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11)
독식하는 재벌 3세-311화(311/518)
311. 재조합 (5)
석유 부자의 스케일은 어떨까?
전기차 인프라 투자 규모를 말하려고 하는 압둘아지즈 주지사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태우정유를 통해 한국에 짓는 충전소 비용 절반을 아람코에서 지원하겠네. 그리고 미국에 진출해 있는 주요소와 정유 회사를 통해 미국 주요 도시에도 충전소를 설치하도록 하겠네.”
“미국 인프라까지 지원해 주시는 겁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물론 충전소의 지분 절반을 넘기긴 해야겠지만.
충전소에 들어가는 모든 장비를 우리 쪽에서 생산하고 있기에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조건이었다.
이 정도 성과만 해도 사우디까지 날아온 보람이 있었다.
하지만 압둘아지즈 주지사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리야드 전체를 전기차의 도시로 만들겠네. 주지사의 재량으로 모든 건물에 충전기를 설치하고, 전기차 보조금 정책과 함께 주요 지점에 전기차 충전소 비용을 전부 우리가 부담하겠네.”
“아직 제대로 된 전기차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자네를 믿고 진행하는 사업이네. 예전부터 태우그룹과 함께 제대로 된 비즈니스를 진행해 보고 싶었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또 같이 일을 해 보겠는가?”
몇 년 안에 왕세제 자리에 오를 압둘아지즈 주지사였다.
그런 분이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 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리야드를 세계 최초 전기차 도시로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좋은 사업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게나. 자네는 월가와 함께 일을 하기 좋아하더군. 사우디는 월가보다 더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 있다네.”
“명심하겠습니다. 앞으로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으면 가장 먼저 사우디와 협의를 진행하겠습니다.”
“의사소통 라인이 복잡하다고 생각이 들면, 무함마드를 통해 연락을 해 와도 된다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빈 살만의 눈빛이 빛났다.
대학을 졸업하고 가장 의욕이 넘치는 시기이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럼 그 부분에 관해서는 무함마드와 소통을 하겠습니다.”
“젊은 사람끼리 잘 한번 해 보게나. 나는 이만 빠져 주겠네.”
압둘아지즈 주지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제서야 빈 살만은 숨을 크게 내쉬고는 능청스럽게 인사를 건네 왔다.
“잘 지내셨죠? 아버지 앞이라서 예전처럼 말할 수가 없었어요.”
“당연히 잘 지냈지.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우리 회사 임원보다 네가 내 사정을 더 잘 알고 있을걸.”
나는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빈 살만과 통화를 했다.
인맥 관리를 위함이었고, 앞으로 사우디의 지배자가 될 사람에게 미리미리 점수를 따 놓아서 나쁠 건 없었다.
“그런데 정말 전기차 패러다임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세요? 스마트폰처럼 말이에요.”
“스마트폰과는 다른 방식으로 찾아올 거야. 폭발적인 성장까지는 아니지만, 점차 내연기관차의 파이를 뺏어 오겠지.”
“전기차 시장의 파이가 어느 수준까지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세요.”
“20년 안에 자동차 시장의 60%를 차지하게 될 거야. 그러니 지금 투자를 하면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아.”
입을 떡 벌리는 빈 살만.
내연기관차의 파이를 뺏어 먹는 것에 멈추지 않고 뛰어넘는다는 말을 쉽게 믿기 힘든 듯 보였다.
“형이 예상하는 수준의 절반만 돼도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일이에요.”
“하지만 20년이 걸리는 일이기도 하지. 시간을 단축하려면 최대한 많은 국가와 도시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고.”
“제가 아버지와 얘기해서 유럽에도 전기차 충전소를 대량으로 지을 수 있도록 설득해 볼게요.”
“미국과 유럽 정부와는 어느 정도 협의가 끝났으니 전기차 충전소 비용 일부를 지원받을 수도 있을 거야.”
“정부의 돈까지 받을 수 있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죠!”
