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66)
독식하는 재벌 3세-366화(366/518)
366. 독사과 (1)
인공위성은 태우그룹에겐 꼭 필요한 자원이었다.
예전에는 인공위성을 안보나 기상 관측 용도로 많이 사용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과 같은 고사양 전자기기의 발달로 인해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었다.
그리고 전기차의 미래인 자율 주행.
저궤도 통신망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전 세계 모든 지역에 자율 주행 시스템을 작동시킬 수도 있었다.
그러기 위해선 미국 정부의 지원이 필수였고.
오바마 대통령의 허락만 떨어진다면, NASA의 지원을 받고 있는 스페이스X와 인공위성을 공유할 수가 있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김 회장이 저에게 부탁하는 건 처음인 것 같군요. 어렵지 않은 일이라면 최대한 들어드리리다.”
“아시고 계시겠지만, 저는 우주 산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민간 로켓 회사의 최대 후원자가 김 회장이라는 건 잘 알고 있지요.”
“민간 로켓 회사가 더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 비용과 인공위성 비용 절반을 부담하고자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잠시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불과 몇 분 전에 나를 믿기에 안보 문제를 상의한다고 자신의 입으로 말했었다.
그런데 설마 미국의 안보 문제로 인공위성 공유를 허가하지 못한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민감한 사안이긴 하지만, 태우그룹만 사용한다는 조건이라면 허가하지 못할 것도 없지요. 그만큼 태우그룹과 김 회장을 믿으니 가능한 일이지요.”
“감사드립니다. 미국의 안보에 해가 되는 일은 결단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NASA와 관련 부처에는 제가 말을 해 놓도록 하죠. 하지만 사드 부지 문제부터 해결되어야만 합니다.”
결국 또 사드를 꺼내 드는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사드 협상이야 한국과 미국의 정부가 알아서 할 문제였지만.
부지 문제는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의 도움이 꼭 필요하긴 했다.
“사드 부지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
“편하게 말씀해 보세요.”
“웃돈을 주는 것보다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땅과 교환하는 형태로 진행한다면, 관심을 보일 기업이 많이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에는 금싸라기 땅이 말라 버렸다.
하지만 주한미군이 보유한 땅 중에는 금싸라기 땅이 많이 남아 있었다.
“수도권에 있는 부지와 맞교환하라는 말이로군요.”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부지와 교환하겠다고 하면, 나설 기업이 꽤 있습니다. 특히 서울 용산 부지를 제공한다고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나설 게 분명합니다.”
수도권에는 많은 주한 미군 부지가 존재했다.
그중 가장 가치가 높은 땅은 당연히 서울 용산 부지였다.
부지 전체를 주는 건 어렵더라도 부지 일부를 교환하는 조건이라면 미국 측에서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이었다.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군요. 관련 부서와 회의를 해서 결정하도록 하지요. 하지만 확실한 건, 최소한 경기도의 주한 미군기지와 맞교환하는 건 가능할 겁니다.”
“그럼 제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즉시 괜찮은 부지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과 접촉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해 주시면 더할 나위가 없지요. 그리고 셰일 가스 개발에도 힘써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하는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그의 고마움에서 앞으로의 미국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예상이 되었다.
산유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할 수 있게 되었으니 내게 고마움을 표하는 것 아니겠는가?
“셰일 가스 혁명이 제대로 자리만 잡는다면, 앞으로 미국은 석유 업계의 주도권을 꽉 쥘 수 있게 됩니다.”
“한시름 놓게 된 정도지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그래도 예전보다 경제가 나아져서 싸울 여력이 생겼지요. 싸울 여력을 조금 더 만들기 위해 연준 의장도 고생하고 있고요.”
양적 완화 축소를 말하는 듯했다.
지금 당장 양적 완화를 중단하지는 못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양적 완화 축소를 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말씀만 하십시오.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다면, 기꺼이 최선을 다해 움직이겠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 한국 방문 계획이 있으니 다음에는 한국에서 뵙도록 합시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독대가 끝이 났다.
얻은 것도 많았고 고민할 일도 많은 대화였지만, 분명한 건 오바마 대통령이 나와 태우그룹을 신뢰한다는 걸 재확인할 수 있는 자리임에는 분명했다.
* * *
미국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즉시 나는 기획실장과 한 사장을 불러들여 회의를 진행했다.
“백악관에서 조금 곤란한 부탁을 하더군요. 사드 배치를 위한 부지를 우리에게 일임했습니다.”
“사드라고 하시면, 미사일 방어 체제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까지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러니 중국 측에서 큰 반발을 할 게 분명하죠.”
“그럼 부지를 제공한 회사는 중국과 척을 지게 될 수도 있겠습니다.”
“미국 쪽에서 최대한 중재를 하겠다고는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진 모르는 일이지요.”
우리는 한참이나 사드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고.
사드 부지를 제공하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까지 이야기를 하자, 기획실장과 한 사장의 반응이 달라졌다.
“남양주의 부지도 매력적이지만, 만약 용산 부지까지 가질 수 있다면 확실히 메리트가 있습니다.”
“저도 한 사장과 같은 생각입니다. 용산 부지라면 저도 욕심이 생길 정도로 가치가 높은 땅입니다.”
기획실장과 한 사장의 입에서 군침이 돌았다.
이들마저 이런 반응을 보이는데 대기업 회장들은 어떻겠는가?
당연히 눈이 돌아가서 달려들 게 분명했다.
“전경련 회의를 긴급하게 소집해야겠어요.”
