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51)
독식하는 재벌 3세-351화(351/518)
351. 투 트랙 (5)
체셔피크 에너지 본사 사옥.
나는 태우그룹 회장 자격으로 사옥을 방문했다.
사옥 중앙에 거대한 플래카드가 달려 있었고. 입구에서부터 임원진이 두 줄로 서서 나를 반겼다.
“태우그룹과 협업을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제가 영광이지요. 분에 넘치는 환대를 받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태우그룹과 협업을 진행해서 망한 사업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애플은 물론이고, 명품 브랜드까지 태우그룹과 손을 잡으면 승승장구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부디 이번 사업도 그렇게 되길 바랄 뿐입니다.”
체셔피크 에너지 회장 리차드 도노반.
나를 너무도 환대하는 그의 얼굴을 차마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의 바람과는 반대로 이번 협업은 실패로 돌아갈 게 분명했으니까.
게다가 태우그룹은 거의 손해를 보지 않지만, 체셔피크 에너지는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파산 직전까지 가게 될 터였다.
이번 협업은 일종의 사전작업이자 덫에 가까웠다.
체셔피크 에너지를 인수하기 위한 덫이었고, 이미 체셔피크는 덫 안으로 발을 집어넣은 상태였다.
“태우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바라시는 모든 것을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말씀만이라도 정말 든든합니다. 그럼 안으로 들어가서 계약서를 작성하시지요.”
그냥 하는 말은 아니었다.
태우그룹은 정말 체셔피크가 원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지원할 생각이었다.
태우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 새롭게 인수한 범캣의 건설 기계 등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딱 하나만은 제외였다.
직접적인 추가 자금 지원만은 해 줄 생각이 없었다.
태우그룹에서 자금 지원을 해 버리면, 체셔피크 에너지가 파산을 피할 수 있게 되니까.
“태우그룹에서 제시한 모든 조건을 추가한 계약서입니다. 지분 우선 인수권과 텍사스 지역의 환경 오염 방지 대책까지 추가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공을 들여 텍사스 유지들을 설득해 셰일 가스 개발 허가를 얻어 내었습니다. 하나같이 환경오염을 크게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체셔피크 에너지는 그 어떤 회사보다 오염 없이 셰일 가스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체셔피크 에너지와의 협업을 진행하려는 것이지요. 셰일 가스 추출에 한해서는 그 어떤 정유사보다 뛰어난 곳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거짓된 소문이 아니란 걸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우리는 악수와 함께 자리에 앉았고.
서명한 계약서를 들고는 사진까지 찍으며 협업을 시작했다.
계약서에 서명을 한 순간, 체셔피크는 우리가 친 덫 안에 완전히 들어온 셈이었다.
“텍사스 지역 셰일 가스 개발을 언제든지 시작하셔도 좋습니다. 특히나 태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왜그너 목장을 거점으로 삼으셔도 됩니다.”
“7억 달러나 주고 목장을 구매했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목장 하나가 7억 달러나 하다니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리차드 회장에게 나는 천사 투자자나 다름없었다.
초대형 목장을 무료로 거점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줬으며, 미국에서 가장 많은 셰일 가스가 쌓여 있는 텍사스 지역에 셰일 가스 개발을 시작할 수 있게 해 준 사람이니까.
하지만 그는 천사와 손을 잡은 것이 아니라 악마와 손을 잡았다.
체셔피크 에너지가 파산 직전에 가더라도 그는 자신이 악마와 손을 잡았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 * *
이틀 후.
나는 텍사스에서 뉴욕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뉴욕의 한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빌딩의 이름은 ‘트럼프 타워’.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이 될 사람의 이름을 딴 빌딩이었고, 그가 운영하는 회사의 본사가 이 빌딩에 위치하고 있었다.
“미스터 킴! 정말 오래간만이군. 할아버지를 이어 회장에 올랐다는 이야기는 일찍이 알고 있었네. 그리고 요즘 하는 일마다 성공을 하고 있다며? 역시 핏줄이 달라.”
“할아버지께서 안부를 꼭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요즘은 동남아 지역의 발전에 관심이 많으셔서 함께 미국에 오지 못했습니다.”
“나이도 많은 사람이 왜 그렇게 돌아다니는지 모르겠어. 그냥 손자가 하는 일이나 구경하며 편안하게 지내지 않고 말일세.”
트럼프가 할 말은 아니었다.
그는 고령의 나이임에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대통령 선거까지 나가고, 당선까지 되었으니까.
“할아버지께서는 일을 하지 않으면 더 빨리 늙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건강한 이유가 열심히 일한 덕분이라고도 하셨습니다.”
“그건 맞는 말이긴 하지. 나도 잠시라도 쉬면 몸이 썩는 기분이 든다니까. 이러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서 마저 이야기를 나누지.”
트럼프의 사무실로 이동했다.
부동산 재벌이라 그런지 인테리어가 꽤나 화려했다.
할아버지가 태우그룹 회장실 인테리어를 어디서 보고 따라 했는지 몰랐는데 여길 와 보니 드디어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데이비드를 통해 들었네. 나를 지원하고 싶다고?”
“트럼프 회장님께서 정치에 입문한다고 들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회장님을 후원하고 싶습니다.”
“허허허, 나를 후원하겠다고 찾아온 사람은 자네가 처음이네. 내가 재벌이라 그런지 다들 후원이 필요 없는 줄 알더군.”
재벌은 당연히 돈이 많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재벌은 자신의 주머니에 들어온 돈을 더욱 아끼는 경향이 있었고, 정치에 굳이 자신의 돈을 사용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한국에선 많은 재벌이 대통령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해 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회장님이시라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허! 대통령이라니. 이제 막 정치에 입문한 사람에게 못 하는 말이 없군.”
