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65)
독식하는 재벌 3세-365화(365/518)
365. 전진 혹은 후퇴 (5)
지구 저궤도 통신망.
사실 한국에서는 그다지 필요 없는 시스템이었다.
한국에서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있다고 한들 사는 사람의 숫자가 적기 마련이었다.
게다가 가격도 비쌌다.
최소 월에 20만 원 이상의 비용을 내야 했고, 많게는 60만 원까지 요금이 올라갈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속도가 빠른 것도 아니었다.
한국 전역에는 광케이블이 깔려 있었고, 지구 저궤도 통신망을 이용하는 것보다 최소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을 제외한 나라는 달랐다.
특히나 넓은 땅을 가진 미국에는 수요층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머스크도 그런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혹시 제 머릿속을 들여다보셨습니까? 저궤도 통신망을 예전부터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었는데 미스터 킴은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인공위성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니 저궤도 통신망이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태우통신을 통해 가능성을 알아보니 꽤 희망적인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당연히 그런 과정은 없었다.
그저 내 머릿속에 있는 계획을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꾸며 낸 말이었다.
“미스터 킴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전기차, 로켓 그리고 저궤도 통신망까지! 마치 뇌를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입니다!”
“저는 성공 가능한 아이디어만 입 밖으로 꺼내 들죠. 저궤도 통신망도 분명 성공하게 될 겁니다. 그러니 로켓 발사 비용 절반 정도는 기꺼이 부담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제가 부탁드리겠습니다. 부디 백악관을 설득해 저궤도 통신망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당연히 그럴 생각이었다.
백악관이 나를 부른다는 건 내게 원하는 게 있다는 뜻이었고, 그럼 나는 저궤도 통신망을 요구할 생각이었다.
* * *
다음 날.
나는 CITI그룹 본사를 찾아갔다.
그곳에는 다이먼과 데이비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스 오셨습니까! 백악관으로 갈 준비는 제가 다 해 두었습니다. 토요일 오전에 워싱턴으로 이동해 백악관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고생 많았어요. 백악관에서 절 보자고 한 이유는 아직 모르죠?”
“여러 라인을 통해 알아보았지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태우그룹의 사업과 한국과 미국 관계 재설정 정도로만 예상하고 있습니다.”
뻔한 이야기를 하는 데이비드였다.
미국에서 가장 발이 넓은 그가 이런 말을 할 정도라면, 오바마 대통령을 제외한 그 누구도 모른다는 뜻이기도 했다.
“백악관에 가 보면 무슨 연유인지 알게 되겠죠. 셰일 가스 사업은 잘 진행되고 있죠?”
“아주 무난하게 잘 흘러가고 있습니다. 텍사스에 대규모 셰일 가스 유전 개발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벌써 소량이지만 셰일 가스를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군요.”
“왜그너 목장에 이미 유전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셰일 가스 혁명이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게 될 터였고, 석유 업계의 대격변이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다이먼도 잘 있었죠?”
“저야 회장님 덕분에 여기저기서 재미를 크게 보고 있습니다. 퀀텀펀드에서 진행하는 양적 완화 프로젝트에 큰 투자를 해 두었습니다.”
“너무 크게 투자하지는 마세요. 또 재미를 볼 프로젝트가 많이 남아 있으니까요.”
“핀테크 은행을 너무 무시하십니다. 실리콘밸리의 자금은 전부 우리 은행으로 입금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 거래가 크게 늘어 돈이 흘러넘치는 상황입니다.”
매년 크게 성장하는 핀테크 은행이었고.
CITI 그룹의 부채 절반 이상을 갚고도 돈이 남아돌 정도였다.
물론 내가 거액의 이자로 도움을 주긴 했지만, 다이먼의 능력이 출중했기에 매년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투게더 워크는 어때요? 여러 물고기가 입질을 시작했을 듯한데요.”
“안 그래도 대어들이 입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쇼프트뱅크와 미우라 증권 그리고 월가의 투자회사 여러 곳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죠?”
“투게더 워크 베릴 대표에게 투자를 제시하는 것부터 해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하고 있을 정도의 관심입니다.”
미끼가 하나밖에 없는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투게더 워크라는 미끼를 이용해 어느 물고기를 잡아 올릴지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쇼프트뱅크와 협상을 진행할까 하는데 더 괜찮은 물고기가 있나요?”
“통신 쪽 사업을 위해서는 쇼프트뱅크가 가장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금융 쪽 성장을 생각한다면 월가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금융 쪽은 지금도 충분하죠. 그럼 첫 계획대로 쇼프트뱅크와 거래를 하도록 하죠.”
“쇼프트뱅크가 가지고 있는 알짜 자산을 최대한 받아 낼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 보겠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쇼프트뱅크 회장과의 만남도 주선하겠습니다.”
투게더 워크는 지금이 몸값이 가장 비싼 순간이었다.
올해 중순부터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투게더 워크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그러니 아직 제로 금리가 유지되고 있을 때 팔아 치워야 최대 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
“우리가 투게더 워크를 매각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보여서는 안 됩니다. 상대방이 애걸복걸해서 어쩔 수 없이 판다는 느낌이 들게 해야 합니다.”
“이미 여러 번 연락이 왔었습니다. 우리가 아주 약간의 관심만 보여도 달려들 게 분명합니다.”
투게더 워크는 독사과였다.
독이 든 사과를 우리가 먼저 팔면 문제가 되지만.
상대방이 제발 팔아 달라고 애원을 한다면 문제 될 게 없었다.
“투게더 워크를 매각하고 나면, 베릴을 잠시 데리고 있으세요. 나름 쓸 만한 사람 같더군요.”
“회장님이 잘 쓰실 수 있도록 열심히 가르쳐 보겠습니다.”
