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01)
독식하는 재벌 3세-401화(401/518)
401. 잭팟 (1)
일주일 후.
나는 덴마크에 도착했다.
진작 덴마크로 날아와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데이비드가 나를 환히 반겼다.
“밑그림을 다 그렸나 보군요. 얼굴이 아주 좋아 보여요.”
“저를 너무 과소평가하시네요. 밑그림만 그린 것이 아니라 색칠까지 전부 다 해 놨어요. 보스는 이제 완성된 그림에 서명만 하시면 그림의 주인이 될 수 있어요.”
“색칠까지 다 했단 거죠? 이사회를 만나 보면 알게 되겠죠. 그림이 다 그려져 있는지 아니면, 아직 덧칠할 부분이 남아 있는지.”
우선은 차에 올라탔다.
차 안에서 데이비드에게 그간의 상황을 설명 들었고.
모든 설명을 다 들을 무렵, 로보 노디스크에 도착했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아마 금방 끝날 겁니다.”
“믿고 들어가 보죠.”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데이비드를 뒤로하고 로보 노디스크로 들어갔다.
최고 경영자가 직접 나를 마중 나와 있었고, 그의 안내를 받아 이사회장 안으로 신속히 이동할 수 있었다.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로보 노디스크와의 인슐린 계약을 통해 센트리언이 아시아 지역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태우그룹은 아시아 지역의 제약 산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나는 먼저 감사의 인사부터 올렸다.
이는 데이비드와 차 안에서 구상한 작전의 일부였고.
저자세로 나올수록 로보 노디스크가 나를 호구로 인식하게 된다.
“태우그룹과의 협업으로 인해 로보 노디스크도 많은 발전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파트너쉽을 오랫동안 지속하고 싶습니다.”
“태우그룹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슐린뿐만 아니라 다양한 약의 제조, 판매를 로보 노디스크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태우그룹에게는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사회가 시작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시아 지역 인슐린 판매권을 통해 로보 노디스크도 아주 짭짤한 수익을 얻고 있었다.
약을 직접 만들지도 않았고.
그저 판매권만 넘겨줬을 뿐인데 매 분기 거액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데 어찌 기분이 나쁠 수가 있겠는가?
“태우그룹과 센트리언도 로보 노디스크와 협업을 진행하며 아주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얻을 수 없는 많은 노하우를 알려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신약 개발이라는 것이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정말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냥 옆에서 보고 배운다고 해서 노하우를 전부 습득할 수가 없지요.”
노란 수염을 달고 있는 사람이 갑작스레 끼어들었다.
데이비드가 말한 에릭센 이사가 저 사람인가 보다.
나는 계획대로 에릭센 이사의 말에 관심을 보이는 척을 했다.
“그래서 아쉽습니다. 한 발 더 가까이서 신약 개발을 보고 싶지만, 그런 부탁을 하기엔 너무 송구스러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느 기업이든 기술 유출을 꺼려 하기 마련이지요. 태우그룹만 해도 특허와 기술을 지키기 위해 보안을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도둑질한다면 당연히 문제가 되겠지요. 하지만 정당한 대가를 내고 기술을 가져가거나 연구 노하우를 배워 가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에릭센 이사는 아주 좋은 방향으로 대화의 흐름을 유도했고.
나는 마치 엄청난 제안을 받은 사람처럼 행동하며 목소리 톤을 높였다.
“정당한 대가만 지불하면 정말 신약 노하우를 얻을 수 있습니까? 태우그룹은 얼마든지 로보 노디스크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개발하고 있는 신약에 혹시 관심이 있으십니까?”
“당뇨병 치료제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당연히 아주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신약 개발을 중단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신약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기존 신약의 모든 권한과 연구 자료를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려 이사회의 분위기를 살폈다.
기존 신약 개발을 중단하려는 듯한 뉘앙스를 에릭센 이사가 풍겼고.
협상에 불리한 발언이라고 생각했는지 이사회의 표정이 동시에 일그러졌다.
