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26)
독식하는 재벌 3세-326화(326/518)
326. 버티면 이기는 싸움 (5)
공매도 세력은 참 빨리도 움직였다.
테슬라에 대한 공매도 철회를 각종 언론사에 알린 공매도 세력이었고.
미국 유명 신문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월가의 헤지 펀드 대표와 그들 앞에 당당히 서 있는 사우디 복장을 한 사내의 모습을 게재하였다.
“사우디 국부 펀드와 어떤 협상을 했는지 신문만 봐도 알 수 있겠군요.”
“공매도 세력이 저렴한 가격에 테슬라 주식을 사들이는 조건으로 무조건적인 항복을 선언한 것 같습니다. 신문사에서 1면을 이렇게 뽑은 것도 공매도 세력에서 부탁한 일이라고 합니다.”
월가의 사람은 명예보다 돈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니 자신들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더라도 손해를 줄이고자 했기에 신문사에 이런 사진을 투고한 것일 터였다.
“사진이 아주 잘 뽑혔네요. 너무 잘 뽑혀서 오히려 걱정이 될 정도예요. 괜히 미국 국민감정을 건드리진 않겠죠?”
“리먼 사태 이후 월가에 대한 미움이 자리하고 있는 미국 국민들입니다. 사우디 국부 펀드에 월가의 헤지 펀드가 무릎 꿇은 걸 오히려 좋아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리먼 사태로 미국 금융 시장은 아주 박살이 났다.
천문학적인 손해가 발생했고,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손해를 메꾸었다.
그런데 리먼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진 사람은 한 명도 없었으니 월가에 대한 증오가 생기는 건 당연했다.
“사우디 국부 펀드 입장에서는 대어를 잡았으니 광대가 승천하고 있겠어요.”
“안 그래도 오전에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비즈니스가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고 합니다.”
“모두가 행복하긴 한데. 이상하리만큼 공매도의 제왕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군요.”
“믿었던 헤지 펀드 대표들에게 배신을 당했으니 제정신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공매도의 제왕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그는 나와 마찬가지로 리먼 사태로 큰돈을 번 사람 중 한 명이었고.
이번 공매도에 실패를 하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현금 자산이 많이 남아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계속해서 카노스의 움직임을 주시하세요. 이렇게 당하고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니까요.”
“24시간 주시하고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보다 테슬라 주가가 최고점을 돌파했습니다. 이 속도라면 이번 달 내로 100달러 선을 넘을 듯 보입니다.”
엄청난 속도였다.
회귀 전에도 분명 테슬라는 높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긴 했었다.
하지만 가치를 인정받은 건 2020년 이후였고, 그전까지는 공매도 세력의 견제로 인해 20달러 정도의 주가로 10년 넘게 보내야만 했었다.
테슬라가 이렇게 달라진 건 오롯이 내가 개입했기 때문이었다.
공매도 세력과의 문제를 조기에 해결해 준 덕분에 테슬라는 일찍 날아오를 수 있었다.
사우디 국부 펀드라는 든든한 조력자까지 얻게 되었으니 여기서 더욱 높게 날아오르는 건 일도 아니었다.
“이러다가 태우자동차보다 테슬라 주가가 더 높게 오르겠군요.”
“태우와 카이 자동차의 주가도 상승하여 30만 원 선까지 올랐습니다. 아직 테슬라와 3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벌써 30만 원 선을 돌파했나요? 생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군요.”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었습니다. 그리고 중동 쪽 자본이 자동차 주식을 많이 사들이고 있습니다.”
사우디에 전기차 인프라 공사를 끝내 놓은 상황이었다.
그러니 중동 쪽에서 전기차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관심이 이어져 태우자동차 주식까지 사들이고 있었다.
“이제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상승하겠군요.”
“판매량이 줄지 않고 있기에 주가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습니다. 기세가 이어진다면 내년까지 주가가 50만 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삼진전자의 절반까지 따라왔군요.”
