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98)
독식하는 재벌 3세-298화(298/518)
298. 로켓 (2)
한국에 도착해서부터 아주 난리가 나 있었다.
전용기를 타고 조용히 돌아왔건만 어떻게 알았는지 엄청난 인파와 기자진이 공항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강 대위와 직원들은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하는 교란 전술을 사용했고.
1시간이 넘게 걸려서야 겨우 공항에서 빠져나와 차에 올라탈 수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군요. 어떻게 제가 이 시간에 한국에 도착한다는 걸 사람들이 알고 있는 거죠?”
“지금 조사 중에 있습니다. 공항 직원이 유출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범인을 잡아 법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충 겁만 주고 끝내세요. 괜히 대기업 회장이 갑질을 한다고 뉴스에 나오면 곤란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앞으로는 더욱 신경을 쓰겠습니다. 비행기 시간을 3번 이상 교체하고, 공항에 더 많은 직원을 배치해 신속하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상당히 피곤한 하루였다.
장거리 비행에다가 기자진과의 숨바꼭질까지.
오늘만큼 집이 간절했던 적이 없었다.
“회장님,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강 대위는 이만 퇴근하세요.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며칠 휴가를 다녀왔다가 다시 업무를 보셔도 됩니다.”
“공유 모빌리티 사업 관련 회의가 내일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래서 높은 자리가 좋은 게 아니라니까요. 강 대위도 예전이 그립죠?”
“절대 아닙니다. 저는 바쁜 게 좋습니다. 군에서 쫓겨났을 때 백수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강 대위도 나와 비슷한 경험이 있구나.
나는 회귀 전에는 백수 생활을 20년 넘게 했었다.
그렇기에 바쁘게 일할 수 있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강 대위가 운전하는 차에서 내려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는 비서실장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반기고 있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감축드립니다.”
“축하받을 일인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겠죠. 그런데 비서실장님이 이 시간까지는 어쩐 일로? 설마 매일 이 시간까지 할아버지 옆에 붙잡혀 있으셨어요?”
“회장님의 역할을 제가 잠시 해 드렸습니다.”
“제가 못한 손자 노릇을 실장님이 해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실장님 덕분에 제가 마음 놓고 미국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이제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군요. 회장님은 방금 방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어서 들어가 보시지요.”
보통이라면 거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할아버지셨다.
그런데 내가 오기도 전에 방으로 들어갔다는 건, 비서실장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상태란 뜻이었다.
똑똑똑!
노크를 하고 할아버지의 방문을 조심히 열었다.
침대 옆 램프만이 켜져 있는 어두운 방.
나는 자연스럽게 옆으로 돌아누워 계신 할아버지의 등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할아버지! 손자 왔습니다.”
“그래 왔느냐. 고생 많았다.”
“목소리가 왜 그러세요? 혹시 어디 아프세요?”
“아프긴 어디가 아프다고 그러느냐. 오늘 내게 조인트 까인 임원이 몇 명인지나 알고 하는 소리냐?”
평소와 달리 잠겨 있는 할아버지의 목소리.
아픈 것이 아니라면, 감정이 복받쳐 올랐기에 목이 잠긴 게 분명했다.
“할아버지, 생각나세요? 폴란드 업체를 인수했을 때 GM사와 심하게 싸우셨었죠.”
“그게 언제 적 일이더냐? 벌써 10년은 더 된 일이야.”
“GM사의 기술을 바탕으로 태우자동차가 신차를 생산하기도 했었죠.”
“······.”
“그랬던 태우자동차가 GM을 잡아먹어 버렸습니다. 기쁘지 않으십니까?”
“어미 잡아먹은 살모사란 소리를 딱 듣기 좋겠구나. GM이 없었다면 태우가 어찌 자동차를 만들 수 있었겠느냐?”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내 질문에 한동안 답이 없던 할아버지.
나는 굳이 대답을 재촉하지 않고 조용히 할아버지의 등에 몸을 기댔다.
“기쁘구나. 살아서 태우가 GM을 인수하는 장면을 보게 되다니.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구나.”
