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53)
독식하는 재벌 3세-353화(353/518)
353. 새로운 시작 (2)
다음 날.
아무리 피곤해도 아침 5시만 되면 눈이 떠졌다.
미지근한 물로 몸을 마저 깨우려고 할 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다이먼! 아직 한국에 있었군요.”
“한국까지 왔는데 회장님은 뵙고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제 있었던 완공식에서 다이먼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긴 했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눠야 했기에 다이먼과는 대화를 거의 하지 못했었다.
“언제 미국으로 돌아가나요?”
“오늘 저녁 비행기를 예약해 두었습니다.”
“얼마 남지도 않았군요. 어제 찾아왔어도 되는데.”
“회장님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미국 최대 금융사의 대표로 올라선 다이먼이었지만.
그는 전혀 거만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예전보다 더 나를 존중해 주었다.
“할 이야기가 많죠? 무슨 이야기부터 시작할까요?”
“우선은 유럽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초부터 태우증권에서 대출금을 갚기 시작했고, 올해 중순까지는 전액 상환하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전액 상환할 수도 있는데 일부러 천천히 진행하라고 했어요. 한 번에 너무 많은 자금이 움직이게 되면, 시장이 시끄러워질 수도 있지 않겠어요?”
대출금 상환은 사실 진작 가능했다.
유럽까지 갈 것도 없이 일본에서 거둬들인 수익만으로도 대출금을 갚고도 그만큼은 남겨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유럽 재정위기로 대출받은 금액을 몇 배로 더 뻥튀기할 수 있었으니까.
“원금과 이자가 꼬박꼬박 들어오고 있고, 유럽 재정위기에 투자한 것도 있어 핀테크 은행의 올해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찍을 듯합니다.”
“유럽 재정위기에 투자할 자금이 남아 있었나 보군요. 태우증권이 핀테크 은행의 자금을 모조리 사용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비트코인 거래소로 인해 들어오는 수익이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비트코인 가격도 100달러까지 급상승하였습니다.”
벌써 100달러를 돌파했다고?
예전에 받은 보고에는 5달러도 되지 않았는데 그사이 벌써 20배가 넘게 상승한 비트코인이었다.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군요.”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소문이 퍼져 나가더니 지금은 미국 전역에서 비트코인 거래를 위해 핀테크 은행 계좌를 만들고 있습니다. 딱히 홍보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예금이 쌓이고 있고, 비트코인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핀테크 은행은 비트코인 거래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었다.
물론 어느 은행이든 비트코인 거래소를 만들 수 있었고, 은행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비트코인 거래소였다.
하지만 이미 핀테크 은행이 선점을 했다.
그리고 은행은 비트코인을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었기에 거래소를 만들 생각이 없어 보였다.
물론 거래소를 만들려는 시도를 한 곳도 있었지만, 핀테크 은행에 비해 신뢰도가 떨어지기에 사용자가 늘지 않았다.
“속도가 너무 빠르게 상승하지 않도록 알아서 조정을 해 주세요. 괜히 미국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면 곤란합니다.”
“천민정 씨가 만들어 준 알고리즘을 통해 제어해서 100달러 선으로 막았습니다. 그냥 두었으면 벌서 300달러는 족히 돌파했을 겁니다.”
“생각보다 비트코인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나 보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광풍이 불어온 것 같습니다. IT 버블이나 부동산 버블 같은 상황이 지금 당장 닥쳐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벌써 비트코인 광풍을 걱정하는 다이먼이었다.
그의 우려는 내 입장에서는 헛웃음만 나왔다.
“고작 100달러에 불과해요. 광기가 오려면 최소 만 달러 선은 돌파해야 하지 않겠어요?”
“만 달러까지 오르려면 지금보다 수백 배 이상의 사람이 비트코인을 거래해야 가능한 금액입니다.”
“1억 명 이상이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날이 올 겁니다. 그때가 되면 만 달러가 아니라 3만 달러 이상까지도 갈 수 있어요. 제가 전에도 말씀드린 것 같은데 잊으셨나 봅니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다이먼은 금융권에서 평생을 뒹군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비트코인의 가치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될 날이 올 겁니다. 단지 빨리 오느냐 늦게 오느냐 정도의 차이가 있겠죠.”
“정말 비트코인의 가격이 3만 달러까지 오르게 된다면, 회장님은 세계 최고의 자산가가 되게 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풀어 버리면 비트코인의 가치는 크게 하락하게 됩니다. 그냥 거래소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선에 만족해야 하죠.”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안전장치에 불과했다.
비트코인 자체만으로 돈을 벌 생각은 하면 안 되었고, 부가 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만들었다.
“그래도 비트코인이 회장님은 물론이고 핀테크 은행의 비밀 병기 정도는 되지 않겠습니까?”
“비밀 병기는 사용하지 않아야 효과가 있는 겁니다. 한번 사용하게 되면 가치가 사라지게 되니까요. 그리고 제가 보낸 사람은 만나 보셨습니까?”
“아! 투게더 워크의 베릴 말씀이십니까? 꽤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왜그너 목장의 공동 경영자였던 베릴.
그는 내 대리인이 되어 공유 오피스 사업을 시작했고, 회사 이름을 투게더 워크로 지었다.
“공유 오피스 사업을 하기 위해선 자금이 많이 필요해요. 핀테크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안 그래도 괜찮은 사업 아이템이라 대출을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실리콘 밸리에서도 공유 오피스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괜찮은 빌딩을 소개해 주기도 했습니다.”
