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00)
독식하는 재벌 3세-300화(300/518)
300. 로켓 (4)
아침부터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조간신문은 물론이고, 아침 뉴스, 포털 사이트, SNS까지.
온통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수상에 관한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회장님, 태우엔터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봉 감독의 영화를 제작, 배급을 담당한 곳인 태우엔터도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태우엔터에서 제작하는 영화나 드라마의 캐스팅이 앞으로는 더 쉬워지겠군요.”
“언론사 기사에 따르면 이번 수상은 태우엔터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이번 수상을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한 건 맞았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한들 본선 후보까지 올리는 게 한계였고, 수상은 오롯이 작품성이 뛰어났기에 받을 수 있었다.
“한국 영화제는 아주 죽을 맛이겠군요.”
“영화 원로들이 하나같이 잠적을 했습니다. 그리고 백선 예술대상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시상식 중에서 유일하게 봉 감독의 영화가 후보에 오른 영화제니 반응이 뜨거운 게 당연하죠. OTT에서 개봉한 영화나 드라마를 시상한다고 해서 이제 아무도 뭐라고 하지 못하겠군요.”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OTT를 배척해야 한다는 말을 꺼낸다면?
시대에 뒤처진 사람 소리를 듣는 건 물론이고, 매국노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OTT 가입자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뉴스가 나올 때마다 가입자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영화계 쪽도 조금은 신경을 써 줘야겠습니다. 초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 하나를 만들어야겠어요.”
“태우엔터에서도 꾸준히 전국 각지에 영화관을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영화관 말고 초고화질 영상을 볼 수 있는 영화관을 만들 겁니다. 아이맥스 영화관을 말이죠.”
아이맥스 영화가 따로 존재했다.
특수 카메라와 특수 필름을 사용해 기존의 상영관에 비해 몇 배는 뛰어난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영화였고, 상영관도 특수 제작해야만 상영이 가능했다.
“63빌딩에 있는 영화관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요. 하지만 규모를 몇 배는 더 키워야겠죠. 대략 600억 원을 투자하면 그럴싸한 상영관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영화관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치고는 너무 과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티켓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티켓 가격이 2배 더 비싸도 양질의 영상을 보고 싶은 관객은 찾기 마련입니다. 태우그룹이 영화계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생색내기 좋기도 하고요.”
생색 한 번에 600억 원.
당연히 과한 금액이긴 하지만, 전액 회수가 가능하기에 투자할 가치가 있었다.
오히려 들어간 비용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도 했다.
“그럼 위치는 어디로 하면 좋겠습니까?”
“여기가 좋겠군요.”
나는 손가락을 내려 바닥을 가리켰다.
기획실장은 단번에 이해하지 못하고 잠시 머뭇거리다 내 말뜻을 이해했다.
“태우그룹 본사에 만들자는 말씀이십니까?”
“신사옥이 완성되면 여길 그냥 둘 순 없지 않겠어요? 깔끔하게 리모델링해서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시작으로 복합 시설로 만들 생각입니다.”
“그렇게 사용하기엔 아깝지 않으십니까? 아시다시피 태우그룹 본사 건물은 서울역 바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습니다.”
“서울역 근처에 그런 건물 하나쯤 있는 것도 나쁘지 않죠. OTT 관련 드라마, 영화 홍보관도 만들고 영화관에 식당 그리고 다양한 놀이시설까지 만듭시다. 국민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말이죠.”
국민에게 보답한다는 건 사실 이유가 되지 않았다.
태우그룹의 홍보와 이미지 상승을 위한 투자였다.
그리고 투자를 한다고 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닌 비용을 충분히 회수할 수도 있기에 손해 볼 건 크게 없었다.
“태우그룹 본사를 거대한 홍보관을 만드시겠다는 말씀이시군요.”
“태우그룹은 물론이고, 태우그룹과 관련된 기업의 전시관으로만 만들어도 엄청난 숫자의 관광객이 몰려들 겁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해외 기업 전시관을 여기서 만나 볼 수 있게 되는 거죠.”
“기획실에서 전문가와 상의해 기획서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서울역 앞의 핫플레이스가 될 태우그룹 본사였다.
