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49)
독식하는 재벌 3세-349화(349/518)
349. 투 트랙 (3)
나주평야 전체보다 넓은 규모의 목장.
게다가 땅만 파면 석유가 터져 나오는 땅.
이런 황금알을 낳는 땅을 매입하겠다고 하니 한 사장은 적극 찬성하고 나섰다.
“그런 땅이라면 무조건 매입해야 합니다. 나오는 석유만 잘 굴려도 몇 년 안에 본전을 뽑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땅을 왜 매각한다고 합니까?”
“대기업이 툭하면 경영권 분쟁이니 지분 전쟁이 발생하는 이유와 같아요.”
“상속자들 사이의 지분 싸움이 원인이군요.”
오스틴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었고.
데이비드에게 연락해 추가 정보까지 획득했다.
텍사스에서 가장 넓은 목장을 소유하고 있는 왜그너 가문.
20년 전만 해도 지금보다 2배나 더 넓은 땅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대를 내려오며 규모는 점차 작아졌다.
그리고 결국엔 목장 전체를 매각하는 수순까지 오게 되었다.
“현재는 두 그룹이 목장을 공동 경영하고 있어요. 공동경영이 어려우니 땅을 반씩 나눠 갖자고 제의를 했는데, 반대쪽에서 그러지 말고 목장 전체를 매각해 돈을 반반씩 나눠 갖자고 했다고 하더군요.”
“하긴 땅을 반으로 나눠 갖는다고 해도 말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어느 쪽이 더 가치가 있니 없니로 100% 싸우게 됩니다. 현금으로 나눠 갖는 게 뒷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서로 싸운 덕분에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셰일 가스 개발이 가능한 땅을 우리가 많이 보유하고 있을수록 앞으로의 계획이 더 편해지며, 정유사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있었다.
“공동경영자 두 명이 만족할 만한 금액을 제시해야 합니다.”
“땅의 가치가 얼만지 대략적으로나마 알아야 가격 제시가 가능합니다.”
“데이비드를 통해 부동산의 가격을 알아봤어요. 6~7억 달러 수준이라고 하더군요.”
“7억 달러면 1조 원이 넘는 가격입니다. 1조 원이 넘는 목장이라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세상 어느 목장이 1조 원이나 하겠는가?
그만큼 땅이 넓기에 가능한 금액이었고, 석유가 포함된 땅이었기에 책정된 금액이기도 했다.
“세부 정보는 여기에 있어요.”
“1조 원의 가치가 있는지 제가 좀 보겠습니다.”
처음에는 마냥 찬성하던 한 사장이었다.
하지만 목장의 가격이 1조 원이 넘는다는 말에 눈에 불을 켜고 자료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는 한 시간이 넘게 자료를 분석했고.
그동안 나는 밤사이 알콜로 찌든 몸을 씻어 내고는 라면으로 제대로 된 해장을 했다.
후루룩!
매콤하고 따뜻한 국물이 배 속으로 들어오자 이제야 살 것 같았다.
역시 해장은 국물이지! 베이컨과 소시지로 무슨 해장을 한다고.
“회장님, 분석이 끝났습니다.”
“어떻게 1조 원의 가치가 있어 보이나요?”
“현재 수익성은 5% 남짓으로 분석됩니다. 유전을 더욱 개발하고 셰일 가스 개발로도 활용을 한다면 수익성은 15%까지 상승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높은 수익성은 아니군요.”
태우증권 펀드에 넣어도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수익성으로만 계산할 수 없는 숨겨진 가치가 왜그너 목장에는 있었다.
“셰일 가스 주도권을 잡을 용도로 사용한다고 하면 그렇게 손해 보는 금액은 아닙니다.”
“그럼 왜그너 목장을 매입해도 되겠군요.”
“땅이야 다시 되팔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1조 원의 금액 정도는 편하게 사용하셔도 됩니다.”
대출로 땅을 산다면야 이자가 문제가 되겠지만.
우리가 보유한 현금으로 땅을 사면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그럼 왜그너 가문의 목장을 매입하도록 하죠. 오스틴에게 바로 연락을 넣어야겠군요.”
“데이비드를 통해 매입하셔도 될 듯합니다. 아니면 제가 진행해도 괜찮습니다.”
