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03)
독식하는 재벌 3세-403화(403/518)
403. 잭팟 (3)
다음 날.
오용재 부회장에게서 연락이 왔고.
강 대위가 운영하는 한정식 식당 별관에서 만남을 가졌다.
“여기가 그 유명한 별관이군요. 김 회장님과 친분이 깊은 사람만이 안내받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소문이 왜 도는지 모르겠지만, 이 식당은 저와 큰 관련이 없습니다.”
“삼진그룹의 정보력을 너무 무시하지 말아 주십시오. 태우그룹만큼은 아니더라도 나쁘지 않은 정보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진그룹의 정보력이야 두말할 것도 없었다.
오랜 세월 다양한 분야에 라인을 만들어 둔 삼진그룹이었고.
국내 상황만 놓고 본다면, 태우그룹보다 더 뛰어난 정보력을 보유한 그룹이었다.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어떻게 식사부터 하시겠습니까?”
“아닙니다. 어제 이후 속이 좋지 않아 밥을 제대로 삼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님과의 대화가 끝나야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 기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오용재 부회장이었다.
서글서글한 인상, 재벌 총수답지 않은 털털함까지.
물론 지금은 정식으로 승계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에 총수라고 부를 순 없어도, 그가 총수 자리에 오르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는 어제 오희건 회장님으로부터 후계 승계 과정을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저도 어제 아버지에게 그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김 회장님의 도움을 받아 후계 승계 과정을 진행하라고 하시더군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오 부회장님의 뜻에 따르지요. 원치 않는다면, 저는 언제든지 뒤로 물러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다른 기업의 후계 과정에 끼어드는 건 참 귀찮은 일이었다.
말이 좋아 후계 승계 과정이지, 그저 상속세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절세 혹은 탈세 방법을 찾는 과정에 불과했다.
특히나 삼진그룹처럼 후계가 정해진 대기업의 경우가 더욱 그러했다.
“저는 아버지의 뜻을 따를 생각입니다. 저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아버지가 누굴 그렇게 칭찬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더욱이 김 회장님처럼 젊으신 분을 칭찬하는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오 회장님께서 저를 좋게 봐주신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이제 말씀해 주시지요.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오 회장님 쪽으로부터 벌써 태우그룹 지분 일부를 넘겨받았다.
비서실장이 직접 움직였는지 하루도 안 되어 빠르게 지분 양도가 진행되었다.
선금은 받았으니 일을 해야겠지.
그런데 자신의 패는 한 개도 까지 않고 무턱대고 방법을 알려 달라고 하다니.
나를 무슨 점쟁이로 아는 건가? 그렇다면 점쟁이 노릇을 해 줘야지.
“후계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합병을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방법 말고는 없지요. 삼진그룹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삼진물산과 오 부회장님이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와의 합병을 진행하실 계획을 세우지 않으셨습니까?”
“······혹시 정보가 새어 나갔습니까? 아니면 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셨습니까?”
“태우그룹에는 세계 제일의 인수 합병 전문가가 있습니다. 삼진그룹의 주식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추이만 봐도 후계 승계 방법을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짓는 오용재 부회장이었다.
당연했다. 정보를 바탕으로 알아낸 사실이 아니었으니까.
회귀 전의 기억을 바탕으로 알아낸 정보였으니 나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계속 말씀해 주십시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단기간에 기업의 가치를 크게 뻥튀기해야 상속세를 최대한 아낄 수 있겠죠. 그렇다면 결국 바이오 쪽 계열사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거기까지 예상을 하셨습니까? 아버지께서 괜히 김 회장님을 믿으라고 하신 게 아니군요.”
돈을 받았으면 돈값을 해야지.
물론 마지막 결정은 오용재 부회장의 몫이겠지만.
“그런 방법을 통하면 어렵지 않게 후계 승계 과정을 끝마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이 몇 달 동안 고민해서 만든 방법입니다.”
“그런데 아주 사소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물론 후계 승계와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니 그냥 넘어가셔도 됩니다.”
나는 지금까지 그저 삼진그룹의 전략을 말했을 뿐이었다.