나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에릭센 이사였다.
그러니 그의 실수는 내가 움직여 만회해 줘야지.
“기존 신약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신약에 대한 권한과 정보는 우리에게 아주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태우그룹에서 구매하고 싶습니다.”
“흠흠, 로보 노디스크에서도 아주 중요한 자료들입니다. 개발을 중단한다고 해서 실패했다는 뜻도 아닙니다. 보다 나은 방향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을 발견했을 뿐이죠.”
“알다마다요. 임상 실험까지 진행한 신약이지 않습니까. 우리는 그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과정을 배워야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흥을 돋우는 연기는 여기까지.
이제 태우그룹이 신약의 권한을 구입하고 싶어 한다는 뜻은 충분히 전달했다.
이사회도 찡그린 얼굴을 풀었고.
나에게서 얼마나 뜯어낼 수 있을지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들기는 듯 보였다.
“그런데 알다시피 신약 개발에는 엄청난 자금이 투입됩니다. 그러니 정당한 대가의 가격도 상당히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얼마나 됩니까?”
“신약 개발에 투입된 자금이 총 14억 달러였습니다. 절반의 가격이면 정당한 대가가 되지 않겠습니까?”
14억 달러의 절반이면, 7억 달러였다.
9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었고, 부작용투성이인 신약의 가치로는 너무 높았다.
그 사실을 로보 노디스크 이사회에서 모를 리도 없었고, 우선은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르는 방식으로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너무 과한 금액입니다. 신약 개발에 14억 달러가 들어간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겠지만, 여러 신약에 공통적으로 투입되는 개발비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분명 그런 부분은 있지만, 로보 노디스크의 노하우를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우리와 신뢰가 쌓인 태우그룹이 아니었다면, 7억 달러가 아니라 수십억 달러를 준다고 해도 절대 팔지 않을 축적된 노하우들입니다.”
협상은 이런 맛이 있어야지.
밀고 당기기가 있어야 제대로 된 협상이었고, 이렇게 협상이 끝나야지만 뒷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럼 제가 한 가지 제안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어떤 제안이든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신약 권한을 10억 달러에 구매하겠습니다. 그 대신 인슐린 로열티를 삭제하고 싶습니다.”
로열티로 나가는 돈 만큼 아까운 돈이 없다.
물론 로열티가 10억 달러의 값어치는 없었지만, 신약과 세트 상품이라면 그 정도 값어치는 차고 넘쳤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길게 할 이야기는 아닙니다.”
나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었고.
에릭센 이사는 계산기를 두들기고는 의장에게 다가가 메모지에 숫자를 적어 내려갔다.
아마 손익 계산을 한 거겠지.
로열티로 10년 동안 얻는 수익과 한 번에 10억 달러를 받는 경우.
어떤 쪽이 더 이득인지 의장에게 알려 주려는 듯 보였다.
의장과 에릭센 이사는 귓속말을 주고받았고.
계산이 끝났는지 다시 자리로 돌아가는 에릭센 대표였다.
“나쁘지 않은 조건이군요. 신약의 모든 권한과 연구 자료, 그리고 인슐린 로열티 삭제를 조건으로 계약을 맺도록 하지요.”
“제가 덴마크까지 온 김에 모든 계약을 오늘 안에 끝내고 싶습니다. 세부 내용은 실무진 선에서 처리하면 되니 큰 틀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싶습니다.”
“바쁘신 분을 또 부를 수는 없지요. 그럼 법무팀끼리 협의해 곧장 계약서 작성에 들어가도록 합시다.”
오늘을 위해 실무진을 미리 덴마크로 보내 놓았고.
로보 노디스크 측에서 볼 땐 자신들에게 매우 유리한 계약이었기에.
우리가 원하는 조건을 대거 수용하는 방식으로 계약서가 작성되었다.
“생각보다 빨리 계약서가 완성되었습니다.”
“계약하는 즉시 로보 노디스크 계좌로 10억 달러를 입금하겠습니다.”
