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43)
독식하는 재벌 3세-343화(343/518)
343. 혁명의 시작 (2)
다음 날.
나는 바쁜 한 사장을 이끌고 제약회사인 센트리언을 찾았다.
로비까지 나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서정준 대표.
그의 밝은 얼굴만 봐도 센트리언의 상황이 얼마나 좋은지 느낄 수 있었다.
“대표님 얼굴이 많이 좋아 보이십니다. 제약회사 대표님이라 그런지 몸에 좋은 걸 많이 드시나 봅니다.”
“회장님이 오신다는 소식에 급하게 꽃단장 좀 했습니다.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서정준 대표의 안내를 받아 대표실로 이동했고.
아주 자연스럽게 서정준 대표가 나에게 상석을 권했다.
“손님이 어떻게 상석에 앉겠습니까? 대표님이 앉으시지요.”
“제 마음이 불편해서 안 됩니다. 그리고 센트리언의 실질적인 주인은 회장님이십니다. 제가 어떻게 감히 상석에 앉겠습니까.”
서정준 대표의 간곡한 부탁으로 나는 상석에 앉았고.
좌우로 서정준 대표와 한 사장이 자리를 했다.
“요즘 센트리언이 잘나간다는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듣고 있습니다.”
“회장님 덕분입니다.”
“이제 코스닥 상장 준비도 하셔야지요? 센트리언이 코스닥에 상장하기만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수천 명은 된다고 하더군요.”
“회장님께서 허락만 하신다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해 보겠습니다.”
“대표님이 하고 싶으면 하시는 거지요. 그나저나 태미플루 판매량이 많이 줄어들지는 않았습니까?”
신종 플루 치료제인 태미플루.
유행이 지나갔으니 당연히 판매량은 줄어들기 마련이었다.
“그래도 꾸준히 일본과 중국에서 수요가 있습니다. 신종 플루뿐만 아니라 일반 독감 환자들이 태미플루를 많이 구입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매출이 우상향하고 있다곤 하지만,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더 높게 성장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신약 개발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 조만간 바이오시밀러 약 생산도 가능합니다.”
모든 약에는 특허권이 있었다.
하지만 특허 기간은 길어야 10~14년이었고.
특허 기간이 끝나면, 어느 제약회사든 그 약을 제조해 판매할 수 있었다.
이를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이라고 불렀고, 센트리언이 주력하고 있는 사업이기도 했다.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이 FDA 승인만 받을 수 있다면 센트리언의 가치가 또 한 번 올라가겠군요.”
“기존 의약품과의 동등성 인정만 받아도 기업 가치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인슐린 제조에는 관심이 없으십니까? 인슐린 시장이 매년 대폭 증가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인슐린은 당뇨병 환자에겐 필수적인 의약품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인슐린을 제조할 수 있는 제약회사가 없었다.
“저도 관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제조 과정이 워낙 복잡합니다. 그리고 인슐린 개발이 된 지 90년도 넘었지만, 독점하고 있는 회사에서 계속해서 신기술을 등록해 특허권을 갱신하고 있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인슐린 특허권을 보유한 제약회사로부터 생산권을 얻어 낸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러면 제조가 가능하겠습니까?”
현재 인슐린은 3개의 회사에서 독점하고 있었다.
한국은 인슐린을 100%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했다.
“생산권을 확보한다면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겠지만, 어떻게든 생산이 가능은 합니다. 김장우 박사님은 물론이고, 이번에 많은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하였습니다. 회장님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영입할 수 있었습니다.”
“mRNA 전문가들이니 신약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데이비드가 유럽 전역을 뛰어다니며 영입한 인재들이었다.
mRNA 기술의 선구자들이었고, 아주 운이 좋게 우리가 영입할 수 있었다.
사실 mRNA 기술은 5년도 전에 개발이 되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연봉까지 삭감하며 연구를 지속해야만 했고.
그렇기에 우리는 높은 연봉과 연구 지원 조건으로 그들을 영입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인슐린 생산이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기도 합니다. 신약 개발은 물론이고 인슐린 생산에도 큰 도움이 될 인재들입니다.”
“그럼 인슐린 생산권만 가지고 올 수 있으면 생산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군요.”
