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21)
독식하는 재벌 3세-321화(321/518)
321. 기다림 끝에 (5)
다음 날 오전 6시.
나스닥 장이 마감되는 시간에 맞춰 출근을 했고.
태우증권 사무실에서 밤을 새운 한정훈 사장이 회장실로 곧장 달려왔다.
“24달러에 마감했습니다. 하루 사이에 무려 40%나 상승했습니다. 한때나마 25달러 선도 돌파했었습니다.”
“이 기세는 당분간 이어질 겁니다. 그나저나 테슬라에서 주식을 몇 주나 매각했죠?”
“1,100만 주 이상을 매각했고, 그중 머스크가 던진 140만 주를 핀테크 은행에서 고스란히 받아먹었습니다. 그리고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100만 주 이상을 추가 매입했습니다.”
테슬라 상장을 막지 않은 이유.
테슬라 지분을 올릴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으니 막을 필요가 전혀 없었다.
상장 전에 지분율을 올리는 것이 가장 좋았겠지만, 이미 한계치까지 보유한 상태였기에 상장한 주식을 지금 사들이는 것이 그나마 가장 저렴하게 지분을 올리는 방법이었다.
“우리가 보유한 지분이 60% 정도는 되겠군요.”
“60%가 조금 넘습니다. 핀테크, 태우그룹, 페이커 컴퍼니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분할 매입했기에 지분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더 이상 주식을 사들이지 마세요. 시장에 어느 정도는 주식이 풀려야 가격 변동이 생기지 않겠어요?”
다른 이유도 있었다.
태우그룹과 핀테크 은행의 자금력에도 사실 한계가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글로벌 기업을 연이어 잡아먹었고, 규모가 큰 사업에 계속해서 투자하느라 마르지 않을 것 같았던 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테슬라의 기업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곤 하지만, 한 바구니에 달걀을 많이 담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강철로 만든 달걀이라 깨질 위험은 없어요. 지금 더 지분을 인수하면 오히려 주가 상승에 방해가 될까 그만두는 거죠.”
“지금 주가만으로도 투자금 대비 최소 2배의 수익은 올리셨습니다.”
“고작 2배 장사를 하려고 그렇게 투자를 했겠어요? 최소 100배 이상은 남겨 먹어야 괜찮은 장사를 했다고 할 수 있죠.”
“테슬라 주가가 지금보다 50배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보는 게 아니라 이미 보고 왔다.
물론 애플카의 등장으로 주가 상승폭이 회귀 전보다 낮아질 수는 있겠지만.
절반이 낮아진다고 해도 지금의 주가보다 50배 이상은 상승할 수 있었다.
“이제 테슬라 일은 신경 끄고 태우그룹에 집중하세요. 애플카 출시가 3달도 남지 않았어요.”
“태우증권에서 애플카 관련 금융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단번에 테슬라에 대한 생각을 지워 버렸다.
태우그룹에 산적한 문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한 달도 지나기 전에 다시 테슬라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 * *
테슬라가 상장을 하고 한 달쯤 후.
연락도 없이 데이비드가 한국으로 들어왔고, 나와 한 사장은 강 대위의 사무실에서 그를 환영했다.
“갑자기 어쩐 일이에요?”
“회장님 얼굴도 볼 겸 해서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겸사겸사라는 거군요. 제 얼굴은 충분히 봤으니 본론을 꺼내 보세요.”
“공매도 세력이 테슬라를 노리고 있다는 정보를 확보했습니다.”
데이비드가 괜히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테슬라 주가가 떨어지면, 내가 가진 지분의 가치도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 가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찬물을 뿌리는 일이 되기도 하는 일이었다.
“공매도를 주도하는 사람이 누구죠?”
“월가에서 공매도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제임스 카노스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와 동조하는 헤지펀드도 상당합니다. 리먼 사태로 돈을 잃은 세력들이 이번에 대대적으로 움직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제임스 카노스에 대한 이야기는 나도 들은 적이 있었다.
