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12)
독식하는 재벌 3세-312화(312/518)
312. 패러다임 (1)
로켓이 정식으로 오픈했다.
말 그대로 돈으로 발라 버린 런칭 홍보를 진행했다.
TV를 틀어도 라디오를 들어도 포털을 검색해도 SNS를 해도 온통 로켓 광고로 도배되어 있었다.
속된 말로 오픈빨을 제대로 받을 수밖에 없었고.
매우 뜨거운 시장의 반응을 기획실장이 보고해 왔다.
“하루 만에 100만 명이 넘었습니다. 지금은 가입자가 130만 명이 넘었고, 그래프 추이가 꺾이기는커녕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 정도 수치는 광고만으론 부족하죠. 입소문까지 나고 있나 봅니다.”
“멤버십의 혜택이 워낙 많아 가입자 30% 정도가 멤버십에 가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효과도 보고 있습니다. 로켓 멤버십과 관련된 OTT, 음원 사이트, 게임 플랫폼 등의 가입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멤버십 혜택으로 다른 서비스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니 로켓 멤버십에 가입한 김에 다른 서비스에도 가입하는 회원이 늘고 있다는 말이었다.
“나쁘지 않은 상황이군요.”
“단순히 나쁘지 않은 상황이 아니라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습니다. 한국 어플리케이션 유통 역사상 가장 빠르게 가입자를 모은 서비스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의 숫자가 어제 하루만 해도 10만 명에 달합니다. 이 속도라면 인터넷 상거래 시장 점유율 1위를 단기간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1위부터가 시작인 치킨 게임이었다.
혜택을 쏟아부었으니 가입자를 빠르게 모으는 건 당연지사.
이젠 얼마나 유지하냐가 관건이었고, 다른 이커머스 회사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해야만 치킨 게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조만간 다른 이커머스 회사도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시작할 겁니다. 1,000원 쿠폰을 뿌리면 우린 1,100원 쿠폰을 뿌리고, 10,000원 쿠폰을 뿌리면, 11,000원 쿠폰을 뿌리세요.”
“반도체 시장을 교훈 삼아 처절하게 경쟁사들을 짓밟도록 하겠습니다.”
“반도체 시장의 치킨 게임은 수십 조도 뿌려 버리죠. 이커머스 시장은 그 정도 금액은 필요 없겠지만, 그 정도 각오를 가지고 임해 주세요.”
“아주 처절하게 밟아 버리겠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려면 혜택만 좋아서는 안 되었다.
제품의 질도 다른 회사보다 뛰어나야지만, 고객이 믿고 물건을 살 수 있었다.
“제품 관리도 철저히 해 주세요. 가품을 판매하는 업자들이 나올 수도 있어요.”
“원 아웃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품을 판매한 판매자는 다시는 로켓에서 물건을 판매할 수 없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가품의 경우 전액 로켓에서 환불을 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런 제도를 악용하는 블랙 컨슈머가 나올 수도 있어요. 너무 과하게 대처하지는 마세요. 괜히 안 좋은 소문을 퍼트리면 곤란해요.”
“블랙 컨슈머의 경우엔 치킨 게임에서 승리하고 난 뒤에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존도 이런 정책을 사용해 점유율을 올렸다.
오배송을 하면 회수를 하지 않고 새로운 물건을 하나 더 보내 주는 정책을 시행했다.
고객에게 일절 책임을 묻지 않고, 모든 책임은 회사가 지는 정책으로 신뢰도를 쌓아 올렸다.
“태우상사에는 적자를 신경 쓰지 말라고 하세요. 치킨 게임에서 쌓이는 적자는 훈장이나 다름없으니까요.”
“혹여나 태우 상사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까 싶어 회식을 늘리고 상여금도 다른 계열사와 동일하게 지급하고 있습니다.”
태우그룹에서 유일하게 큰 적자를 보고 있는 계열사가 태우상사였다.
지하자원 개발, 이커머스, 그리고 해운 사업까지. 전부 적자를 보는 사업들이었다.
하지만 인고의 시간을 견뎌 내기만 한다면, 한국 최고의 유통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 * *
치킨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압도적인 경쟁 우위가 필요했다.
혜택을 늘리고 쿠폰을 뿌리는 것은 다른 회사도 충분히 따라 할 수 있었다.
그러니 다른 회사는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경쟁 우위가 필요했고.
그런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아노르 가문의 델핀과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 자리를 가졌다.
“김 회장님이 어쩐 일로 저와 식사를 다 하시죠? 항상 바쁘다고 핑계만 늘어놓던 분이.”
“그동안 델핀 지부장님에게 소원했던 것 같아 오늘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한국에서 혼자 생활하기 많이 힘드시죠?”
“그렇게 힘들진 않아요. 한국과 중국의 명품 소비량이 매년 크게 늘고 있어서 가문에서도 예전보다 더 인정을 받고 있어요.”
한국의 명품 시장도 많이 성장했다.
이젠 10조 원 규모까지 성장했고, 매년 큰 폭으로 성장을 하고 있었다.
10년 안에 15조 원까지 한국 명품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니 후계자 다툼을 하고 있는 델핀의 입장에서도 전혀 나쁠 게 없긴 했다.
“지금보다 가문으로부터 더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데 관심이 있으십니까?”
“김 회장님이 제안하는 사업이라면 언제든지 열려 있죠.”
“온라인으로 명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겁니다. 명품의 접근성을 높이는 거죠.”
인터넷으로 명품을 산다.
그것도 태우그룹이 서비스하는 로켓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면?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다른 이커머스 회사와의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명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한다는 건가요? 이런 말씀을 드리긴 그렇지만, 김 회장님이 명품 시장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것 같네요.”
