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17)
독식하는 재벌 3세-317화(317/518)
317. 기다림 끝에 (1)
꼬박 이틀 동안 스티브와 아이디어 회의를 가졌다.
내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하나도 남김없이 뽑아 먹을 생각이었는지 마치 고문하듯 나를 닦달한 스티브였다.
“아쉽군. 아이디어 회의를 최소 일주일은 더 진행하고 싶은데, 김 회장이나 나나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다음에 미국에 오면 아이디어 회의를 더 진행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차라리 내가 한국으로 가겠네. 올해가 가기 전에 한국을 한번 방문하도록 하지.”
무서운 말을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스티브였다.
그가 밖으로 나가자 기다리고 있던 데이비드가 얼른 안으로 들어왔다.
“살아 계십니까? 시원한 아메리카노 가지고 왔어요. 어서 목 안으로 때려 부으세요.”
“아메리카노가 무슨 만병통치약인 줄 아세요? 피곤해 죽겠는데 커피를 왜 마셔요. 그냥 좀 쉬게 두면 안 될까요?”
“술 마시는 것보다 커피를 마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후우!”
입김을 부는 데이비드.
강력한 알콜 냄새가 순식간에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지금까지 술을 마시다가 온 겁니까?”
“여당 정치인들과 마시고 왔습니다. GM도 애플과 협업을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제대로 먹힌 것 같습니다. 전기차 보조금을 7,500달러까지 지급해 줄 수 있다고 구두 약속을 받아 냈습니다.”
7,500달러면 1,000만 원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이었다.
차량 가격이 보통 5천만 원을 한다고 치면, 1/5을 국고로 지원받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발표되면, 애플카의 인기가 또 한 번 날아오르겠군요.”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조금 비싸긴 하지만, 보조금을 받으면 오히려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돌풍을 넘어 광풍이 불게 됩니다!”
배터리 가격 때문에 전기차는 비쌀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에서 지원을 해 준다면, 가격 경쟁력에서 오히려 앞서게 된다.
“애플카가 정식으로 출시되기 전에 미국 정부에서 보조금 지급 법안을 발표해야 합니다. 가능하겠어요?”
“이미 팔부능선을 넘은 상황입니다. 지금 같은 인기가 유지만 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계속해서 여러 사람에게 기름칠을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로비를 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정부와 정치권에 이미 약속을 받아 두었지만, 언제 말을 바꿔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 정치인이었다.
그렇기에 로비를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었고.
데이비드가 열심히 술을 마시며 돌아다닐수록 보조금 법안이 빠르게 통과될 수 있었다.
“유럽에서는 어떻습니까?”
“가장 환경에 신경을 많이 쓰는 프랑스와 독일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소 6천 유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6천 유로면 900만 원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이었다.
미국 정부와 비교하면, 100만 원 정도 차이가 나긴 했지만 이게 어디인가?
“유로 전체가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움직여 주세요.”
“EU를 상대로 로비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사실 먼저 환경 문제를 꺼낸 곳이 EU 아니겠습니까? 자신들이 먼저 나선 상황에서 미국이 보조금을 지급하면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보조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탄소세 이야기를 꺼내고 있는 EU였다.
자신들의 목소리에 힘을 싣기 위해서라도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중국만 진출하면 되겠군요.”
“중국 시장이 사실 가장 돈이 되는 곳입니다. 그런데 중국 쪽과 이야기를 해 보니 다른 곳과 전혀 다른 방식의 보조금 지급을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태우그룹은 중국 쪽에도 많은 인맥을 보유하고 있었고.
당연히 전기차 진출을 위해 중국 정부와 긴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중국은 생각 외로 전기차에 호의적이었고, 대규모 보조금 지급을 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었다.
“다른 방식으로 보조금을 어떻게 지급하겠다는 거죠?”
“미국이나 유럽은 전기차를 구매하는 사람에게 보조금을 지급한다면, 중국은 전기차를 생산하는 회사에 지급하겠다고 합니다.”
“회사가 보조금을 지급받고 그만큼 저렴하게 전기차를 출시하라는 뜻이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런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간단했다.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겠다는 목적이었다.
“전기차 공장을 중국에 지으라는 뜻이군요.”
“태우그룹과 GM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공장을 이용하면 되긴 합니다. 중국 고객이 얼마나 애플카를 구입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확실히 중국에 판매하기엔 애플카가 비싸긴 하죠.”
중국의 1인당 GDP는 이제 2,400달러에 달했다.
한국은 2만 달러가 넘었으니 1/10에 불과했다.
하지만 인구수가 워낙 많았기에 애플카를 살 만한 경제 여건을 지닌 사람만 놓고 따져 보면 오히려 한국보다 더 많은 숫자였다.
“새로운 공장을 인수해서라도 중국에 많은 양의 애플카를 풀어야 합니다.”
“공장을 인수하고 생산하는 건 문제가 없지만, 악성 재고로 남지 않겠습니까?”
“재고가 남으면, 다른 지역에 판매하면 그만이죠. 그리고 중국 정부의 체면을 살려 주려면 새로운 공장을 증축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야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지갑을 열겠죠.”
회귀 전에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압도적이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중국이 차지할 정도로 전기차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곳이 중국이었다.
그리고 아이폰 판매량 또한 마찬가지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아이폰이 팔린 나라가 중국이었다.
중국의 애플 사랑은 남달랐으니 애플카란 이름을 달고 출시하는 전기차 또한 사랑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중국에 전기차 공장을 짓게 된다면, 기술 유출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상관없어요. 아무리 비슷하게 따라 만든다고 하더라도 브랜드 이미지까지 카피할 수는 없으니까요.”
