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5)
독식하는 재벌 3세-35화(35/518)
35화. 최초의 폴더폰 (1)
특허 전담팀 대부분은 이공계열이었다.
태우전자에서 최소 10년 이상 현직에 있었거나, 대학에서 박사 학위까지 나온 사람들만이 기술 연구소로 들어올 수 있었다.
기술에 대해 해박한 그들이었기에.
스마트폰 기술은 구현하기 어렵다는 걸 빠르게 깨달았고, 대부분이 지금 기술력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폴더폰 특허에 집중했다.
그중에서 발군은 역시나 박준일 변호사였다.
미국 대형 로펌에서 지적 재산권을 주로 다뤘던 그는 특허 등록에 중요한 요소들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팀을 이룬 연구원들에게 역할을 분담시켜 빠르게 특허안을 만들어 내게 가져왔다.
“하루도 안 돼서 벌써 특허 명세서를 만들었나요?”
“폴더폰에서 가장 중요한 접이식 메커니즘과 관련된 특허부터 시작했습니다. 우선 쉬운 기술부터 시작했고, 최소 일주일에 2~3개의 특허 명세서를 만들 수 있습니다.”
폴더폰은 말 그대로 접히는 휴대폰이다.
지금의 휴대폰은 예전보다는 많이 개량되었다고는 하지만, 단순한 블록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특허 출원할 수 있겠죠?”
“충분히 가능합니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로펌을 통해 진행하면 도움이 됩니다. 한국에서야 태우그룹 법무팀을 이용하면 되지만, 미국은 조금 어렵지 않겠습니까?”
“박 변호사가 일하던 윌머헤일을 통해서 특허 등록을 진행하자는 건가요?”
“미국 1위 로펌 회사인 윌머헤일을 통하면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습니다. 단지 비용이 문제지만, 제가 초안을 확실히 손본다면, 비용을 절반 이하로 절감시킬 수는 있습니다.”
“절감된 비용의 10퍼센트를 인센티브로 지급해 드리죠. 윌머헤일을 통해 일을 진행하세요. 시간이 촉박합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최초의 폴더폰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가 된다.
1년밖에 남지 않았기에 돈보다 시간이 중요한 싸움이었다.
“그렇게 진행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접이식 메커니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배터리 기술이라고 합니다. 특허 출원은 어렵지 않지만, 현재 태우전자의 기술력으로는 만들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부분이라면 걱정 마세요. 박 변호사는 특허 출원에만 집중해 주세요. 기술력 부분은 제가 다 해결해 드릴게요. 그리고 다른 연구원이 만든 특허 명세서 초안 수정 작업도 박 변이 진행해 주세요. 미국에서 바로 특허 출원이 될 수 있도록요.”
“그 부분도 인센티브에 포함이 됩니까?”
“당연하죠.”
“그럼 모든 특허 명세서의 초안을 제가 수정하겠습니다.”
미국 대형 로펌에 있어서 그런가?
박 변호사는 돈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아 내었다.
월가만큼이나 돈 냄새에 민감한 곳이 미국 대형 로펌이긴 하지.
* * *
윌머헤일의 파트너 변호사 링켄.
그는 오전 회의에서 한바탕 쏟아 내고는 사무실로 돌아왔다.
자신이 아끼던 박 변호사가 떠난 자리를 제대로 채우지 못해 그의 성격이 한층 더 괴팍해졌었다.
박 변호사를 다시 데리고 올 수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에게 박 변호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헤이 파크! 벌써 전화를 다 하네? 역시 한국 생활이 만만치가 않지? 며칠 한국에서 지냈으니 향수병도 치료가 되었을 거고, 이제 그만 미국으로 돌아와. 돈도 안 되는 그런 곳에 있지 말고.”
[아직은 미국으로 돌아갈 마음은 없습니다.]“그럼 왜 전화를 한 건데?”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미국 특허 출원을 하고자 하는데 윌머헤일과 같이 하고 싶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특허? 역시 돈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었군.”
