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42)
독식하는 재벌 3세-342화(342/518)
342. 혁명의 시작 (1)
오전 8시.
최재석 도지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서울시장 선거 승리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을 터인데 생각보다 빠르게 연락이 왔다.
“축하드립니다. 국민경제당에서 서울시장까지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한 일이 뭐가 있겠나요. 회장님 덕분입니다. 그리고 회장님께서 계속 도와주신다면, 대권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이 얼마나 듣고 싶었던 말이었던가?
최재석 도지사가 드디어 자신의 입으로 대권 도전이라는 단어를 뱉었다.
“어려운 결정인 만큼 제가 확실하게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당 차원에서 며칠 동안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만약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한다면, 국민경제당이 살아남기 위해선 제가 대권에 나서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습니다.]나만 최재석 도지사를 부추긴 게 아니었다.
국민경제당 내부에서도 최재석 도지사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고.
이는 최재석 도지사를 위함이기도 했지만, 국민경제당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지금까지와는 많이 다른 힘겨운 선거가 되실 겁니다.”
[마음의 준비는 이미 단단히 해 두었습니다.]“대선 도전 선언은 언제쯤 하실 계획이십니까?”
[아직 1년도 더 남은 대선입니다. 지금 선언하는 건 너무 이른 감이 있어 내년 상반기에 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국민경제당으로 불어온 바람이 사라질까 두렵습니다.]국민경제당은 바람에 올라탄 상황이었다.
그 덕분에 지방 선거에서도 큰 승리를 거두었고,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바람은 영원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람은 약해지기 마련이었고, 대선 직전에 바람이 사라질까 두려워하는 최재석 도지사였다.
“순풍이 계속해서 국민경제당을 향해 불 수 있도록 열심히 부채질을 해 드리겠습니다. 부채질로 부족하면, 강풍기를 이용해 강제로 바람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만 해 주시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따로 만나 뵙고 하도록 하겠습니다.]“선거가 막 끝나서 많이 바쁘실 텐데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만이라도 축제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대선 도전 선언을 하면 쉴 틈이 없을 테니 지금 틈틈이 쉬어 두세요.”
[걱정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최재석 도지사와의 전화를 끊자.
대기하고 있던 기획실장이 안으로 들어왔다.
“회장님, 각 언론사에 DDoS 공격 관련 자료를 배포하였습니다. 당연히 태우그룹과의 연관성을 찾지 못하도록 복잡한 과정을 통해 전달하였습니다.”
“잘하셨어요. 마음 급한 언론사는 조만간 인터넷 속보로 관련 기사를 내보내겠군요.”
“이미 몇 곳의 언론사에서 팩트 체크를 무시하고 속보를 내보냈습니다.”
인터넷 기사 몇 개를 보여 주는 기획실장이었고.
기사의 제목은 하나같이 자극적이었다.
[선관위 마비! 실체는 여당의 DDoS 공격.] [사이버 테러까지 저지른 여당, 보궐 선거에서 패배하다.] [여당과 인터넷 도박 조직이 공모한 DDoS 공격.]속보라고는 하지만 내용이 없는 기사는 아니었다.
우리가 워낙 자세한 자료를 제공했기에 꽤나 내용 있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강일파와의 관계를 자세히 보도한 기사도 있군요.”
“인터넷 도박 범죄 사실을 무혐의로 해 주는 대가로 DDoS 공격을 부탁했다는 기사까지 나왔습니다.”
“여론 반응은 어떤가요? 아직 반응이 나오긴 조금 이르긴 하군요.”
기사 몇 개가 터졌다고 해서 큰일이 나진 않는다.
결국 메인 언론사와 공중파 뉴스에서 사건을 다뤄야지만 국민적 이슈로 커진다.
“큰 반응이 나오진 않았지만, 범야권 후보 측에서 조만간 기자회견을 연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공중파에서도 무조건 이번 사건을 다루게 되어 있습니다.”
