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10)
독식하는 재벌 3세-310화(310/518)
310. 재조합 (4)
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었다.
지자체와 정치권을 움직이는 건 물론이고, 태우그룹의 자산까지 전부 이용하고 있었다.
“회장님, 태우정유와도 협의가 끝났습니다. 태우정유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거나 충전기를 설치하기로 하였습니다.”
“휴게소는 어떻게 되어 가고 있죠? 전기차로 장거리 운전을 하려면,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휴게소에 충전소가 없으면 장거리 운전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했다.
전기차로 시내 주행만 할 수는 없으니 반드시 모든 휴게소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해야만 했다.
“도로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휴게소의 경우 정부가 방침을 내리면 무조건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80%가 넘는 휴게소 건물이 도로공사에서 운영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단지 민간 휴게소의 경우에는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과 만나 협상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민간 고속도로 휴게소는 공개 입찰을 통해 정해지죠? 몇 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나요?”
“5년 단위입니다.”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다음 공개 입찰에서 태우그룹이 전부 입찰을 따내 버리세요.”
안 되면 돈으로 밀어 버리면 된다.
고속도로 휴게소 입찰에 과하게 돈을 쓴다고 해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고 불리는 고속도로 휴게소였으니 최소 본전은 남길 수 있으니까.
“그렇게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국도에 위치한 휴게소와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태우그룹에서 전적으로 지원을 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국도에 있는 휴게소는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지 않으니 당연히 우리가 지원을 해 줘야겠죠.”
“대형 주차장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관광지 중심으로 대형 민간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인프라 구축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돈을 쏟아붓고 있는 중이었다.
정부에서 지원금을 준다면 부담이 줄겠지만, 그건 최소 내년은 되어야 가능한 일이었기에 지금은 태우그룹의 자금만으로 해결해야만 했다.
“태우자동차와 카이자동차의 자금만으로 부족하면, 그룹의 사내 유보금을 사용하셔도 됩니다.”
“두 자동차 계열사의 자금만으로 충분합니다. 만약 부족하게 된다면, 태우정유의 자금을 사용하겠습니다.”
“아람코 쪽에는 제가 연락을 넣어 놓죠.”
태우정유는 태우그룹과 아람코가 합작해서 만든 회사였다.
그러니 우리 마음대로 자금을 사용할 수는 없었고, 아람코의 동의가 필요했다.
석유를 주로 생산하는 아람코.
그러니 당연히 전기차를 반대할 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아람코는 전기차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석유로는 백년 만년 부를 유지할 수 없기에 미래 먹거리를 항상 찾고 있는 사우디였다.
“아람코에서 전기차 사업에 호의적인 것이 신기합니다. 태우정유 소유의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소를 짓는 것도 아람코에서 곧장 허가를 해 줬습니다. 그리고 충전소 설치비용 일부를 아람코에서 지원하겠다는 의사까지 보이고 있었습니다.”
“원유 수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겠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어요.”
아람코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라고 볼 수 있었다.
1년에 영업이익으로 200조 원에 가까운 돈을 벌고 있는 회사였다.
물론 회사라고 보긴 어렵긴 했다. 사우디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국가의 일부라고 볼 수도 있었다.
그런 아람코에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전 세계 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몇 단계는 더 빨리 앞당길 수 있었다.
“다음 달 내로 사우디를 한 번 방문해야겠군요. 일정을 잡아 주세요.”
“안 그래도 사우디 쪽에서 회장님의 방문을 기다린다는 연락이 온 적이 있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일정을 잡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 * *
사우디 출장을 가기 전.
나는 처음으로 태우그룹 전산 보안팀을 찾았다.
그곳에 비트코인 제작을 위해 데리고 왔던 암호학 전문가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할 핀니 교수님도 여기에 계셨습니까?”
“어? 회장님이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IIT에서 학생을 가르쳐야 하실 분이 왜 전산팀에 계십니까?”
“학생을 가르치고 남는 시간마다 여기서 해킹 방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암호학을 이용해 절대 뚫을 수 없는 방어벽을 만들고 있지요.”
즐거워 보이는 할 핀니 교수였다.
그는 비트코인의 개념을 처음 만든 사람이었고, 암호학과 수학에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사람이었다.
“제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해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천 팀장을 통해 인력 보충과 자금 지원을 해 주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할 핀니 교수 옆에도 많은 암호학 전문가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비트코인 개발은 완전히 끝났고, 딱히 보완할 부분도 없었기에 전산팀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 그들이었다.
“제약회사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잘 진행되고 계십니까?”
“그쪽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가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 아니라 남는 시간은 전산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천민정에게서 보던 모습이 할 핀니 교수에게서 보였다.
게임 개발과 대회 준비를 마치 취미생활처럼 즐기던 천민정.
할 핀니 교수는 해킹 방지 시스템 개발을 즐기고 있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교수님이 원하시는 만큼 인원을 충원할 생각도 있습니다. 괜찮은 제자분을 추천해 주시면 언제든지 채용하겠습니다.”
“보안에 이렇게나 신경을 많이 쓰시는 줄은 몰랐습니다. 그럼 전산 보안팀의 규모를 조금만 더 키워도 되겠습니까? 물론 제가 전산팀 팀장도 아니고 부서장도 아니라 그럴 권한이 있는지는 모르겠군요.”
직책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가진 능력을 이미 증명한 할 핀니 교수였고, 원한다면 언제든지 직책을 내려 줄 수도 있었다.