나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빈 살만이었다.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자신이 주도할 생각까지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일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다른 이야기나 좀 하자. 요즘도 축구에 빠져 살고 있어?”
“워낙 할 일이 많아서 예전만큼은 못 보고 있어요. 그래도 중요 경기는 꼭 보고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제가 주요요직으로 옮기면, EPL 구단 하나를 사 버릴 거예요!”
다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웃어넘겼겠지만.
5년 안에 왕세제의 아들이 될 사람이었고, 10년 안에는 왕세자가 될 사람이 빈 살만이었다.
왕세자에 즉위한다면, EPL 구단 하나쯤을 구매하는 건 그에겐 일도 아니었다.
“그래 얼른 커서 EPL 구단주가 되라고.”
“제가 구단주가 되면 형도 구단을 하나 사는 거죠?”
“그건 그때 봐서. 태우그룹이 지금보다 2배 정도 더 성장하면, EPL 구단주가 못 될 것도 없지.”
우린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빈 살만과의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대화였기에 그가 좋아하는 주제로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이 또한 비즈니스의 일부 아니겠는가?
미래를 위해 꼭 해야만 하는 투자였고,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입으로만 할 수 있는 투자기도 했다.
* * *
사우디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사이 많은 일들이 일어나 있었다.
“신종 플루 변이 프로젝트 팀이 멕시코에서 발생한 변이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개발했습니다. 태미플루-M이라고 이름을 지었고, 이번 주 내로 FDA 심사를 받기로 하였습니다.”
“벌써 치료제 개발에 성공을 했습니까?”
“이번 변이 바이러스가 신종 플루와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아 쉽게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말은 쉽게 만들었다고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 치료제를 이렇게 빨리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쉬운 일이었다면, 세계 굴지의 제약 회사들이 진작 만들었겠지.
“인공지능팀이 큰일을 하나 해냈군요.”
“그런데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숫자가 얼마 되지 않아 상업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태미플루를 처방받아도 늦게나마 호전이 되기에 태미플루-M을 출시해야 하는지 센트리언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획실장의 말대로 상업성은 별로 없어 보였다.
세상에는 많은 바이러스가 존재하지만, 돈이 되지 않는 병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기 마련이었다.
제약회사도 결국 회사였고.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센트리언의 경우 신생 회사였기에 매출도 중요했지만, 인지도 상승도 중요했다.
“출시하라고 하세요. FDA 승인을 받아 내는 것만으로도 센트리언의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겁니다. 그리고 소량이나마 출시를 하면, 복제약 회사나 하청 회사가 아닌 진정한 제약회사로 인정받을 수 있어요.”
“그럼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태미플루-M 생산을 지시하겠습니다.”
“태미플루 판매량을 생각하면, 그리 큰 손해도 아닐 겁니다. 충분히 감수하고도 남는 장사죠.”
여기서 보고는 끝이 아니었나?
기획실장은 새로운 보고서를 내밀며 말을 이어 나갔다.
“인터넷 상거래 사이트인 로켓이 출시 준비를 마쳤습니다. 수도권과 광역시에 대형 창고 확보가 모두 끝났고, 이미 물건까지 전부 채워 넣어 두었습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준비가 끝났군요. 그런데 창고를 벌써 가득 채웠나요?”
“천민정 팀장이 아마존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 SNS 등의 빅 데이터와 대형마트를 분석해 자주 사용되는 물건의 품목과 양을 주기별로 업데이트되는 알고리즘을 만들어 적용시켰습니다. 덕분에 창고에 보관할 물건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유통은 결국 재고 싸움이었다.
악성 재고는 매출 하락을 불러올 뿐 아니라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새로운 제품의 입고를 막기까지 했다.
그렇기에 항상 재고 관리에 신경 쓰는 유통 회사들이었다.
그런데 천민정과 인공지능 팀이 재고 관리를 알아서 해 주는 알고리즘을 만들어 버렸다.
물론 아마존의 도움이 있었기에 제작이 가능한 알고리즘이기도 했다.
