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91)
독식하는 재벌 3세-391화(391/518)
391. 반격 (1)
2015년의 1월이 며칠 남지 않은 날.
사우디 왕실에서 큰 뉴스가 터져 나왔다.
“회장님! 사우디 알사우드 국왕이 서거하였습니다.”
“드디어 때가 되었군요.”
사우디 국왕의 서거.
그렇다면 이제 왕세제였던 살만이 국왕을 이어받게 된다.
우리가 그동안 모아 왔던 엄청난 양의 비리 장부를 풀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국왕 서거로 인해 유가가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매도 세력의 반응은 어떻죠?”
“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물량을 쏟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시적으로 유가가 상승한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아 헤스의 주가는 전혀 상승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 가지 변수로는 부족했다.
여러 가지 변수가 합쳐져야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다.
“이제 우리도 움직일 때가 되었네요. 공매도 세력이 던지는 물량을 전부 받아 내세요. 주식 시장에 헤스 주식이 더는 거래되지 않을 정도로 전부 사들이세요.”
“그동안 몸이 근질근질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역시 저는 수성에는 적성이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잘 참았어요. 이제 원 없이 공격할 시간이니 제대로 날뛰어 보세요.”
“물량을 일제히 쓸어 담아 보겠습니다. 안 그래도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꽤 높은 수익을 봤습니다. 그 자금까지 전부 동원해서 공매도 세력의 물량을 다 받아먹어 보겠습니다!”
“아시겠지만, 천천히 온도를 높이세요. 괜히 개구리가 놀라서 냄비 밖으로 뛰어나가면 곤란하니까요.”
갑자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 겁을 먹기 마련이다.
그러니 우리가 힘겹게 방어를 한다는 이미지를 심어 주며, 야금야금 주식을 사들여야 했다.
그러면 공매도 세력은 우리를 밟기 위해 더 많은 물량을 던지게 될 터.
그렇게 던진 물량은 결국 회수를 해야 한다.
공매도는 결국 주식을 금융사에 빌려 던진 다음 저렴한 가격으로 다시 사들여 수익을 보는 구조였다.
그런데 주식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다면?
강제로 청산을 당하거나 막대한 이자 비용을 내며 버텨 내야만 했다.
주식 가격이 오르는 순간 공매도 세력은 빚쟁이가 되고, 내가 주식을 풀어주지 않는 한 그들은 재기불능의 상태로 빠지게 된다.
“5월까지 천천히 헤스 주식 전량을 매입하세요. 그리고 나는 오늘 당장 사우디로 가야겠습니다.”
“사우디에 연락을 하고, 지금 바로 전용기를 준비시켜 두겠습니다.”
한 사장이 기획실로 달려가 준비를 했고.
나는 간단한 짐을 챙겨 공항으로 이동했다.
* * *
전용기를 타고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 도착했다.
국왕이 서거하고 새로운 국왕이 즉위하기에 사우디의 분위기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렇기에 평소와 달리 엄격한 출입국 심사를 받고 나서야 공항 밖으로 빠져나왔고, 빈 살만이 준비해 준 차량을 타고 그의 저택으로 갈 수 있었다.
“김 회장님, 오셨습니까.”
“조의를 표합니다.”
빈 살만의 저택에는 많은 손님이 있었고.
보는 눈이 있기에 우린 평소와 달리 딱딱하게 인사를 나눴다.
인사를 마치자 빈 살만이 직접 방으로 안내를 해 주었고, 아무도 없는 방에 들어서자 평소와 같이 나를 대하는 빈 살만이었다.
“오시느라 고생 많았어요. 형이 말하던 일이 드디어 일어나기 시작하네요.”
“약한 모습을 보이면 절대 안 돼.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신분이 되었다는 걸 너 스스로 자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걱정 마세요. 형도 그렇고 아버지도 틈만 나면 마음을 굳게 먹으라고 조언해 주신 덕분에 마음의 준비를 끝내 놓았어요.”
확실히 인상이 달라진 빈 살만이었다.
일전에 봤을 때는 장난기가 서려 있었지만, 지금은 위엄마저 느껴졌다.
“국왕 폐하께서는 이제 국가를 운영하느라 많이 바빠지실 거야. 그러니 이제 네가 모든 일을 준비하고 실행해야 해.”