그가 선택한 종목은 무조건 하락한다는 이야기가 월가에 퍼져 있었기에 모를 수가 없는 이름이었다.
“예상 공매도 규모는 얼마나 되죠?”
“최소 300억 달러에서 최대 1,000억 달러를 움직일 수 있다고 분석됩니다.”
“100조 원이 넘는 금액으로 테슬라를 때린다는 거군요. 방어하기 쉽지 않겠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한 사장이 계산기를 두들겼고.
그는 빠르게 계산을 끝내고는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핀테크 은행과 태우그룹의 자본을 전부 사용한다면 방어가 가능하긴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지금 진행 중인 많은 사업을 철수해야 합니다.”
“카노스가 혹시 전기차 시장 전체에 공매도를 칠 준비를 하나요? 테슬라에 이어 태우자동차와 카이자동차도 노리고 있나요?”
“목표는 오직 테슬라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태우와 카이 자동차의 경우 애플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고, 태우그룹의 튼튼한 자본력을 알고 있기에 공매도에서 제외한 것 같습니다.”
괜히 공매도의 제왕이라 불린 게 아니었다.
승리할 수 있는 싸움에만 주먹을 날렸기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카노스였다.
“테슬라가 태우그룹과 관계가 있다는 걸 모르진 않을 건데 그런 결정을 했다니 이상하군요.”
“태우그룹과의 연결고리가 약하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빅쇼트가 발생하면 태우그룹이 테슬라를 돕지 않는다는 걸 전제하에 공매도를 진행하겠다는 거군요.”
카노스의 생각은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태우그룹은 현재 돈이 말라 있는 상태였고, 100조 원이 넘는 공매도를 막아 낼 자금이 부족한 상태였다.
물론 그룹의 자산을 담보로 맡겨 대출을 받거나.
계열사나 사업부를 매각해서 자금을 마련할 수 있긴 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진 않았다.
그러니 카노스는 태우그룹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테슬라를 공격한다고 봐야 했다.
“공매도가 언제쯤 시작될 것 같나요?”
“조만간 월가 전체에 소문이 퍼질 듯합니다. 그렇게 되면 돈 냄새를 맡은 하이에나들이 개떼처럼 모여듭니다. 늦어도 이번 달 중순부터 공매도 작전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간이 보름이나 남았군요.”
“보름밖에 남지 않은 것이 아닙니까? 공매도를 막으려면 최소 5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야만 합니다. 그런 거금을 보름 만에 구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불안해하는 데이비드와 한 사장.
나는 그들을 보며 방긋 웃어 보였다.
“공매도에서 이기는 방법은 간단해요. 테슬라의 전기차가 출시되고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공매도 세력은 패배하게 되는 거죠.”
“그 기간 동안 공매도 세력을 방어해야 합니다.”
“완벽하게 방어할 필요도 없어요. 모든 스포츠 경기가 그렇듯 주식 시장도 치열하게 다퉈야 관심을 많이 받기 마련이죠.”
공매도가 시작되면 지금보다 몇 배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물론 압도적으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관심도가 높은 만큼 회생 불가의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선에서 방어를 해내고 조금이나마 역공을 가한다면?
응원을 보내오는 팬층이 생기게 되고, 전기차가 출시되는 연말까지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도 있었다.
“완벽하게 방어할 필요가 없으시다고 했지만, 어느 정도까지 방어를 하려고 해도 최소 수백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합니다. 테슬라 자체적으로 그런 규모의 돈을 수급하기란 어렵고, 태우그룹도 도움을 주기 어렵습니다.”
“그럼 동맹군을 한 명 더 섭외하면 그만입니다.”
“버크셔나 퀀텀펀드에게 도움을 요청하실 계획이십니까? 하지만 그 두 곳이 동맹군으로 들어온다고 해도 부족합니다.”
“두 곳이나 동맹을 요청할 필요는 없어요. 딱 한 곳만 동맹군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면, 월가의 공매도 세력을 한 방 먹일 수 있으니까요.”