“명품은 접근성이 높으면 안 된다는 규칙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명품은 희소성이 생명이에요. 인터넷에서 아무나 막 구입하면 희소성이 사라지고 말죠. 프리미엄 라인의 경우엔 일부러 홍보도 일절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중, 고등학생들에게 유행하는 명품은 망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체크무늬로 유명한 명품의 경우 90년대에 영국 학생들에게 유행을 탄 적이 있었고.
양아치 패션으로 낙인이 찍히며 브랜드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였고.
한번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되살리기 위해선 엄청난 시간과 돈이 필요했다.
그 점을 걱정하는 델핀이었고, 나 또한 그 점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저도 그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가 라인업의 경우엔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고, 중저가의 핸드백이나 향수와 화장품만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가문에서는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는 걸 가장 싫어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무에게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VIP 고객을 대상으로만 판매하려고 합니다.”
백화점에서도 VIP에게만 보여 주는 명품이 존재했다.
온라인이라고 해서 그런 정책을 사용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는 건 어떤 뜻이죠?”
“1차적으로 멤버십에 가입하고, 3개월 소비액이 천만 원 이상인 고객들을 대상으로만 명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그런 조건이라면 나쁘진 않긴 하군요.”
“필요하다면 수량까지 한정하겠습니다. 500개 한정 판매 같은 조건이라면 브랜드 희소성을 유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선은 벽을 허무는 게 중요했다.
아노르 가문의 브랜드 중 아주 일부라도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만 있게 된다면.
온라인 시장의 폭발력을 아노르 가문도 깨닫게 될 것이었고, 나머지 브랜드 제품도 알아서 풀리게 되어 있었다.
“저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 같네요. 가문의 어르신들과 상의를 하고 결정해야겠어요.”
“아노르 가문으로서도 변환점이 될 사업입니다. 그리고 델핀 지부장님에게도 아주 좋은 성과가 될 사업이기도 하고요.”
“제가 추진했는데 만약 실패를 한다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아시죠? 가문의 후계자에서 밀려나고 저가 브랜드나 만지는 신세가 될 수도 있어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방금 한 말 꼭 지키세요. 온라인 진출은 제가 적극적으로 설득해 볼게요.”
책임지는 것이 뭐가 힘들겠는가?
SNS나 포털 사이트를 이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살리면 될 일이었다.
아니면 내 개인 자금을 이용해서라도 매출을 올릴 수도 있었고.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좋아요. 그럼 이번 주 내로 프랑스에 다녀오도록 하죠. 그런데 역시나 일 얘기를 하러 저를 부르셨네요. 다음에는 비즈니스 말고 사적으로 식사를 했으면 좋겠어요.”
“프랑스에 다녀오시고 나면 사적인 식사 자리를 마련해 보겠습니다.”
델핀은 포도주로 입을 헹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계자 구도를 결정할 수도 있는 중요한 사업이었기에 입술을 앙다물고 떠나는 그녀였다.
* * *
일주일 후.
아노르 가문의 한국 부지부장이 태우그룹 본사를 찾아왔다.
프랑스에 있는 델핀 지부장을 대신해 부지부장이 나를 찾아온 것이었다.
“지부장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노르 가문의 브랜드 중 몇 개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기로 하였습니다. 어떤 제품을 온라인 시장에 입점할지는 태우그룹과 논의한 후 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주 좋은 소식이군요. 입점 브랜드와 제품 결정에 태우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하겠습니다. 그런데 지부장님은 언제 한국으로 오시는 겁니까?”
“오랜만에 본사로 가셨기에 처리할 일이 많다고 하십니다. 빨라도 다음 달 초는 되어야 한국으로 입국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
괜찮은 식당을 물색해 둔 게 아쉽게 되었다.
식사야 다음에 해도 되니 상관은 없었고, 중요한 건 아노르 가문의 허락이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실무진을 곧장 아노르 가문의 한국 지부로 보내겠습니다.”
“협의만 잘 된다면 이번 주 내로 몇 개의 제품을 입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부지부장이 가볍게 고개를 숙이곤 밖으로 나갔다.
나는 곧장 기획실장을 불러들여 부지부장과 나눴던 대화를 알려 주었다.
“최대한 빨리 입점할 수 있도록 모든 조건을 아노르 가문에게 맞춰 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희소성을 살려야 하니 명품의 경우엔 할인 행사나 쿠폰 지급 행사에서 제외하도록 하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냉동식품과 밀키트 관련해서 업체와 미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수십 개가 넘는 업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냉동식품이야 냉동고만 있으면 된다고 하지만.
신선식품의 경우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에 정확한 수요 예측이 있어야지만 유통이 가능했다.
“초반에는 조금 손해를 봐도 되니 그 기간 동안 정확한 수요 예측 파악에 집중하세요.”
“인공지능팀이 만든 알고리즘으로 어느 정도 수요 예측은 파악해 두었습니다. 한 달 동안은 정확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은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합쳐 놓은 것과 같았다.
가전제품, 식품, 의류, 명품까지.
굳이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가지 않더라도 집 안에서 모든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했고, 로켓은 이를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완비해 놓은 상태였다.
“로켓이 자리를 잡으면, 이커머스 회사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보유한 기업에서도 견제가 들어올 겁니다.”
“아직은 고객층이 겹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지 큰 견제는 들어오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 폭발적으로 세를 불려야 하죠. 견제할 타이밍을 놓쳐 버리도록 말이죠. 물론 견제가 들어오면, 우리도 강력하게 맞대응을 해야 합니다.”
“24시간 유통 회사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견제를 해도 상관은 없었다.
오히려 견제를 해 줬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장 먼저 우리를 견제하는 기업을 본보기로 삼을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