새로운 조언이나 전략은 전혀 말하지 않았고, 이제부터 하는 말이 돈값을 하는 말이었다.
“무슨 문제입니까?”
“오 부회장님이 잠시 감옥에 갔다 와야 한다는 정도의 문제입니다. 길게는 아니고 1년 정도만 다녀오시면 모든 후계 승계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 감옥을 가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지금 당장에야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정권이 바뀌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200억 원의 자금을 평창 올림픽 유치 재단에 출연하기로 하셨지요? 그 문제까지 더해져 엄청난 공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사실 후계 승계는 크게 문제 될 일도 없었다.
삼진그룹에 속한 수많은 법률 전문가와 경영 전문가가 힘을 합쳐 만들어 낸 방법이니 법률상으로는 문제 될 소지가 적었다.
하지만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해서 끝이 아니었다.
분식회계로 보일 수도 있는 방법이었기에 국민 여론상 좋지 않은 방법이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올림픽 유치 재단 지원이었다.
후계 승계 문제가 걸려 있기에 뇌물로 볼 수 있었고.
뇌물과 후계 승계로 인해 결국 감옥에 가게 되는 오용재 부회장이었다.
“후계 승계가 달린 상황에서 과한 금액을 출연하게 되면, 뇌물로 보이게 됩니다. 후계 승계 과정에서의 분식회계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뇌물 문제는 피할 도리가 없습니다.”
“태우그룹도 삼진그룹과 마찬가지로 200억 원을 출연하시지 않습니까?”
“우린 후계 승계 문제가 끝난 상태입니다. 그리고 200억 원을 분할 출연하기로 하였습니다.”
“분할 출연을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엔 같은 금액이지 않습니까? 뭐가 달라지기라도 하는 겁니까?”
당연히 많은 것이 달라진다.
일시불로 지금 출연을 하면 200억 원 모두가 나가지만.
재단 문제가 2년 뒤에 불거지면, 태우그룹은 절반도 안 되는 금액만을 출연하게 되는 셈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설명해 줄 수는 없었다.
아무리 태우그룹의 정보력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정권이 흔들리는 시점까지 맞추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분할 출연을 한다고 해서 달라지진 않지만, 혹시나 기간이 끝나기 전에 문제가 생긴다면 조금이라도 출연 금액이 줄어들 수는 있지 않겠습니까?”
“흠, 삼진그룹도 분할 출연하는 방식을 사용할 수 있는지 회사로 돌아가 상의를 해 봐야겠습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재단에 지원하는 것이야 정상참작이 되겠지만, 개인적인 지원은 무조건 뇌물이 됩니다. 재단 관계자로부터 개인적인 후원을 요청받은 적 있지 않으십니까?”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오 부회장이었고.
역시나 역사의 흐름대로 사건은 진행되고 있었다.
“개인적인 후원은 절대 해 주시면 안 됩니다. 정권 실세의 부탁이라고 해도 단호히 거절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정권 교체가 된 후에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아니면 경로를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지원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도움을 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 정도 도움은 어렵지 않습니다.”
정권 실세의 요청.
아무리 삼진그룹이라고 하더라도 정권 실세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대기업에게 대통령은 5년 손님이라고는 하지만, 제왕적 권력을 보유하고 있는 손님이니 5년 동안은 알아서 잘 모셔야 했다.
그렇다고 또 너무 잘 모시면 안 된다.
다음 손님이 불편해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삼진바이오의 회계 장부를 조절해서 순수익을 높이는 작업은 위험합니다. 회계 장부가 아닌 실제로 매출을 크게 늘려야지만, 의심을 피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방법이지만, 사용할 수가 없는 방법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갑자기 바이오 매출을 키울 방법이 뭐가 있겠습니까? 엄청난 신약을 개발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입니다.”
삼진바이오는 오용재 부회장이 높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시밀러 의약품을 만드는 등, 센트리언과 매우 흡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제약 회사였다.
내가 도움을 준다면, 센트리언의 기업 가치가 몇 년 사이 수십 배 높아진 것처럼, 삼진바이오도 그렇게 만들 수 있었다.