공유 오피스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 톤이 높아지는 다이먼이었다.
그가 보기에도 공유 오피스 사업이 대박 아이템으로 느껴지나 보다.
“월가에 있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공유 오피스 사업을 좋게 평가하는군요.”
“오피스 임대에 네트워크 서비스까지 더한 아이템이지 않습니까. 특히나 요즘처럼 벤쳐 사업이나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는 시기에 딱 맞는 사업 아이템입니다.”
“지금이야 좋아 보이겠죠. 하지만 10년 안에 공유 오피스 사업은 성장 동력을 잃어버릴 겁니다. 그러니 최소한의 투자만 하도록 하세요. 아니면 투자를 하더라도 적당한 시기에 엑시트를 하든가요.”
다이먼까지 껌벅 죽는 사업아이템이 공유 오피스였다.
그렇다면 공유 오피스라는 미끼를 사용하면 생각보다 더 큰 대어를 낚을 수 있을 듯했다.
“정말로 그렇게 보십니까?”
“지금이야 저금리 시대니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겠지만, 금리가 조금만 올라가도 휘청거릴 사업입니다.”
“처음부터 매각을 염두에 두고 시작하는 사업인가 보군요.”
“맞아요. 그러니 매력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보이도록 잘 꾸며 주도록 하세요. 지분 일부를 핀테크 은행으로 넘길 테니. 저와 함께 지분을 매각하면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덕분에 핀테크 은행이 매년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부탁을 하는 걸까?
핀테크 은행의 최대주주가 나였으니 부탁은 내가 다이먼에게 해야 할 판이었다.
“핀테크 은행의 매출이 증대하고 있어서 다행이긴 한데. CITI 그룹의 상황은 어때요? 아직도 부채를 완전히 털어내진 못했죠?”
“그렇긴 하지만, 이번에 태우증권으로부터 받은 대출금으로 어느 정도 만회가 가능했습니다. 이대로 3~4년만 더 지속된다면, 부채 규모를 크게 줄여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태우그룹도 저희와 비슷한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AIZ의 부채가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이번 작전을 펼친 이유기도 했다.
AIZ와 GM과 같은 초대형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부채까지 우리가 안게 되었다.
물론 미국 정부에서 일정 부분 부채를 탕감해 주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이번 투자로 부채 대부분을 탕감할 수 있긴 하겠군요. 우선은 AIZ의 부채부터 지워 나갈 겁니다.”
“GM을 뒤로 미루시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지금이야 GM의 사정이 좋지 않으니 전미 자동차 노조에서 쥐 죽은 듯이 있지만, 부채가 사라지면 다시금 목소리를 높일 겁니다. 그러니 전미 자동차 노조와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고, 우리가 주도해서 만든 노조로 완전히 채워 넣기 전까진 시간이 좀 더 필요해요.”
미국 자동차 산업은 전미 자동차 노조가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전미 자동차 노조였고, 당연히 규모만큼의 힘과 권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기업 운영의 주도권을 노조에 넘길 수는 없었고.
그러니 전미 자동차 노조를 배제하기 위해선 새로운 노조가 필요했다.
“전미 자동차 노조를 배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미 가입된 노조원이 새로운 노조로 옮기게 하기 위해선 명분은 물론이고 메리트도 있어야 합니다.”
“전미 자동차 노조에 속한 직원들을 매각할 자동차 브랜드 공장으로 소속을 옮기고 있어요. 그리고 미국 정부에서 인정한 구조조정 단계에서 강성 노조원을 퇴직 처리했어요.”
“그래도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부족했다.
전미 자동차 노조 소속 직원을 전원 해고 처리할 수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소금물의 농도를 낮추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죠.”
“하나는 소금물에서 소금을 추출해 빼내는 방법이죠. 이 방법은 과정이 매우 복잡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도 있어요. 다른 방법으로는 소금물에 다량의 물을 부어 농도를 낮추는 겁니다.”
“새로운 직원을 더 고용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죠. 특히 전기차 공장과 라인에는 노조원이 아닌 사람들로만 채우고 있어요. 그들이 새로운 노조에 가입하고 난 다음 다른 공장이나 라인으로 옮길 겁니다. 그럼 강제적으로 소금물의 농도가 낮아지기 마련이죠.”
새로운 노조를 덩어리로 만들어 기존 공장에 투하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당연히 파벌 다툼이 일어나기 마련이었고.
기존 노조의 숫자가 아무리 많다고 한들 신규 유입은 되지 않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노조가 유리한 싸움이었다.
“이 사실을 알면 오바마 정권에서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전미 자동차 노조는 대놓고 오바마 정권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진행해야죠.”
“역시 회장님이십니다.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GM의 가치를 높이시는군요. 존경합니다.”
“존경은 무슨. 우리끼리 입에 발린 소리는 하지 맙시다.”
다이먼과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앞으로의 투자 방향 그리고 셰일 가스로 인한 세계 경제 판도의 재구성까지.
그렇게 반나절이 지나서야 다이먼은 공항으로 이동했다.
* * *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세상 곳곳이 초록색으로 가득했고, 초록색은 국민경제당의 대표색이기도 했다.
“축하드립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경제당이 아주 좋은 성과를 얻어 내었군요.”
“모두 회장님 덕분입니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참모진들이 그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는 건 회장님께서 뒤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경기도의 반도체 공장에서 최재석 도지사와의 만남을 가졌다.
오늘의 만남은 총선 승리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다.
국민경제당이 이번 총선을 통해 당당히 제1야당으로 올라섰으니 어찌 축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