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393)
독식하는 재벌 3세-393화(393/518)
393. 반격 (3)
공매도 세력의 중심 카노스 컴퍼니.
오늘도 여러 명의 헤지펀드 대표가 사무실에 모여 주가 차트를 지켜보며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물량을 다 던졌는데 움직이지 않습니다. 50억 달러나 되는 물량을 태우그룹이 자력으로 받아 냈다는 말이지 않습니까?”
“당장에야 어떻게든 받아 낼 수 있겠지만, 시간은 우리 편입니다. 너무 초조해하지 마세요. 그래도 진정이 안 되면 이거라도 보세요.”
카노스가 두툼한 신문을 던졌고.
한국에서 수급해 온 한국 신문들이었다.
한국 주요 신문사 3곳 모두 비슷한 내용이 1면에 실려 있었고, 거기에는 헤지펀드 대표들도 익히 알고 있는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실려 있었다.
“한글로 된 기사라 읽을 순 없지만, 행동주의 펀드 대표가 1면을 장식한 걸 보니 한국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가 봅니다.”
“심상치 않은 정도가 아니죠. 행동주의 펀드에 뜻을 같이하겠다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언론에서도 매일같이 태우그룹의 독선적인 경영 방침을 욕하는 기사가 실리고 있어요.”
“혹시 한국 언론까지 움직이신 겁니까?”
“언론이야 좋은 소스가 있으면 기사를 내보내야 할 의무가 있는 곳 아니겠어요? 아주 약간의 윤활유만 부어 주면, 우리가 원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건 일도 아니지요.”
요지부동 움직이지 않는 주가에 졸이던 마음이 일제히 풀렸다.
이제는 시간 싸움이라는 걸 인정하는 그들이었고, 시간은 자신들의 편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공매도 세력의 편이 아니었다.
마음을 푼 지 30분도 되지 않아 엑슨모빌에서 엄청난 속보를 내보냈다.
[가이아나 해역에서 대규모 유전 발견!] [엑슨모빌과 헤스의 합작으로 10년 노력의 결실을 맺다.] [공매도 공격을 받던 헤스, 반전의 한 방!]실시간으로 속보가 끊임없이 생성되었고.
그뿐만 아니라 뉴스에서도 엑슨모빌 레이먼 부회장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10년 동안 고생해 온 탐사팀의 노력 덕분에 대규모 유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늦어도 5년 안에 석유 생산이 가능하며, 10만 배럴 이상을 하루에 생산해 낼 수 있습니다! 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감한 결정을 내려 준 헤스 덕분입니다.]모든 공을 헤스에게 넘기는 레이먼 부회장.
뉴스가 끝나자마자 헤지펀드 대표들은 동시에 주가 차트를 바라봤고.
움직임이 전혀 없던 헤스의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했다.
“카노스 대표님! 헤스의 주가가 20% 넘게 상승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주식을 사들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쯧쯧, 알 만한 사람들이 왜 그리 호들갑이세요! 우리가 지금 대량으로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하면,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겁니다.”
카노스 대표가 언성을 높였다.
남들이 보기엔 감정 변화가 전혀 없어 보이는 그였지만.
사실 그 누구보다 심장이 떨리는 사람은 카노스 대표였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대규모 유전 발견.
10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대규모 유전이 왜 지금 발견되었단 말인가!
“이렇게 잠자코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언론을 움직여야죠. 대규모 유전이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고, 채산성이 낮아 생산을 한다고 하더라도 적자를 본다는 뉴스를 내보내면 주가는 알아서 다시 떨어지게 될 겁니다.”
“가짜뉴스를 만들어 퍼트리자는 말씀이십니까?”
“가짜인지 진짜인지는 생산을 시작하기 전까진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겠어요? 언론이 떠들어대면 사람들은 5년 동안은 그렇게 믿기 마련입니다.”
카노스와 헤지펀드 대표들은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모든 인맥을 총동원해 가짜뉴스를 만들어 지금의 사태를 수습하려는 그들이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도 헤스의 주가는 계속해서 상승했고, 두 시간도 걸리지 않아 35% 가까이 주가가 상승해 버렸다.
