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6)
독식하는 재벌 3세-36화(36/518)
36화. 최초의 폴더폰 (2)
한 달 만에 미국으로 돌아왔다.
창원 부품 공장에서부터 감사팀 그리고 기술 연구소까지.
워낙 많은 일이 벌어졌기에 체감상으로는 1년은 있었던 것 같지만, 고작 한 달의 시간이 지났을 뿐이었다.
추억에 젖는 것도 잠시.
나는 곧장 SAVE 투자회사로 향했고, 한 팀장과 제프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프리는 어쩐 일이세요? 회사를 창업했으면 거기에 집중해야지. 왜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계세요?”
“SAVE 투자회사 옆에 사무실이 있는데 당연히 와야죠. 우리 아마존의 최대 투자자가 미국에 왔다는데 어떻게 안 오겠습니까?”
제프리는 작년에 아마존을 창업했다.
이제야 인터넷이 대중화되고 있기에 아직은 인터넷 기반 사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서인지 SAVE 투자회사에 있을 때보다 얼굴이 많이 상해 있는 제프리였다.
“사업이 쉽지가 않죠?”
“그래도 SAVE 투자회사에서 많이 지원을 해 줘서 어떻게든 회사를 굴릴 수는 있습니다.”
사실 아마존은 SAVE 투자회사의 계열사 느낌에 가까웠다.
행정, 법률 등 신생 회사인 아마존의 부족한 부분을 SAVE 투자회사에서 지원해 주었다.
뭐 내가 지분의 49퍼센트를 보유하고 있으니 당연히 해 줘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투자금이 부족하면 언제든지 말하세요. 이상한 곳에서 투자받지 말고요.”
“돈은 아직 넉넉합니다. 투자금으로 1억 달러나 투자를 받았는데 제가 카지노를 가지 않는 한 부족할 일은 없습니다.”
“그러면 다행이네요. 아! 전에도 말했지만, 다른 투자자에게 지분을 나눠 줘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꼭 저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당연히 그래야죠. 그리고 웬만하면 지분을 꼭 쥐고 있으려고 합니다. 몇몇 투자처에서 문의가 들어오긴 했지만, 다 거절했습니다.”
아마존의 지분은 몇 년만 지나도 황금의 가치를 뛰어넘는다.
그 사실을 나도 알고 있었고, 제프리도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지분의 일부를 다른 투자자에게 줄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 그들이 회사를 위해 싸워 줄 테니까.
“그럼, 일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한 팀장, 파생상품 관련 계약은 다 끝났나요?”
“현금 120억 달러와 애플, 포드사의 주식을 양도받았습니다.”
“파생상품의 가치는 얼마나 올랐죠?”
“매일 일본의 주식이 하한가를 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파생상품의 권한을 발동하면, 최소 1.5배 이상의 수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고베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의 경제 상황은 좋지 않았다.
무려 한 달 사이에 일본 주가는 6퍼센트나 하락하였다.
더 큰 문제는 이게 시작이란 것이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일본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고 그만큼 내가 만든 파생상품의 가치는 커지게 된다.
“이제 슬슬 일본 기업의 꽁무니에 불이 붙었겠네요. 파생상품 해지 문의가 마구 들어오죠?”
“전화가 너무 와서 전화기 선을 뽑아 둬야 할 정도입니다.”
“아직 그리 급하지 않나 보네요. 직접 찾아오지는 않았으니.”
하긴 이제 6퍼센트 하락에 불과하다.
하지만 몇 달 후 20퍼센트 넘게 일본 주가가 하락하게 된다면?
그때는 배상해야 할 파생상품의 금액이 몇 배로 불어나게 된다.
“그래도 상황을 정확히 인식한 몇몇 회사에서는 미국으로 찾아오겠다는 연락이 오긴 했었습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끌어 보세요. 제대로 안달이 나야 협상이 쉬워지니까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회의실에 교수님들이 대표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귀하신 분들을 기다리게 할 순 없죠.”