“금융 위기 이후 삼진전자의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80만 원 선이었던 주가가 올해는 100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룹 재계 순위는 태우그룹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단일 기업만 놓고 보면 삼진전자가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그 밑으로 태우전자, 태우반도체, 태우자동차 등이 뒤따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기차 시장만 장악할 수 있다면, 삼진전자를 뛰어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죠.”
“자동차 회사와 전자 회사의 매출 규모가 많이 차이가 납니다. 차라리 태우전자를 키워 삼진전자를 넘어서는 것이 더 빠르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태우전자도 삼진전자를 뛰어넘어야죠. 최소 5개 이상의 계열사가 삼진전자보다 높은 주가를 보유하게 될 겁니다.”
계열사를 합병한다면 지금 당장도 가능한 일이긴 했다.
하지만 그런 꼼수를 사용하지 않고 삼진전자를 뛰어넘어야 의미가 있었고, 그러기 위해 앞으로도 쉬지 않고 달려 나가야만 했다.
“회장님이 마음먹으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몇 년 안에 그리될 거라 믿고 있습니다.”
“단순히 믿기만 하면 안 되죠. 태우증권도 그중 하나니까요.”
“안 그래도 펀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카드사 관련 이벤트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한 사장의 표정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이미 한국 펀드 1위 금융사가 태우증권이었으니 가능한 자신감이었다.
리먼 사태에서 유일하게 손해를 보지 않은 펀드가 태우증권이었기에 고객이 절로 모여들고 있기도 했다.
“잘하고 있군요. 그런데 강 대위와 검찰 쪽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나요?”
“승부 조작 관련 말씀이십니까? 우선 태우전자 게임단 소속 선수들부터 전수 조사에 들어갔고, 다행스럽게도 태우전자 소속 선수 중에는 가담자가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통장 조사, SNS 조사까지 전부 진행했지만 아무런 흔적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최소한 태우전자 게임단과는 승부 조작이 연관이 없었기에 마지막 명예는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다른 게임단 소속 프로게이머들은 어떤가요?”
“적극 가담자가 최소 3명 이상이고,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프로게이머는 5명이 넘습니다.”
“생각보다 인원이 많지는 않군요.”
“1차 조사에서 나온 인원에 불과합니다. 조금 더 파고들면 가담자를 더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천 팀장이 도움을 주겠다고 나섰다고 합니다.”
그 누구보다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이 천민정이었다.
특히나 E-스포츠를 사랑하다 못해 프레임 단위로 끊어서 보는 사람이 그녀였다.
“그런데 어떻게 도움을 준다는 거죠? 알고리즘을 만들어서 승부 조작 가담자를 찾기라도 하겠다는 건가요?”
“저도 자세한 건 듣지 못했지만, 승부 조작이 의심되는 경기를 추려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직접 들어서 이야기를 들어 봐야겠군요.”
“안 그래도 오늘 회장님에게 직접 보고를 하겠다고 본사로 찾아왔습니다.”
“지금 들어오라고 해 주세요.”
천민정이 수척한 얼굴로 안으로 들어왔다.
장례식장에서나 입을 법한 검은 상복과도 비슷한 옷까지 입고 있어서 그런지 더욱 슬퍼 보이는 그녀였다.
“천 팀장, 괜찮아요?”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거죠? 겨우 몇백만 원 벌려고 승부 조작에 가담하다니. 믿을 수가 없어요. 믿고 응원한 팬을 배신하는 행동이라는 걸 몰랐을까요?”
울먹거리며 말하는 천민정이었고.
배신감이 상당한지 주먹까지 꽉 쥐고 있었다.
“팬들을 배신한 선수들에게 법의 처벌을 받도록 해야죠. 그런데 어떤 방법으로 승부 조작이 일어난 게임을 구분할 수 있는 겁니까? 혹시 인공지능을 이용합니까?”
“게임에도 공식이 있어요. 상대가 1번 빌드를 사용하면 2번 빌드를 사용해 방어를 하는 식으로요. 프로게이머라면 당연히 이런 공식을 외우고 있어야 해요. 그리고 우리가 보유한 인공지능도 모든 빌드를 학습했고, 스스로 승리 가능성을 떨어트리는 선수의 경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어요.”