“인슐린 제조에 성공하고 판매만 할 수 있다면, 엄청난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한국에만 당뇨병 환자가 500만 명이 넘습니다. 게다가 매년 당뇨병 환자의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한 사장이 헛기침을 했다.
자신도 얘기를 하고 싶다는 뜻이었고, 나는 그를 바라보며 손짓을 했다.
“인슐린 생산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막대한 금액이 필요합니다. 인슐린 제조에 성공하기 위해 최소 3~5년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흑자 전환을 하기 위해선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 과정에서 값싼 제네릭 인슐린이 개발되기라도 한다면 막대한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기회 아니겠어요? 인슐린 시장의 30%를 장악하고 있는 제약회사가 유럽에 있지 않습니까.”
“유럽 재정 위기로 힘든 상황을 이용해 값싸게 인슐린 생산권을 확보하자는 말씀이십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한 사장은 걱정이 되는지 말을 이어 나갔다.
“회장님이 말씀하신 제약회사는 로보 노디스크로 덴마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덴마크는 유럽의 다른 국가와 달리 재정 위기를 크게 겪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주가가 하락하고 있긴 합니다만 치명적인 수준은 아닙니다.”
“그러니 지금이 유일한 기회죠. 아무리 재정 위기를 크게 겪고 있지 않다고는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인슐린 생산권을 확보하려면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무언가를 우리가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다.
한 사장의 말처럼 우리가 보유한 패가 강력해야지만, 로보 노디스크 제약회사가 협상에 응할 테니까.
“다양한 유럽 은행에서 로보 노디스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더군요. 어떻게 지분 인수가 가능할까요?”
“지분 인수는 가능하긴 합니다. 그런데 유럽 재정위기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지금 지분을 인수하면 큰 손해를 감수하게 됩니다.”
“유럽 재정 위기가 언젠가는 끝나겠죠. 그리고 이런 투자를 하기 위해 우리가 돈을 벌어들인 것 아니겠어요?”
일본과 유럽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태우증권이었다.
셰일 가스는 물론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욕을 먹을 각오까지 하며 일본과 유럽을 공격했다.
“로보 노디스크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빠르면 10년 늦어도 20년 안에 지금보다 최소 50배 이상 상승할 겁니다. 그리고 내년부터 꾸준히 주가가 상승할 회사기도 하죠.”
“회장님이 그렇게 판단하셨다면 시장에 풀린 로보 노디스크의 주식을 모조리 사들이겠습니다. 유럽 은행은 물론이고 월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까지 전부 쓸어 담겠습니다. 현재 로보 노디스크의 시총은 대략 600억 달러입니다. 대략 300억~400억 달러 정도를 사용하면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변해도 되는 걸까?
방금까지 반대를 하던 한 사장이 돌변해 나보다 더 공격적으로 지분 인수를 하려고 달려들었다.
“300억 달러나 사용해도 되겠어요? 한 사장이 어렵게 벌어들인 돈인데 아깝지 않나요?”
“주가가 50배나 뛸 주가라면 300억 달러가 아니라 빚을 져서라도 최대한 끌어모아야 합니다.”
“그러다가 주가가 하락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세요?”
“회장님의 예측이 언제 틀린 적이 있습니까? 마음 같아서는 셰일 가스에 투자할 자금까지 전부 돌려 로보 노디스크의 지분 인수에 사용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한 사장이 바란 건 설득이 아니었다.
내 입에서 로보 노디스크의 미래 가치가 높다는 말을 듣고 싶었을 뿐이었고.
50배 이상 성장할 회사라는 말 한마디에 한 사장은 브레이크를 전부 해제했다.
“지분을 인수한다고 해서 로보 노디스크를 우리 마음대로 할 수는 없어요. 28% 정도의 지분을 보유한 재단에서 의결권 75%를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그럼 인슐린 생산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재단을 설득해야 하겠습니다.”
서정준 대표가 입을 열었다.
한 사장에게는 인슐린 생산권은 중요한 일이 아니었고, 그는 이미 어떻게 하면 1주라도 많은 로보 노디스크의 주식을 인수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었다.
