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77)
독식하는 재벌 3세-377화(377/518)
377. 손을 내밀다 (2)
EPL 축구 자선 행사가 끝난 후.
나는 중국 전기 자동차 활성화를 핑계 삼아 중국으로 이동했다.
이미 중국에서 열심히 기름칠 중이었던 데이비드가 마중 나와 있었다.
“어떻게 기름칠은 잘했나요?”
“10년 전부터 기름칠을 지속적으로 해 준 덕에 딱히 기름칠을 더 할 부분도 없었습니다. 쩡훙친 전 상무위원과 식사 자리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좋은 손님을 소개해 준다고 기대하라고 하더군요.”
“누굴 소개해 줄지 보면 알겠죠.”
상하이에서 가장 고급 식당으로 이동했다.
식당 입구부터 많은 수의 경비가 빌딩을 지키고 있었고, 무장한 군인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쩡훙친의 위세가 아직 대단하군요.”
“아직 끈이 완전히 떨어지진 않았으니까요. 태자당 쪽에서 주석 자리를 차지했다곤 하지만, 상하이방의 영향력은 여전합니다.”
중국의 정치 판도는 한국보다 훨씬 복잡했다.
상하이방, 공청단, 태자당.
이 3곳이 가장 큰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긴 했지만.
상하이방이나 공청단에 비해 태자당은 다소 약세였다.
그렇기에 오히려 이번 정권에서 주석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고래의 세력 싸움에 새우가 어부지리로 주석을 차지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어르신!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제가 자주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김 회장이 바쁜 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아는 것 아니겠는가? 뉴스를 통해 자네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얼마나 뿌듯한지 모르네. 그리고 중국 전기차 시장도 자네가 주도하고 있지 않은가. 자네 덕분에 내 어깨가 으쓱해지고 있네.”
틀린 말은 아니었다.
태우그룹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마다 쩡훙친을 이용했고.
그 덕분에 쩡훙친은 중국의 많은 산업에 관여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찾아뵙는 자리라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약소한 선물이지만 마음에 드셨으면 합니다.”
“이 사람아! 우리 사이에 무슨 선물인가? 나는 사양할 테니 오늘 소개해 줄 손님에게 선물을 주게나.”
“어르신께서 사람을 소개해 주신다고 하시니 기대가 됩니다.”
쩡훙친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그가 말한 손님이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인사하게나. 저장성의 주인인 리강 성장일세.”
“반갑습니다. 태우그룹의 김민재입니다. 저장성을 다스리시는 성장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중국의 행정구역은 한국과는 많이 달랐다.
저장성은 항저우시가 위치한 성이었고, 한국식으로 말하면 도지사급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물론 중국의 땅은 워낙 광대했고, 인구도 많아 그런 식으로 비교할 수는 없긴 했다.
저장성만 해도 인구가 5천만 명이 넘었고, 영토 면적도 남한과 거의 흡사한 크기였다.
“쩡훙친 어르신이 오늘 무조건 나오라고 하시더니 태우그룹의 김 회장님을 소개해 주기 위해서였군요.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간 태자당을 많이 후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이제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제가 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지, 준비한 선물을 꺼내 보게나. 김 회장.”
애초에 나는 두 종류의 선물을 준비했다.
하나는 쩡훙친을 위한 선물이었고, 다른 하나는 소개받을 손님을 위한 선물이었다.
당연히 쩡훙친의 선물이 더욱 고급 선물이었지만, 손님의 정체가 리강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선물의 주인을 뒤바꾸었다.
“이렇게 귀한 선물을 다 주시고, 이걸 받아도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김 회장이 주는 선물은 받아도 되네. 그리고 내 선물도 자네가 갖게나. 정주성에서 상하이까지 날아온 자네를 위해 이 정도는 해 줘야 하지 않겠는가?”
정주성 성장 리강.
그에게 값비싼 선물을 밀어준 이유가 있었다.
그는 향후 중국 총리까지 오르게 되는 사람이었다.
주석의 최측근이었고, 최소 20년 동안은 중국 권력의 중심에 있을 사람이었기에 아낌없이 퍼줘도 남는 장사였다.
쩡훙친이 사라지는 권력이라면.
리강은 새롭게 떠오르는 권력이었다.
“선물이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습니다.”
“그간 받은 도움을 생각하면 제가 선물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워낙 다급히 오다 보니 미처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허허, 선물을 꼭 물건으로 줘야 하는 법은 없지. 그렇지 않은가? 김 회장.”
쩡훙친은 역시나 노련했다.
내가 중국에 온 목적이 따로 있음을 직감하고, 지금 정권의 실세를 식사 자리에 초대한 것이었다.
“제가 어떤 선물을 드리면 되겠습니까? 김 회장님의 은혜에 꼭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나는 이만 나가 보겠네. 괜히 내가 앉아 있으면 귀찮기만 하지 않겠는가?”
“아닙니다. 오늘은 어르신을 보기 위해 모인 자리 아니겠습니까?”
“아닐세. 오늘은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나와는 따로 만나서 술잔을 기울이자고.”
눈치가 이렇게 빠른 사람이었던가?
알아서 자리를 비워 주는 쩡훙친이었고, 그가 식당을 나서자 좀 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대화가 가능했다.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태자당 간부들이 모두 김 회장님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한 가지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컨소시엄을 만들어 사업을 진행할까 계획 중입니다.”
“어떤 사업입니까?”
“몽골의 천연자원을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운송할 수 있도록 운송로와 인프라를 만드는 사업입니다.”
살짝 표정이 변하는 리강이었다.
