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13)
독식하는 재벌 3세-313화(313/518)
313. 패러다임 (2)
금요일 오전.
오늘은 회사가 아니라 강 대위의 사무실로 출근을 했다.
미리 약속을 해 두었기에 한 사장도 이미 사무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회장님, 당일 배송 서비스 이거 정말 대박입니다. 주문하고 6시간 만에 물건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새벽 배송 이것도 정말 획기적인 서비스입니다. 새벽에 신선식품을 배달받아 아침을 차릴 수 있는 세상이 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돈의 힘으로 안 되는 게 어디 있겠어요? 이용자가 더 많아지면 당일 배송 가능한 품목이 늘어날 겁니다.”
오자마자 로켓을 극찬하는 한 사장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강 대위도 말을 거들었다.
“저도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택시 기사들도 전부 로켓 이야기로 뜨겁습니다.”
“당연한 이야기는 그만하고, 대형 유통사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강 대위의 사무실을 찾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정보 수집에 일가견이 있는 강 대위의 직원들이었고, 대형 유통사들의 움직임을 24시간 감시하고 있었다.
“로켓과 비슷한 이커머스 서비스를 준비하려는 움직임을 몇몇 회사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나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전부 보유하고 있는 샤롯그룹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범 삼진그룹인 뉴월드그룹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 곳 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이었다.
로켓이 매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니 관심을 보이는 건 당연했고.
특히나 자신들의 영역인 식품까지 건드리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두 그룹이 연대를 하면 곤란하긴 하겠군요.”
“연대를 할 가능성은 1% 미만입니다. 오히려 우리와 손을 잡고 상대 회사를 공격하는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더욱 높습니다.”
한 사장이 확신에 차서 말했다.
하긴 1, 2위 경쟁사가 손을 잡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리고 샤롯그룹과 뉴월드그룹은 여러 곳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샤롯그룹과 뉴월드그룹의 전쟁이 대충 80년 정도 이어지고 있죠?”
“대를 이어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한국 유통시장을 두 그룹이 나눠 먹고 있다 보니 사소한 것으로 기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럼 연대할 가능성은 매우 낮겠군요.”
오월동주.
아무리 싸우던 적이라고 할지라도 이해관계에 따라서는 손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샤롯과 뉴월드그룹의 악연은 워낙 깊었기에 같은 배를 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저는 로켓과 샤롯, 뉴월드 이렇게 삼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른 이커머스 회사들은 벌써 제외한 겁니까?”
“출혈 경쟁을 버틸 만한 자금력이 없는 이커머스 회사들입니다. 고래 싸움에 끼어든 새우를 카운트할 순 없지 않겠습니까?”
이미 몇몇 이커머스 기업은 백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우리를 따라 쿠폰을 뿌리던 이커머스 회사들이었지만, 우리가 계속해서 할인 행사를 진행하자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경쟁을 포기해 버렸다.
“계속 주시하세요. 만약 샤롯이나 뉴월드가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 곧장 반격을 가할 겁니다.”
“언젠가는 유통사들이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을 하긴 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다고 봅니다. 로켓은 아마존의 유통 시스템과 노하우를 가지고 와 빠르게 만들 수 있었지만, 다른 기업은 그런 시스템과 노하우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대형마트를 보유한 유통사들이 유리할 수도 있는 싸움이었다.
우리는 대형 창고에 물건을 보관해야 하지만, 그들은 대형마트를 창고처럼 사용할 수 있었기에.
“흠, 아예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해야겠어요.”
“우리가 아무리 강하게 협박을 해도 대형 유통사들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협박을 하면 반발이 나오기 마련이죠. 그러니 협박이 아니라 정보를 풀어 알아서 나가떨어지게 만들어야겠죠.”
“어떤 방식으로 말씀이십니까?”
“이번 주 로켓의 적자가 얼마 정도 되죠?”
한 사장이 휴대폰을 꺼내 로켓의 매출액과 비용을 비교했고.
계산이 끝나자 한숨을 푹 내쉬며 대답했다.
“제 예상보다 적자 규모가 너무 큽니다. 이번 주만 해도 적자 금액이 300억 원이 넘습니다.”