“다른 미국 자동차 회사를 인수할 수도 있었지만, 할아버지를 위해 GM사를 인수했습니다. 어떻게 제가 준비한 선물이 마음에 드십니까?”
“허허허, 이렇게 큰 선물을 받는 사람이 세상천지에 누가 있겠느냐? 먼저 간 장 회장이 부러워서 꿈에 찾아오겠어.”
흐느끼며 말씀하시는 할아버지셨다.
GM사와의 합작관계로 탄생한 회사가 태우자동차였다.
감히 넘볼 수조차 없었던 회사가 이제 태우의 품속에 안겼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나도 비슷한 감정이었다.
하지만 감정 속에는 일말의 복수심도 들어 있었다.
회귀 전에는 외환위기 당시 헐값에 태우자동차가 GM에 팔려 나갔었다.
그랬기에 나는 굳이 GM을 인수한 것이기도 했다.
물론 복수심을 제외하고도 GM은 인수할 가치가 있는 회사기도 했다.
“꿈속에 장 회장님이 찾아오시면 자랑을 하시면 되겠네요. 태우자동차는 이제 세계 1위 자동차 생산 업체로 도약할 준비가 되었다고 자랑하세요.”
“말로만 들어도 정말 행복하구나. 태우자동차가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니. 허허허.”
할아버지의 등이 들썩이셨다.
웃음과 함께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계시는 듯 보였다.
“오늘은 일찍 주무세요. 내일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그래 내일 보자꾸나.”
침대 옆의 램프 불을 끄고는 방으로 올라갔다.
이상하게 자꾸만 눈시울이 붉어지려고 했지만, 억지로 참아 내며.
* * *
다음 날.
나는 조심스럽게 거실로 내려갔다.
밤사이 할아버지와 나눈 대화가 조금은 낯간지러웠기에 어색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거실에 내려와 보니 할아버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비서실장이 대신 서 있었다.
“설마 할아버지는 벌써 회사로 출근을 하신 겁니까? 오늘 같은 날은 좀 늦게 출근하시지.”
“흠, 그게. 명예 회장님은 오늘 새벽 비행기로 베트남으로 출국하셨습니다.”
“네? 베트남으로 가셨다니요?”
“지금 안 가면 또 일 시켜 먹을 게 분명하다고 가 버리셨습니다.”
“도망을 갔다는 얘기는 아니시죠?”
“···맞습니다. 야반도주를 하셨다고 보시면 정확하십니다.”
어제의 감동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아니, 내가 일을 시키면 얼마나 시켰다고!
그새를 못 참고 베트남으로 야반도주를 하시다니.
“실장님은 인수인계를 위해 남아 계신 겁니까?”
“그렇습니다. 회장님이 미국 출장을 가 계신 동안의 태우그룹의 상황을 보고드리기 위해 남았습니다. 자세한 보고는 회사로 가서 기획실장과 함께 드리겠습니다.”
“그러죠. 아침이나 같이 먹고 출근하죠.”
“안 그래도 이미 2인분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식탁으로 가니 갈비가 놓여 있었다.
갈비나 잘근잘근 씹으며 화를 풀라는 듯이.
이빨이 나가도록 갈비를 씹고 나서야 회사로 출근을 했고, 회장실에 들어서자 기획실장과 비서실장이 나를 따라 들어왔다.
“간략히 태우그룹의 상황을 보고드려도 되겠습니까?”
“이슈가 있는 계열사만 간략히 보고해 주세요.”
“먼저 태우반도체의 경우 최고 매출을 경신하였습니다. 애플은 물론이고 외국 휴대폰 제조회사로부터 주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은 호황이었다.
애플과 삼진전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휴대폰 제조회사가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었다.
삼진전자야 자체적으로 반도체 수급이 일부 가능했지만.
나머지 회사는 반도체를 수입해서 사용해야 했기에 태우반도체의 매출이 크게 늘 수밖에 없었다.
“반도체 시장 점유율 순위는 어떻게 되죠?”
“삼진전자와 오차범위 내로 1, 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조만간 파운드리 공장이 제대로 가동하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고 있습니다.”