몽골의 경제는 중국에 종속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중국이 아니면 천연자원을 판매할 경로가 없는 몽골이었기에 값싼 가격에 천연자원을 중국에 넘기고 있는 몽골이었다.
그런데 천연자원을 다른 경로로 판매하겠다?
이는 중국의 이점을 빼앗겠다는 뜻과 동일했다.
“이야기를 좀 더 들어 보겠습니다. 혹시 이번 사업에 중국이 제외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당연히 아닙니다. 운송 과정은 전부 중국의 운송 회사에 맡길 생각입니다. 그리고 운송 회사 지정에는 태자당의 도움을 받을까 합니다.”
“나쁘지 않은 사업이군요. 그런 사업이라면 얼마든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중국의 이점은 줄어들지만.
태자당에게 들어오는 수익이 늘어나는 사업이었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태자당이 덩치를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했고.
몽골 운송 사업을 통해 합법적으로 자금을 수급할 수 있게 되기에 리강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운송로 중 한 곳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하게 됩니다.”
“······러시아와도 연계되는 사업이군요.”
“러시아와 중국이 지금보다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안 그래도 천연가스 사업으로 러시아와 많이 교류하고 있지요.”
“제가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러시아의 대통령과 중국의 주석은 닮은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중국도 장기 집권이 가능한 정치 모델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주석 그리고 러시아의 대통령.
지금 상황만 놓고 본다면 비슷한 점이 별로 없었다.
독재자로 불리며 러시아를 장기 통치하는 러시아 대통령.
하지만 지금의 중국 주석은 독재자의 이미지는 아니었다.
상하이방의 도움으로 정권을 잡은 지금의 주석이었다.
공청단을 견제하기 위해 상하이방은 태자당을 밀어주었고.
어부지리로 주석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된 태자당이었다.
그렇기에 지금의 주석은 온화한 이미지가 강했다.
상대적으로 태자당보다 강한 상하이방과 공청단을 조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권력의 야욕을 키워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고, 러시아처럼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었다.
“혹시 러시아의 장기 집권 모델을 중국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저는 이미 중국은 장기 집권 모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달성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주석님께서 들으시면 아주 좋아하시겠습니다.”
권력가는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특히나 공산권 국가의 경우 권력은 곧 목숨줄이나 다름없었기에 더욱 집착을 부리기 마련이었다.
“운송로 사업을 시작으로 천연가스 사업까지 두 나라가 같이 진행하면, 더욱 관계가 깊어지지 않겠습니까?”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천연가스 사업과 함께 진행할 사업을 찾고 있었습니다. 다국적 컨소시엄까지 함께 사업을 진행할 수 있으니 고민할 필요가 없지요.”
“러시아 쪽과는 이미 대화를 끝내 놓았습니다.”
“김 회장님의 사업 수완이 좋다는 이야기는 전해 듣긴 했지만, 들은 것보다 훨씬 실행력이 뛰어나십니다.”
리강의 입장에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는 사업이었다.
러시아와의 관계도 중요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다국적 컨소시엄이었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많은 해외 기업의 중국 진출을 바라는 상황이었기에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리고 이왕 계약하는 김에 장기 계약을 체결할까 합니다. 그래야 태자당도 지속 가능한 수익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장기 계약이라고 하면 몇 년이나 생각하십니까?”
“최소 20년 정도의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싶습니다. 다국적 컨소시엄의 경우 변수를 가장 싫어합니다. 그런데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 변수가 줄어드니 더 많은 회사가 참여하게 됩니다.”
장기 계약을 원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다국적 컨소시엄을 이용하기에 한한령에서 자유로울 수는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까지 생각하면 최소 20년 이상의 장기 계약이 필요했다.
“좋습니다. 제가 이번 주 내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무조건 이번 계약이 성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태우그룹과 중국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는 사업이 되도록 힘써 보겠습니다.”
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나는 또 한 명의 독재자와 손을 잡았다.
그렇다곤 하지만 언제든지 손을 놓을 준비도 되어 있었다.
특히나 중국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되기에 더욱 중요했다.
그 시기가 오면, 태우그룹이 주도권을 쥐게 될 테니까.
지금이야 내가 부탁을 하는 입장이지만.
미중 무역분쟁의 시기가 오면, 반대 입장이 될 터였다.
* * *
중국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사이 금융타워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한 사장은 엄청난 양의 보고서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중국과의 일은 잘 끝나셨습니까?”
“계획한 대로 일이 잘 끝났어요. 그런데 무슨 보고서를 그렇게나 많이 들고 왔어요? 자리를 며칠 비웠다고.”
“그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EU를 비롯한 호주와 일본까지 러시아 제재에 돌입했습니다.”
“금융타워가 돈을 더 많이 벌게 되었다는 보고서인가 보군요.”
“그렇습니다. 예상 수익률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돈을 버는 걸 누가 싫어하겠는가?
특히나 하루 종일 돈만 보고 있는 금융사는 더욱 그러했고, 한 사장은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마냥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벌서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닙니까? 아직 본 경기는 시작도 안 했어요.”
“사우디 쪽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죠. 사우디에서 석유 증산 정책을 펼치게 되면,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혼란이 시작될 겁니다.”
보통의 경우 혼란은 큰 문제를 야기한다.
하지만 이미 예측하고 준비한 상태의 혼란은 큰돈을 벌어다 준다.
“사우디 작전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우디를 조만간 제가 직접 방문할 겁니다. 직접 가서 상황을 봐야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겠어요?”
“회장님만 믿고 있겠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사우디까지.
해외 일정이 연달아 있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내가 비행기를 탈 때마다 벌어들이는 수익은 몇 배가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