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68)
독식하는 재벌 3세-368화(368/518)
368. 독사과 (3)
현재 태우그룹은 두 개의 독사과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나는 투게더 워크라는 공유 오피스 사업이라는 독사과였고.
나머지 하나는 사드 부지 맞교환이라는 독사과였다.
사드 부지와 관련된 독사과는 샤롯과 현재자동차 그룹이 서로 가지겠다고 싸우는 중이었고.
이제 남은 투게더 워크라는 독사과를 누구에게 넘길지 결정할 순간만을 남기고 있었다.
그렇기에 투게더 워크의 베릴 대표를 한국으로 불러들였다.
왜그너 목장의 상속자에서 지금은 실리콘 밸리의 뜨거운 인물로 떠오르고 있는 베릴이었지만, 여전히 간절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회장님을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은 순간부터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뭘 이렇게 긴장을 하십니까. 우린 이제 같은 배를 탄 동료 아니겠습니까?”
“미국 스타일로 커피를 준비했어요.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한 사장이 직접 커피를 가지고 들어왔다.
그러자 베릴의 손은 더욱 급격히 떨려왔고, 오히려 나를 볼 때보다 한 사장을 마주하자 더 많이 긴장하는 베릴이었다.
한 사장은 베릴의 롤모델이었고.
그렇게 되기 위해 우리에게 자존심을 버리고 매달린 것이기도 했다.
“우리 예상보다 맡은 역할을 훨씬 더 잘해 주셨어요. 투게더 워크가 지금처럼 커질 수 있었던 건 베릴 대표님의 뛰어난 능력 덕분입니다.”
“아닙니다. 저는 그저 회장님과 사장님이 심은 꽃을 열심히 관리했을 뿐입니다. 제시간에 물을 주는 것 정도는 제가 아니라 누구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볼품없는 꽃을 화분에 예쁘게 심었다고 해서 누구나 다 애지중지 관리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베릴 대표님이 정성을 다해 관리해 준 덕분에 투게더 워크의 가치가 상승할 수 있었어요.”
베릴은 정말 성심성의껏 투게더 워크를 관리했다.
그렇기에 투게더 워크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 월가를 비롯한 많은 투자회사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이기도 했다.
덕분에 우리의 선택지가 늘어날 수 있었다.
애초의 계획으로는 쇼프트뱅크의 자산 일부와 맞교환할 생각이었지만.
지금의 투게더 워크의 가치라면 더 많은 자산과 교환할 수가 있었다.
“월가에서 주변만 맴돌았었습니다. 그런데 투게더 워크를 통해 너무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입니다.”
“벌써 감격을 하시면 어떻게 하십니까? 아직 우리와 함께할 일이 많이 남아 있어요.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실 거고, 월가의 주변이 아니라 중앙에서 활동하게 되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회장님과 사장님을 만난 건 제 인생의 가장 큰 축복입니다.”
베릴은 감사함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었다.
거기다가 능력까지 준수하니 믿고 일을 맡길 수 있었다.
능력이 있으면 성격이 좋지 않고, 성격이 좋으면 능력이 좋지 않은 사람이 월가에는 넘쳐났다.
베릴처럼 성격과 능력이 준수한 경우는 잘 없었고.
그렇기에 베릴에게 투게더 워크라는 기회를 준 것이기도 했다.
“이제 독사과를 넘기기만 하면 되겠군요. 준비는 잘 되어 가고 있으시죠?”
“이번 주 내로 쇼프트뱅크의 손정우 회장이 한국으로 들어오기로 하였습니다. 회장님의 일정에 맞게 날짜를 조율해 보겠습니다.”
“일본에서 손님이 왔는데 제가 시간을 내는 게 맞죠. 손정우 회장의 일정에 맞춰 날짜와 시간을 정하시면 됩니다.”
마침표를 찍을 때는 결국 내가 나서야 했다.
그리고 이미 손정우 회장도 투게더 워크 뒤에 뒷배가 있음을 알고 있을 터.
그러니 마지막 자리만큼은 대리인인 베릴 대신 내가 직접 나서는 게 맞았다.
그래야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의 보상을 얻어 낼 수 있기도 했다.
“최선을 다해 좋은 결말을 이끌어 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투게더 워크가 쇼프트뱅크에 매각되면, 베릴 대표가 보유한 지분만큼을 우리가 보상해 드리죠.”