나는 당장 회의실로 뛰어 들어갔다.
오늘을 위해 내가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해 준 교수님들이 회의실에 계셨다.
앞으로 노벨 화학상을 받게 되실 분들이니 나는 최대한 예를 갖춰 인사를 하였다.
“오래 기다리게 하여 죄송합니다. SAVE 투자회사의 김민재입니다. 편하게 킴이라고 불러 주십시오.”
“아닙니다. 우리도 방금 왔습니다. 이렇게 젊은 분이신지는 몰랐군요.”
구디너프 교수님이 대표로 내게 말을 건네 왔다.
그는 2차 전지인 리튬이온 전지의 기반을 만든 교수님으로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구열이 불타오르는 분이셨다.
“이렇게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먼 길을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차 전지 개발에 5억 달러나 지원을 해 주신 분인데 당연히 와 봐야죠. 그리고 연구 성과가 꽤 나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나는 2차 전지 개발에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했다.
앞으로 만들어야 할 스마트폰과 전기 자동차 분야에서 성능 좋은 2차 전지가 꼭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연구 성과가 나왔다는 말은 저도 전해 들었습니다.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연구비를 그만큼 받았으면, 그 누구라도 만들어 냈을 겁니다. 무려 3년이나 기다려 주셔서 저희가 다 감사할 따름이죠.”
“그런데 이번에 개발한 2차 전지의 상용화도 가능하겠습니까?”
“상용화 문제는 연구소가 아니라 2차 전지 회사에게 문의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마 기술력 좋은 배터리 회사라면 충분히 상용화가 가능할 겁니다.”
기술은 결국 상용화가 되어야지만 돈이 된다.
하지만 태우그룹은 아직 배터리 기술력이 높지 않았기에 나는 다른 방안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
“혹시 일본의 TDK 정도면 상용화가 가능하겠습니까?”
“당연히 가능하지요. 그런데 TDK와도 협의가 끝난 부분입니까?”
“조만간 협의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TDK는 나와 협의를 나눈 적은 없었다.
단지 SAVE 투자회사와 파생상품 계약을 맺었을 뿐.
나는 처음 파생상품을 만들 때부터 TDK의 우수한 배터리 제조 기술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TDK의 기술력은 향후 2차 전지 업계를 압도하게 된다.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전기 자동차에 들어가는 2차 전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TDK에게 기술료를 지불해야만 하는 시대가 온다.
그런 TDK의 기술력을 나는 뺏을 것이다.
내가 그리고자 하는 그림의 일부가 TDK의 배터리 기술이기도 했으며, 한국의 우수한 배터리 기업 또한 내가 그리는 그림의 일부가 될 것이다.
“TDK의 기술력을 사용할 수만 있다면 상용화는 크게 어렵지 않아요.”
“상용화는 TDK와 협의되는 대로 진행하겠습니다. 그 전에 시제품은 연구소에서 제작이 가능할까요?”
“시제품이야 당연히 만들어야죠. 몇 개나 필요합니까?”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지금 연구소 능력으로는 한 달에 30개 정도가 한계입니다. 계속해서 연구도 지속해야 하니 시제품을 그 이상 만드는 건 힘듭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인원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추가로 고용하십시오. 모든 비용은 우리가 지원하겠습니다.”
매번 말하지만 지금은 돈보다 시간이 더 중요한 시기였다.
최초의 폴더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돈이 얼마가 들든 시간을 단축해야 했다.
“시제품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원을 추가로 모집하도록 하죠. 그런데 이차전지에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지만 투자회사에서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환율이나 주가에 투자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부터는 기술에 투자해야 하는 시대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아주 좋은 마음가짐이시군요. 시제품은 이번 달 내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구디너프 교수가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교수님이 학부생에게 대학원생으로 꼬드길 때의 미소가 저렇지 않을까?
“연구비는 최대한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기술의 특허권의 지분도 약속드리겠습니다.”