“그럼 1년 적자 금액은 얼마가 될까요?”
“지금처럼만 적자가 쌓여도 최소 2조 원의 적자를 보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도 계속해서 물류 창고를 짓고 있으니 3조 원의 적자도 볼 수 있습니다.”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으니 당연히 엄청난 적자를 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계속해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니 적자는 줄어들기는커녕 더 커지고 있었다.
“대형 유통 그룹이 매년 3조 원에 가까운 적자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감당은 가능하겠지만, 큰 피해를 보게 됩니다.”
“그럼 로켓의 적자 규모를 대형 유통사에 뿌리면 알아서 발을 빼지 않겠어요?”
“의도적으로 적자 규모를 알리자는 말씀이십니까?”
“매년 3조 원의 적자를 볼 자신이 있으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라는 초대장이죠.”
세계 경제는 여전히 리먼 사태로 시끄러웠다.
한국 경제도 마찬가지였고, 이런 상황에서 대형 유통사들이 2~3조 원의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까?
“정보를 은밀히 푸는 건 제가 전문입니다. 정보부 인원을 이용해 대형 유통사에 로켓의 적자 규모를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분기가 지나면 언론에도 풀 정보긴 하지만, 지금 당장은 언론에 새어 나가지 않았으면 하네요.”
“대형 유통사 수뇌부만 알 수 있도록 정보를 풀겠습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손자병법에도 나와 있는 최고의 전략이었다.
적자 규모만 알려져도 대형 유통사들의 치킨 게임 참가를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조만간 샤롯과 뉴월드그룹의 회장님들을 만나 봐야겠어요.”
“굳이 만나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정보만 풀어도 알아서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포기할 텐데 말입니다.”
“직접 만나면 더 확실히 도장을 찍을 수 있죠. 물론 협박은 하지 않을 겁니다. 앓는 소리나 잔뜩 하고 올 테니 걱정 마세요.”
애플카 출시 전에 대형 유통사 문제를 정리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대형 유통사 회장들과 만나 담판을 지을 생각이었다.
* * *
샤롯그룹 진호균 회장과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이미 로켓의 적자 규모가 알려진 상태인지 숨길 수 없는 미소를 머금으며 내게 인사를 건네는 진호균 회장이었다.
“요즘 한국에서 제일 바쁜 분이 어쩐 일로 나를 다 보자고 합니까? 태우그룹이 벌여 놓은 일을 수습하려면 24시간도 부족하지 않나요?”
“진 회장님이 보시기에도 제가 괜한 일을 벌인 것 같습니까?”
“미국에 오래 지내서 그런지 한국 사정을 잘 모르는 것 같네요. 한국이 미국에 비해 좁은 건 사실이지만 결코 쉬운 시장이 아니에요.”
내가 태우그룹 회장에 올라서일까?
손자뻘인 나에게 꼬박꼬박 존칭을 사용해 주는 진호균 회장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말투가 사람의 신경을 더욱 긁는 효과가 있었다.
물론 실제로 긁히지는 않았다. 단지 긁힌 척을 할 뿐.
“그래도 태우그룹의 자금력이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진 않겠습니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벌써 30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봤다고 들었어요. 1년이면 3조가 넘는 적자를 볼 수 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그 소문이 벌써 샤롯그룹에게까지 퍼졌습니까? 정보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담당자들의 교육을 다시 시켜야겠습니다.”
“소문이 사실이란 얘기군요. 허허, 아무리 태우그룹이 자금 상황이 좋다고 해도 매년 3조 원에 달하는 적자는 적은 금액이 아닐 텐데요.”
날 놀리는 데 재미가 들린 진효균 회장.
나는 그의 장단에 맞춰 열심히 맞장구를 쳐 주었다.
“적지 않은 금액이긴 하지만, 제 자존심이 걸린 일이니 물러설 수가 없습니다. 3조 원이 안 되면 5조 원을, 그래도 부족하면 태우그룹의 유보금을 전부 쏟아부을 생각도 있습니다.”
“정말 진심이군요. 실패로 기록되기 싫어서인가요?”
