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81)
독식하는 재벌 3세-381화(381/518)
381. 전쟁 그리고 전쟁 (1)
매일같이 하락하는 석유 가격.
하루하루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금융타워였다.
그런데 나도 그들과 비슷한 소리를 내지르게 될 줄이야.
“화상회의 프로그램에 자동 번역 기능까지 추가했다는 겁니까?”
“사실 단순히 화상회의 프로그램이라고 부를 수는 없어요. 회의, 게임, 강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어요. 그래서 번역 기능까지 했어요.”
나를 경악하게 만드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 천 센터장이었고.
그녀는 이번에도 기발한 방법으로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미래를 대비해 원격 화상회의 시스템을 천 센터장에게 맡겼고, 그 시스템의 이름은 ‘커넥트’였다.
“번역 기능이 있으면 나쁘지 않긴 하겠군요. 태우그룹 모든 계열사가 커넥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외국인 직원과 소통할 때 유용하겠어요.”
“태우그룹을 넘어 요즘은 한국과 미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기도 해요. 가입자 숫자가 600만 명을 넘어섰어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주로 회사에서 사용할 건데 가입자가 그렇게나 많이 증가했나요?”
가입자가 늘어나서 나쁠 건 전혀 없었다.
원격 화상회의 시장을 완전히 선점할 수 있게 되니까.
그런데 내 예상보다 너무 빠른 속도였고, 지금의 가입자 숫자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요즘은 원격 회의보다 게임에서 더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아시다시피 게임도 팀워크가 좋아야 되고, 말로 진행할 수 있다 보니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아요.”
“프로그램이 무거워서 게임할 때 사용하긴 부담스럽지 않나요?”
“지난 업데이트 때 게이머들을 위해 소통 부분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어요.”
음성 메신저 기능까지 추가했다고?
하나를 시키면 열을 해내는 천 센터장임은 알았지만, 이번엔 예상 범주를 완전히 벗어났다.
아마 천 센터장이 게임할 때 불편함을 느껴 그런 업데이트를 했겠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면 좋긴 하죠. 그런데 혹시 번역 기능도 게이머들을 위해 추가한 겁니까?”
“요즘 게임은 국가의 구분이 없다고 볼 수 있어요. 같은 팀에 매칭되는 사람이 미국인일 수도 중국인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번역 기능을 추가하면 좀 더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추가했어요.”
“그럴 줄 알았어요.”
“그리고 앞으로 업데이트할 기능으로는, 지금은 번역 기능이 채팅으로만 가능하지만, 음성 번역 기능도 추가할 계획입니다. 영어로 말하면, 전자 음성을 통해 한국어로 들을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이 또한 게이머들을 위한 기능일 터.
게임을 하다 보면 채팅을 볼 시간은 없으니 전자 음성을 통해 번역을 할 생각을 했겠지.
“시간도 없을 텐데, 고생했어요.”
“퇴근하고 남는 시간에 작업을 했어요. 절대 다른 프로젝트에 방해가 되지 않게끔 개발을 했어요.”
“누가 뭐라고 했나요? 커넥트에 추가하고 싶은 기능이 있으면 얼마든지 추가하세요. 수천억 원이 든다고 해도 투자해 드리죠.”
“무료로 사용되는 프로그램에 그렇게나 많이 투자를 해도 될까요?”
“처음에는 무료지만, 시장을 독점하고 나면 부분 유료화를 진행할 겁니다. 그때가 오면, 투자금을 단번에 회수할 수 있게 되죠.”
“화상회의 시스템을 누가 돈을 주고 쓰려고 할까요? 태우그룹이야 재택근무를 하고 있긴 하지만, 다른 회사는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요.”
지금이야 그렇지.
하지만 강제로 재택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시기가 오게 된다.
코로나라는 전 세계를 강타한 바이러스로 인해.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었고, 내 예상보다 더 우수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천 센터장이었다.
“그런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겠어요? 10년이든 100년이든 태우그룹은 기다릴 수 있으니 걱정 말고 과감하게 투자하세요.”
“그럼 제가 하고 싶은 걸 전부 다 해도 되나요?”