물론 아직 신사옥이 완공되려면 몇 년은 걸리겠지만, 언론 플레이는 충분히 할 수 있었다.
“대규모 영화관을 태우그룹 본사에 만든다는 뉴스를 언론에 은근슬쩍 뿌리세요. 그래야 영화계가 우릴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겠어요?”
“영화계에서 우릴 싫어한다고 해서 그들이 딱히 뭘 할 수 있는 건 아니긴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들이 우리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입니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생각하세요.”
아카데미 수상으로 인해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었다.
이제 주도권은 우리가 완전히 잡았고, 백선 예술대상까지 성공리에 마무리 짓기만 하면 마침표를 찍는 셈이었다.
그러니 더는 OTT 문제를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이젠 영화계에서 먼저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그러니 주제를 바꿔 다른 사업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아마존과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죠?”
“아마존에서 보낸 전문 인력이 도착했습니다. 태우상사와 태우IT의 인력이 모여 협의를 진행 중에 있고, 천민정 팀장이 이번 프로젝트도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천 팀장이요?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10가지 넘는데 인터넷 쇼핑 사업까지 가능하겠어요?”
“저도 말렸지만, 천 팀장이 먼저 나섰습니다.”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 천 팀장이긴 했다.
그녀라면 그 누구보다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너무 굴리면 지치기 마련, 괜히 번아웃이라도 오면 태우그룹 차원에서 막대한 손해였다.
“천 팀장을 만나 봐야겠군요.”
“지금 바로 호출하겠습니다.”
“아닙니다. 바쁜 사람을 오라 가라 할 순 없죠. 제가 태우IT로 가면 됩니다.”
안 그래도 곧 있으면 점심시간이었다.
태우IT 건물이 멀지도 않았기에 점심시간 직전에 태우IT 건물에 도착할 수 있었고, 조금은 지쳐 보이는 천민정 팀장을 만날 수 있었다.
“오늘 점심 약속 있나요?”
“약속이 있어도 회장님이랑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다면 당연히 취소해야죠.”
“안 본 사이 사회생활을 많이 배우셨네요. 이젠 아부도 할 줄 아시고요.”
“아부가 아니라 진심이에요. 보고드릴 사항이 쌓여 있어요. 지금이 아니면 언제 보고를 드릴 수 있겠어요.”
수첩을 꺼내 들며 말하는 천민정이었다.
그녀의 가방에는 수첩이 빼곡히 들어 있었고, 저걸 다 들으려면 점심 식사로 시작해 저녁에 야식까지 다 먹어야 끝날 듯싶었다.
“오늘은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고, 곧 날을 잡아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하죠.”
“정확한 일자를 알 수 있을까요? 전에도 곧 하자고 하시고는 미국으로 가 버리셨잖아요.”
“일단 식사부터 하죠. 한국에 돌아와서 제대로 된 한식을 못 먹었네요. 괜찮은 한정식집으로 갑시다.”
강 대위가 운영하는 한정식집으로 이동했다.
차에서 이동하는 동안에도 천 팀장은 그간 생각한 아이디어를 마구 쏟아 내었다.
다른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면 그냥 무시하겠지만, 천 팀장의 이야기는 버릴 게 하나도 없었기에 이동하는 내내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해야만 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식당에 도착해서도 끝나지 않았다.
식탁에 푸짐한 한 상이 차려져 있음에도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쏟아 내는 그녀였다.
“배고프시죠? 밥부터 먹고 이야기를 이어 가시죠.”
“잠깐만요. 인공지능을 활용한 마케팅 아이디어만 말씀드릴게요.”
쏙! 천민정의 입 안에 고기 한 점을 집어넣었다.
오물오물, 그제야 하던 말을 멈추고 음식에 집중하는 그녀였다.
“먹으면서 들으세요. 아마존과 협업하는 인터넷 쇼핑 프로젝트도 천 팀장이 맡는다는 보고를 받았어요. 천 팀장의 능력은 제가 잘 알고 있지만, 너무 과한 업무 스케줄 같아요.”