“삼진전자는 아직 파운드리 시장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죠?”
“그렇습니다.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회사이다 보니 고객사와의 마찰을 생각해 파운드리 시장을 미온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합니다.”
파운드리 시장은 결코 무시할 규모가 아니었다.
파운드리 시장만 꽉 잡고 있어도 천문학적인 매출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자체 생산 반도체에 비하면 단가가 낮을 수도 있었지만, 박리다매는 단가 차이를 무시하게 만들기 마련이었다.
“태우반도체는 잘 돌아가고 있군요. 태우상사는 어떻게 되어 가고 있습니까?”
“태우그룹에서 가장 많은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아직 지하자원 채굴이 진행되는 광산이 몇 되지 않기에 적자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그건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죠. 우리가 보유한 모든 광산이 채굴을 시작하면 적자를 금방 메우고도 남을 겁니다.”
괜히 현진해운과 그런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었다.
몇 년만 지나면 엄청난 양의 지하자원을 전 세계로 수출하게 될 터.
그렇게 되면 선박이 부족한 상황이 오기에 미리 선박 수급을 위해 현진해운과 계약을 맺은 것이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태우상사의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다른 계열사와 동일하게 연봉과 보너스를 주세요. 어려운 시기를 버텨 내야 하는데 벌써 사기가 떨어지면 안 되죠.”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태우상사가 한 가지 일을 더 진행하게 될 겁니다.”
“새로운 지하자원 광산을 확보하실 계획이십니까?”
“해외 시장은 그만하면 되었고, 이젠 국내 유통도 태우상사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아마존의 지원을 받아 만들 한국식 인터넷 상거래 사이트.
태우상사는 원래부터 많은 물품을 관리하고 있었기에 가장 제격이었다.
“국내 유통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실 계획이십니까?”
“아마존과 협업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길입니다. 아마존에서 노하우와 인력을 보내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20억 달러 선투자금 계약도 이미 체결했고요.”
“한국식 아마존을 만들겠다는 말씀이시군요. 나쁘지 않은 계획 같긴 하지만, 이미 국내 유통 시장은 몇 개의 대기업이 뿌리를 깊게 박아 넣은 상태입니다.”
“돈을 퍼부어서 뿌리를 뽑아내면 그만이죠. 그래서 20억 달러 선투자금을 받은 것이기도 하고요.”
비서실장과 기획실장이 동시에 머리를 부여잡았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는 그들이었다.
“치킨 게임을 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것 말고는 기존의 업체를 밀어낼 방법이 어디 있나요? 그리고 앞으로 1인가구가 늘어나기에 대형 마트보다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날 겁니다. 지금부터 투자를 해서 자리를 잡을 수만 있다면, 앞으로 20년 이상은 우리가 독점할 수 있어요.”
결론만 놓고 보면 희망찬 미래였다.
하지만 그 과정은 지옥이라는 건 여기 있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치킨 게임을 하게 되면 엄청난 적자가 기록될 것입니다. 안 그래도 태우상사의 적자가 심각한데 괜찮으시겠습니까?”
“태우상사 혼자 짐을 들라고 할 수는 없죠. 말 그대로 인터넷 상거래니 태우IT도 합류할 겁니다. 짐을 나눠서 들면 괜찮지 않겠어요?”
“적자폭을 태우IT와 나눠지게 하면 부담이 덜하긴 하겠습니다.”
“태우상사는 앞으로 최소 5년 동안은 법인세를 낼 일이 없을 겁니다. 수익이 남아야 세금도 내는 것 아니겠어요?”
더는 말이 없는 실장들이었다.
내가 이미 결심했으니 무슨 말을 하더라도 결과가 바뀌지 않으리란 걸 아는 그들이었다.
“이제 중요한 이야기로 넘어가죠. 전기차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애플과 협업해서 만든 전기차 시제품이 슬슬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요?”
전기차 상용화를 위한 회심의 카드.
일명 애플카, 애플과 협업을 통해 태우, 카이 자동차가 전기차를 만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