“전경련에 연락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연락은 명예 회장님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지 않겠습니까?”
할아버지를 동원한다면 전경련 회의 소집이야 일도 아니었다.
할아버지의 한마디면, 웬만한 대기업 회장들도 하루 안에 다 불러 모을 수 있었다.
물론 나도 가능하긴 했지만, 손자뻘인 내가 회장님들을 불러 모으는 건 그림이 좋지 않았다.
“할아버지에게 부탁을 해도 되긴 하지만, 이런 일로 할아버지를 귀찮게 할 수는 없죠.”
“그럼 회장님께서 전경련 측과 연락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제가 나서면 싸가지 없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미국 대사를 통해 움직일 생각입니다.”
“좋은 생각이십니다! 이번 미국 대사는 한국계 미국인이라 말이 더 잘 통한다고 합니다.”
한국계 최초 미국 대사로 임명된 강준용 대사.
미국 이름으로는 준 강(Jun Kang).
서울에서 출생했지만, 미국으로 귀화한 특이한 이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부시 정권 이전부터 외교관으로 활동하였고, 오바마 정권에서는 대사로 승진한 능력자였다.
“미국 대사가 직접 움직인다면, 전경련에서도 더 관심을 가지지 않겠어요?”
“신뢰성이 크게 상승하겠습니다. 지금 바로 미국 대사관에 연락을 넣어 보겠습니다.”
우리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던가?
연락을 넣자마자 나와의 만남을 요청한 강준용 대사였다.
“오늘 저녁 식사를 함께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회장님이 자주 가시는 한정식 식당입니다.”
“좋군요. 이런 일로 시간을 끌 필요는 없죠. 오늘부터 바로 움직입시다.”
약간의 업무를 더 본 뒤 식당으로 이동했고.
강준용 대사는 이미 식당 별관에 도착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민재 회장님 반갑습니다. 먼발치에서만 몇 번 뵈었었는데 존경하는 김 회장님을 이렇게 실제로 뵙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야말로 강 대사님을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먼 이국땅에서 오로지 능력 하나만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르시지 않으셨습니까. 부시 정권 시절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해 서로를 칭찬하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말 그대로 아무 말 대잔치를 하며 강준용 대사를 칭찬했다.
“관심 감사드립니다. 회장님의 후원 덕분에 어려운 이국 생활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제가 도움을 드린 적이 있었습니까?”
“허허허, 모르는 척하실 필요 없습니다. 데이비드를 통해 회장님이 후원금을 주시고 계시다는 언질을 받았습니다.”
정말 후원을 하고 있었다니.
물론 나는 데이비드를 통해 미국 정치권 대부분의 사람을 후원해 주고 있긴 했었다.
그런데 외교관 쪽까지 데이비드가 후원을 해 주고 있었는지는 미처 알지 못했다.
어떻게 다 기억을 하겠는가?
미국에서 정치 생활을 하면서 내 후원을 받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돈데 말이다.
“도움이 되셨다면 다행입니다. 그런데 혹시 백악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않으셨습니까?”
“안 그래도 어젯밤에 연락받았습니다. 부지 확보를 위해 김 회장님을 도우라는 연락이었습니다.”
오바마 정권이 유지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권이 바뀌었다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백악관으로부터 부탁을 하나 받았습니다. 부탁을 이행하기 위해선 전경련 회의를 소집해야 합니다. 도움을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제 이름을 팔아야 한다면 얼마든지 마음껏 파셔도 됩니다. 필요하다면, 대사관에서 전경련에 공문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공문을 보내 주시면, 전경련 긴급회의를 이번 주 내에도 소집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내일 당장 공문을 만들어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강준용 대사와 식사를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이미 그는 사드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을 알고 있었다.
덕분에 시간 낭비할 필요 없이 곧장 전경련 회의를 소집할 수 있었다.
* * *
나흘 후.
전경련 긴급회의가 소집되었다.
20명이 넘는 대기업 회장 혹은 부회장이 회의장에 자리했고.
나는 열심히 그들과 악수를 하며 자리를 찾아 앉았다.
재계 순위로만 따지면 내가 가장 상석에 앉아야 하겠지만.
재계 순위가 아닌 일종의 짬(?) 순위와 재계 순위를 합쳐 자리를 배치했기에 나는 중간 정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모두가 자리하자 강준용 대사가 회의장에 도착했다.
그는 오늘의 긴급 소집 회의 목적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하고는 바로 본론을 꺼내 들었다.
“사드 배치를 위한 부지 확보가 필요합니다.”
“······.”
모든 대기업 회장은 단숨에 엄청난 리스크를 감지했다.
부지를 제공해 주는 순간, 중국과의 사업은 끝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어지는 강준용 대사의 말에 다시금 고개가 원상복구 되는 마법이 일어났다.
“남양주에 있는 미군기지 부지와 맞교환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용산 미군기지 부지 우선 입찰권을 드리겠습니다.”
경기도에 있는 미군기지 부지.
거기다 서울에 얼마 남지 않은 용산의 금싸라기 땅의 우선 입찰권.
대기업 회장님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기엔 충분한 조건이었다.
게다가 아직 추가 혜택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중국과의 사업 때문에 걱정하신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만약 중국에서 보복 조치를 취한다면 백악관 차원에서 최대한 방어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미국 사업에 혜택을 드리겠습니다.”
서울 금싸라기 땅 그리고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
거부할 수 없는 조건들이었지만, 아직 먼저 나서는 대기업 회장님은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나서서 저들을 움직이게 하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