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64)
독식하는 재벌 3세-364화(364/518)
364. 전진 혹은 후퇴 (4)
2013년 새해를 한국에서 보낸 뒤.
오바마 대통령 재선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넘어갔다.
아직 취임식까지 일주일의 시간이 남았기에 그사이 몇 가지 일을 해결할 계획이었고, 그러기 위해 한 사장도 나를 따라 미국으로 넘어왔다.
“미스터 킴! 미국에서 보니 더욱 반갑군요.”
“매번 조지 대표님을 한국에 오시게 해서 항상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찾은 사람은 조지 대표였다.
금융 타워 1호 프로젝트를 조지 대표가 이끌고 있었기에 미국에 도착하는 즉시 퀀텀펀드를 찾아갔다.
“미안할 게 뭐가 있겠나? 돈을 벌 수만 있다면 한국이 아니라 북극이라고 가야지.”
“준비는 잘 되어 가십니까?”
“대부분의 준비는 다 끝났네. 미국 국채도 대량으로 사들였고, 금리 상승에 영향을 많이 받을 기업 위주로 공매도 칠 준비를 끝마쳤네.”
이런 분야의 1인자인 조지 대표였다.
어디를 공략해야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경험을 통해 아는 사람이었고.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금융 타워 금융사들에게 달콤함을 맛보게 해 줄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조만간 미국 연준에서 움직임을 보일 듯합니다. 연준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 의사를 밝히는 순간 작전을 시작하시면 됩니다.”
“걱정 말게나. 이 정도 규모의 작전은 눈 감고도 할 수 있다네. 솔직히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해 온 작전과 비교하면 애들 장난 수준 아니겠는가.”
조지 대표의 이름을 걸고 시행할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물론 양적 완화 축소로 인해 미국 금융 시장이 요동을 치니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 수익으로는 조지 대표의 허기짐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번 작전이 끝나기 전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행할 겁니다. 이번엔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라 조지 대표님의 마음에 꼭 들 겁니다.”
“힌트라도 줄 수 없겠는가?”
“조지 대표님이 원하신다면 힌트가 아니라 프로젝트의 전부를 알려 드려야지요.”
조지 대표는 얼른 블라인드를 내렸다.
그러곤 사무실 불까지 꺼 버리고 나서야 귀를 기울였다.
“다음 프로젝트가 뭔지 말해 보게나.”
“우리가 공략할 국가는 베네수엘라입니다.”
회귀 전 베네수엘라의 이미지는 ‘폭망’이었다.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망한 나라가 베네수엘라였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높은 GDP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가 베네수엘라였다.
“베네수엘라를 공략하겠다? 베네수엘라는 역사상 최고 GDP를 2년 연속 기록하고 있네. 물론 작년에는 조금 주춤하긴 했지만, 그래도 5%가 넘는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나라지 않은가.”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는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흠, 작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차베스가 4선 연임에 성공하긴 했지. 차베스가 누군가? 미국 대통령을 악마라고 비난했던 사람 아니겠는가? 그런 사람이 또 정권을 잡았으니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될 리는 없겠지.”
베네수엘라에서 차베스의 인기는 압도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정권을 잡은 기간 동안 베네수엘라의 GDP는 매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자신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 주는 지도자를 싫어할 사람은 없었다.
독재, 부패, 권력 남용 등 어떤 악한 행위를 하든 묵인될 정도의 인기를 끌고 있는 차베스였다.
“소식을 들으셨겠지만, 작년에 암이 재발했다고 합니다. 쿠바에서 수술을 받긴 했지만, 시한부 인생이라고 합니다.”
“참 대단한 사람이야.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도 권력을 놓기 그리 싫은 건가?”
“올해 안에 차베스가 생을 마감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렇지 않더라도 더는 대통령 자리에 있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다고 합니다.”
“그런 소식은 어디서 들었나? 설마 쿠바의 병원과도 친분이 깊은 건가?”
나는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회귀 전, 뉴스에서 차베스의 사망 소식을 몇 날 며칠을 떠들어 대었으니 당연히 잘 알 수밖에.
하지만 그 이야기를 조지 대표에게 할 수는 없었기에 마음대로 오해하도록 두었다.
“차베스가 사망하면, 그의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르가 대통령 대행을 하며 권력을 잡을 듯합니다.”
“차베스 라인에 있는 사람이니 당연히 미국과의 관계는 지금처럼 유지되겠군. 그럼 지금과 상황이 뭐가 달라지는 건가?”
“베네수엘라의 사정이야 달라지지 않지만, 미국의 사정이 크게 달라질 겁니다.”
조지 대표의 사무실에는 많은 화분이 있었다.
그중 가장 큰 화분으로 다가가 흙 한 줌을 움켜쥐었다.
“셰일 가스 혁명이 시작되는 순간, 베네수엘라는 몰락하게 되어 있습니다.”
“셰일 가스로 인해 베네수엘라가 더는 석유로 돈을 벌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베네수엘라의 석유는 품질도 좋지 않습니다. 셰일 가스와 비교될 정도죠. 그러니 미국의 입장에서는 베네수엘라를 가만히 지켜볼 이유가 사라지지 않겠습니까?”
2013년이 기점이었다.
셰일 가스 혁명과 베네수엘라 몰락.
미국은 셰일 가스로 인해 베네수엘라에 끌려다닐 이유가 사라진다.
그러니 다양한 이유로 베네수엘라의 경제를 제재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몇 년 안에 3분의 1로 쪼그라들게 되어 있었다.
“하긴 베네수엘라가 선을 넘긴 했지. 그래도 석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봐주고 있기도 했고. 그런데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한 번에 무너지기야 하겠나? 아무리 셰일 가스가 많이 생산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네.”