나는 계속해서 미소를 짓고 있었고.
내가 뭘 믿고 이렇게 자신만만해하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데이비드와 한 사장이었다.
굳이 설명을 해 줄 필요는 없었다.
일주일만 지나도 절로 알게 될 테니까.
* * *
이틀 후.
한 사장이 다급히 회장실로 달려 들어왔다.
“회장님이 말한 동맹군이 어디인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사우디의 국부 펀드 아닙니까?”
“사우디 국부 펀드에서 연락이 왔나 보군요.”
“내일 한국으로 입국을 하고, 태우증권과 협업을 진행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혹시 먼저 연락을 받으셨습니까.”
“사우디 왕족 한 명에게 귀띔을 들었죠. 생각보다 일찍 한국으로 들어오는군요.”
바보 같은 해맑은 미소를 짓는 한 사장.
그러다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소파에 털썩 앉았다.
“월가의 투자회사나 펀드만을 생각했습니다. 설마 사우디 국부 펀드를 이용하실 줄은 예상도 못 했습니다.”
“아직 좋아하긴 일러요. 국부 펀드가 태우그룹과 함께 투자를 진행하는 건 맞지만, 이번 투자는 맛보기로 진행한다고 하더군요.”
“맛보기라고 하시면, 투자 금액이 얼마 안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사우디의 스케일을 보면 맛보기라고 해도 꽤 큰 규모가 되긴 하겠지만, 공매도 세력을 방어할 정도의 금액까지 되려면 맛보기가 아니라 적극 투자로 기조를 바꿔야만 가능하죠.”
내가 기억하는 사우디 국부 펀드의 규모는 약 6천억 달러.
한국 돈으로 대략 780조 원이 넘는 규모였다.
하지만 사우디의 국부 펀드가 거대해진 건 빈 살만이 왕세자가 된 후의 일이었다.
그래도 최소 천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운용하고 있을 사우디 국부 펀드였기에 그들을 제대로 회유만 할 수 있다면 공매도를 충분히 막아 낼 수는 있었다.
“회장님이 사우디 왕실과 인연이 깊다고 알고 있습니다. 인맥을 이용해 보심이 어떠십니까?”
“우선은 만남을 가져 보고, 정 안 되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겠죠.”
우리는 사우디 국부 펀드를 회유하기 위해 24시간 작전 회의에 돌입했다.
전기차 시장의 미래, 테슬라의 기업 가치,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 급증, 등.
다양한 방법을 연구했고, 얼추 회의가 끝날 무렵 사우디 국부 펀드 관계자들이 태우그룹 본사를 방문했다.
“회장님, 정문으로 사우디 국부 펀드 관계자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다리는 건 결례죠. 지금 내려가겠습니다.”
한 사장을 대동하고 정문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몇 분 뒤 사우디 국부 펀드 관계자들이 우르르 정문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사우디 전통 복장이 아닌 검은 정장.
한 손에는 서류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은 꼭 월가의 뱅커들과 닮아 있었다.
사우디의 발전을 바라는 왕족과 달리 최대한 수익을 뽑아내야 하는 펀드 관계자들이었기에 월가의 냄새가 진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태우그룹 회장 김민재입니다.”
“이야기는 많이 전해 들었습니다. 사우디 국부 펀드 해외 투자를 맡고 있는 부대표 파이드입니다.”
파이드 부대표와 눈을 맞추며 악수를 나눴다.
그의 상세정보를 알아내기 위한 행동이었고, 그가 사우디 왕족의 방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파이드 왕자.
상세 정보에 나와 있는 그의 정보였지만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사우디의 경우에는 방계라고 할지라도 왕자, 공주 호칭이 붙었고, 왕자만 해도 7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협업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 두었습니다.”
“김민재 회장님의 투자 실력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기대가 매우 큽니다.”
당당하게 앞서 걸어가는 파이드 왕자.
나는 뒤에서 잠시 그를 바라봤다.
어떻게 구워삶아야 할지 생각하기 위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