한국 주식시장의 경우 가격제한폭이 존재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30%까지 가능하다곤 하지만, 지금은 고작 15%까지가 상한선이었다.
하지만 미국 주식시장은 가격제한폭이 존재하지 않았고, 이론적으로 무한대로 주가가 상승할 수도 있었다.
“카노스 대표님! 주가가 이상합니다. 아무리 호재가 터졌다고는 하지만, 마치 짜고 치는 것처럼 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물량이 풀리는 족족 높은 가격으로 팔려 나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이 헤스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무한대로 상승할 수 있는 주가였지만.
하루에 35%나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고, 있다고 해도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기에 희망을 품는 그들이었다.
만약 불법적인 방법으로 주가가 상승했다면.
이 사실이 알려질 경우 다시 주가가 하락하기 마련이었다.
“SEC(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에 연락해서 알아보도록 하죠.”
“저도 SEC에 아는 인맥이 여럿 있습니다.”
다시 바쁘게 전화를 돌리는 그들이었다.
마지막 희망을 품은 그들이었기에 전화번호를 누르는 손이 떨리고 있었다.
* * *
한국 금융허브 타워.
나는 태우증권이 사용하는 사무실에서 헤스의 주가를 한 사장과 함께 바라봤다.
“대규모 유전이 확실히 호재는 호재군요.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요.”
“회장님께서 계획하신 일 아니었습니까?”
“제가 뭘 계획했다는 거죠?”
“우리가 주식을 풀면, 회장님과 말을 맞춘 기업이나 사람들이 주식을 비싸게 매입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 계획 따윈 세운 적이 없어요. 트집 잡힐 일을 왜 합니까?”
물론 계획은 세우지 않았지만, 의심 가는 사람은 있었다.
우선 퀀텀펀드의 조지 대표라면, 무조건 내가 하는 사업에 따라오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핀테크 은행의 다이먼도 헤스의 가치를 잘 알고 있기에 주식 매입에 적극 나섰을 것이다.
그런데 그 두 명만으로는 불가능한 상승세긴 했다.
개인 투자자도 따라붙었다곤 하지만, 큰손 한 명 정도는 더 달라붙어야 가능한 상황이었다.
“회장님이 직접 움직이지 않았다고 하니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우선 누가 헤스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지는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데이비드와 월가의 정보통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니 천천히 알아보세요. 그보다 공매도 세력의 반응은 어때요?”
“아주 재미난 일을 꾸미는 듯합니다. 절대 가만히 앉아서는 죽지 않을 놈들이긴 하죠.”
한쪽 입꼬리만 살짝 올리며 말하는 한 사장이었고.
그의 표정만 봐도 공매도 세력이 비열한 짓거리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무슨 짓을 하더라도 반전시키긴 힘들 건데. 아주 용을 쓰고 있나 보군요.”
“가짜뉴스를 만들어 퍼트리는 짓거리를 하고 있습니다. 가이아나의 유전이 대규모가 아니라 소규모이고, 채산성이 좋지 않아 적자를 볼 거라는 뉴스를 언론과 월가에 퍼트리고 있습니다.”
가짜뉴스는 결국 확성기가 있어야만 통하는 일이었다.
대형 언론의 경우는 팩트 체크를 통해 확인된 정보만 뉴스에 담는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긴 하지만, 미국에서는 가짜뉴스를 퍼트리다간 고소를 당해 언론사가 쓰러질 정도의 합의금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기에 쉽게 뉴스로 보도할 수는 없었다.
“언론에서 그걸 받아다 보도한답니까?”
“카노스와 친한 언론에서 의혹 정도로만 보도를 하고 있긴 하지만,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사는 없습니다. 그런데 SNS를 통해 가짜뉴스를 퍼트린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습니다.”
SNS를 이용한다고?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것도 아니고.
미국에서 사용되는 SNS 80% 이상이 나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SNS를 이용하려고 한다 이거죠?”
“영상 제작 전문가를 비롯해 경제 관련 채널에게 돈을 주고 영상 촬영을 부탁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SNS 대표들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돌려야겠군요.”
