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23)
독식하는 재벌 3세-323화(323/518)
323. 버티면 이기는 싸움 (2)
헤지펀드 카니코스.
공매도의 제왕이라 불리는 카노스가 창립한 회사이자 월가에서 손꼽히는 헤지펀드였다.
그리고 이번 테슬라 공매도 작전의 중심을 잡고 있는 회사기도 했고, 공매도 세력의 작전 회의 장소로도 사용되고 있었다.
“카노스 대표님! 어떻게 된 일입니까! 테슬라는 방어 능력이 전무하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왜 사우디 국부 펀드가 움직이고 있는 겁니까?”
“예상치 못했던 일이긴 합니다. 사우디 쪽에서 요즘 여러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테슬라의 지분에도 관심이 있는 줄은 몰랐군요.”
“너무 여유 부리시는 것 아니십니까? 사우디에서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도 거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기차 시장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고, 테슬라 지분 인수도 계속해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헤지펀드 대표들은 불안감에 잠식되어 있었다.
토끼나 잡을 생각으로 참여했던 사냥이 알고 보니 코끼리를 잡아야 하는 사냥으로 바뀌어 있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사우디 국부 펀드가 모든 돈을 쏟아붓는다고 해도 우리가 승리하게 되어있어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사우디 국부 펀드가 자금을 총동원하면, 우리가 보유한 자금보다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사우디 국부 펀드가 제정신이면 여기서 더 자금을 투입하겠습니까? 뭐 투입한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승패는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게임이니까요.”
“우리가 승리한다는 말씀이십니까?”
미소를 짓는 카노스.
그는 세계 여러 자동차 회사의 수익 구조 자료를 꺼내 헤지펀드 대표들에게 보여 주었다.
“테슬라는 절대 수익이 날 수가 없는 구조예요.”
“이번에 출시되는 전기차가 꽤 잘 뽑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면 흑자를 기록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솔직히 저는 테슬라의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성능을 내지 못할 거라고 봅니다. 뭐 기적적으로 비슷한 성능을 낸다고 한들 흑자는 절대 불가능해요. 자동차 시장은 그 어떤 시장보다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시장이죠.”
카노스가 이렇게 말해도 여전히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이었고.
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한 가지 지표를 더 꺼내 들었다.
“자동차 시장에서 흑자를 보려면 최소 1년에 100만 대 이상을 판매해야 수익 실현이 가능합니다.”
“국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태우그룹과 인프라를 공유하면, 100만 대를 판매하지 않더라도 수익을 실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해도 절반인 50만 대는 판매해야 적자를 면할 수 있어요. 그런데 테슬라가 보유한 공장으로는 단기간에 50만 대를 생산할 수조차 없어요.”
카노스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동차 시장의 특성상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영업이익이 늘어나기 마련이었고, 테슬라의 인프라가 영업이익을 보기 위해선 최소 10년은 더 필요해 보였다.
“전기차가 출시되기만 하면 개인 투자자들도 테슬라의 상황을 깨닫게 될 거란 말씀이시군요.”
“그러니 장기전으로 간다고 한들 그렇게 나쁘진 않아요. 물론 단기전으로 끝내는 게 더 깔끔하긴 하지만, 사우디 국부 펀드라는 변수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것뿐이죠.”
“그럼 이제 뭘 하면 되겠습니까?”
“가격이 더 높게 올라가지 못하도록만 견제를 하면 되겠죠. 사우디 국부 펀드에서 받아먹는 양만큼 풀도록 하죠.”
카노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우디 국부 펀드가 아무리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그들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펀드에 불과했고, 자신들은 월가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투자자였다.
월가가 고작 사우디 국부 펀드에 패배하겠는가?
그리고 변수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사우디 국부 펀드의 자금까지 뺏어 올 수 있는 더 좋은 기회일 수도 있었다.
* * *
전기차 출시까지 20일이 남았다.
여전히 인터넷 예약 사이트를 통해 많은 예약이 들어오고 있었고, 이미 생산된 전기차는 각 나라로 운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신경 쓸 부분이 많았기에.