“안 그래도 아버지께서 조만간 저를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한다고 하셨어요.”
사우디 정부의 실질적인 2인자가 국방부 장관이었다.
왕세자는 사우디 왕실의 법도에 따라 빈 살만의 사촌 형인 나예프 왕자를 후계자로 선포하겠지만.
실질적인 2인자는 자신의 아들인 빈 살만이라는 걸 공표하기 위해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이었다.
“국방부 장관이면 칼질하기 좋은 자리네.”
“우선은 예멘의 일부터 정리를 하고, 숙청 작업은 천천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예멘의 일로 시선을 끌고, 비리 사실이 명확하고 규모가 큰 왕족부터 쳐내자. 비리와의 전쟁을 싫어할 국민은 없는 법이지.”
지금 당장 빈 살만이 왕세자 자리에 오를 수는 없었다.
그럴 만한 명분과 실적이 부족한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숙청을 통해 비리로 축적된 왕족의 재산을 국고로 환수할 수만 있다면, 명분과 실적 두 가지 모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우선은 아버지께서 권력을 완전히 확보한 다음 움직이려고 합니다. 늦어도 5월부터는 숙청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내가 더 도와줄 일은 없겠네. 살만 국왕 폐하께서 국왕 자리에 오르셨으니 왕족의 정보를 수월하게 얻으실 수 있으실 거야.”
“그래도 여전히 외부 정보는 형을 통해 얻는 게 대부분이에요. 숙청이 끝날 때까지만 조금만 더 정보를 제공해 주세요.”
빈 살만은 약간은 후덕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저 동글동글하고 귀엽게만 보였던 그였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의 눈에는 권력의 중심에 오른 사람에게만 보이는 욕심과 야망이 서려 있었다.
“미국의 월가는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에서도 정보를 확보하고 있으니 외부 정보 수집은 걱정 마.”
“그런데 형은 괜찮아요? 미국 석유 기업이 공매도 공격을 받고 있다면서요? 필요하면 사우디 국부 펀드를 투입해서라도 도움을 드릴게요.”
“그게 되겠어? 사우디와 미국이 힘싸움을 하고 있는데 사우디 국부 펀드가 미국 기업을 지원하면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
빈 살만의 마음은 고마웠다.
하지만 괜히 빈 살만이 국부 펀드를 움직이면, 그의 앞길이 위험해지기에 받을 수가 없었다.
“당연히 국부 펀드를 직접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죠. 해외의 여러 기업을 통해 비밀리에 도움을 드릴 수는 있어요.”
“공매도 세력과 싸우는데 사우디 국부 펀드의 도움까지 받을 필요는 없지. 나중에 더 큰 세력과 싸우게 되면 그때는 도움을 요청할게.”
“공매도의 제왕이라고 불리던 사람이 공매도를 주도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정말 괜찮으세요?”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는 빈 살만이었다.
그는 내가 공매도 세력을 가지고 놀고 있는 줄 모르니 이런 걱정을 하고 있었다.
“공매도 세력을 내가 어떻게 요리하는지 지켜봐. 아주 재밌을 거야.”
“다 계획이 있으시군요.”
“사실 우리가 뿌려 둔 어망에 공매도 세력이 들어온 셈이지. 우리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어.”
“공매도 세력을 가지고 놀고 있으신 거였군요.”
“이번 기회에 태우그룹을 공격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이려고 말이야. 힘을 숨기고 있으면 사람들은 힘이 약한 줄 착각하곤 하지. 그래서 한 번씩 힘을 사용해 줘야 경각심을 일깨워 줄 수 있어.”
본보기 대상도 중요했다.
어중이떠중이를 본보기 대상으로 삼으면 효과가 없었다.
하지만 공매도의 제왕 정도라면 우리가 가진 힘을 과시하기에 충분한 상대였다.
“명심할게요. ‘힘은 아끼는 것이 아니라 사용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저도 제가 가진 힘을 백분 발휘해 제 자리를 증명해 보일게요.”
“숙청 과정은 과감하게 진행할수록 반발이 적은 법이야. 괜히 젠틀하게 진행하면 너를 무시하고 들이받으려는 왕족이 나올 수도 있어.”
고개를 끄덕이는 빈 살만.