“아닙니다!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일을 시켰으면 당연히 봉급을 줘야죠. 그래야 오랫동안 같이 갈 수 있어요. 이번 작전만 하고 저와 안 볼 생각인 건 아니시죠?”
“절대 아닙니다! 회장님께서 얼마를 주든 불만을 가지지 않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독사과를 넘긴다고 하니 내가 왕비가 된 기분이 들었다.
백설공주 동화에서는 독사과를 넘긴 왕비가 베드 엔딩을 맞이했지만, 동화와 현실은 다른 법이었다.
* * *
며칠 후.
쇼프트뱅크의 손정우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제일교포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사람이라 불리는 손정우 회장.
미국에 워렌 버핏이 있다면, 일본에는 손정우가 있다는 말까지 있었다.
그런 사람을 어찌 소홀히 대접하겠는가?
강 대위의 한정식 식당 별관을 호화롭게 꾸몄고, 전국 팔도에서 나오는 진귀한 음식으로 상차림을 하였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손정우 회장이 별관 안으로 들어왔고.
베릴과 함께 기다리고 있던 나는 아주 공손히 손정우 회장을 맞이했다.
“반갑습니다. 태우그룹 김민재라고 합니다. 평소 존경하던 분을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허허허, 역시 투게더 워크 뒤에는 태우그룹이 있었군요. 미리 언질을 주셨다면, 미국을 가지 않아도 될 뻔했습니다.”
예상보다 기분 나빠하지 않는 손정우 회장이었다.
확실히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답게 마음이 넓었다.
넓은 마음만큼 배포도 크길 바랄 뿐이었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만큼의 보상을 얻어 낼 수 있을 테니까.
“투게더 워크는 저와 베릴 대표님이 힘을 합쳐 시작한 사업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투자회사의 투자 제안을 거부했었습니다.”
“그런데 나를 만나겠다고 한 걸 보면 생각이 바뀌셨나 봅니다.”
“여전히 투게더 워크를 매각하고 싶은 생각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워낙 존경하던 손정우 회장님이시기에 만나 보고 최종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최대한 팔기 싫은 척을 해야 했다.
그래야지만, 몇 년 후에 투게더 워크가 폭락하게 될 때 내 책임이 없어진다.
전적으로 손정우 회장이 원해서 매각 절차가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 이번 작전의 핵심이었다.
“긴말하지 않도록 하죠. 제가 제시할 수 있는 조건은 투게더 워크의 지분 60%를 50억 달러에 매입하는 겁니다.”
“현재 투게더 워크의 기업 가치는 1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50억 달러는 너무 적은 금액인 것 같습니다.”
“아직 얘기가 끝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추가로 50억 달러를 투게더 워크에 투자하도록 하죠. 그러면 두 분이 보유하고 있는 40%의 지분 가치가 지금보다 몇 배는 상승하게 될 겁니다.”
50억 달러면 6조 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몸값이 높은 배우라고 해도 이 정도 금액을 받는 경우는 없었다.
나와 베릴의 연기력만으로 투게더 워크의 기업 가치를 높였다고는 하지만, 우린 배우가 아니라 기업가였다.
투게더 워크를 지금 당장 기업공개(IPO)를 받는다면?
최소 1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고, 1~2년만 더 지나도 4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그걸 모를 리가 없는 손정우 회장이었다.
그러니 지분의 40%를 강조하는 것이기도 했다.
경영은 자신이 알아서 할 테니 지분 40%로 큰 차익을 보라는 뜻이었고, 이는 내가 원하는 협상 방향이 아니었다.
“태우그룹은 돈이 궁한 그룹이 아닙니다. 오히려 현금이 넘치는 곳입니다.”
“돈이 아니라 다른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로군요.”
“투게더 워크의 미래 가치까지 전부 셈을 쳐 달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가치만큼은 받고 싶습니다. 돈이 아니라 쇼프트뱅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주십시오.”
잠시 생각에 잠긴 손정우 회장.
그는 한 사장과 어찌 보면 비슷한 사람이었다.
머릿속에 계산기가 들어 있었고, 실시간으로 손익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우선은 조건부터 명확히 해야겠군요. 지분의 60%를 매각하실 생각입니까? 아니면 지분의 100% 전부를 매각하실 겁니까?”
