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09)
독식하는 재벌 3세-309화(309/518)
309. 재조합 (3)
강 대위의 사무실.
최재석 도지사와의 협의를 끝마치고 한 사장과 함께 가볍게 맥주 타임을 가졌다.
“경기도에 전기차 충전소를 대량으로 설치하기로 한 겁니까?”
“우선은 민간 사업자와 함께 충전소를 짓기로 했고, 올해 말에 출시되는 전기차의 관심도에 따라 경기도를 전기차 친화 도시로 선포하기로 했어요.”
최재석 도지사는 오랜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리크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고, 우리에게도 나쁘지 않은 결정이었다.
“경기도에 충전소를 많이 짓는다고 해도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우선은 태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이용할 겁니다. 가장 먼저 스타박스의 모든 매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2개 이상 설치해야죠.”
“나쁘지 않은 생각 같습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동안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으면 많이들 이용하겠습니다.”
스타박스 모든 매장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한다.
많은 비용이 드는 사업이었지만, 그 정도는 태우그룹에서 감당이 가능했고.
정부에서도 일정 금액을 지원해 주기로 했으니 큰 부담은 아니었다.
“앞으로 생기는 스타박스 모든 매장에는 전기차 충전기가 필수적으로 설치될 거예요. 입주 조건에 전기차 충전기를 추가할 거니까요.”
“너무 부담되지 않겠습니까?”
“충전기 비용 전부를 부담하라는 건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출시할 전기차가 어디랑 협업을 하는지 알고 있죠?”
“애플과 협업하지 않습니까?”
내 질문의 의도를 잠시 고민하는 한 사장.
그의 고민은 길지 않았고, 깨달았다는 듯이 박수까지 치며 대답을 이어 갔다.
“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이용자가 애플카를 타고 스타박스에서 충전을 한다? 무조건 통하는 기획입니다!”
“스타박스를 시작으로 태우그룹이 보유한 모든 건물에는 의무적으로 전기차 충전기를 5개 이상 설치할 겁니다. 그리고 강 대위도 열심히 일해 줘야 하고요.”
“뭐든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뭘 하면 되겠습니까?”
“코코아 택시를 전부 전기차로 교체할 겁니다. 물론 한 번에 다 교체하는 건 아니고, 새로운 택시를 구매할 경우에만 전기차를 사용하도록 하고, 점진적으로 택시를 전부 전기차로 교체하는 거죠.”
전기차는 택시에 특화되어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우선 시내 주행에 장점이 있었고, 충전 요금도 훨씬 저렴했다.
국가에서 전치가 충전 요금까지 지원을 해 준다면 택시기사들은 더 큰 이득을 남길 수도 있었다.
“택시회사 주차장에 대규모 충전소를 설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연말까지 신차 출고를 전부 중단하고, 전기차가 나오면 대규모로 주문을 넣겠습니다.”
“부족한 자금은 지원해 드릴 테니 자금 걱정 없이 진행해 보세요.”
“코코아 택시 자금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런 말을 하면 자랑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벌써 전국 택시 시장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코코아 택시 이용자는 큰 폭으로 오르고 있었다.
그만큼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고 있었고, 스마트폰은 더 이상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잘 진행하고 있군요.”
“공유 모빌리티 사업도 조만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미 서울과 전국 주요도시에 공유 자전거와 킥보드 배치가 끝났고, 허가가 떨어지기만 하면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일이 너무 많진 않나요? 강 대위에게 너무 부담을 주는 것 같네요.”
“아닙니다! 군대에서 행정직을 하던 사람들도 많이 데리고 온 덕분에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강 대위가 군인처럼 대답을 했다.
그렇게 우리가 대화를 하는 동안에도 한 사장은 한 가지 고민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회장님, 경기도와 태우그룹 산하에 있는 자산 그리고 택시회사까지 이용한다고 해도 인프라가 너무 부족합니다. 그리고 전기차 인프라가 경기도에 집중되는 것도 조금은 아쉽습니다. 서울에 그런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훨씬 더 빨리 전기차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서울에 전기차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말이군요. 그래서 한 가지 방안을 생각해 뒀어요.”