“당연하죠. 센터장의 권한이면, 어느 누구에게도 보고할 필요 없이 투자금을 사용할 수 있어요.”
배시시 웃는 천 센터장.
그러다 갑자기 표정을 바꾸고는 속삭이듯 목소리를 내었다.
“로보 노디스크가 미끼를 물었어요. 그것도 한 번에 덥석 물어서 삼켜 버리기까지 했어요.”
“인공지능 기술이 탐나긴 했나 보군요.”
“비밀리에 인공지능 기술을 강탈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이용하긴 했지만, 로보 노디스크 본사로 데이터가 이동해서 저장되는 걸 확인했어요. 절대 발뺌하지 못할 증거까지 전부 확보했고요.”
“로보 노디스크로 옮겨간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원격 조종이 가능하겠죠?”
“온라인 상태에서는 언제든지 원격 조종이 가능해요.”
주도권은 이제 우리에게 넘어왔다.
그렇다고 해서 무장적 신약을 강탈할 수는 없었고.
로보 노디스크가 스스로 신약을 포기하게끔 만든 뒤 우리가 소유권을 가지고 와야 했다.
그 역할을 강탈당한 인공지능 기술이 해 줄 것이었다.
원격 조종만 가능하다면.
신약 데이터를 오염시키는 건 일도 아니었고.
데이비드가 로보 노디스크 수석 연구원까지 회유한 상태기에 신약 데이터를 바꿔치기하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나저나 로보 노디스크는 정말 우리를 호구로 보고 있나 보군요. 센트리언까지 집어삼키고 싶은지 시장에 풀린 지분을 사들이고 있더군요.”
“회장님께서 일부러 그런 상황을 만드신 것 아닌가요? 센트리언을 인수할 수 있다는 희망을 로보 노디스크에 심어 주셨잖아요.”
“천 센터장은 역시 눈치가 빠르네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사전 작업이 중요한 법이죠.”
새로운 전쟁의 시작이었다.
우린 동시에 3가지 전쟁을 진행하려고 했다.
석유 전쟁, 사우디 후계 전쟁 그리고 신약 전쟁까지.
어느 전쟁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전쟁에 막대한 이권이 걸려 있었다.
3가지 전쟁에서 모두 승리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태우그룹이 세계 1위 그룹으로 올라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원토록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데이터 오염 작업을 지금부터 시작하세요.”
“신약의 효과를 줄이고, 부작용을 늘리도록 할게요.”
“1년 정도 데이터를 오염시키면, 로보 노디스크 쪽에서 알아서 신약을 폐기하려고 들겠죠.”
“6개월 안에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 볼게요.”
로보 노디스크를 유럽 1위 회사로 만들 신약.
최소 100조 원이 넘는 가치가 있는 신약을 날로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내었다.
* * *
석유 전쟁이 시작되고 두 달이 지났다.
여전히 매일같이 석유 가격은 하락하고 있었고, 금융타워에서는 매일같이 샴페인 터지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드디어 원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선이 붕괴되었습니다. 그리고 석유 기업들의 주가도 10% 넘게 빠졌습니다. 특히 셰일 가스 전문 기업의 경우 15% 넘게 빠진 곳도 있습니다.”
“먹을 게 부족해서 싸우는 일은 없죠?”
“금융타워 모두가 먹고도 남는 거대한 파이입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아시아까지 석유 관련된 회사들의 주가가 모두 박살 나고 있습니다. 혼자 다 먹지 못해 나눠 주는 경우까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금융사는 이기적인 곳이었다.
자신이 들고 있는 정보를 절대 남에게 알리지 않았고.
혼자 다 먹지 못해 배가 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정보를 손에 꼭 쥐고 있는 곳이 금융사였다.
하지만 금융타워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먹을 것이 사방 천지에 널려 있었고, 다 같이 한배를 탄 입장이기도 하니 정보를 서로 공유하였다.
“아직도 고집을 부리는 회사는 없죠?”
“관망만 하던 회사들도 전부 원유 가격 하락에 배팅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슬슬 원유 가격 하락이 끝날 거라고 생각하는 금융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두 달이나 이어졌던 파티.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기 마련이었고.