입맛이 쓰린 링켄이었다.
사건 하나만 맡아도 수억 원을 받는 박 변호사가 특허 출원 같은 일에 매달리고 있다니.
당장 한국으로 날아가 그의 멱살을 잡고 미국으로 데려오고 싶은 그였다.
[제가 특허 초안은 미국식으로 다 수정해서 만들었습니다. 윌머헤일을 통해 특허 출원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원래 그런 일은 안 맡는데 특별히 자네니까 도와주지. 그래도 윌머헤일 소속 변호사였던 자네가 하는 일인데 밀어줘야지.”
박 변호사에게 빚을 지우기 위해 링켄은 흔쾌히 수락했다.
그리고 초안을 박 변호사가 손을 봤으면 딱히 신경 쓸 부분도 없었다.
그저 윌머헤일의 로고가 박힌 봉투에 특허 명세서만 넣어 특허청에 넣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미국 기업처럼 수수료를 많이는 드리지 못합니다. 대신 명세서를 제가 완벽하게 만들어 보내겠습니다.]“자네가 만든 명세서니 완벽하겠지. 수수료는 30퍼센트만 받도록 하지.”
[정말 그렇게 해 주시는 겁니까? 양이 좀 많을 수 있습니다.]“양이 많아 봐야 얼마나 되겠어? 내가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람도 아니고, 전부 보내.”
“그렇게 많아? 1년에 200건 넘게 특허를 출원한다고?”
링켄이 계산기를 두들겼다.
그저 약간의 행정 절차와 봉투값만으로 200건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30퍼센트에 부족한 수수료긴 하지만, 200건이라면 상당한 금액이었다.
역시 박 변호사는 복덩어리였다.
회사를 나가서도 윌머헤일에게 복을 물어다 주다니.
[그럼 정식 계약서를 보내겠습니다. 오늘 중으로 태우그룹 미국 법인 변호사 한 명이 윌머헤일로 찾아갈 겁니다.]“내가 직접 만나서 계약을 하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네가 하는 일인데 내가 나서야지.”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1년에 최소 200건입니다. 1,000건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당연히 자네한테도 떨어지는 게 있겠지?”
[…… 적지 않게 떨어집니다.]“당연히 그래야지! 윌머헤일 변호사라면 당연히 그 정도는 받아야지.”
미국으로 돌아오라는 말이 쏙 들어가 버렸다.
박 변호사로부터 오는 일거리는 전부 자신의 업무 성과가 되기에 링켄의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승진의 기회기도 했다.
1년에 200건의 특허 출원을 성사시킨 변호사!
윌머헤일의 수뇌부로 들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오전 내내 활화산처럼 화만 내던 그가 지금은 잔잔한 호수처럼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 * *
박준일 변호사가 소장실을 왔다 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나단이 찾아왔다.
그는 내가 스케치한 폴더폰을 자신만의 철학을 더해 디자인 초안을 만들어 왔다.
게다가 혼자만 온 것이 아니라 주광일 기술 연구소 부소장까지 데리고 소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디자인 초안을 만들었어요. 뭐 킴이 만든 스케치를 조금 손본 정도에 불과하지만.”
“조금 손본 정도가 아닌데요? 확실히 사람의 감성을 사로잡는 디자인이에요.”
역시 아이폰을 디자인한 사람은 다르긴 달랐다.
미술적 재능이라곤 전혀 없는 내가 그린 스케치만으로 이렇게나 아름다운 디자인을 뽑아내다니.
나는 감탄을 쏟아 내며 디자인을 구경했다.
하지만 주광일 부소장은 문과적 감성 대신 이과적 실현성에 중점을 두며 디자인 초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디자인은 아름답지만, 지금 당장 구현하기엔 불가능한 제품입니다. 배터리 문제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적으로도 많은 개발이 필요합니다.”