나는 서류 가방에서 자료 한 장을 꺼내 들었다.
종이 안에는 지하철 9호선 혼잡도 관련 자료가 적혀 있었다.
“지하철 9호선 자료이지 않습니까? 매일같이 혼잡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는 저도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혼잡도가 높은 것이 끝이 아니죠. 요금 체계가 다른 노선과 달라 서울시에서 아주 곤란해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지하철 9호선의 요금은 다른 노선에 비해 100원가량 비쌌다.
이는 지하철 9호선 계약을 체결할 당시 형성된 가격이었기에 서울시와 정부에서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
“혹시 지하철 9호선과 전기차 인프라를 맞바꾸실 생각이십니까?”
“서울시는 어떻게든 지하철 요금을 동일화시키고 싶어 합니다. 우리가 가격을 100원 낮춰 주는 대가로 전기차 인프라를 만들어 달라고 하면, 들어주지 않겠어요?”
지하철 9호선은 주기적으로 뉴스에 나오고 있었다.
출퇴근 시간만 되면, 발 디딜 틈 없이 모여드는 사람들.
언론에서 다루기 딱 좋은 영상이었기에 언론사에서는 자주 취재를 나오곤 했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손을 대지 않고 있었다.
당장에라도 좌석이 4배 많은 8량 지하철을 투입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서울시의 가장 큰 문제가 지하철 9호선이긴 합니다.”
“9호선의 혼잡도 문제를 해결하고, 요금까지 인하하겠다고 하면 서울시에서는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겠죠.”
“회장님께서 직접 서울시장과 담판을 지으실 생각이십니까?”
“아무래도 제가 나서는 게 그림이 좋지 않겠어요? 기획실에서 지금 움직이고 있으니 늦어도 이번 주 내로는 만남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네요.”
경기도에 이어 서울까지.
전기차 인프라가 갖춰질 수만 있다면, 한국에서만큼은 전기차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었다.
* * *
서울시청을 방문했다.
굳이 비밀리에 만날 이유는 없었기에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 회장님 오셨습니까! 드디어 얼굴을 이렇게 뵙게 됩니다.”
“인사가 늦어 죄송합니다. 제가 미리 찾아뵈었어야 하는데 미국에 장기간 출장을 가 있느라 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못했습니다.”
시원시원하게 생긴 외모를 가진 오정훈 서울시장이었다.
그는 높은 지지율로 서울시장에 당선되었고, 재선까지 노리고 있는 여권의 대선후보급 정치인 중 한 명이었다.
“이렇게 방문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 게다가 지하철 9호선 문제를 논의하시겠다고 하셔서 제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언제까지 지하철 9호선으로 서울 시민들이 고통받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빠르게 본론을 꺼내 드는 오 시장이었다.
그만큼 시간을 끌 수 없는 일이었고, 재선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지하철 9호선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저도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해 봤습니다.”
“시장님이 직접 말씀이십니까? 사람들이 많이 알아볼 건데 어려운 걸음을 하셨습니다.”
“아무도 저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볼 틈조차 없더군요.”
질식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남의 얼굴에 어찌 관심을 두겠는가.
오 시장이 아니라 S급 연예인이 탔다고 하더라도 알아보지 못하는 곳이 지하철 9호선이었다.
“청문회 문제가 아니었다면, 태우그룹 차원에서 지하철 9호선 개선 작업을 진작 진행했을 텐데 지연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개선 작업을 진행할 동력과 의지를 잃은 것도 사실입니다.”
“청문회 문제는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우리 당에서 조금 과했습니다.”
“시장님께서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사과도 받았고 좋게 풀었습니다.”
주도권은 확실히 나에게 있었다.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지하철 9호선 문제를 풀 수는 없었고, 태우그룹의 도움이 있어야지만 해결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태우그룹이 지하철 9호선을 정부의 예측 조사와 달리 규모를 키운 것에 정말 감명받았습니다.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서울 시민을 위해 공사 규모를 키워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태우그룹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수요 예측 결과와 많이 달라 정부의 지침을 무시하고 규모를 키웠습니다. 일이 잘못되었다면 태우그룹은 큰 손해를 입는 도박수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도박에는 큰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
하지만 리스크를 이겨 내고 승리한다면, 큰 보상이 따라야 했다.