“오스틴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내가 직접 움직이는 편이 나아요. 혹시 계약을 바로 체결할 수도 있으니 한 사장은 계약서를 준비해서 대기해 주세요.”
* * *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바로 다음 날 오스틴과 함께 왜그너 가문의 공동 경영자와 만남을 가졌다.
“오래간만이군. 텍사스에서 자네들 얼굴 보기가 너무 어려워.”
“어르신이야 목장을 직접 경영하시지만, 저희는 전문가들을 고용해 목장을 운영하고 있으니 얼굴 볼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그다지 사이가 좋아 보이지 않는 오스틴과 왜그너 가문이었다.
텍사스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오스틴이었으니 왜그너 가문의 사람들이 못마땅하게 느껴지는 게 당연했다.
“하긴 나도 이제 자네들과 다를 바가 없군. 우리 목장의 사용권을 태우그룹에게 넘기기로 했다네.”
“어르신이 그런 결정을 내릴 거라곤 상상도 못 했습니다. 목장을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시더니 생각이 많이 달라지셨나 봅니다.”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게 생겼다고만 알고 있게나. 그리고 태우그룹에서 자네 목장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 오늘의 자리를 마련했다네.”
뒤로 물러나는 오스틴.
나는 얼른 앞으로 나서 왜그너 가문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반갑습니다. 태우그룹 김민재입니다.”
“유명하신 분을 이렇게 뵙게 되는군요. 월가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애플 신제품 발표회에서 애플카를 소개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요. 월가와 IT 쪽에서만 일하시는 줄 알았더니 목장에도 관심이 있으셨군요.”
두 명의 공동 경영자와 차례대로 악수를 나눴다.
목장주의 자손으로 태어났지만, 월가와 IT 업계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이는 그들이었다.
그런 점이 오히려 내겐 더 도움이 되었다.
굳이 나를 설명할 필요가 없게 되었으니까.
“왜그너 목장을 매각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저는 팔기 싫은데 법원에서 그러라고 하니 도리가 없죠. 선조가 남긴 땅을 왜 팔아치우자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럼 지금처럼 공동으로 운영하는 건 말이 됩니까? 그냥 깔끔하게 돈으로 나누고 앞으로는 웃으면서 보자고요.”
감정의 골이 깊은 공동 경영자들이었다.
그들은 왜그너 가문이라는 같은 핏줄을 타고난 가족이었지만.
원래 돈 문제가 걸리면 가족은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되기 마련이었다.
“왜그너 가문에서 목장의 가치를 전문 업체에 문의해 평가를 하신 적이 있으시더군요.”
“그 가격에 목장을 매입하시겠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래도 한두 푼 하는 목장도 아닌데 매각 전에 다시 제대로 평가를 받아 봐야 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왜그너 목장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그들과도 가격 경쟁을 해 봐야 하지 않겠어요?”
사이가 나빠 보이던 그들이었지만.
목장의 가치 앞에서는 한편이 되었다.
“7억 달러를 이번 주 내로 전액 현금으로 드리겠습니다. 이런 조건을 내걸 수 있는 업체는 태우그룹이 유일하지 않겠습니까?”
“전액 현금으로 이번 주까지 입금해 주시겠다고요?”
“원하신다면 현금으로 인출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7억 달러면 업체에서 평가한 금액보다 다소 높은 가격입니다. 우리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쪽이 있겠습니까?”
괜히 가격 경쟁이 붙으면 피곤해진다.
물론 가격 경쟁이 붙는다고 한들 7억 달러 이상을 부르는 곳은 없을 터.
있다고 한들 분할 납부 조건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태우그룹을 이끄는 분이시라 화끈하시네요. 7억 달러를 현금으로 한 번에 주겠다고 제안한 사람은 처음이세요.”
“그런 말을 왜 하는 거야? 생각 좀 하고 말을 하라고.”
급히 말린다고 해서 이미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는 없었다.
7억 달러를 한 번에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쪽은 우리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렇다면 우리가 유리한 고지에서 협상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7억 달러를 일시불로 지불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을 겁니다. 물론 장기간 경쟁 구도를 만들면 가능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7억 달러를 지금 받아 은행 이자만 받아도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세요.”
“기회비용을 생각하란 말이군요.”