“천민정 팀장의 팀이 만든 알고리즘이라면 믿을 수 있죠. 홍보는 어떻게 진행할 생각입니까?”
“TV 광고, 포털 사이트, SNS까지 가능한 모든 홍보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그리고 대대적인 오픈 할인 행사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은 결국 치킨 게임이었다.
처음부터 강하게 밀고 나가야 상대방에서도 적극 대응을 하기 마련이었고, 그래야 제대로 밟아 버릴 수 있었다.
“멤버십 준비도 잘 준비되어 있죠?”
“가입 시 첫 3달은 무료로 진행되고, 4개월 차부터 8,900원의 요금이 부과됩니다.”
“흠, 8,900원은 결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려면 다양한 혜택이 있어야 하죠.”
“멤버십 가입자에 한해 다양한 쿠폰 지급을 준비해 뒀습니다.”
쿠폰 가지고 되겠어?
주기적으로 돈을 내는 멤버십 서비스의 경우엔 진입 장벽이 높았다.
장벽을 낮추기 위해선 가입자 스스로 이득이 된다고 판단이 서야만 했고, 그러기 위해선 아주 공격적인 혜택이 필요했다.
“로켓 멤버십 가입자에 한해 음원 사이트 할인 혜택과 OTT, 태우통신 요금까지 할인해 주세요.”
“그러면 우리 쪽이 너무 손해를 봅니다. 멤버십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적자가 쌓이게 되는 구조입니다.”
“리스크를 나누는 거죠. 태우통신, 태우IT 그리고 OTT까지 전부 리스크가 나눠지면, 혜택은 더 늘리고 로켓의 적자폭은 줄일 수 있어요.”
태우그룹만이 가능한 치킨 게임 방식이었다.
어떤 이커머스 회사가 음원, OTT, 통신사까지 동원해서 출혈 경쟁을 벌이겠는가?
고객 입장에서는 멤버십에 가입하면, 8,900원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치킨 게임에서 승리한다고 해서 지금의 혜택을 유지한다면, 로켓은 영원히 적자를 면치 못합니다.”
“치킨 게임에서 승리하면 당연히 혜택은 줄이고 가격은 올라가야겠죠. 티가 나지 않게 조금씩 혜택을 줄여 나가면 고객들도 크게 반발하지 못할 겁니다. 이미 당일 배송에 중독되어 있는 상태일 테니까요.”
“그렇다면 차라리 더 큰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초반에 치킨 게임을 끝내는 편이 더 좋아 보입니다.”
이제야 말이 통하는 기획실장이었다.
출혈 경쟁이 길어지면 고객들이야 이득을 보겠지만, 이커머스 회사들은 피가 말라 버린다.
그러니 그들을 위해서라도 단칼에 숨통을 끊어 주는 편이 나았다.
“태우전자의 가전제품도 멤버십 혜택에 추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더 싼 가격에 가전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게임 플랫폼에서도 더 싼 가격으로 게임을 구매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혜택이 많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다른 이커머스 회사보다 뛰어난 제품과 빠른 배송이 뒤따라야지만 우리가 독점을 할 수 있어요.”
“명심하겠습니다. 아마존에서 물품 배송 관련 시스템을 만들어 주었으니 큰 문제는 없겠지만, 기획실에서 계속해서 주시하며 관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미국 시장을 점령한 아마존.
그들이 가진 노하우를 하나부터 열까지 가지고 온 로켓이었다.
이미 완벽한 시스템을 적용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집중 관리가 필요했다.
“또 다른 문제는 없나요?”
“좋은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태우, 카이 자동차에서 애플카를 완성했습니다. 대량 생산 준비를 시작하고 있고, 연말부터 공장을 가동할 수 있습니다.”
“제품이 완성되었으니 이제 홍보만 잘하면 되겠군요.”
애플카의 홍보 준비는 이미 모든 계획이 끝나 있었다.
모든 제품이 그렇듯 홍보는 타켓 고객층을 저격해야만 했다.
그러니 전기차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층을 노려야 했고, 그런 고객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행사와 이미 조율이 끝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