한 사장과 기획실장을 불러 회의를 진행했다.
“이제 슬슬 허수가 빠질 때가 되었군요. 예약 취소 건수가 얼마나 됩니까?”
“아직까지 예약 취소는 그다지 없습니다. 오히려 일찍 예약 구매를 한 사람이 자신의 번호를 웃돈을 받고 파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파트 분양권을 파는 건 들어 봤어도 자동차 예약 순위를 판매하는 건 처음 들어 보는군요.”
수요가 많으면 편법이 난무하는 법이긴 했다.
수요와 공급이 평행을 이루면 사라질 일이었기에 따로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었다.
“전기차 충전소 설치도 70% 이상 마무리되었습니다. 미국의 경우엔 아람코가 적극 지원을 해서 그런지 85% 이상 진행되었습니다.”
“미국의 주요 도시의 경우에만 그렇겠죠. 외곽 지역은 아직 전기차를 사용하기엔 인프라가 부족할 겁니다.”
“개인용 전기차 충전기 보급을 앞당기도록 하겠습니다.”
애플카의 경우엔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애플카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맡은 테슬라였다.
“테슬라 공매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죠?”
“공매도 세력이 무슨 생각인지 소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고 있고, 오히려 방어를 해야 할 사우디 국부 펀드가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상장했을 때만큼 주식이 오르진 않았지만, 27달러 선에서 횡보하고 있습니다.”
상장 첫날 24달러로 시작한 테슬라였다.
그런데 공매도 세력이 붙었음에도 떨어지긴커녕 3달러가 더 올라 27달러까지 상승해 버렸다.
“한 사장님, 공매도 세력이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셨나요?”
“월가에 있는 정보원을 통해 알아보니 테슬라가 출시되면 주가가 알아서 떨어질 거라 예상하고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합니다.”
공매도 세력도 장기전을 바라고 있다니.
일정 부분 이해가 가는 전략이긴 했다.
테슬라는 초반 몇 년 동안은 흑자를 보기 어려운 구조였으니까.
“남은 총알을 전기차 출시일에 맞춰 쏟아 낼 생각인가 보군요.”
“출시일 전까진 소규모 전투만 이어질 것 같습니다.”
“언론에 나와서 부정적인 뉘앙스로 테슬라를 공격하면서 시간을 끌겠군요. 전기차 출시 전까지 그냥 두고 보면 되겠어요.”
생각보다 화끈한 전투가 일어나지 않았다.
공매도의 제왕 vs 사우디 국부 펀드.
세기의 매치업이었기에 지금까지 없었던 돈과 돈의 싸움이 벌어질 줄 알았더니 미지근하기만 했다.
물론 20일이 지나고 전기차가 출시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공매도 세력은 모든 자금을 동원해서라도 테슬라를 공격할 터.
최소한 손해라도 보지 않고 수익 실현을 하기 위해서라면 총공세를 가해야만 했다.
그런데 공매도 세력의 뜻대로 될까?
사우디 국부 펀드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기다리고 있으니 수익실현은 결코 쉽지 않을 터였다.
* * *
전기차 출시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전기차와 상관없는 계열사는 평소와 같이 업무를 보고 있었지만, 본사에 속한 직원들은 24시간 회사에 살다시피 하고 있었다.
보안팀도 마찬가지였다.
보안 문제가 아니더라도 갑작스러운 트래픽 증가로 인한 사이트 마비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교대 근무를 하고 있었다.
“다들 고생이 많네요. 커피라도 한 잔 하세요.”
그런 보안팀 직원을 위해 할 핀니 교수가 직접 커피를 사 들고 들어왔다.
대학교 교수직을 맡고 있을뿐더러 여러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인 할 핀니 교수가 늦은 시간 찾아오자 직원들은 감격한 표정으로 그를 맞이했다.
“교수님이 이 시간에 어쩐 일이십니까?”