내가 도박수를 강조해서 말했기에, 서울시장도 내 말뜻을 단번에 이해했다.
“모험을 감수하셨으니 당연히 많은 이득을 가지고 가셔야지요. 그런데 서울시의 교통 정책을 생각해 주십시오. 지하철 9호선 요금과 다른 노선의 요금이 차이가 나니 환승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이 막혀 버렸습니다.”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면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저를 믿고 컨소시움에 투자한 회사들을 설득할 수가 없습니다.”
설득할 명분을 달라는 말이었고.
서울시장은 잠시 생각을 하고는 몇 가지 보상안을 내밀었다.
“서울시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공사에 베네핏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태우그룹에서 짓고 있는 대형 빌딩이 완공될 때까지 제가 잘 살펴 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 조건을 받아들이면, 서울시와 태우그룹이 유착했다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지금이야 넘어가지만, 시간이 지나 정권이 바뀌면 시장님이나 저나 큰 곤란을 겪게 됩니다. 그러니 이런 방안은 어떠십니까?”
나는 잠시 뜸을 들였고.
서울시장은 내 쪽으로 고개를 바싹 들이밀며 들을 준비를 했다.
“지하철 9호선 노선의 요금을 다른 노선과 동일하게 하는 대신, 서울시에 전기차 충전소를 만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리고 대형 건물을 비롯한 모든 아파트에 전기차 충전기를 공급했으면 합니다.”
“서울시 독자적으로 그렇게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정부에서 전기차 보조금 관련 정책과 법안이 만들어지면 서울시에서 적극 나설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습니다.”
서울시장의 권력은 막강했다.
다른 도시의 시장과 달리 장관급 대우를 받는 서울시장이었고, 당연히 다른 시장보다 조금 더 많은 권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가 세운 큰 틀을 깨고 움직일 수는 없었고.
정부에서 지침이 내려와야지만, 자체적으로 조금 더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조만간 정부에서 보조금 관련 정책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여의도에서도 다음 회기에 전기차 보조금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된다면야 당연히 인프라 구축에 서울시 자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하철 요금을 인하하는 금액보다 인프라 구축에 더 많은 자금을 쓸 수는 없습니다.”
인하된 요금만큼 인프라에 더 투자를 하겠다는 서울시장의 말이었다.
그 정도의 약속만으로도 충분한 성과였지만, 나는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기로 했다.
“혼잡도 문제도 해결하겠습니다. 현재는 지하철 9호선이 2량으로 운행되고 있지만, 8량 지하철 2대를 투입하겠습니다. 그러면 혼잡도가 최소 절반 이하로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후, 좋습니다. 5년 동안 전기차 인프라 구축 사업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겠습니다. 올해 당장 모든 인프라를 구축할 수는 없지만, 5년 동안 점차적으로 늘린다면 김 회장님이 원하시는 만큼의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5년이라는 기간이 정해졌다.
이는 서울시장이 재선이 되어야지만 가능하다는 말이기도 했다.
즉,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를 할 테니 자신의 재선을 도와 달라는 말과도 같았다.
“지하철 9호선 관련 발표는 모두 서울시에 일임하겠습니다. 요금 인하와 8량 지하철 투입의 발표 모두 서울시에서 주도하는 사업으로 발표하셔도 무방합니다.”
“좋습니다! 김 회장님과 자주 뵈어야겠습니다. 한 번의 만남만으로도 이렇게나 좋은 이야기가 오고 가는데 자주 뵈면 얼마나 더 좋겠습니까?”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나누었다.
나는 전기차 인프라를 얻었고, 서울시장은 지하철 9호선을 통해 지지율 상승 기회를 얻었다.
서로가 만족하는 협상이었기에 우린 진심으로 웃으며 악수를 나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