도박장에서는 먹을 만큼 먹었으면 일어날 줄 알아야 한다는 명언도 있었다.
금융업계도 일종의 도박판이라고 볼 수도 있었고.
그렇기에 슬슬 돈을 챙겨 도박장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었다.
“소식하는 금융사가 있군요. 고작 이 정도를 먹으려고 우리가 그렇게 공을 들여 사전 작업을 한 게 아닌데 말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원유 가격이 60달러까지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 사장도 그렇게 위장이 크지는 않네요. 사우디와 미국을 비롯한 모든 산유국이 참전한 전쟁이에요. 기업들도 치킨 게임을 시작하면 끝을 보는데, 국가라고 해서 다르겠어요?”
치킨 게임은 누구 한 명이 백기를 들어야 끝난다.
그런데 국가는 기업보다 자존심이 강한 집단이었고, 절대 쉽게 백기를 들지 않는다.
백기를 들었다간 지지도 하락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었고, 정권을 잡은 권력자는 그런 선택을 쉽사리 할 수가 없었다.
“그럼 50달러 이하까지 떨어진다고 보십니까?”
“40달러 중반까지도 떨어질 수 있어요.”
“그렇게까지 떨어지면, 기업은 물론이고 파산하는 국가까지 나오게 되겠습니다.”
“베네수엘라가 그렇게 되겠죠.”
석유 전쟁은 말 그대로 전쟁이었다.
이번 전쟁을 통해 몰락하는 국가가 나오기 마련이었고, 우리의 먹잇감이기도 했다.
“퀀텀펀드 주도하에 베네수엘라 작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화폐를 집중 공략하는 작전입니다.”
“베네수엘라의 물가는 1년 안에 100%가량 상승할 겁니다. 그리고 3년 정도가 지나면, 1,000%까지도 상승할 수 있죠.”
“그래서 이번 작전은 몇몇 금융사와만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맛있는 부위는 아는 사람끼리만 나눠 먹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특수부위라고 해야 할까?
맛은 있지만, 양이 적은 특수부위는 다 같이 나눠 먹을 순 없었다.
그렇기에 태우증권, 퀀텀펀드, 핀테크 은행 등, 특수 관계가 있는 금융사끼리 나눠 먹기로 하였다.
“미국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많은 투자를 했다죠?”
“베네수엘라는 석유 채굴 기업을 국유화해 버리긴 했지만, 미국 석유 회사들도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미국 석유 기업들의 타격이 아주 크겠군요. 원유 가격이 60달러 밑까지 떨어지면, 미국 출장을 다녀와야겠어요. 올해가 가기 전에 미국을 또 한 번 가게 생겼군요.”
“올해라고 해 봐야 4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4개월 만에 60달러까지 떨어지겠습니까?”
“그렇게 될 겁니다. 사우디에서 석유를 더 증산한다는 신호를 보내왔거든요.”
주기적으로 살만에게 왕족 정보를 보고하고 있었고.
살만도 은유적으로 내부 정보를 내게 넘겨주고 있었다.
데이비드를 통해 미국 정보도 얻어 내고 있었고, 러시아, 중국 등의 정보까지 내게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정보가 많을수록 신뢰도 높은 예측이 가능했고.
회귀 전의 기억까지 더해지면 그 누구보다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었다.
“올해 안에 60달러까지 원유 가격이 떨어진다면, 최소 10배 이상의 수익을 기록할 수 있게 됩니다.”
“태우그룹이 더는 돈이 부족해지는 일은 없어지겠죠.”
아무리 사용해도 마르지 않는 우물.
게다가 물 대신 돈이 잔뜩 들어 있는 우물이었다.
“지하자원 투자와 로켓 적자가 10년 이상 진행되어도 티도 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곳에 투자를 할 겁니다. 지금까지와는 스케일이 다른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요.”
“······열심히 돈을 벌어야겠습니다. 회장님께서 스케일이 다른 투자라고 하니 겁부터 납니다.”
마르지 않는 우물을 얻었으니 뭘 못하겠는가?
나는 20년 후의 태우그룹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