쓱쓱.
계약서에 동시에 사인을 하였고.
이제 신약의 모든 권한은 내가 가지게 되었다.
신약의 가치는 최소 300조 원.
말 그대로 최소 300조 원짜리 신약을 고작 1조 2천억 원 정도에 사들였다.
무려 300배를 남겨 먹는 장사였고.
단순히 금전적인 이득뿐만 아니라 부가가치까지 더해지면, 최소 수천 배의 이득을 보는 장사를 한 셈이었다.
* * *
덴마크에서 좋은 소식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한 부회장이 태우그룹을 관리했고, 특히나 중국 공매도와 관련된 일은 그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해 두었다.
“좋은 계약 체결을 감축드립니다.”
“아직 끝이 아니죠. 이걸 이제 센트리언에서 어떻게 분석하고 신약을 완성하느냐가 중요해졌죠.”
“오염된 정보를 되돌릴 수만 있다면, 금방 개발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천 센터장이 정보를 오염시켰다.
그러니 오염된 정보를 원상 복구하는 것도 가능했다.
“정보까지 복구한 다음은 센트리언의 역량에 달린 일이죠.”
“센트리언이 아직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지는 않지만, 좋은 인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개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면 두말할 나위 없이 좋죠. 그런데 중국 상황은 어떤가요?”
급격하게 표정이 밝아지는 한 부회장이었다.
노다지를 발견한 광부의 표정이 저러할까?
“곳곳에서 신호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마치 IMF 직전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우리야 그땐 힘이 없어서 파산을 경험했지만, 중국은 파산까지는 가지 않을 겁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먼 사태처럼 세계적인 경제 공황까지 우려될 정도의 경제 위기가 중국에 찾아올 듯합니다.”
모든 건 이어져 있었다.
중국의 경제 위기로 인해 다양한 사건이 발생한다.
경제가 어려우면 당연히 중국의 소비도 줄어들기 마련이었고, 그렇게 되면 다양한 산업이 타격을 입게 된다.
그중에서 특히 해운업.
현진해운이 내 손에 넘어올 날이 머지않았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이번 공매도를 성공시켜야만 했다.
“이번 공매도는 다른 국가가 아니라 공산권인 중국이라는 점을 명심하세요.”
“혹시 정보 은폐를 염려하시는 겁니까?”
“중국 정부 측에서 발표한 정보는 아무도 믿지 않고 있죠. 경제 위기가 찾아와도 중국 정부에서는 최대한 은폐하려고 할 겁니다.”
“600억 달러 규모의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면 중국도 어떻게 할 수가 없을 겁니다.
자신감 넘치는 한 부회장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600억 달러 규모의 공매도라면.
웬만한 국가는 뒤집어엎을 수 있는 금액이었고, 아무리 중국이라고 할지라도 악재가 겹친 지금의 상황에선 방어하기 힘들 터였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어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마세요.”
“아주 팽팽하게 유지하도록 하겠습니다!”
* * *
2015년 6월 1일.
오늘이 바로 약속의 날이었다.
금융타워에 속한 모든 금융사가 일제히 중국 증시를 공격하기로 약속한 D-DAY였다.
그리고 주식 시장이 열리는 순간.
엄청난 양의 공매도 물량이 일제히 쏟아져 나왔다.
“회장님! 장이 열리자마자 하락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엄청난 돈이 오늘 하루 사이에 증발될 겁니다. 최대한 포집해서 우리 주머니로 옮겨 넣으세요.”
“태우증권의 모든 직원이 대기 중입니다!”
태우증권은 오늘 하루만큼은 다른 소속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일부는 핀테크 은행 한국 지부로 위장해 있었고, 다른 일부는 퀀텀펀드로도 활동하고 있었다.
태우증권이 중국을 공격한다는 인상을 최대한 피하기 위함이었고.
이는 조금이라도 중국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이번 작전이 성공하고 나면, 굳이 이런 위장 전술을 사용할 필요도 없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