“신약 개발 말고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센트리언이 했던 방식으로 말이죠.”
“인슐린과 신종 플루 치료약으로 아시아 지역 독점 판매를 하는 방법 말씀이십니까? 저도 그게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투자할 생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약 회사들이 웬만한 금액에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있습니다.”
당연한 일이었다.
캐쉬카우를 다른 회사에게 쉽게 넘길 곳은 없었으니까.
센트리언의 경우야, 내가 아주 좋은 타이밍에 거액을 투자해 독점 판매가 가능했다.
“센트리언 혼자 아시아 전 지역에 인슐린과 신종 플루 치료제를 판매하기 버겁다고 하더군요.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제가 다리를 놓아 드릴 수도 있습니다.”
“인슐린과 신종 플루 치료제 생산을 삼진바이오에서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신약 개발이었다.
센트리언이 로보 노디스크에서 강탈한 신약을 삼진바이오와 공동 개발한다면, 삼진바이오의 주가를 단번에 끌어 올릴 수도 있었다.
그런데 내가 왜 남 좋은 일을 하겠는가?
아무리 오희건 회장님을 존경하고, 태우그룹의 주식을 대가로 받는다고 한들.
신약까지는 절대 넘겨줄 수 없었고, 내가 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선이 인슐린과 신종 플루 치료제였다.
“인슐린과 신종 플루 치료제 정도면 회계 장부를 만지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을 겁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인슐린과 신종 플루 치료제를 지금 당장 삼진바이오에서 생산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중공업, 전자, 자동차, 그리고 제약까지.
단순히 설계도가 있다고 해서 곧장 생산할 수는 없었다.
노하우가 쌓여야 했고, 그러기 위해선 꽤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매출을 높여야 하는 삼진바이오 입장에서는 마냥 좋은 일만이 아니었다.
“아주 간단한 방법을 하나 제시해 드리죠. 센트리언 1공장을 삼진그룹에서 매입하는 겁니다. 그리고 인력의 경우 2년 동안 1공장에서 계속 일을 하고, 그 뒤에 복귀하면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정말 그렇게까지 가능하겠습니까?”
“충분히 가능합니다.”
가능하고말고.
다이어트 치료제 신약이 개발되는 순간.
센트리언의 모든 공장에서는 다이어트 치료제를 생산해야 했다.
그렇게 되면, 인슐린과 신종 플루 치료제는 후순위로 물러나게 되니, 삼진바이오에게 일부 물량을 떠넘겨도 되었다.
센트리언 입장에서도 전혀 나쁠 게 없는 조건이었다.
삼진바이오에서 막대한 로열티를 센트리언에게 지불해야 할 테니까.
“그런데 인슐린과 신종 플루 치료제의 생산권을 김 회장님 마음대로 삼진바이오와 공유하셔도 되십니까?”
“원하신다면 당장 이번 주 내로 삼진바이오에서 두 가지 약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 될 건 전혀 없었다.
인슐린의 경우, 신약 허가권을 받아 오며 인슐린 아시아 생산권 모든 권한을 받아 왔다.
말 그대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우리 마음대로 인슐린을 생산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아버지께서 왜 김 회장님을 그토록 칭찬하셨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셔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언의 경우야 오 회장님의 부탁으로 아무런 대가 없이 해드릴 수 있지만, 두 종류의 약을 공유하는 건 다릅니다.”
한마디로 보상을 하라는 뜻이었다.
센트리언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는 건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었고.
그러니 겉으로 보기엔 큰 손해를 감수하고, 두 가지 약의 생산을 나눠 가지는 셈이었다.
“센트리언이 새로운 공장부지로 삼을 수 있는 땅을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1공장을 삼진바이오가 매입하면, 센트리언도 새로운 공장을 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조금 부족하군요. 부족한 보상은 추후 요구해도 되겠습니까? 물론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겠습니다.”
“상식선에서 합당한 요구라면 당연히 들어드리겠습니다.”
추후에 삼진그룹으로부터 받아 낼 것이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의 이득보다 오 부회장과의 친분을 쌓을 용도로 이런 제안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