인공지능의 성능은 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모든 경기를 분석하는 게 가능할까?
“경기 숫자가 최소 수만 판은 될 텐데 그걸 벌써 인공지능이 다 분석했나요?”
“그럴 시간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기억하는 이상한 경기만 분석을 했고, 그중에서 승부 조작 가담 가능성이 높은 경기를 찾아낼 수 있었어요.”
“모든 경기를 다 기억하고 있었나요?”
“정식 경기는 물론이고 시범 경기와 이벤트 경기까지 다 기억하고 있어요. 제 기억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웬만한 팬은 다 기억하고 있어요.”
천민정은 관련 영상까지 틀어 보여 주었고.
그중에는 두 선수 다 승부 조작 제의를 받아 어떻게든 지려고 애쓰는 경기도 있었다.
자기 유닛을 죽이기도 하고, 일부로 불리한 빌드를 타기도 하는 선수들이었다.
“증거 자료를 제출하면, 검찰에서 선수는 물론이고 가족 계좌까지 조사해 확인을 해 줄 겁니다. 이제 이번 일에는 신경 쓰지 마세요. 괜히 마음만 더 다쳐요. 리그 오브 챔피언스에 더욱 집중하세요.”
“그렇게 할게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고 싶은 게 하나 더 있어요.”
“뭐든 말씀하세요.”
천민정의 아련한 목소리.
나는 그녀가 바라는 건 뭐든지 들어줄 준비를 한 채로 귀를 기울였다.
“스타크 프로 씬이 끝나도 선수들이 관련 업종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승부 조작범들에게 조작을 하지 않은 선수들이 잘사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요.”
“당연히 가능하죠. 위튜브에서 개인 방송이 가능하도록 해서 선수들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고, 소규모 대회도 지속적으로 열어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드리죠. 프로게이머 시절보다 오히려 몇 배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드리죠.”
“감사합니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항상 아이디어 회의를 하자고 조르던 그녀였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다른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은지 축 처진 어깨를 하고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천 팀장이 증거는 다 잡았으니 이제 강 대위에게 2차 조사를 맡긴 다음 검찰로 자료를 넘기세요.”
“늦어도 이번 주 내로 모든 조사를 끝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승부 조작에 참여한 선수들은 정말 멍청한 사람들이었다.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개인 방송의 시대가 열릴 터였고, 그때가 되면 비인기 선수라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될 텐데 말이다.
고작 몇백만 원의 돈이 급해.
앞으로 벌 수 있는 수십억 원을 날린 그들이었다.
* * *
공매도의 제왕 제임스 카노스.
같이 공매도를 진행하던 헤지 펀드들이 일순간에 등을 돌렸다.
부대표인 윌리엄은 대표실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그가 걱정되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그의 생각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카노스였다.
극심한 배신감으로 슬픔에 잠겨 있을 줄 알았지만, 카노스는 웃고 있었다.
“대표님, 괜찮으십니까?”
“왜? 자네도 내가 패배했다고 생각하는가?”
“패배한 것이 아니라 배신당한 것일 뿐입니다.”
“배신을 당했다고 해서 패배한 것은 아니지.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네.”
윌리엄은 잠시 테슬라의 주가를 떠올렸다.
공매도를 시작하기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상승한 주가였다.
누가 봐도 공매도 세력이 패배한 싸움이었거늘, 카노스 대표는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묘수가 있으신 겁니까?”
“광기는 결국 터지게 되어 있지. IT 버블이 그랬고, 리먼 사태가 그러지 않았는가. 결국 테슬라도 그렇게 될 걸세. 정확히는 테슬라가 아니라 태우그룹 전체가 폭탄처럼 터지게 될 때가 올 거라 확신한다네.”
“전기차 시장뿐만 아니라 태우그룹 전체가 거품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거품이지. 지금은 우리가 패배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참고 기다리면 결국은 우리가 승리하는 게임일세.”
카노스의 눈에는 독기가 서려 있었고.
그의 증오가 향하는 곳은 테슬라도 사우디 국부 펀드도 아닌 태우그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