“전산팀 고문 자리는 어떠십니까? 그리고 원하시는 만큼 전산팀의 규모를 더 키우셔도 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산 보안의 중요성이 대두될 게 분명합니다. 지금부터 투자를 해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제 입맛에 맞도록 전산팀을 꾸려 보겠습니다. 펜타곤 수준의 전산 보안 시스템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네요. 솔직히 기업 입장에서 보면 너무 과하기도 하고 돈도 많이 들어가는데 괜찮겠습니까?”
“태우그룹은 그 정도 투자를 할 규모는 됩니다. 걱정 말고 전산 보안 프로젝트를 진행해 주시면 됩니다.”
할 핀니 교수를 비롯한 암호학 전문가에게 전산팀을 맡겼다.
그들 대부분은 IT 전문가이기도 했으니 태우그룹은 차원이 다른 전산 보안 시스템을 보유하게 될 것이었다.
* * *
전용기를 타고 사우디 리야드 공항에 도착했다.
사우디의 왕실과의 친분 덕분인지 입국 심사는 거치지 않고 곧장 공항 밖으로 나올 수 있었고, 사우디 왕실에서 보낸 차량이 공항 앞에 대기 중이었다.
그리고 수십 명이 넘는 경호원이 내가 탄 차량을 보호하며 빈 살만 아버지인 압둘아지즈 주지사의 저택으로 날 안내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자주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렇게라도 얼굴을 보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자네 소식은 아주 잘 전해 듣고 있다네. AIZ를 인수하고, 이번엔 GM까지 인수했다고 알고 있네. 어릴 때부터 자네를 봐서 그런가 대견스럽기 그지없네.”
압둘아지즈 주지사가 칭찬을 쏟아 내었다.
사우디의 서열 3위이자 조만간 서열 2위인 왕세제가 될 사람이 하는 칭찬이었기에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빈손으로 올 수가 없어 약소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허허, 우리 사이에 무슨 선물인가.”
“태미플루 50만 회 분량을 준비했습니다. 더 많은 양을 준비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허허, 요즘 태미플루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고 하더군. 내가 받은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진 선물일세. 자세한 이야기는 안에 들어가서 하도록 하지. 그리고 무함마드가 목이 빠져라 자네를 기다리고 있다네.”
무함마드 빈 살만.
압둘아지즈 주지사를 이어 사우디의 지배자가 될 사람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지.
나는 얼른 압둘아지즈 주지사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고, 어느새 성인이 된 빈 살만이 어색한 미소로 나를 반겼다.
“주지사님을 도와 정치를 시작했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큰일을 하고 계십니다.”
“부끄럽습니다. 그저 옆에서 짐만 되고 있습니다.”
우린 어색하게 인사를 나눴다.
미성년자 시절에는 허물없이 지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보는 눈이 많았기에 최대한 예를 갖추어야만 했다.
“우선 앉게나. 태우정유 관련 일로 찾아온 것이라 알고 있네. 편하게 말해 보게나.”
“태우그룹은 전기차 사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미 태우자동차와 카이자동차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상용화될 거라고 생각하는 가 보군. 그래서 태우정유가 가진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려는 생각이고.”
압둘아지즈 주지사는 전기차에 큰 관심을 보였다.
사우디의 수도인 리야드의 주지사이기에 사우디에서 그의 권력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보다 자세히 전기차의 비전에 관해 설명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밀어내진 못하겠지만, 일정 부분 파이를 가지고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 파이를 독점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과감한 투자를 해야만 합니다.”
“아주 좋은 생각이군. 국가든 기업이든 미래 먹거리를 미리미리 준비해 둬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지 않겠나?”
“전기차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그리고 중국을 비롯한 세계 모든 국가에서 환영받는 날이 올 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고민하는 압둘아지즈 주지사.
그는 자신의 아들이자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는 빈 살만과 조용히 이야기까지 나누고 나서야 다시금 나를 바라봤다.
“사실 나는 전기차를 그 정도로 고평가하고 있지는 않네. 하지만! 자네가 주도하는 사업이니 그냥 넘길 수는 없겠지. 지금까지 자네가 추진해서 실패한 사업은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네.”
“김 회장님은 모두가 안 된다고 한 스마트폰도 주도적으로 만들어 낸 사람입니다. 전기차가 제2의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빈 살만이 적절하게 지원 사격을 해주었다.
게다가 그의 말은 틀린 부분이 없었다.
스마트폰만큼이나 세상에 충격을 줄 제품이 전기차였으니까.
“인프라만 제대로 구축될 수 있다면, 전기차 시장의 규모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인프라 구축 사업을 도와 달라는 말인가?”
“일방적인 도움이 아니라 사업 파트너가 되어 달라는 요청입니다.”
“만약 반대한다면?”
“그럼 태우그룹의 힘만으로 해 나갈 생각입니다. 태우그룹의 사내 유보금을 전부 쏟아붓고 당분간 새로운 사업 추진을 하지 않는다면 충분한 가능한 금액입니다.”
태우그룹이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한들 사우디에 비할 수는 없었다.
석유 부자 앞에서 돈 자랑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었고, 언론에서 뽑는 세계 부자 순위에 석유 부자를 제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아주 매력적인 제안이군. 좋네. 자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지.”
“감사합니다.”
“아직 감사하긴 이르네.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어떤 도움을 줄지 말하지 않았다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압둘아지즈 주지사.
석유 부자가 저런 표정을 짓는다?
우리가 예상한 것 그 이상의 투자금을 쏟아 낼 가능성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