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40)
독식하는 재벌 3세-340화(340/518)
340. 침묵하다 (4)
서울시장 보궐 선거까지 29일이 남은 날.
천민정으로부터 증거를 확보했다는 연락이 왔고, 강 위의 사무실로 곧장 찾아갔다.
“드디어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나요?”
“작전을 필리핀에서 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회장님께서 북한 DDoS 공격에서 사용했던 IP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신 덕분에 겨우 잡아낼 수 있었어요.”
DDoS 공격의 루트를 찾아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여러 가지 힌트를 주었고, 천민정과 강 대위 직원들의 유능함 덕분에 루트를 찾아낼 수 있었다.
“천 팀장이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주동자를 추릴 수가 있었습니다. 국회의원 비서 3명이 주동자라고 볼 수 있고, 그중 가장 나이가 어린 비서관이 현재 필리핀에 체류하며 디도스 공격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IT 업체 대표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DDoS 공격을 하려면 IT 전문가가 필요하니 IT 기업 대표를 끌어들였나 보군요.”
“비서관 한 명과 선후배 사이인 데다가 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업체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심증은 차고 넘쳤다.
하지만 심증만으로는 판을 키울 수 없었다.
대선까지 흐름을 이어 나가려면 직관적인 증거가 필요했다.
“결정적 증거 확보는 가능합니까?”
“비밀리에 대구 IT 업체 사무실 CCTV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두었고, 영상 촬영 전문 직원들이 모든 주모자를 24시간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규모 작전을 수행하려면 돈이 많이 들기 마련이에요. 필요하다면 우리 쪽 라인을 동원해서라도 주모자들의 모든 금융 거래 목록을 확인해 보세요.”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직원 몇 명을 필리핀으로 보내 두었습니다. 운이 좋으면 DDoS 공격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강 대위였다.
영상 촬영이나 도청보다 더 좋은 증거는 직접 작전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내부자를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모든 증거를 확보할 수도 있었다.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많이 위험한 작전이기도 합니다. 돈을 아주 많이 들이더라도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하도록 하세요. 필요하면 필리핀 용병을 대거 고용하도록 하세요.”
“작전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면, 제가 30명의 직원을 이끌고 직접 필리핀으로 가려고 합니다. 물론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확실히 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강 대위가 직접 필리핀에 간다면 안심이었다.
그리고 상대가 폭력 조직도 아니고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과 IT 전문가들이니 폭력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낮았다.
그럼에도 필리핀에서는 총기 사고가 많이 나기에 조심해야 했고.
강 대위와 그의 직원들이 대기를 하고 있는다면, 만약의 사태까지 대비할 수 있었다.
“여당 출신의 보좌관이 꾸민 일이니 확실히 파급력이 크긴 하겠지만, 국회의원이 DDoS 공격을 지시하는 장면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파급력을 몇 배는 더 키울 수 있어요.”
“의심되는 국회의원을 24시간 감시하겠습니다. 그리고 자금 흐름을 조사하다 보면 국회의원과의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그렇게 진행하세요.”
이번 일은 딱히 어려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천민정이 새로운 정보를 알려 주는 순간 위험도가 급상승했다.
“그런데 좀비 PC의 루트를 따라가다 보니 인터넷 도박 사이트와 연관이 있었어요. 아마 해커들을 인터넷 도박 조직이 연결해 줬을 가능성이 있어요.”
“인터넷 도박 조직이라고 하면, 조폭이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겠군요.”
“IT 업체 자체가 도박 사이트를 은닉하려는 페이퍼 컴퍼니일 가능성도 높아보여요.”
정치권과 조폭.
군사 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관계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었다니.
물론 여당 전체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일부라도 그런 관계를 아직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강 대위, 어느 조직과 연계되어 있는지도 파악해 주세요.”
“인터넷 도박 사이트의 자금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확실한 증거를 찾을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세탁 과정을 거치기에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24시간 IT 업체를 감시하며 흔적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넷 도박 사이트의 자금 흐름은 제가 이미 파악을 했어요.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자금을 세탁하고 있는지까지 알아냈어요.”
천민정의 능력은 항상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자금 흐름을 파악한 것도 대단한데 자금 세탁 방법까지 파악을 했다니.
“어떤 방법으로 세탁을 하고 있죠?”
“짜증 나게 우리가 만든 비트코인을 자금 세탁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어요.”
“혹시 핀테크 은행에서 만든 거래소에서 현금화하고 있나요?”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현금화 해 주는 곳은 핀테크 은행밖에 없으니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회귀 전에도 비트코인은 자금 세탁 용도로 많이 사용되었었다.
다른 현금 자산과 달리 출처를 알아내기 어려웠고, 아직은 현금 자산으로 분류되어 있지도 않았기에 추적을 피해 현금화할 수 있는 비트코인이었다.
그러니 검찰이나 경찰에서도 알아볼 방도가 없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도 못 하는 일을 나는 할 수가 있었다.
내가 비트코인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거래소를 보유하고 있는 핀테크 은행 또한 내 손아귀에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잠시만 기다려 보세요. 다이먼에게 연락을 넣어 보죠.”
휴대폰을 꺼내 다이먼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이얼이 몇 번 울리기도 전에 다이먼은 반가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회장님이 이 시간에 어쩐 일이십니까? 한 사장에게 소식은 들었습니다. 일본과 유럽에서 재미를 아주 많이 보고 계신다면서요? 원금과 이자 상환을 조기에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전해 들었습니다.]“아무리 늦어도 2년 안에는 상환이 가능할 겁니다. 빠르면 당장 내년까지 조기 상환이 가능할 수도 있고요. 그보다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 정보가 있는데 가능하겠어요?”