“연구비 지원도 감사한데 지분까지 나눠 주신다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나는 교수님들에게 5퍼센트의 지분을 약속했다.
그리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교수님들의 노후를 책임져 줄 정도는 충분한 지분이었다.
“바쁘신 분들의 시간을 너무 많이 뺏었습니다. 다음에는 제가 연구실로 찾아가겠습니다.”
“허허, 저보다 대표님이 더 바빠 보이십니다. 저희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교수님들이 떠난 회의실으로 한 팀장과 데이비드를 불러내었다.
데이비드는 언제나처럼 여유 넘치는 얼굴로 회의실로 들어왔지만,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가득했다.
“요즘도 많이 바쁜가 보네요.”
“한 달에 비행기만 최소 20번 이상 타죠.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마신 술을 다 더하면 회사를 술로 가득 채울 수 있을 거예요.”
데이비드는 SAVE 투자회사의 핵심인물 중 하나였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방금 만난 교수님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건 전부 데이비드의 뛰어난 친화력 덕분이었다.
“우리 회사가 무사히 돌아가는 건 데이비드의 간 덕분이죠. 그래서 항상 데이비드의 간에 감사하고 있어요.”
“제 간이 이번에도 활약을 했죠. NEXT사의 스티브 잡스와 미팅 일정을 잡았어요. 내일 점심을 그와 드실 수 있도록 식당까지 다 예약해 뒀어요. 그런데 채식 전문 식당이에요. 알고 가세요.”
스티브 잡스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채식이 뭐가 문제겠나?
대대로 우리 대한민국은 쑥과 마늘만 100일을 먹고 버틴 웅녀의 후예 아니겠나.
* * *
다음 날.
나는 제대로 차려입고는 채식 전문 식당에 15분 일찍 도착했다.
그렇게 15분을 기다리자, 정확히 약속 시간에 맞춰 스티브 잡스가 식당에 도착했다.
“반갑습니다. SAVE 투자회사 김민재입니다. 편하게 킴이라고 불러 주세요.”
“제가 만든 애플의 대주주시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왔습니다. 망해 가는 애플에 왜 발을 걸치셨는지 궁금해서 말입니다.”
스티브의 말투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다.
자신이 만든 애플에서 쫓겨났으니 애플의 대주주인 나조차도 마음에 들지 않는가 보다.
“우선 식사부터 하고 이야기를 계속해 볼까요?”
“그럴 시간이 있을까 모르겠네요. 저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서 말입니다.”
경계심부터 허물어야겠다.
이대로는 무슨 말을 해도 한 귀로 듣고 흘릴 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스티브에게 폭탄을 집어 던졌다.
“애플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럴 능력이 됩니까? 헛소리를 좋아하시는 분이시군요.”
“헛소리가 아닙니다. 애플의 대주주로서 애플이 다시 살아날 방법은 당신의 복귀 말고는 없습니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그를 태우그룹으로 데리고 오고 싶었다.
하지만 스티브는 억만금을 준다고 한들 다른 사람의 밑으로 들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니 어떻게 하겠나? 그와 손잡고 미래에 다가올 스마트폰 시장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20퍼센트의 지분으로 할 수 있을까요? 당신 말고 다른 대주주는 내가 복귀하는 걸 원하지 않을 겁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제가 설득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20퍼센트에 불과한 지분이지만, 당신의 복귀를 추진할 때는 더욱 많은 지분을 제가 보유하고 있을 겁니다.”
“말로는 무슨 말을 못 하겠어요? 차라리 나를 미국의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다고 하지 그래요?”
역시 이런 말로는 부족하군.
그래서 나는 따로 준비한 디자인 초안을 꺼냈다.
내가 스케치하고 조나단이 구체화한 여러 종류의 휴대폰 디자인 초안이었다.
“제가 만들고자 하는 애플의 미래입니다. 이래도 제가 말로만 떠드는 사람 같습니까?”
내 질문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스티브였다.
그는 오직 아이폰과 흡사한 디자인 초안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