“주 부소장님도 제가 만든 아이디어 초안을 보셨죠? 그 안에 다양한 소프트웨어적 기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입니다. 단순히 접히는 휴대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분야를 만드는 것에 가깝습니다. 소장님의 아이디어를 전부 폴더폰에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이 대거 투입되어도 몇 년 안에는 만들기 어렵습니다.”
태우 기술 연구소에는 우수한 인재가 많았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의 수는 몇 명 되지 않았고, 폴더폰 소프트웨어를 단기간에 만들어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당연히 나도 그 부분을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시대에는 휴대폰을 만드는 하드웨어를 더 중히 여기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더 높아질 날이 찾아오니까.
“그래서 저는 소프트웨어 부분은 외주를 주려고 합니다.”
“한국에는 휴대폰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몇 되지 않습니다. 있다고 해도 대부분 휴대폰을 만드는 대기업 소속의 계열사입니다.”
“할아버지가 입이 마르도록 하는 말이 세계화예요. 왜 외주 회사를 한국에서만 찾으세요.”
“미국 회사에 외주를 주실 생각이십니까? 기술 연구소 자금으로는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와 계약하기는 어렵습니다.”
태우 기술 연구소의 자금력에는 한계가 있다.
당연히 태우전자가 지원해 줄 리는 만무했고, 기술의 중요성을 뒷전으로 생각하는 할아버지도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투자할 리가 없었다.
그럼 내 돈으로 하면 그만이지.
애초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태우그룹의 힘을 빌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외주라면 당연히 어렵겠죠. 그럼 다른 회사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서 사용하면 되겠네요. 지금까지 그랬듯이요.”
“폴더폰은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휴대폰입니다. 그런데 어떤 소프트웨어 회사가 폴더폰 전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겠습니까? 외주 방식으로 거금의 계약금을 준다고 해도 받아들일 회사가 몇 되지 않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해결하죠. 조만간 미국 출장을 다녀오겠습니다. 소프트웨어 문제는 기술 연구소에서 고민하지 마세요.”
미국 출장은 이미 계획되어 있었다.
소프트웨어 문제뿐만 아니라 월가에 판매한 일본 관련 파생상품 논의를 하기 위해 미국을 다녀와야 했기에 이미 비행기 표까지 예매해 놓았다.
“소프트웨어 문제는 그렇다고 쳐도 배터리 문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지금 나온 배터리로는 폴더폰을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충전기에 꽂아 놓고 사용할 게 아니라면 지금보다 더 우수한 성능의 휴대폰용 배터리가 필요합니다.”
“그 문제도 걱정 마세요. 생각해 놓은 방안이 있으니까요. 기술 연구소에서는 그 외의 개발에만 집중해 주세요.”
휴대폰 배터리 문제가 다시금 튀어나왔다.
그런데 나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배터리 전문가들에게 거액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었다.
특히 미래에 배터리로 노벨 화학상을 받게 되는 사람들로 말이다. 그리고 더 큰 그림까지 이미 그려 놓았다.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조나단의 디자인대로 제품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만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조나단의 디자인도 특허 출원을 진행하세요. 외관의 모든 부분을 다 떼어 내서 최대한 많은 특허를 확보해야 합니다.”
“폴더폰을 제작하면서 나오는 모든 기술은 특허 등록 절차를 밟겠습니다. 아주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겠습니다.”
주광일 부소장에게서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말이 튀어나왔다.
내가 총괄 소장으로 취임한 후 수백 번 넘게 강조한 말이 특허였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기술 연구소는 빠르게 특허에 특화된 기관으로 탈바꿈되어 가고 있었다.
박 변호사가 거액의 인센티브와 보너스를 받는 순간,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지겠지.
특허가 돈이 된다는 것만 깨닫게 된다면, 특허 전담팀뿐만 아니라 제품 개발팀에서도 특허 출원에 매달리게 될 것이다.
“그럼 부소장님만 믿고 미국을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내가 그리고자 하는 큰 그림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그려 넣을 때가 되었다.
태우그룹의 생존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
NEXT사의 스티브 잡스라는 거물과의 손을 잡을 시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