“지금까지 제가 진행한 프로젝트는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돈을 쏟아부어서라도 실패를 성공을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
진호균 회장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만약 누구라도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한다면, 돈으로 찍어 눌러 버리겠다는 내 진심을 읽은 그였다.
내 진심을 느꼈음에도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어 하는 진호균 회장이었고.
그는 헛기침과 함께 만약이라는 가정을 붙여 질문을 던졌다.
“···만약 대형 유통사가 로켓을 저격해서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한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모든 방법을 다 사용해 치킨 게임의 승자가 될 생각입니다. 돈은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다른 유통사와 손을 잡고서라도 포기하게 만들 겁니다.”
“나에게 경고를 하는 겐가?”
“제가 어떻게 진 회장님에게 경고를 하겠습니까? 그저 제가 진심으로 이번 사업에 임하고 있음을 알아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내가 너무 공격적으로 말을 했나?
예전의 말투로 돌아온 진호균 회장이었다.
하지만 노련한 기업가답게 얼른 가면을 다시 썼다.
“할아버지와 성격이 똑같군요. 김태중 회장도 독불장군 같은 성격으로 태우그룹을 이만큼이나 성장시켰죠. 자신을 가로막는 건 무엇이든지 치워 버리는 과감함도 할아버지에게 잘 배웠군요.”
“좋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샤롯그룹은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 당분간은 진출할 생각이 없어요. 하지만 샤롯마트와 백화점이 언젠가는 온라인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샤롯그룹을 적으로 돌릴 생각인가요?”
시장 전체를 독점할 생각은 없었다.
단지 서로의 구역을 명확히 하기만 하면 되었고, 당연히 태우그룹이 차지하는 구역이 더 넓어지길 바랄 뿐이었다.
“제가 어떻게 샤롯그룹의 일에 간섭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저는 적을 많이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로켓을 저격하는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는 한 샤롯그룹과는 적이 될 일은 없습니다.”
“우리야 그렇지만 뉴월드그룹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군요. 아마 가만히 있진 않을 거예요.”
나를 걱정하는 듯이 말하지만.
실상은 태우그룹과 뉴월드그룹이 싸우기를 바라는 진호균 회장이었다.
우리가 싸움을 하면 어부지리로 유통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겠지.
물론 뉴월드그룹이 우리를 저격하고 나선다면 피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샤롯그룹이 한국 유통시장을 장악하는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생각 또한 없었다.
“뉴월드그룹과도 조만간 자리를 가지기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돌아다니며 경고를 하는군요. 허허, 태우그룹이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썰어야 할 텐데 어느 그룹이 무가 될지 궁금하군요.”
진호균 회장이 완전히 물러섰다.
샤롯그룹은 결코 이번 치킨 게임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어렵게 시간을 내서 진호균 회장과 만남을 가진 보람이 있었다.
한국 유통시장의 2위인 샤롯그룹만 빠져도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기에.
* * *
일주일 후.
한 사장이 오전부터 나를 찾아왔다.
“뉴월드그룹과도 이야기를 잘 끝내셨습니까?”
“아주 잘 마무리했어요. 샤롯그룹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적으로 돌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더군요.”
뉴월드그룹과 어제저녁 만남을 가졌고.
진호균 회장과 거의 비슷한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왔다.
“한국 유통시장 1, 2위가 발을 뺐으니 이제 딱히 로켓을 견제할 그룹은 없겠습니다.”
“혹시 모르죠. 다른 유통 회사가 견제를 들어올지.”
“그런 일이 생기면, 샤롯과 뉴월드그룹이 뒤로 빠진 이유를 똑똑히 알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겠죠. 이제 한 명의 회장님만 더 만나면 큰 일정은 끝나는군요.”
“현재자동차 장경준 회장과의 일정이 내일로 잡혀 있습니다.”
현재자동차 그룹은 유통시장과 큰 관련이 없었다.
그를 만나는 이유는 유통시장이 아닌 전기차 시장 관련 협의를 하기 위함이었다.
목적은 얼추 비슷했다. 전기차 사업을 견제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 전달이 목적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