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84)
독식하는 재벌 3세-384화(384/518)
384. 전쟁 그리고 전쟁 (4)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을 끝마치고 호텔로 돌아왔고.
다이먼이 워싱턴까지 날아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 여기까지 오고 그러세요. 제가 찾아가도 되는데.”
“오랜만에 미국까지 오셨는데 제가 움직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넥타이를 대충 던져 버리고 소파에 앉았고.
다이먼은 자연스럽게 맞은편 자리에 공손히 앉았다.
“백악관에서는 유가가 너무 떨어져서 난리가 났더군요. 핀테크 은행은 다른 의미로 난리가 났죠?”
“회장님 덕분에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나 핀테크 은행의 경우 역사상 최고 수익을 기록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정도 금액이면 이제 CITI 그룹 운영에는 문제가 없겠네요.”
“문제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부채를 모두 갚고도 돈이 남아돌 정도입니다. 곳간에 돈이 쌓이니 예금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리콘 밸리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핀테크 은행에 돈을 넣기 위해 찾아오고 있습니다.”
선순환의 연속.
수익률이 높으면 고객이 늘어나기 마련이었고.
고객이 늘어나면, 예금도 늘어나기에 더 많은 돈을 굴려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미국 전역에 지점을 더 만들어야겠네요.”
“이미 많은 지점을 오픈했습니다. 이대로 5년만 지나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한 은행이 될 수 있습니다.”
핀테크 은행은 이미 미국 최고의 반열에 올라와 있었다.
이는 CITI 은행을 인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CITI 은행이 보유했던 지점 일부는 핀테크 은행의 간판을 달고 운영되고 있었다.
“핀테크 은행만으로 미국 최고가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지금처럼만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미국 최대 은행이 아니라 세계 최대 은행까지도 가능해 보입니다. 특히나 비트코인의 가치가 점점 증가하고 있기도 합니다.”
세계 유일의 비트코인 거래소가 핀테크 은행이었다.
물론 이젠 몇몇 금융사와 신생 업체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긴 했지만, 여전히 핀테크 은행이 비트코인 거래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더군요.”
“2천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1년 사이 10배 이상 상승하였습니다.”
“아직 10배 넘게 더 상승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만으로도 핀테크 은행은 지금만큼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겠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겨우 100달러였던 비트코인.
하지만 벌써 2천 달러를 돌파했고, 또 몇 년만 지나면 10배가 더 올라 2만 달러까지 오르게 된다.
가격이 오르기 위해선 거래량이 많아야 했고.
비트코인 거래소를 독식하고 있는 핀테크 은행의 매출은 당연히 상승하기 마련이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핀테크 은행이 미국 중앙은행이 된 듯합니다. 마치 돈을 찍어 내는 것처럼 비트코인 거래소에서 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불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안 그래도 올해부터 핀테크 한국 지점에서도 비트코인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3개월 만에 10만 명이 넘는 고객이 계좌를 개설했고, 계좌 개설 숫자가 매달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만족이었다.
수수료가 아닌 비트코인 자체에 욕심을 부리는 순간, 어렵게 만든 비트코인 생태계가 무너져 버린다.
우리가 비트코인 거래를 하지 않고 중심을 잡아 주고 있는 덕에 고객들이 안심하고 비트코인을 거래하고 있었다.
“역대급 수익을 올리고 있으니 여유 자금이 꽤 되겠군요. 석유 기업 인수 컨소시엄에 얼마나 투자할 수 있겠어요?”
“원하시는 만큼 투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소 2배 이상의 수익이 남을 겁니다. 내년 상반기가 되면, 석유 가격이 안정화될 테니 나쁘지 않은 투자처가 될 겁니다.”
“2배 수익이라면 무조건 들어가야지요.”
원유 선물로 인해 너무 많은 수익을 올려서 그렇지.
2배 수익도 결코 적은 수익이 아니었다.
