 부가적인 목적에 불과하죠. 아마존과 협업을 통해 한국에도 아마존과 비슷한 유통회사를 하나 만들까 생각 중입니다.”
“유통 사업까지 진출하시는 겁니까? 이미 한국 유통 시장은 몇 개의 대기업들이 꽉 잡고 있습니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사장이 시장 상황에 대해 말했다.
그의 말대로 한국 유통 시장은 고착화되어 있었고, 인터넷 상거래 시장도 몇 개의 회사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었다.
“사업에 쉬운 일이 어디 있고 어려운 일이 어디 있겠어요? 단지 돈이 많은 드냐 아니냐의 차이에 불과하죠.”
“초기 자본을 많이 투자해 치킨 게임의 승자가 될 수만 있다면야 그럴 가치가 충분하지만, 그런 모험수를 굳이 던질 이유가 있겠습니까?”
“복합적인 이유가 있죠. 5년만 지나면 넘어올 해운 회사를 위해서이기도 하고 자동화 설비,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도 필요하죠.”
“전기차 보급이라고 하시면, 혹시 택배사를 이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배달을 진행할 계획이십니까?”
대부분의 유통회사는 택배사를 이용했다.
택배사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도 있었긴 하지만, 신생 유통회사가 택배 회사를 운영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택배 차량은 모두 회사에서 지원을 해 줄 겁니다. 그것도 전기차로 지원해 줄 것이고, 배송 직원도 전원 정직원으로 채용해서 관리할 계획이죠.”
“그렇게 되면 초기 자본이 막대하게 들어갑니다.”
“그러니 아마존을 찾아온 거죠. 아마존과 단순히 기술만 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분도 나누어 가질 겁니다. 그러면 초기 투자금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죠.”
“어차피 회장님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인 건 똑같지 않습니까?”
아마존 지분의 절반 정도를 내가 보유하고 있었고.
이 사실을 아는 몇 안 되는 사람이 한 사장이었다.
SAVE 투자회사 시절부터 같이 일을 했을뿐더러 아마존의 대표인 제프리와도 한솥밥을 먹었기에 모를 수가 없었다.
“표면적으로 리크스 관리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만 하면 충분하죠. 아마 10년 정도는 적자가 날 겁니다. 길면 20년 가까이도 적자가 날 수 있겠지만, 그 기간만 지나면 투자금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어요.”
“한국 유통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해야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1위를 하면 되겠군요. 이만 들어가죠. 제프리가 많이 기다리겠어요.”
한 사장을 다독이며 제프리가 기다리고 있는 아마존 본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로비에서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를 접객실까지 직접 안내해 주었다.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GM을 꿀꺽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축하받을 일인지는 모르겠군요. GM사 인수 때문에 상당히 바빠질 것 같아서 말이죠.”
“회장님만 요청하신다면, 아마존에서 투자금을 지원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언제든지 말만 해 주세요.”
“그럼 GM 말고 다른 쪽에 투자금을 지원해 주세요. 이번에 한국에도 아마존과 같은 인터넷 상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제프리가 이마를 쓰다듬었다.
내가 농담을 하는 건지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구분하지 못한 듯싶었다.
“아마존과 같은 서비스를 한국에서 시작하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아마존이 한국에 진출하면 되지 않습니까? 태우그룹에게 아마존 한국 서비스를 전적으로 맡기면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아마존과는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미국이야 영토가 워낙 넓어 유통에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한국은 영토가 좁은 국가라 그에 맞는 서비스가 필요해요.”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익일배송 혹은 당일배송. 소비자가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그날 저녁이나 다음 날 아침에 물건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제프리가 손을 가로저었다.
내가 말한 계획이 불가능하다는 의사 표시였다.
“무슨 로켓을 타고 배송하는 것도 아니고, 당일배송이나 다음 날 아침 배송은 불가능합니다.”
“미국은 불가능하겠지만, 한국은 가능해요.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고, 나머지 인구도 5대 광역시에 집중 분포되어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서비스죠.”
이론적으로 따질 필요가 없었다.
당일배송 혹은 익일배송이 가능하다는 걸 내가 직접 경험해 봤으니까.
지금이야 택배를 시키면 기본 3일이 걸렸지만, 회귀 전에는 다음 날 물건을 받는 게 익숙했다.
“회장님이 가능하다고 하니 가능한 일이겠죠. 그래서 얼마나 지원해 드리면 되겠습니까? 회장님이 지원을 요청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습니까. 원하는 만큼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20억 달러 정도면 충분하겠군요. 지분의 20%를 드리죠.”
“정말 원하는 만큼 부르시는군요. 한 번에 20억 달러를 지원해 줄 정도로 아마존의 상황이 좋은 건 아닙니다. 5년에 20억 달러를 분할 지원해도 되겠습니까?”
“그 정도면 충분하죠. 5년이 아니라 10년에 나눠서 지원해 주셔도 됩니다. 어차피 흑자 전환을 하려면 20년 가까이 치킨 게임을 진행해야 하니까요.”
20억 달러면 2조 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아마존의 입장에서도 적지 않은 금액이었고, 특히나 리먼 사태로 인해 현금이 씨가 마르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부담되는 금액이기도 했다.
“완전 독점을 하실 생각이시군요. 그런데 치킨게임을 하기엔 돈이 조금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마음 같아서는 한 번에 20억 달러를 지원해 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죄송스럽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핀테크 은행도 같이 참전할 거니까요. 태우그룹, 아마존 그리고 핀테크 은행이 연합을 만들면 한국 유통 시장 독점 정도야 쉬운 일 아니겠어요?”
“핀테크 은행까지 참전하는 겁니까? 한국 소비자들은 좋아 죽으려고 할 테고 경쟁사들은 그냥 죽어 나가겠습니다.”