“사실 제가 하는 일은 얼마 없어요. 회의에 계속 참석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지나가다가 한마디 던지는 수준에 불과해요. 사이트 제작에 조금 개입하고 알고리즘을 만들어 주는 게 전부라서 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에요.”
말만 들으면 정말 쉬워 보였다.
하지만 지나가다가 한마디를 던지려면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빠삭하게 알고 있어야 가능했고,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너무 일만 하면 일상이 무너질 수 있어요. 취미를 즐길 시간도 있어야죠.”
“취미 생활도 잘 즐기고 있어요. 제가 게임을 좋아하는 걸 회장님도 아시죠?”
“잘 알고 있죠. 혹시 리그 오브 챔피언스를 즐기시고 있나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보다 더 재밌게 즐기는 방법을 찾았어요.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패치하는 거죠.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 성능을 버프하는 게 정말 재밌어요!”
일중독도 이런 일중독이 없었다.
나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일중독에 빠진 사람을 많이 만나 봤었다.
하지만 천민정만큼 일에 중독되다 못해 일과 하나가 된 사람은 없었다.
이런 그녀를 위한 선물은 휴가가 아니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일을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는 게 그녀에게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
“리그 오브 챔피언스의 인기가 나날이 뜨거워지더군요.”
“그래서 제가 푹 빠져 있어요. 미국, 유럽,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요. 오히려 미국보다 중국에서 더 빠르게 유저가 증가하고 있어요.”
“세계 많은 국가가 좋아하니 세계 대회를 개최해 보는 것도 괜찮겠군요.”
E-스포츠 대회.
이미 여러 종류의 세계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계획한 대회는 이전의 대회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다.
“세계 대회를 개최하면 관심도가 더 높아질 것 같아요. 그런데 대회를 개최하려면 프로팀이 있어야 하는데 이제 막 기업에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단계예요.”
“우리야 판만 깔아 주면 알아서 리그가 형성될 겁니다. 플레이하는 유저가 많으면 기업 스폰서는 알아서 따라붙기 마련이죠.”
“어떤 식으로 판을 만들 계획이세요?”
“지금까지 있었던 그 어떤 게임 대회보다 많은 상금을 주는 겁니다. 듣기만 해도 헉! 소리가 날 정도로 말이죠.”
상금 규모도 일종의 홍보 수단이기도 했다.
금액이 크면 클수록 관심이 높아지기 마련이었고, 엄청난 이슈를 일으키기 위해선 상상하지도 못한 금액일수록 좋았다.
“세계 최대 상금이라고 하시면 얼마를 생각하고 계세요?”
“100억 원 정도면 모르는 사람의 입에서도 헉! 소리가 나오지 않겠어요?”
“그렇게나 많이요? 리그 오브 챔피언스의 매출이 높게 나오곤 있긴 하지만, 아직 100억 원을 상금으로 사용할 정도는 아니에요.”
“상금이 꼭 게임 회사 주머니에서 나올 필요는 없죠.”
“그러면 다른 스폰서를 구하는 건가요?”
“스폰서를 따로 구할 필요가 있나요? 유저 한 명 한 명이 스폰서가 되면 됩니다. 대회 전용 스킨을 만들어 유저들에게 판매를 하고, 그 금액 전부를 상금으로 주는 겁니다.”
아직은 생소한 개념이었다.
하지만 나는 회귀하기 전에 이런 식으로 상금을 충당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에 생각해 낼 수 있었다.
“일종의 크라우드 펀딩과 비슷한 개념이네요.”
“크라우드 펀딩보다 훨씬 가치가 있죠. 스킨이라는 상품을 살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유저들이 스킨을 그렇게나 많이 구매할까요?”
“많이 구매할 겁니다. 그리고 혹시 상금이 부족하면 태우그룹에서 일부 지원을 해 드리겠습니다.”
“정말요? 그럼 지금 바로 게임 대회 기획을 해 볼게요. 첫 개최지는 미국이 좋겠죠? 라스베이거스 한복판에서 화려하게 개막식을 하는 거예요!”
피곤한 기색이 싹 가신 천민정이었다.
역시나 명품 선물이나 휴가보다 게임 대회 개최를 더 좋아하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