2배가 아니라 20%만 수익을 올릴 수 있어도 달려드는 곳이 금융권이었으니까.
“석유 기업 인수는 태우그룹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곳끼리 뭉쳐서 진행할 겁니다. 최소 500억 달러는 모아야 괜찮은 기업을 인수할 수 있어요.”
“태우증권과 핀테크 은행이야 석유 기업 인수를 한다고 해서 나쁠 건 없지만, IT 기업 쪽과는 전혀 관련이 없지 않습니까.”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미국 석유 업체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컨소시엄을 열 겁니다. 그러면 대중과 주주들도 이해를 하고 받아들이지 않겠어요?”
명분이야 만들면 그만이었다.
친환경을 외치고, 탄소 배출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IT업계였다.
그러니 석유 기업 인수에 부정적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높았지만, 미국 경제를 위한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우면 반대만 할 수는 없을 터였다.
“핀테크 은행에서는 100억 달러까지는 어렵지 않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시면 200억 달러까지도 투자가 가능합니다.”
“IT 기업 5곳에서 20억 달러씩 투자받으면 100억 달러가 되니, 500억 달러를 채우려면 핀테크 은행에서 150억 달러를 투자하세요. 나머지 250억 달러는 태우그룹에서 투자하도록 하죠.”
500억 달러를 모으는 건 일도 아니었다.
IT 기업들은 사내유보금이 상당했고, 20억 달러가 아니라 200억 달러도 충분히 낼 수 있는 기업도 꽤 있었다.
하지만 굳이 그러지 않았다.
500억 달러면 가장 맛있는 부위를 쏙 빼먹기 충분한 금액이었으니까.
“한 사장과 함께 컨소시엄을 만들어 보세요. 너무 성급하게 만들진 말고 내년 1월에 맞춰 활동할 수 있도록만 하면 됩니다.”
“그럼, 내년 1월 전까지는 계속 공매도로 재미를 보면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가장 재미를 볼 수 있는 기간이 지금부터 12월까지예요. 뽑아 먹을 건 최대한 뽑아 먹어야죠. 그래야 더 싼 값에 석유 회사를 인수할 수도 있고요.”
공매도 금액이 커질수록 석유 기업의 가치는 떨어진다.
최대한 저점까지 끌어내린 다음 인수해야 수익이 늘어나게 된다.
“석유 기업의 이사회가 먼저 회사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할 정도로만 공격하면 됩니다.”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공격한 뒤 인수하겠다고 하면 비난 여론이 들끓지 않겠습니까?”
“그건 미국 정부에서 알아서 막아 줄 겁니다. 우리가 아니더라도 어차피 석유 기업의 주가는 떨어지게 되어 있으니 우리를 탓할 수는 없죠.”
미국 정부라는 든든한 동맹군을 얻은 상황이었다.
우리가 공매도로 얼마의 수익을 내든 미국 정부는 견제하긴커녕 지켜 줘야만 하는 입장이었다.
괜히 우리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석유 기업 회생을 위한 500억 달러가 날아가는 상황이었으니까.
“마치 살인 면허를 획득한 기분입니다. 지금까지는 정부의 눈치를 살피며 움직였는데, 이번엔 망나니처럼 칼을 휘둘러 보겠습니다.”
“오랜만에 옛날 생각이 나겠네요.”
“명동에서 사채꾼들이랑 드잡이질할 때가 떠오릅니다.”
눈빛이 달라진 다이먼이었다.
미국 최대 금융 기업 회장의 눈빛에서 명동 사채꾼의 눈빛으로 변한 그였다.
* * *
미국 일정을 마치고 한국이 아닌 중국으로 향했다.
가이아나 펀드의 지분 대부분은 미국 기업이 들고 있었지만, 20%에 달하는 지분은 중국 석유 기업이 가지고 있었다.
20%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중국을 찾았고.