한국은 소셜 커머스라 불리는 인터넷 상거래 시장이 형성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소셜 커머스 시장은 투자 대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시장이었다.
그러니 수익을 내기 위해선 경쟁자를 전부 몰아내고 독점을 해야만 흑자를 볼 수 있었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할 겁니다. 시작부터 아주 거창할 테니까요. 그리고 아마존의 자동화 설비 시스템을 120% 이용한 물류 창고를 여러 곳에 지을 겁니다.”
“자동화 설비 시스템은 얼마든지 가져다 사용하셔도 됩니다. 어차피 회장님이 없었다면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들 아니겠습니까? 필요하시다면 자동화 설비 관련 인력까지 한국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회귀 전에는 소셜 커머스 시장은 20년 가까이 적자를 봤다.
하지만 아마존을 등에 업고 독점벽을 빠르게 세워 올릴 수만 있다면, 흑자 전환을 더욱 빠르게 할 수 있었다.
“인력은 감사히 받죠. 그리고 아마존 입장에서도 결코 나쁜 일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당일배송이 자리 잡게 되면, 그 서비스를 미국에도 적용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된다면 노하우를 그대로 쏙 빼 가서 미국에 적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류 창고를 지금보다 2배 이상 늘려야 가능하긴 하겠지만요.”
“지금 괜찮은 부동산을 사들이세요. 리먼 사태로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쳤으니까요.”
미국 부동산 시장은 지금이 노다지였다.
최저점을 찍었으니 이제 오를 일만 남았고, 지금 땅을 사 두면 몇 년 안에 2배 장사를 할 수 있었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여기서 더 떨어질까 걱정되어서 참고 있었는데 회장님이 그리 말씀하시니 물류 창고 부지를 지금 매입해야겠습니다.”
“돈이 부족하면 핀테크 은행에 말하세요. 저렴한 금리로 원하는 만큼 대출을 해 줄 겁니다.”
“현금은 한국에 투자하고, 부동산 구매는 대출로 해결하라는 말씀이십니까?”
“제가 한 말이지만 조금 날강도 같은 말이긴 하군요. 그래도 투자를 철회하거나 하시면 안 됩니다.”
“과반 이상의 지분을 회장님이 가지고 계신데 제가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회장님이 투자를 하라고 하면 투자를 하고 대출을 해서 부동산을 사라고 하면 사야지요. 하하하!”
제프리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얼핏 들으면 말속에 뼈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 사이엔 굳이 말속에 뭐가 담겼나 살펴볼 필요가 없었다.
“조만간 법인을 세우고 연락하겠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시작할 회사 이름은 정하셨습니까? 필요하시면 아마존의 이름을 사용하셔도 됩니다.”
“감사하지만 회사 이름은 이미 정해 뒀습니다. ‘로켓’으로 말이죠.”
“로켓처럼 빠르게 배송을 한다는 의미겠군요. 괜찮은 이름 같습니다.”
아마존과의 협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일만 처리하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 * *
다음 날.
나는 웨스턴 느낌이 물씬 풍기는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데이비드와 점심 식사를 즐겼다.
“여기가 근방에서 스테이크를 제일 맛깔나게 굽는 곳입니다. 어떻게 보스 입맛에도 맞으십니까?”
“상당히 괜찮군요. 한국식 소고기와는 확실히 다르군요.”
“소고기를 얇게 떠서 구워 먹는 한국식 바비큐도 맛있지만, 스테이크랑은 또 다른 맛이죠.”
1KG가 넘는 스테이크를 빠르게 비워 내었다.
입가심으로 포도주 한 잔을 즐기고 나서야 나는 데이비드에게 본론을 꺼내 들었다.
“미국과 유럽 정치권을 움직여 해결할 일이 하나 있어요.”
“오랜만에 로비를 하면 되는 겁니까? 무슨 일이든지 하달만 하시면 깔끔하게 완수하겠습니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명령을 기다리는 데이비드.
이럴 때 보면 데이비드는 잘 훈련된 사냥개처럼 보이기도 했다.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유럽과 미국에서 요즘 환경에 매우 관심이 높습니다. 게다가 지금 미국 정권을 민주당에서 잡고 있으니 조금만 긁어 주면 어렵지 않게 받아 낼 수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전기차 충전소 관련 혜택도 받아 냈으면 합니다. 공공 주차장이나 아파트에 필수적으로 전기차 충전소를 만드는 법안이 나오면 더더욱 좋겠군요.”
전기차 상용화를 위한 사전작업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선 미국과 유럽의 정치권이 움직여야만 했다.
“아직 제대로 된 전기차가 나오질 않아서 정치권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걱정 마세요. 늦어도 내년 후반기면 제대로 된 전기차가 출시될 테니까요.”
“우선은 정치권에 로비를 해 보긴 하겠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상용화가 늦어지면 법안도 늦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데이비드가 아무리 뛰어난 로비스트라고 할지라도.
상용화도 안 된 전기차를 위해 충전소를 강제하는 법안을 만들어 내기란 힘들었다.
“우선은 전기차 보조금 관련 문제부터 해결하시고, 충전소 문제는 천천히 진행하셔도 됩니다.”
“꽤 긴 시간 동안 공을 들여야겠습니다. 오랜만에 간이 알콜로 적셔지겠습니다. 오늘을 위해 간을 잘 아껴 뒀습니다.”
“믿고 저는 이만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회장님이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니 이상하게 섭섭하네요. 제가 공항까지 배웅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나왔다.
밖에는 강 대위와 그의 직원 20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차량 10대가 동시에 공항으로 이동했다.
오늘로써 장기간의 미국 출장이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