“저는 깔끔한 걸 좋아하는 성격입니다. 구질구질하게 지분 일부를 남겨 이득을 취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지분의 100%를 매각하겠습니다.”
“최소 100억 달러만큼의 자산을 달라는 말이로군요. 제가 뭘 내어 주면 되겠습니까?”
지금을 위해 한 사장이 몇 달 동안 쇼프트뱅크의 자산을 분석했고.
나는 그중에서 아직은 저평가받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십 배 이상 가치가 높아질 것들을 찾아내었다.
물론 처음부터 원하는 걸 말할 수는 없었고.
손정우 회장이 거절할 수밖에 없는 제안을 먼저 뿌린 다음 본론을 꺼내 들 생각이었다.
“일본과 한국을 연결하는 통신망의 소유권을 바랍니다.”
“그건 어렵겠습니다. 쇼프트뱅크의 근간이 흔들리는 일입니다.”
“그럼 중국에 투자한 전자 상거래 사이트의 지분과 맞교환하길 원합니다.”
“그 또한 불가합니다. 기업 가치가 맞지 않을뿐더러 투게더 워크보다 더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벌써 두 번의 거절을 한 손정우 회장이었다.
3번 연속 거절을 하긴 힘들 테니 이제 내가 진정 원하는 조건을 꺼낼 때가 되었다.
“그럼, 이번에 쇼프트뱅크가 인수한 반도체 설계회사와 투게더 워크를 교환하고 싶습니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 회사인 ARN을 말하는 겁니까? 우리가 인수했다는 정보를 아는 사람이 몇 없을 텐데 용케 알고 계시는군요. 태우그룹의 정보력이 세계 최고라는 소문이 헛소문이 아니었나 봅니다.”
처음으로 손정우 회장의 입에서 ‘불가’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았다.
물론 ‘가능’이라는 단어도 나오진 않았지만, 말을 길게 끄는 걸 보니 일말의 가능성은 있다는 뜻처럼 보였다.
“잘 아시겠지만, 태우그룹은 반도체가 주력 사업입니다. 내년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 완공되기도 하지요.”
“완공되는 반도체 공장 대부분이 파운드리 공장이더군요.”
“ARN을 인수할 수 있으면, 부족한 설계 능력을 보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태우그룹이 보유한 반도체 설계 능력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이긴 합니다.”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ARN.
여러 가지 악재로 인해 큰 적자를 보고 있는 회사였고.
손정우 회장의 끊임없는 투자 덕분에 5년 안에 60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로 평가받는 회사로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만 놓고 본다면.
투게더 워크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100억 달러짜리 회사였고.
ARN은 성장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은 100억 달러짜리 회사였다.
“나쁘지 않은 조건이군요.”
“아직 조건을 다 말씀드리지는 않았습니다. 태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90%로 ARN을 인수하고 싶습니다. 베릴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10%의 지분은 따로 협상을 진행하셔야 합니다.”
“허허, ARN도 주고 돈도 달라는 거군요. 그래서 얼마를 원합니까?”
손정우 회장은 베릴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베릴은 숨도 쉬지 않고 단숨에 원하는 금액을 말했다.
“제가 보유한 지분은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1억 달러에 제가 보유한 지분 10%를 매각하겠습니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군요. 100억 달러짜리 회사니 10%인 10억 달러를 달라고 했다면 나는 당신과의 지분 협상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어요.”
지금이야 10%의 지분을 보유한 베릴이었다.
하지만 손정우 회장이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투게더 워크의 지분의 총량을 늘려버리면, 급속도로 쪼그라들 지분이기도 했다.
그러니 분수도 모르고 욕심을 부린다면.
단칼에 잘라 내고 베릴을 이번 협상에서 제외시킬 생각을 가지고 있던 손정우 회장이었다.
“욕심을 더 부리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저는 진심으로 투게더 워크의 성공을 바라기에 욕심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만큼 투게더 워크를 위해 투자해 주시길 바랍니다.”
“월가에서 찾아보기 힘든 올바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계시군요. 좋습니다. 1억 달러에 지분 10%를 인수하고, 태우그룹의 지분은 ARN 회사와 맞교환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속전속결.
손정우 회장의 스타일이었다.
창업자와 10분만 대화를 하고서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사람이 손정우 회장이었다.
게다가 이미 서로의 조건을 다 확인했으니 더 시간 끌길 원치 않는 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