“야당에서는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을 여당 쪽으로 넘길 수 있으니 아주 거세게 물어뜯을 겁니다.”
범야권 후보가 선거에서 이겼다면 큰 문제가 될 일은 아니었다.
회귀 전에는 범야권 후보가 당선이 되었기에 DDoS 공격 여파가 다음 대선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범야권 후보가 낙선을 했고, 우리가 결정적인 증거를 잡아 언론과 SNS에 뿌렸으니까.
경찰과 검찰도 확실한 증거가 있으니 여당을 수사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수사 결과가 발표될수록 이슈가 커지게 되어 있었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어 줘야겠죠? DDoS 공격을 선관위뿐만 아니라 범야권 후보를 지지하는 사이트에도 했다는 정보를 흘리세요. 그럼 야당이 아주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날뛸 겁니다.”
“지금 바로 언론에 흘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여당만 당하면 불쌍하지 않겠어요? 우리가 확보한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비리가 담긴 정보를 여당에게 흘리세요.”
거대 양당이 싸울수록 유리해지는 건 국민경제당이었다.
물론 싸움이 커질수록 골수 지지층은 결집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을 제외한 지지자들을 국민경제당에서 흡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국회가 아주 시끄러워지겠습니다.”
“여당은 쇄신을 위해 당 이름을 바꾸고, 비대위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아요.”
“이름을 간다고 해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야당이 더욱 치열하게 여당을 물어뜯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저녁이 되자 메인 뉴스에서 전부 DDoS 공격을 크게 보도했다.
보궐 선거에서 승리한 국민경제당에 관한 뉴스보다 더 시간을 할애했고, 하루도 되지 않아 대한민국은 여당의 DDoS 공격 뉴스로 가득 채워졌다.
* * *
보궐 선거가 끝나고 두 달이 지났다.
어느새 캐롤송이 거리마다 울려 퍼지기 시작했고, 어디를 가도 연말 느낌이 물씬 풍겼다.
연말에는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기 마련이었고, 그래서인지 한 사장이 조금 이르게 한국으로 귀국을 했다.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보내기 위해 한국으로 온 거 아닌가요? 왜 집으로 안 가고 여기로 왔어요?”
“원래 산타는 밤늦게 찾아가는 법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집보다 여기가 더 편하기도 합니다.”
한 사장 한 명만이 추가되었을 뿐인데.
강 대위의 사무실이 북적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유럽 상황은 여전하죠?”
“그리스와 PIGS를 넘어 유럽 전체가 재정 위기에 빠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퀀텀펀드가 장난질을 제대로 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습니다.”
퀀텀펀드의 조지는 유럽 입장에서는 악마나 다름없었다.
그의 말 한마디면 유로화가 흔들렸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이제 슬슬 투자금을 회수하세요.”
“벌써 말씀이십니까?”
“전액을 회수하는 건 아니고, 핀테크 은행에게 원금과 이자를 갚을 정도만 회수를 하세요.”
“핀테크로부터 빌린 원금과 이자를 갚는다고 하더라도 못해도 1,000억 달러 이상을 굴릴 수 있으니 충분하긴 합니다.”
일본에서는 현금으로만 50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유럽 재정 위기를 통해 추가로 500억 달러의 수익을 거둔 한 사장이었다.
이제는 슬슬 우리는 한 발 빠지고, 퀀텀펀드가 날뛰도록 판을 깔아 줘야 할 때가 되었다.
“순차적으로 투자금을 계속 회수할 겁니다. 1년 안에 모든 금액을 다 태우그룹으로 회수하게 되겠죠.”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언제까지나 환치기로 돈을 벌 수는 없긴 합니다. 그런데 혹시 다른 투자 종목을 결정하셔서 투자금을 회수하시는 겁니까?”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서 그런가?
내 생각을 단번에 읽어 내려간 한 사장이었다.
“메인은 미국이고, 한국에도 조금 투자를 할 겁니다.”
“메인 요리가 미국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설마 미국도 유럽처럼 요리하실 계획이십니까?”