“당연히 미국 혼자 제재를 한다고 해서 베네수엘라가 무너지진 않겠지요. 하지만 중동 지역에서 석유 증산 정책을 시행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중동까지 움직인단 말인가? 흠, 그렇다면 베네수엘라 입장에서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지긴 하겠군.”
내가 사우디와 친분이 있다는 걸 잘 아는 조지 대표였다.
그렇기에 큰 의심 없이 내 말을 받아들였지만, 그래도 몇 가지 의문이 생긴 그였다.
“그런데 중동이 굳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할 이유가 있는가?”
“한국에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중동은 베네수엘라가 아니라 미국의 셰일 가스를 견제하기 위해 석유를 증산하게 될 겁니다.”
“엄한 베네수엘라의 등이 터진다는 이야기군.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긴 하지만, 국제 정세를 조금 더 지켜보긴 해야겠네.”
지금 당장 움직일 필요까지는 없었다.
아직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으니 틈이 날 때마다 머릿속으로 계획을 구상하기만 해도 충분했다.
“셰일 가스 생산량과 중동의 움직임을 파악한 다음 움직여도 충분합니다. 미국의 양적 완화 프로젝트로 재미를 보며 기다리면 됩니다.”
“베네수엘라가 완전 몰락을 한다면, 크게 수익을 올릴 수 있긴 하겠어. 베네수엘라에 투자한 정유 회사만 공매도를 쳐도 거액을 벌어들일 수 있지.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화폐를 공격해서 이득을 얻어 낼 수도 있고 말이야.”
벌써 머릿속으로 구상을 시작하는 조지 대표였다.
서서히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져 가고 있었다.
“그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습니다. 셰일 가스 생산량이 늘어나면 날수록 시기가 당겨지지요.”
“그래서 자네가 셰일 가스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 것이군. 역시 자네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다 있었어.”
퀀텀펀드에는 나를 조사하는 전담팀이 따로 있었다.
내가 어떤 투자를 하는지 그리고 태우그룹이 어떤 사업에 관심을 가지는지만 조사하고 분석하는 전담팀이었다.
정말 쓸데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나를 조사하고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여러 번 투자를 성공시켰기에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베네수엘라 프로젝트는 아직 시간이 남았습니다. 우선은 양적 완화 프로젝트에 집중해야 합니다. 대통령 취임식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독대를 하기로 했으니 그때 양적 완화에 관한 분위기를 읽어 내 보겠습니다.”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 새의 마음가짐으로 자네를 기다리고 있겠네.”
할아버지뻘인 조지 대표가 아기 새라니.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쓸 뻔했지만, 그래도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에게 욕을 할 수는 없었기에 애써 미소를 지으며 작별 인사를 했다.
* * *
다음 날.
이번에 내가 찾은 사람은 머스크였다.
전기 자동차와 로켓 개발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머스크였지만.
내가 직접 공장까지 찾아오자 하던 일을 모두 던져 두고 나를 반겼다.
“오셨습니까! 미국에서 이렇게 뵙게 되니 더욱 반갑습니다.”
“지난번에는 머스크 대표가 한국을 방문했으니 이번엔 제가 미국으로 와야지요. 표정이 좋은 걸 보니 작업이 잘 되어 가고 있나 봅니다.”
“전기차와 로켓은 잘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재사용 프로젝트는 쉽지가 않습니다. 최소 2~3년은 더 연구를 해 봐야 그럴듯한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로켓 추진체 재사용.
이는 로켓 산업의 역사를 바꿀 일이었기에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모두가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프로젝트기도 했다.
“민간 기업 최초로 로켓 발사에 성공했으니 재사용 프로젝트도 꼭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연구비가 부족하면 언제든지 말만 하세요. 원하는 만큼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미스터 킴 덕분에 아주 든든합니다. 모두가 실패할 거라고 말했지만, 저는 그런 사람들의 의견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미스터 킴이 된다고 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유일한 지지자.
나는 이미 머스크가 로켓 추진체 재사용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과 달리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가 있었다.
“로켓 재사용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면, 결국 많은 로켓을 발사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긴 합니다. 많은 기업이 인공위성 발사를 의뢰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제가 자체적으로 더 많은 인공위성을 발사하려고 구상 중에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겠군요. 그럼 이러는 건 어떤가요? 인공위성 비용의 절반과 발사 비용 절반을 제가 부담하겠습니다.”
로켓 발사 비용은 보통 900억 원에 달했다.
인공위성 발사를 위탁받아 그 비용을 충당하곤 했다.
하지만 로켓 하나에 100개가 넘는 인공위성 탑재가 가능했기에 수량을 충당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비용을 절반이나 부담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혹시 태우그룹에서 인공위성을 사용할 목적입니까?”
“앞으로 인공위성의 활용도가 점점 더 많아질 겁니다. 그때를 대비해 미리 투자를 하는 거지요.”
“제 입장에서는 매우 고마운 제안이긴 하지만, 아시겠지만 저희는 NASA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국가와 인공위성을 공유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인공위성은 중요한 전략 물품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마음대로 사용하기 어려웠다.
“미국 정부의 허락이 떨어지기만 한다면, 제안을 받아들이시겠다는 말이로군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백악관을 무슨 수로 설득하실 생각이십니까?”
“조만간 백악관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늦어도 다음 주 안에는 결과를 알려 드릴 수 있겠군요. 아마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겁니다.”
“그런데 그 많은 인공위성을 통해 무엇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지구 저궤도 통신망을 구축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스타링크.
나는 머스크가 구상만 하고 있는 지구 저궤도 통신망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스타링크의 지분의 일부를 얻을 수만 있다면, 발사 비용 절반은 큰 금액도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