일회용으로 사용하고 버리기엔 아까운 베릴이었다.
실행력도 뛰어났고, 연기력도 쓸 만한 사람이었다.
투게더 워크와 비슷한 사업이 몇 개 더 있었으니 그때를 대비해 데리고 있기로 했다.
* * *
1월 20일.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이 거행되었다.
이번 취임식은 비공개로 진행되었고, 참석자는 10명이 넘지 않았다.
취임식 행사를 진행하는 대법원장, 지켜보는 전직 대통령···. 그리고 기업가로서는 내가 유일하게 참석을 하였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취임식 행사에 처음부터 참석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이 모두 끝났다.
그는 전직 대통령과의 인사를 모두 끝마치고 난 다음에야 나를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들였다.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김 회장의 지원 덕분에 재선에도 성공할 수 있었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서글서글한 모습으로 손을 내밀었고, 우리는 악수를 나누며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요즘 아주 흥미로운 사업을 많이 진행하시더군요. 그리고 미국의 안보와 미래를 위해 셰일 가스 사업을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부시 대통령을 통해 전해 들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고 진행하는 사업입니다. 지금 당장은 이득을 보기 힘들고,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사업입니다. 하지만 셰일 가스 혁명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산유국은 더는 미국을 견제하기 힘들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이번 취임식에는 부시 전 대통령도 참석을 했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내 이야기를 했다니.
뭐 나쁜 이야기는 아니니 손해 될 것은 없긴 했다.
“부시 대통령은 참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이죠. 그런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인정을 받기란 참 힘든 일입니다. 김 회장이 그런 힘든 일을 해내셨군요.”
“진심은 반드시 통하기 마련입니다.”
“셰일 가스를 통해 미국의 안보가 강해질 수 있다는 건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지요.”
슬슬 본론을 꺼내 들 조짐을 보이는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나도 뜸을 들이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에 곧장 질문을 던졌다.
“어떤 조치가 추가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미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을 위한 움직임이 추가되어야 하지요. 특히나 요즘 북한과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아요. 언제든 미사일로 한국을 노릴 수 있는 곳이 북한 아니겠습니까?”
오바마 대통령의 입에서 미사일 이야기가 나왔다.
전혀 뜬금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미사일 도발을 매년 수차례 진행하는 북한이었고, 한국에 주한미군을 두고 있는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도 큰 골칫거리였을 테니까.
“혹시 한국에 미사일 방어 기지를 지으실 생각이십니까?”
“······역시 김 회장은 말귀가 밝군요. 그래서 한국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할까 합니다.”
이 문제를 왜 나에게 묻는 거지?
물론 태우그룹은 한국 재계 1위 그룹이었고, 한국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긴 했다.
하지만 사드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에 해당했기에 기업가가 아닌 정치인과 나눠야 하는 대화였다.
“저는 사드 배치를 찬성하고 반대할 입장이 아닙니다. 이번에 구성된 새로운 한국 정부와 상의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방부와 상의한 결과 가장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이 한국이고, 차선책으로는 일본의 오키나와입니다. 저는 웬만하면 최선책을 택하고 싶어요.”
“저도 한국과 미국의 안보를 위해선 사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긴 하지만, 중국이 심하게 반발할 듯합니다. 중국이 한한령을 발동할 수도 있는 민감한 문제입니다.”
한한령 혹은 금한령.
말 그대로 한국을 배척하는 행정 조치였다.
물론 비공식적인 행정 조치긴 하지만, 한국 물건에 대한 불매 운동과 한국 기업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었다.
회귀 전에도 한한령으로 한국 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그때도 한한령의 시발점은 사드 배치였고, 그로 인해 5년 이상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점점 멀어져만 갔다.
“중국이 만약 한국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미국도 보복 조치를 시행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태우그룹에게 따로 부탁할 일이 있으십니까?”
“사드를 배치할 만한 부지를 제공해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그냥 달라는 건 아니고, 보다 비싼 가격으로 우리가 구매하겠습니다.”
부동산을 사고파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드 배치에 사용될 부지를 태우그룹이 판매했다는 소식이 중국에 전해지게 되는 순간, 태우그룹은 중국 정부와 국민들의 주적이 될 수가 있었다.
사드 배치는 어쩔 수 없지만.
결코 태우그룹이 사드 배치와 연관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해서는 안 되었다.
“태우그룹이 보유한 부지를 제공해 드리긴 어렵지만, 괜찮은 부지를 제공할 만한 회사와 연결시켜 드릴 수는 있습니다.”
“그럼 부지 문제를 김 회장에게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한국의 지난 정부부터 사드 배치와 관련된 협상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고, 이번 정부도 보수 진영에서 승리를 하였으니 큰 문제는 없을 듯하군요.”
최재석 후보가 당선이 안 된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사드 배치라는 국익과 큰 관련된 일을 책임지지 않게 되었으니까.
물론 나는 사드 배치를 이미 예견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중국 시장을 대신할 시장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중국에 사업을 집중하지 않은 이유도 한한령을 걱정해서였다.
“한국 정부와 사드 배치 협상이 끝나는 대로 부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돕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사드 부지를 제공할 회사가 중국에게 큰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 문제라면 걱정 마세요. 중국에서 불이익을 받는 만큼 미국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드리죠.”
“그런데 이런 문제를 저와 상의하실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안보 문제를 상의할 수 있는 유일한 한국 기업가가 김 회장 아니겠습니까? 부시 대통령이 인정한 사람이니까요.”
나를 믿는다 이거지?
그럼 내가 제시할 제안도 받아들이겠군.
안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공위성 공유와 지구 저궤도 통신망 이야기를 꺼내 들 준비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