“어떻게 할래? 나는 태우그룹의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나쁠 건 없어 보이는데?”
돈이 급한 쪽이 먼저 미끼를 물었다.
주구장창 목장을 팔아 현금화하자는 주장을 한 쪽이었고, 지금 당장 목돈이 필요해 보였다.
“오스틴 어르신이 증인이 되어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당연히 가능하지. 그런데 굳이 증인은 필요 없을 거야. 계약서에 도장을 찍자마자 입금을 해줄 사람이 미스터 킴이니까.”
“지금 큰 틀로 계약을 체결하고, 세부 계약까지 마무리되면 다음 날 바로 입금이 가능합니다. 원하신다면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그 순간 입금해 드릴 수도 있고요.”
서로를 바라보는 공동 경영자.
특히나 돈이 궁한 쪽에서 애절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고,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는 다른 공동 경영자였다.
“좋습니다. 그럼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직원이 조만간 계약서를 가지고 올 겁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지요.”
“지금 바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자는 말씀이십니까?”
“시간을 끌어서 좋을 게 없죠. 괜히 머리만 복잡해집니다.”
“맞아요! 이런 일은 속전속결로 끝내야 마음이 편해요.”
정말 돈이 궁한가 보다.
나는 얼른 차에서 대기하고 있는 한 사장을 호출했다.
계약서를 챙겨 한 사장이 등장하자 공동 경영자 중 월가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사람이 호들갑을 떨었다.
“SAVE 투자회사의 대표였던 미스터 한 아니십니까!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알아봐 주시니 영광입니다.”
눈웃음을 치며 계약서를 나눠 주는 한 사장이었고.
마음이 급한 공동 경영자는 계약서를 가지고 나가 변호사로 보이는 사람에게 보여 주고 있었다.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월가에서 캐넌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베릴이라고 합니다. SAVE 투자회사의 이야기는 여러 번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SAVE 투자회사에 있었지만, 지금은 태우증권 사장으로 있는 한정훈입니다.”
공동 경영자인 베릴은 선망의 눈빛을 담아 한 사장을 바라봤다.
확실히 SAVE 투자회사 시절 월가에서 맹활약을 한 덕분인지 그의 인지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한 사장님이 대기하고 있는 줄 알았다면, 미리 인사를 드렸을 겁니다. 늦게 인사를 드려 죄송합니다.”
“인사야 차차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우선은 계약서를 보시고, 사적인 이야기는 따로 시간을 잡아 길게 나누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로펌에 계약서를 보내 확인을 하겠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계약서는 매우 심플했다.
왜그너 목장의 모든 것을 우리가 소유하는 대신 7억 달러를 지불한다.
물론 세부 계약을 추가로 체결해야 하긴 하겠지만,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은 없었다.
그렇기에 한 시간도 지나기 전에 공동 경영자 두 명이 모든 자문을 받고 돌아올 수 있었다.
“변호사와 회계사가 계약서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네요. 저는 이대로 계약을 진행했으면 합니다.”
“저도 로펌을 통해 자문을 받아 보니 아무 이상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월가의 전설 중 한 명이신 한 사장님이 직접 가지고 오신 계약서니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한 사장이 언제 월가의 전설이 되었지?
하긴 전설은 사람의 주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 거니까.
“그럼 계약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세부 계약은 법무팀끼리 조율을 하도록 하지요.”
“휴우! 속이 다 시원하네요. 진작 팔아치웠으면 이 고생을 안 해도 됐을 건데.”
“계약이 끝나면 제가 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언제든지 편하실 때 연락을 주십시오.”
신속하게 계약서에 서명하는 두 명의 공동 경영자.
나는 한 사장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핀테크 은행의 다이먼에게 문자로 신호를 보냈다.
“지금 계좌를 확인해 보십시오. 3.5억 달러씩 두 분의 계좌에 입금되었을 겁니다.”
“벌써요? 이래서 계약은 대기업이랑 해야 하나 봐요. 빨라서 좋네요. 그럼 저는 이만 가 볼게요.”
돈이 궁한 공동 경영자가 자리를 먼저 떴다.
그런데 나머지 공동 경영자인 베릴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우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입금된 3.5억 달러를 투자하고 싶습니다. 왜그너 목장을 매입해 무슨 사업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참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