“재단은 제가 직접 설득할 생각입니다. 조만간 덴마크를 방문해 재단 이사회와 만나 설득을 해보겠습니다.”
“같은 제약 업계에 있다 보니 로보 노디스크 재단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 세계 모든 재단 중 기부 금액만 놓고 보면 1위 재단이라고 합니다. 빌 게이츠의 재단보다 더 많은 금액을 기부했다고 합니다.”
로보 노디스크는 인슐린 독점으로 거액을 벌어들였다.
당뇨병 환자에게 비싼 값에 인슐린을 파는 회사였지만, 그렇게 벌어들인 수익을 기부 활동으로 사회에 기여했다.
그렇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었고.
내가 직접 덴마크로 가서 그들을 설득하려고 하는 이유였다.
“사회적 활동을 중시 여기는 제약회사인 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맞춤형 작전도 이미 수립해 두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센트리언이 보유한 자산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얼마든지 사용하셔도 됩니다. 회사 전체를 매각한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회장님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센트리언도 없습니다. 그런데 인슐린이 좋은 의약품이긴 하지만, 회장님이 이렇게까지 나서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솔직히 인슐린을 생산하는 회사의 가치가 미래에 50배 이상 성장할 거라는 것도 저는 믿지 못하겠습니다.”
서정준 대표의 질문에 나는 미소로 답했다.
인생을 두 번 사는 나였기에 알 수 있는 정보를 그에게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모두가 서정준 대표처럼 생각할 것이기도 했다.
단순히 당뇨병 의약품인 인슐린을 만드는 회사에 왜 집착하는지 의문을 가질 터.
하지만 당뇨병 치료제는 새로운 혁명을 가지고 온다.
셰일 가스가 석유 업계에 혁명을 가지고 온다면.
로보 노디스크는 다이어트 치료제에 혁명을 가지고 오게 된다.
모든 의약품은 크고 작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었고.
앞으로 로보 노디스크가 만들 당뇨병 치료제는 체중 감소라는 부작용을 가지고 오게 된다.
체중 감소는 부작용이 아니라 효능이었다.
몸무게를 줄이려고 고생하는 사람들에겐 기적의 약이었고.
로보 노디스크의 기업가치가 50배 이상 상승하게 된 이유기도 했다.
* * *
2012년 새해.
나는 모든 업무를 뒤로하고 덴마크로 이동했다.
공항에 도착하자 한 사장과 데이비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생은 저보다 한 사장과 데이비드가 했죠. 로보 노디스크의 지분을 인수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월가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은 데이비드를 통해 조금의 프리미엄을 얹어 인수했고, 유럽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예상보다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 재정위기로 돈줄이 마른 상태인 데다가 퀀텀펀드가 지원 사격을 해준 덕분입니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이 퀀텀펀드의 조지 대표였다.
괜히 조지 대표와 척을 져서 좋을 게 없었기에 순순히 로보 노디스크의 지분을 넘긴 유럽 은행들이었다.
그리고 유럽 재정 위기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
지금은 한 푼이라도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에 지분 인수는 쉽게 진행될 수 있었다.
“지금까지 확보한 지분이 몇 %나 되죠?”
“270억 달러를 사용해 28%의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시장에 풀린 지분까지 인수하고 있으니 상반기 안에 30%가량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30% 정도면 로보 재단의 이사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협상을 진행할 수 있겠군요.”
“일정이 빠듯합니다. 당장 내일 이사회와의 일정이 잡혔습니다.”
데이비드의 노력 덕분에 이사회와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미국을 넘어 유럽 전역에 인맥을 쌓아 둔 데이비드였고, 정재계 인사들을 동원해 로보 노디스크에 접근했다.
“괜히 시간 끌어서 좋을 건 없죠. 내일 결판을 볼 겁니다.”
“쉽지 않을 듯합니다. 로보 재단 이사회 영감들이 얼마나 깐깐한지 덴마크 전역에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깐깐한 사람들을 상대하는 게 오히려 더 나아요.”
우린 얼른 호텔로 이동했다.
깐깐한 로보 재단 이사회를 구워삶기 위해선 장시간 공을 들여야 했기에 얼른 휴식을 취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