“그럴 수는 없죠. 미국의 재정 상황이 워낙 좋아 우리가 건드린다고 해서 흔들릴 곳도 아니고, 괜히 건드렸다가 보복을 당하면 태우그룹이 힘들어져요.”
유럽의 경우야 여러 나라로 분리되어 있었다.
중심을 잡는 유로가 있다곤 하지만, 그래도 미국처럼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관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유럽을 공격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것도 퀀텀펀드를 방패막이 삼았기에 가능했고, 미국의 경우엔 어떤 방패를 세우든 같이 쓸려 나갈 가능성이 높았다.
“그럼 저평가를 받고 있는 종목에 투자를 하실 생각이십니까? 아니면 아마존처럼 완전히 새로운 회사를 만드실 생각이십니까?”
“둘 다라고 보면 되겠네요. 혹시 셰일가스라고 들어 보셨나요?”
“셰일가스라고 하시면 흙에서 가스나 기름을 뽑아내는 것 말씀이십니까?”
“퇴적암을 셰일이라고 하고, 퇴적암 지층에 있는 천연가스와 석유를 뽑아내는 것을 말하죠. 몇 년 전부터 셰일가스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도 하죠.”
“저도 그 이야기는 듣긴 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단가가 높아 가치가 거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셰일가스는 지금이야 외면받고 있었다.
추출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들었기에 기존의 원유에 비해 단가가 높았다.
하지만 고유가 시대가 이어지자 셰일가스의 가치가 점점 올라가고 있었고, 더 낮은 단가로 셰일가스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었다.
“지금 유가가 얼마죠?”
“평균 110달러가 넘습니다. 이집트 민주화 시위로 인해 중동 정세가 시끄러워 유가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일명 ‘아랍의 봄’
아랍 지역의 민주화 운동을 뜻하는 말이었고.
국제 유가의 상승과 더불어 셰일가스의 필요성을 높여 주는 사건이었다.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었고, 20년이 지나도 여파가 끝나지 않을 일이었다.
“110달러면 셰일가스나 오일이 상품성을 못 가질 이유가 있겠어요? 물론 지금이야 기술 부족으로 제대로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요.”
“그럼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셰일가스에 투자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럴 계획입니다. 지분을 인수하거나 필요하면 회사를 사들일 생각까지 하고 있어요.”
셰일 혁명.
중동과 러시아가 우위를 가지고 있는 석유의 판도를 바꿀 혁명이었고.
셰일 혁명이 일어나는 순간 미국은 더는 산유국에 끌려다닐 이유가 사라진다.
앞으로 20년 넘게 미국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셰일가스였다.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이 다른 건 몰라도 석유에 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차근차근 접근해 나가야죠. 이미 데이비드에게 관련 정치인과 회사 관계자와 친분을 쌓으라고 말해 두었어요.”
셰일가스 사업은 결국 인맥 싸움이었다.
바다에 위치한 유전과 달리 넓은 땅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셰일가스였고.
결국엔 땅을 소유한 사람으로부터 허가권을 얻거나 땅을 사야지만 개발이 가능했다.
그리고 환경 오염 문제도 발생했기에.
정치권의 도움이 없다면 셰일 혁명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정말 셰일가스가 가치가 있겠습니까? 지금이야 중동의 정세가 좋지 않아 유가가 많이 올랐다곤 하지만, 언제든지 산유국에서 유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셰일가스 단가가 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요. 그리고 40달러 밑까지 떨어진다면 산유국도 어떻게 할 수 없게 되죠.”
“그래도 들어가는 투자금에 비해 수익이 많이 남지 않는 사업 같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 들어가자는 건 아닙니다. 우선은 사전 작업을 시작하고, 기회가 오면 적극 투자를 하자는 말이죠.”
셰일가스도 어찌 보면 사이클이 있는 사업이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사우디가 저유가 공세를 펼치게 되니 그때 저렴한 가격에 셰일가스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준비를 해 두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