“그런데 워낙 방대하게 움직이고 있어 다 잡아내려면 시간이 꽤나 걸릴 듯합니다.”
“그 문제는 천 센터장이 해결해 줄 겁니다. 알고리즘을 만들면 업로드하는 즉시 잘라 낼 수 있으니까요.”
“가짜뉴스 알고리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이 일일이 잡아내려면 며칠이 걸릴 일이었지만.
알고리즘을 만들어 자동 삭제해 버리면 1초만에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일시에 삭제를 당하면, 반발을 하거나 심하면 고소까지 할 수도 있습니다.”
“고소하라고 하세요. 오히려 잘됐죠. 우리도 역고소를 하면 되니까요. SNS 회사를 통해 개인정보를 얻어 고소를 진행하긴 힘들지만, 고소가 들어오면 저절로 개인 정보가 경찰이나 검찰에게 넘어가니 쉽게 고소를 진행할 수 있죠.”
조 단위의 돈이 걸린 일이었다.
그러니 합의금도 만만치 않게 나올 터.
푼돈을 받고 가짜뉴스를 만든 놈들을 빈털터리로 만들 수 있는 일이었다.
물론 그들도 믿는 구석이 있겠지.
공매도 세력이라는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들.
하지만 공매도 세력은 그들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정확히는 도와줄 여력이 없다고 봐야겠지. 공매도 실패로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있을 테니까.
* * *
천 센터장의 알고리즘 실력은 역시나 대단했다.
엄청난 양의 가짜뉴스가 업로드되는 순간 모두 삭제해 버렸고.
반대로 우리 측에서 제작한 가이아나 유전에 관한 소식은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고.
매일 같이 한 사장은 주체할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사무실을 찾아왔다.
“오늘도 헤스의 주식이 10% 넘게 상승했습니다. 최저점을 기준으로 70% 넘게 상승했습니다. 공매도 세력이 지금 당장 주식을 사들인다고 해도 수십억 원이 넘는 손해를 보게 됩니다.”
“아직 멀었군요. 수십억 원이 아니라 수십억 달러 정도는 손해를 봐야 정신을 차리지 않겠어요?”
수십억 원을 손해 보는 건 아주 흔한 일이었다.
금융사는 그 정도 손해로는 눈 하나 깜박이지 않는다.
하지만 수십억 달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무리 돈이 많은 금융사라고 할지라도 조 단위의 손실을 보게 되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중소 규모의 헤지펀드라면 파산에 처할 금액이었고.
대형 헤지펀드의 경우엔 파산은 면하더라도 고객의 돈이 급격히 빠져나가 자금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리고 더 무서운 건.
아직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볼지 아니면 수백억 달러의 손해를 볼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이 진정한 무서움이었다.
“유가도 상승하고 있어 당분간 헤스의 주가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지금의 주가보다 5배 이상 상승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조금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면 가능하지 않겠어요?”
“통정거래를 생각하시는 겁니까? 너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통정거래 말고도 주가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죠.”
“태우그룹이 보유한 자금력을 투입한다면 가능은 합니다. 회장님이 보유한 비밀 자금까지 사용하면 주가를 더 끌어올릴 수도 있긴 합니다.”
주가는 결국 돈을 쏟아부으면 오르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시장에 풀린 주식이 적으면 적을수록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게 된다.
현재 시장에 풀린 헤스의 주식은 고작 20% 정도에 불과했다.
공매도 세력이 아주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던져 준 덕분에 큰돈 들이지 않고 다량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고, 가격을 올리는 건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우선은 200%까지 주가를 상승시켜 보도록 하죠.”
“주식 일부를 사고팔고만 반복해도 그 정도는 충분히 올릴 수 있습니다. 태우증권에는 그런 분야에 아주 능통한 직원이 꽤 많이 있습니다.”
“지금 바로 작업 들어가세요.”
공매도 세력은 결코 끈끈한 조직이 아니었다.
손해가 생기기 시작하면 빠르게 분열되기 마련이었고.
눈치 빠른 헤지펀드는 당장 다음 주만 되어도 나를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날아올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