[회장님의 부탁이라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핀테크 은행 기밀 정보라도 전부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다이먼에게 인터넷 도박 조직에 관해 이야기해 주었고.
천민정은 관련 정보를 다이먼에게 실시간으로 E-메일로 보내 주었다.
그렇게 20분 정도가 지나자 다이먼으로부터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
[확인했습니다. 비트코인이 대량으로 거래되는 계좌 위주로 검색을 했고, 그중에서 자금이 한국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몇 없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생각보다 쉽게 찾아냈군요. 최소 몇 시간은 걸릴 줄 알았더니.”
[저니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자랑이 아니라 핀테크 은행의 모든 보안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빨리 찾을 수 있었습니다.]다이먼은 찾아낸 정보를 천민정에게 넘겼다.
그 정보를 토대로 천민정과 강 대위가 분석에 들어갔고, 그동안 나는 다이먼과 약간의 대화를 이어 갔다.
“조만간 미국에 갈 일이 있어요. 그때 얼굴을 보도록 하죠.”
[혹시 이번에도 큰 프로젝트가 있습니까? 무조건 핀테크 은행도 동참하겠습니다!]“규모가 상당히 커요. 태우그룹과 핀테크 은행만으로는 자금이 부족할 수도 있는 작전이 될 수도 있어요.”
[규모가 크면 그만큼 수익률도 높겠군요. 핀테크 자산을 탈탈 털어서라도 투자하겠습니다.]“자세한 이야기는 미국에서 이어 나가도록 하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다이먼과의 통화가 끝나자.
천민정과 강 대위가 동시에 나에게 달려왔다.
“인터넷 도박 조직과 IT 업체의 연관성을 찾아냈어요. 예상대로 IT 업체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은닉하기 위한 유령 회사였어요.”
“저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어떤 조직에서 운영하고 있는지 찾아내었습니다. 서울 강남에서 꽤 잘나가던 강일파라는 놈들입니다. 부산으로 내려가 인터넷 도박은 물론이고 승부 조작 브로커 노릇까지 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직 폭력배가 가담된 순간 위험도가 대폭 증가했다.
강일파라는 조직의 규모에 따라 필리핀으로 보내야 할 경호 인원의 수를 증가해야 할 수도 있었다.
“명동에 연락해 강일파에 대해 알아보세요. 서울에 있었던 조직이라고 하니 명동에서 분명 알고 있을 겁니다.”
“제가 알고 있어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천민정이었다.
조직 폭력배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그녀가 강일파에 대해 알고 있다고?
“강일파를 어떻게 천 팀장이 알고 있나요?”
“E-스포츠 승부 조작을 주도한 세력이 강일파에요. 그래서 8개월 넘게 개인적으로 그들을 조사했었어요.”
이렇게나 분노한 천민정은 처음 보았다.
눈에서 정말 화염이 뿜어져 나올 듯 분노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E-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녀였기에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강일파의 세력도 알고 있나요?”
“서울에서 밀려나 부산으로 쫓겨났고, 부산에서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해 인터넷 도박과 승부 조작 브로커 짓이나 하는 양아치들이에요. 인원은 대략 40명 정도예요.”
“규모가 크지 않은 조직이군요.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어요.”
“이틀만 시간을 주세요. 그러면 강일파 두목은 물론이고 조직원들의 휴대폰을 전부 좀비 휴대폰으로 만들어 버릴게요. 그러면 통화는 물론이고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지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일반적인 대기업 직원이 할 생각은 아니었다.
휴대폰을 좀비 휴대폰으로 만드는 행위는 일종의 사찰 행위에 가까웠고, 두말할 것 없이 범죄 행위이기도 했다.
하지만 천민정은 일반적인 대기업 직원이 아니었다.
태우그룹에 입사하기 전에는 그녀 또한 불법적인 일을 통해 돈을 벌어 왔기에 사고방식이 이쪽으로는 상당히 유연했다.
“좀비 휴대폰으로 만드는 게 쉽지 않을 건데 가능하겠어요?”
“제가 보낸 링크로 접속만 해도 좀비 휴대폰으로 만들 수 있어요. 승부 조작에 가담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면 무조건 눌러 보게 되어 있어요.”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세요. 하지만 정체가 드러나서는 곤란합니다. 필요한 지원이 있으면 뭐든지 말만 하시고요.”
그녀를 말릴 생각은 전혀 없었다.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응어리를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복수였으니까.
* * *
며칠 후.
강 대위의 사무실에서 우린 다시 모였고.
천민정과 강 대위는 벌써 많은 성과를 거둔 상태였다.
“강일파 두목 서강일의 휴대폰 3대를 전부 좀비 휴대폰으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조직원 30명가량의 휴대폰 또한 좀비 휴대폰으로 만들었어요. 그렇게 얻은 정보로 필리핀에 있는 사무실의 위치를 확보했어요.”
“천 팀장이 확보한 정보를 토대로 우리 직원을 필리핀으로 투입시켰습니다. 그리고 명동의 도움을 받아 강일파 필리핀 사무실에 취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일 출국하기로 하였고, 경호원 50명이 다음 타임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으로 들어갈 계획입니다.”
이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내가 아끼는 두 명의 최측근이 이번 일을 위해 시간을 갈아 넣어 획득한 증거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최재석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선 이 방법이 최선이었다.
물론 우리의 노력을 최재석이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내가 미리 그려 놓은 태우그룹과 대한민국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그림을 완성할 수만 있으면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