중국 시장은 양날의 검이었다.
14억 명이나 되는 엄청난 인구를 가졌기에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기술 유출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시장이기도 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가짜가 진짜를 이길 수 없으니까.
“그럼 중국 자동차 공장을 인수하고, 기존 공장을 증축하는 형태로 생산량을 맞춰 보겠습니다.”
“재고가 쌓이면 다른 국가에 판매하면 되니 걱정 말고 규모를 확실히 키우세요.”
“오케이! 그럼 이제 다음 스케줄 가셔야죠? 다이먼이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어요.”
“이동하는 동안 좀 쉴 수 있겠군요.”
* * *
CITI 그룹 본사 회장실에서 다이먼이 기다리고 있었다.
회장실에 도착하고 문이 닫히자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네는 다이먼이었다.
“애플카 반응이 정말 좋습니다! 태우그룹의 주가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고, 애플이 또 한 번의 혁신을 만들어 냈다는 기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출시까지 아직 두 달 정도가 남았어요. 그때까지 지금의 분위기를 잘 유지하는 게 관건이죠.”
“두 달이면 그리 긴 시간도 아닙니다. 그리고 CITI 그룹 본사와 핀테크 은행에 대규모 전기차 충전시설을 짓기로 했습니다.”
다이먼은 마치 자기 일처럼 좋아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핀테크 은행은 SAVE 투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애플의 지분을 이관받았기에 애플의 주주이기도 했다.
“지금 당장 애플카가 많이 팔리지 않는다고 해도 조만간 전기차의 시대가 올 테니 지금부터 충전시설을 설치해도 손해 볼 일은 없죠.”
“GM에서도 애플과 협업을 통해 애플카를 만든다는 소문이 돌던데 사실입니까? 그 소문 덕분에 GM의 주가가 며칠 사이에 크게 올랐습니다. 덕분에 버크셔와 우리가 나름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GM의 대주주는 태우, 핀테크 은행 그리고 버크셔 해서웨이였다.
최저점에서 주식을 사들인 우리였고, 애플카 소문으로 인해 GM의 주가가 30% 이상 상승했기에 큰 이득을 보고 있었다.
“조만간 GM과 애플에서 대형 SUV 형태의 애플카를 만든다고 발표를 할 겁니다. 그러니 그냥 떠도는 소문은 아니죠.”
“그러면 GM의 주식이 또 한 번 치솟겠습니다. 뭐 그런다고 누적 적자를 다 해결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큰 도움이 되긴 하겠습니다.”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죠. 애플카를 출시해 실제로 매출을 올려야 GM의 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죠.”
“어쨌든 저는 회장님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고 따르기로 다시 한번 결심했습니다. 세상 누가 자동차 업계와 휴대폰 업계가 협업을 통해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칭찬은 그쯤 하면 충분해요. 그보다 난 GM의 주가보다 비트코인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궁금하군요.”
바쁜 와중에도 다이먼을 만나고자 한 이유가 바로 비트코인이었다.
시중 은행 중에 유일하게 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한 은행이 핀테크 은행이었고, 이제 슬슬 비트코인 가격이 형성될 때가 되었다.
“확실히 가격이 예전보다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어제 자 기준으로 2달러 조금 넘는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벌써 2달러 선을 돌파했나요? 생각보다 빠르군요.”
“태우그룹 덕분 아니겠습니까? 게임 플랫폼에서 비트코인을 통해 아이템 거래가 가능하고, 음원, OTT 등에서도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으니 사용자가 꽤 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회귀 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다.
그때는 아직 비트코인 가격이 1달러는커녕 25센트도 안 되었었다.
하지만 내가 개입함으로써 비트코인 가격은 4배가 넘게 상승했고, 계속해서 빠르게 상승하는 중이었다.
“비트코인이 돈이 된다는 걸 깨닫는 사람이 나오기 시작했군요.”
“아직은 그 숫자가 많지 않긴 합니다. 그래도 취미 삼아 개인 컴퓨터로 비트코인 채굴을 하는 사람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미 삼아 채굴한 비트코인이 당첨된 복권이라는 걸 알게 될 때가 올 겁니다.”
“그런데 가만히 비트코인을 들고만 있어도 되겠습니까? 조금씩 수익을 실현하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30%만 매도해도 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비트코인의 가격이 드디어 형성되었다.
그동안 아무런 이득도 보지 못하고 비트코인 거래소를 운영했던 다이먼의 입장에서는 수익을 실현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왜 가르려고 합니까? 지금 팔아 봐야 비트코인 한 개당 겨우 2달러 정도에 불과해요.”
“회장님이 보시기에 비트코인 가격이 얼마까지 오른다고 보십니까?”
“최소 3만 달러는 넘지 않겠어요?”
“···3달러가 아니고 3만 달러나 말씀이십니까? 지금보다 가격이 만 배는 더 올라야 가능합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저도 예상은 하고 있지만, 그렇게나 오르기야 하겠습니까?”
나는 미소를 지었다.
회귀 전, 비트코인의 가격이 3만 달러가 넘는 걸 내 눈으로 보고 왔기에 가능한 미소였다.
“IT 버블이 그렇게 오를 거라고 누가 예상했죠? 미국 부동산 시장이 그렇게 높아질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어요?”
“비트코인도 IT나 부동산처럼 광풍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보십니까?”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죠.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선 비트코인의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어요.”
모든 금융 투자 상품은 신뢰도가 생명이었다.
어떻게 보면 비트코인 또한 금융 상품에 가까웠기에 신뢰도를 높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