“늙으면 잠이 없어지더군요. 커피는 나중에 마시고, 우선은 쪽잠이라도 좀 자고 오세요.”
“아닙니다!”
“허허, 괜찮아요. 1~2시간 자리를 비운다고 해서 우리 보안 시스템이 뚫릴 일은 없어요.”
할 핀니 교수가 직원들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그 순간, 보안팀 모니터에 붉은 경고등과 함께 삐-!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해킹이 감지되었습니다!”
“또 심심한 해커가 태우그룹 방화벽을 건드리나 보군요.”
“이번 해킹은 조금 다릅니다. 벌써 1차 방화벽이 뚫렸습니다.”
“나도 한 손 거들어야겠군요. 2차 암호화 방화벽까지 뚫을 수 있는지 어디 봅시다.”
할 핀니 교수를 중심으로 해킹 방어에 들어갔고.
무려 3시간이 넘게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는 해킹을 모조리 막아 낸 보안팀이었다.
“벌써 끝인가요? 오랜만에 재미 좀 보려고 했더니 너무 싱겁게 끝났군요.”
“그래도 2차 방화벽을 거의 뚫을 뻔한 최초의 해킹 시도였습니다.”
“2차를 뚫어도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태우그룹 방화벽은 5차까지 있으니까요.”
식은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보안팀이었고.
그들은 마치 재미난 게임을 즐긴 사람처럼 행복해 보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것보다 해킹을 방어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즐거운 그들이었다.
* * *
다음 날.
출근과 동시에 기획실장이 아주 재미난 보고를 해 왔다.
“어젯밤에 태우그룹 본사 네트워크를 해킹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혹시 뚫리진 않았죠?”
“마침 할 핀니 교수님이 보안팀에 있었기에 아주 쉽게 막아 냈다고 합니다.”
“실력이 별로인 해커가 공격을 했나 보군요.”
태우그룹은 1년에 최소 20번 넘게 해커의 공격을 받았다.
대부분이 재미 삼아 해킹을 하는 해커들이었기에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뛰어난 해커의 소행이라고 합니다. 태우그룹은 방어에 성공했지만, 우리를 제외한 24개 기업이 해킹을 당했다고 합니다.”
“평소에 보안 관리를 어떻게 했으면, 하룻밤 사이에 24개 기업이 털립니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태우그룹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긴 합니다.”
보안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 건 맞긴 했다만.
실상은 비트코인 개발진이 할 일이 없어 보안 시스템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논 덕분에 뛰어난 보안 시스템을 완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24개 기업이 털렸다는 정보는 어떻게 입수했나요? 기업들이 자신들이 털렸다고 자랑하고 다닌 건 아닐 텐데요.”
“해커들이 24개 업체의 정보를 중국 쪽으로 팔아넘기는 과정을 확보했습니다.”
한국은 아직 개인정보를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앨범만 봐도 이름, 주소, 심지어 주민등록 번호까지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있었으니까.
“뭐 우리야 피해를 보지 않았으니 신경 쓸 필요는 없죠.”
“그렇습니다. 이제 전기차 출시가 이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획실장이 태블릿을 꺼내 영상 하나를 재생했다.
엄청난 인파가 모여 마치 축제와도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영상이었다.
“어디서 축제라도 하는 겁니까?”
“태우자동차 LA 판매점에 모여 있는 인파입니다. 애플카를 먼저 받기 위해 이렇게 줄을 서고 있습니다.”
“어차피 순번대로 애플카를 판매하는데 줄을 서고 있다고요?”
“물량의 20% 정도는 선착순으로 판매하고 있기에 이렇게 줄을 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약 물량의 20%.
사실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었다.
고작해야 50대 미만일 터.
그런데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혹시 되팔이를 하려고 저러는 건 아니겠죠?”
“일부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줄을 서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 예약 순번도 돈을 받고 팔고 있는데 실물 애플카는 더 높은 돈을 받고 판매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점점 더 뜨거워지는 반응.
이틀 후, 애플카가 정식으로 출시되면 얼마나 폭발적인 반응이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