새롭게 연을 맺은 정주성 성장 리강과의 만남을 가졌다.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김 회장님 덕분에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몽골 운송로 컨소시엄을 높으신 분들이 아주 좋게 보고 있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큰 칭찬을 받았습니다.”
리강도 권력의 핵심까지 오르기 위해선 성과가 필요했다.
물론 그의 능력만으로도 10년 안에는 권력의 핵심까지 오를 수 있겠지만, 내가 도움을 준다면 더 빠르게 올라설 수 있었다.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그런데 요즘 중국은 괜찮습니까? 미국은 원유 가격 하락으로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석유를 안 쓰는 나리가 어디 있겠습니까? 중국도 아주 난리가 났죠. 중국 해양 석유 총공사라고 아시죠?”
“CNOOC그룹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요, 중국 앞바다부터 세계 다양한 곳의 유전을 탐사하고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유가가 이렇게나 떨어지니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리강은 권력의 중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러니 자신이 자리 잡은 정주성뿐만 아니라 중국의 다양한 산업에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원하시면 제가 조금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태우그룹의 도움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지요. 그런데 어떤 식으로 도움을 주실 수 있으십니까?”
“당연히 CNOOC를 인수할 수는 없으니 보유하고 있는 자산 일부를 태우그룹이 인수하겠습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해외 석유 기업들도 유전 탐사 현장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CNOOC가 보유한 유전 탐사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말씀이시군요.”
“리강 성장님께서 원하신다면 손해를 감수하고 인수할 계획이 있습니다. 한 10년 정도 묵혀 두면 본전은 하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눈먼 미국 기업에게 다시 매각할 수도 있고요.”
아무리 국영 기업이라고 해도 적자 규모에 민감하기 마련.
지금 당장의 현금 유동성 확보를 할 수 있다면, 지분을 못 팔 것도 없었다.
게다가 그 자산이 유전 탐사라고 하면, 더더욱 구미가 당길 것이었다.
“정확히 어떤 유전 탐사 지분을 원하십니까?”
“미국 기업에 되팔기 위해선 미국 기업과 펀드로 묶여 있는 지분이면 좋겠습니다.”
“CNOOC에 그런 종류의 펀드 지분이 있다고 들었어요. 제가 빠르게 확인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그리 급한 일은 아니지요. 그리고 CNOOC에서 원치 않는다고 하면, 굳이 노력하시지 마십시오. 그냥 제가 이런 선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시면 됩니다.”
내가 원하는 건 가이아나 펀드였다.
하지만 리강과의 대화에서 가이아나란 단어조차 꺼내지 않았다.
괜히 먼저 말을 꺼냈다간 의심을 살 수도 있었고, 미국 기업이 보유한 지분 인수까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으니까.
그러니 힌트만 던질 수밖에.
리강이라면 내가 던진 단편적인 힌트만으로도 답을 찾아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 정도도 못 하는 사람이 어떻게 중국 권력의 핵심까지 올라가겠는가?
“김 회장님의 선의야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김 회장님이 말씀하신 조건에 맞는 자산을 최대한 파악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런 핑계로 리강 성장님과 한 번이라도 더 만날 수 있으니 저는 좋습니다.”
“언제든지 중국으로 오시기만 하십시오. 하던 일을 다 내려놓고 맞이하러 가겠습니다.”
나는 리강에게 숙제를 던져 주었고.
그는 말 잘 듣는 학생처럼 공손히 숙제를 받아들였다.
“우리 관계가 국적을 초월해서 계속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김 회장님이 한국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좋지 않게 되는 날이 있더라도 김 회장님과의 관계는 지금과 같을 거라고 약속드립니다.”
정말 그럴까?
사드 배치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순간, 중국은 한한령을 선포할 것이었고, 나도 지금처럼 중국에서 영향력을 펼치기 어려워진다.
그러니 지금 최대한 뽑아 먹어야 했고.
그래야지만, 중국이 함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태우그룹을 키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