호통은 치지만 입은 웃고 있는 트럼프였다.
사실 내가 아는 트럼프의 이미지는 코미디언과 가까웠지만, 실제로 만나 대화를 나눠 보니 생각보다 진중한 사람이었다.
“앞으로 트럼프 회장님이 어떤 선거를 나가든 제가 전폭적으로 후원을 하겠습니다. 상대 후보보다 후원금에 밀려 제대로 선거 캠페인을 못 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태우그룹이 돈이 넘쳐난다는 이야기는 나도 들은 적이 있네. 그런 태우그룹의 회장이 나를 후원하겠다고 하니 아주 든든하군. 그런데 들리는 이야기로는 오바마 정권과 친하다고 하던데 나는 공화당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했네.”
오바마 정권은 민주당이었다.
반대 정당인 공화당의 후보인 자신을 후원해도 괜찮겠냐는 질문이었다.
“저는 정당을 보고 후원을 하지 않습니다. 오직 인물만을 보고 결정을 하고, 승리 가능성이 높은 인물에게만 후원을 합니다.”
“자네가 보는 눈이 그렇게 좋다고? 자네가 찍은 주식은 무조건 상승하고, 자네가 찍은 기업은 대박을 터트린다고 하더군. 그럼 나도 잭팟을 터트릴 사람처럼 보이는가?”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잭팟이 아니라 1년 동안 당첨자가 나오지 않은 파워볼에 당첨될 사람으로 보고 있습니다.”
카지노에서 잭팟이 터져 봐야 수십억 원 단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로또와 비슷한 파워볼은 조 단위의 당첨금이 터지곤 했다.
지금 시점에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고, 파워볼 당첨 확률과 비슷한 가능성이었다.
“태우그룹과는 참 인연이 깊어. 자네 할아버지 덕분에 파산을 면했고, 이젠 손자인 자네가 내 정치 활동의 은인이 되어 주겠다고 하니. 허허허.”
“갑자기 후원 이야기를 꺼내 폐를 끼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이 후원 이야기를 자네처럼 갑자기 꺼냈다면, 의도를 의심했겠지. 하지만 자네는 다르네. 할아버지 때부터 인연을 이어 온 사이이지 않은가. 내 흔쾌히 자네의 후원을 받도록 하겠네.”
태우그룹과 트럼프의 인연 덕분에 일이 쉽게 풀렸다.
다른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의 임기 동안 엄청난 막장 짓을 저지르기에 더더욱 그와의 관계는 중요했다.
* * *
미국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총 일주일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사이 많은 일들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특히나 한국 정치계가 매우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국회의원 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모든 정당이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습니다.”
“국민경제당의 상황은 어떻죠?”
“현재의 여론 조사만 놓고 본다면, 300석 중에 최소 70석에서 최대 90석까지 확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당의 지지율 상승 조짐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비대위 구성 이후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통령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렇기에 여당의 미래 권력에 문을 열어 주었고, 여당은 미래 권력을 중심으로 똘똘 뭉칠 수 있게 되었다.
중심이 잡히면 지지율은 오르기 마련.
그렇기에 여당의 지지율이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가고 있었다.
“흠, 90석 정도면 거대 양당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겠군요.”
“여당이 110석 정도, 그리고 야당에서 90석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국민경제당이 제1야당으로 올라설 수도 있겠군요.”
“우리가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여당보다 더 많은 의석도 확보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가진 힘을 총동원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태우그룹과 국민경제당의 유착을 의심받을 수도 있었기에 그럴 생각은 없었다.
“그냥 예전처럼 티 나지 않게 도와주도록 하세요. 90석만 확보해도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셈이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90석 당선을 위해 선거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하지 못하고, 국민경제당이 제1야당으로만 올라서도 최재석 도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죠.”
급하게 먹으면 체하는 법이다.
90석만 해도 빠른 속도였고, 다음 선거에서 10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도 충분했다.
“그리고 다른 보고 사항이 있습니다. 강남 금융허브 공사가 보다 일찍 마무리될 수 있다고 합니다. 다음 달 중순이면 완공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정말 빠르군요. 벌써 완공이라니. 신사옥보다 금융허브 건물이 먼저 완공이 되었군요.”
“태우그룹 신사옥의 경우엔 지상 110층, 지하 8층 규모라 오래 걸리지만, 금융허브의 경우엔 70층 규모의 타워와 35층 규모의 컨벤션 호텔이기에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습니다.”
금융허브 빌딩의 원래 계획은 100층 이상 규모였다.
하지만 이번 정권 내에 완공하기로 청와대와 약속을 했기에 층수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100층을 넘기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빠르게 완공할 수 있으니 나쁘진 않군요.”
“청와대에서도 주기적으로 나와 확인을 한다고 합니다. 이번 정권의 마지막 업적으로 금융허브 빌딩을 내세우려고 하기에 관심이 상당합니다.”
정치권과의 약속을 깨서 좋을 건 없었다.
조만간 내려오는 권력이라고는 하지만, 권력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가 배신을 하면 무조건 보복이 들어온다.
마음 같아서는 금융허브 빌딩의 업적을 다음 정권으로 넘기고 싶었지만.
괜한 분란을 일으킬 필요는 없었고, 이왕 선물을 줄 거라면 확실히 주는 편이 좋았다.
“현재까지 금융허브 빌딩으로 입주하기로 한 금융사가 몇 곳이나 되죠?”
“월가의 금융사 30곳이 입주 대기 상태이며, 코코아뱅크와 태우증권까지 금융허브 빌딩을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70층 건물인데 30곳이면 부족하군요. 유럽 금융사까지 불러들여야겠군요.”
유럽 재정위기로 우리에게 약점이 잡힌 유럽 금융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아시아 거점을 서울의 금융허브 빌딩으로 옮기게 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