그의 눈빛은 점점 야수처럼 변해 가고 있었고.
내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알아서 숙청 작업을 과감하고 잔인하게 진행할 빈 살만이었다.
“아! 그리고 석유 증산 문제는 최소 몇 년 동안은 더 지속될 거 같아요. 아버지가 권력을 잡았다고는 하지만, 함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요.”
“나는 신경 쓰지 말고 하던 대로 하면 돼. 나는 사우디가 어떤 결정을 하든 알아서 잘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그래도 관련 정보는 계속해서 보내 드릴게요.”
“그냥 아주 약간의 힌트만 주면 돼.”
“제가 왕세자 자리에 오르면 반드시 형에게 보답을 할게요.”
“우리 사이에 보답은 무슨. 그냥 지금처럼 잘 지내면 그게 보답이지.”
보답은 일회성에 불과했다.
하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태우그룹은 사우디라는 강력한 동맹을 얻게 되는 것이니 장기적으로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저야 당연히 형이랑 지금처럼 잘 지내고 싶죠. 아버지께서도 형이랑은 형제처럼 지내라고 몇 번이고 말씀하셨어요.”
“국왕 폐하의 명이니 따라야지. 앞으로도 무슨 일이 생기면 사소한 일이라도 다 말해. 내가 도움 줄 수 있는 건 다 도와줄 테니까.”
“형도 말씀만 하세요. 아! 그리고 조만간 대규모 토목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태우건설이 원하면 단독 수주를 줄 수 있어요.”
작은 것에 욕심을 부리면 큰 걸 잃기 마련.
토목공사 수주를 따내기 위해 내가 이런 고생을 하는 건 아니지.
“괜히 문제 될 일은 피해야지. 경쟁 입찰로 넣을 테니 절대 태우건설을 특별취급하면 안 된다.”
“챙겨 주고 싶은데 다 싫다고 하시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형제끼리 그런 게 어딨어.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토목 공사가 뭣이 중하겠는가?
사우디의 미래 국왕의 형제가 될 수 있는데 말이다.
“지금까지 보유한 정보는 다 넘겼으니 나는 이만 가 봐야겠어.”
“아버지께는 인사를 안 드리고 가시려고요?”
“지금은 너를 통해 인사를 드리는 게 맞아. 나중에 안정이 되고 나면 그때 인사를 드리러 다시 올게.”
고작 정보를 넘겨주기 위해 사우디까지 날아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우디의 미래 권력과의 친분을 다진다고 생각하면 절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고.
나는 정말 정보만 넘겨주고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 * *
남미의 작은 국가 가이아나.
80만 명의 인구만이 살고 있는 조용한 국가였지만.
가이아나의 앞바다는 결코 조용하지 않았다.
엑슨모빌, 헤스 등.
다양한 유전 탐사 기업이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으며 유전을 찾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엑슨모빌의 유전 탐사팀을 이끌고 있는 로건은 가장 열정적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확실히 헤스가 합류하니 진행 속도가 몇 배는 빨라졌어.”
“투입되는 자본도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전에는 어떻게든 원가 절감을 하기 위해 전전긍긍했는데 지금은 과감하게 탐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나 지원을 받았으니 우리도 보답을 해야 하는데, 이놈의 유전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단 말이야.”
10년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가이아나의 유전이었다.
그렇기에 일부 유전 탐사 직원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기계처럼 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로건은 오랜 경험과 데이터를 통해 가이아나에 대형 유전이 있음을 여전히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 로건이었다.
유가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막대한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실패를 한다면, 앞으로 그 어떤 기업도 가이아나 유전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터.
그렇기에 몸을 혹사해 가며 유전 탐사에 앞장서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 무렵.
가이아나 스타브르크 해역을 탐사하고 있을 때.
“팀장님! 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석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뭔데 그래?”
로건은 다급히 분석실로 들어갔고.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할 정도의 분석 결과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됐어! 됐다고! 이 정도면 최소 50억 배럴이야.”
“정, 정말입니까?”
“으아아아! 드디어 대형 유전을 발견했다고!”
10년 동안의 노력.
드디어 빛을 보게 된 로건 팀장이었다.
물론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곳은 엑슨모빌과 헤스였다.
특히나 공매도 공격을 받고 있던 헤스에게는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초대형 호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