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05)
독식하는 재벌 3세-405화(405/518)
405. 잭팟 (5)
김장우 박사와 함께 신약 개발실로 이동했다.
300명이 훌쩍 넘는 유능한 인재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확실히 연구원 인력이 많이 늘었군요.”
“신약 개발 연구원의 숫자만 350명이고, 다른 파트 연구원까지 다 더하면 700명이 넘습니다.”
“그중에서 mRNA와 DNA방식의 신약을 연구하는 인원은 몇 명이나 됩니까?”
“그리 많진 않습니다. 그 분야를 연구하는 인원 자체가 적어 인재풀 자체도 적습니다. 고작해야 50명도 되지 않습니다.”
고작해야 50명.
적어도 너무 적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주목받는 기술이 mRNA였지만, 아직은 돈이 되지 않는 기술이었기에 큰 지원을 받지는 못하고 있었다.
“인재풀 양성을 위해 노력해야겠군요. 그래서 IIT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그중에서 뛰어난 인재들을 센트리언으로 데리고 올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협업도 진행하면 어떨까 합니다.”
“아주 좋은 생각입니다. mRNA 기술의 특허를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mRNA 특허는 진작 확보해 두었다.
워낙 관련 특허가 많았지만, 가장 중요한 특허는 우리 소유였다.
하지만 특허만 있다고 해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건 아니었기에 더 많은 투자가 절실했다.
“앞으로 2년 안에 mRNA와 DNA 관련 연구원을 10배 이상 더 채용했으면 합니다.”
“그렇게나 많이 말씀이십니까? 에이즈와 말라리아, 인플루엔자 등 다양한 질병에 효과가 있다곤 하지만, 아직은 제대로 된 치료제를 mRNA 기술로는 만들지 못하였습니다.”
“센트리언의 힘만으로 만들어 내는 신약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mRNA 기술이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허허, 아주 어려운 숙제를 주시는군요. 좋습니다. 제가 죽기 전에 반드시 센트리언의 오리지널 신약을 개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기술을 축적해 둬야만 했다.
그래야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졌을 때, 신속하게 치료제를 내놓을 수 있었다.
“원하시는 만큼 자금을 사용하셔도 됩니다. 조 단위의 자금을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나이가 먹어 가는귀가 좀 먹었습니다. 혹시 조 단위라고 말씀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조 단위의 돈이 부족하면 수십조를 투자할 계획도 있습니다. 그러니 한국과 미국 그리고 유럽, 인도까지 원하는 인재를 마음껏 영입해 주십시오. 그리고 mRNA와 DNA 전용 대형 연구 건물도 조만간 구해 드리겠습니다.”
지금 당장 신축을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빌딩 하나를 매입해 연구용 빌딩으로 만드는 건 금방이었다.
“정말 진심이시군요.”
“단순히 센트리언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한국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고 생각해 주십시오.”
“허허, 한국으로 오길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 불꽃을 불태워 보겠습니다.”
김장우 박사와의 대화에서 과장이나 거짓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나는 정말 조 단위의 돈을 바이오산업에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코로나 치료제를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다면 조 단위의 투자금은 단번에 회수하고도 남았다.
* * *
7월까지 중국 증시는 계속해서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고점 기준 22%가 넘게 하락하였고, 중국 정부에서도 여러 카드를 꺼내 불을 끄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금융타워의 관심사도 중국 정부의 행보였다.
중국 정부에서 어떤 카드를 꺼내 드는지를 예상해야지만, 계속해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 부회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중국이 사용할 여러 카드를 들고 와 내게 의견을 물어 왔다.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금리 인하, 빅딜, 위안화 평가절하, 대규모 토목 공사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이중 어느 카드를 사용할 지에 따라 금융타워의 전략도 바뀌어야 합니다.”
“위안화 평가 절하를 할 겁니다. 지금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고, 그 이상은 중국 정부에서 당장 하진 않을 겁니다.”
“위안화를 건드린다는 말씀이십니까?”
위안화 평가절하.
말 그대로 위안화의 가치를 낮추는 행위였고.
그렇게 된다면 수출 경기가 좋아지고, 외환보유액 감소세에 대응하기도 쉬워진다.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 강력한 카드죠. 기축 통화까지는 아니지만, 무역 통화로 사용되고 있는 위안화라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죠.”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 확실히 수출 경기는 회복세로 돌아가긴 하겠습니다.”
“게다가 위안화 투기 세력을 배척하기도 아주 좋은 방법이죠.”
“퀀텀펀드의 조지 대표가 아주 좋아할 만한 소식 같습니다.”
환율은 누가 뭐라고 해도 조지 대표가 가장 전문가였다.
공매도 관련해서는 한 부회장이나 이번에 영입한 공매도의 제왕 카노스가 더욱 뛰어나겠지만, 환율에 관해서는 국가를 상대로도 싸워서 이긴 능력자가 조지 대표였다.
“조지 대표에게 맡기면 알아서 잘 뽑아 먹을 겁니다.”
“그런데 위안화 평가 절하를 어느 수준으로 하는지에 따라 투자 금액이 달라집니다.”
“미국 금리 인상에 앞서 선제적으로 위안화를 평가 절하하려는 중국입니다. 금리 인상 수준에 맞춰 평가 절하를 하겠죠.”
“그렇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얼굴에 생기를 되찾은 한 부회장이었다.
그는 투자 계획을 세우기 위해 곧장 자신의 사무실로 달려 나갔다.
그제야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획실장이 안으로 들어왔다.
“회장님, 보고드릴 사항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죠?”
“정부에서 숨기고 있는 정보를 입수하였습니다. 중동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한국에서도 발생했습니다. 바레인에서 귀국한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중동에서 발생한 전염병? 혹시 병명이 메르스입니까?”
“그렇습니다. 중동 호흡기 증후군이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정부에서는 불안과 오해를 막기 위해 관련 정보를 의료진에게만 공개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극소수에게만 정보가 알려져 있습니다.”
왜 이걸 잊고 있었을까?
코로나19로 인해 메르스를 까맣게 잊고 지냈다.
사실 코로나19에 비하면 메르스의 전염력은 크지 않았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모든 인구가 다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메르스의 경우 2,500명 정도였다.
그렇기에 잊고 지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메르스의 파장은 결코 작지 않았다.
“지금 당장 센트리언으로 가 봐야겠습니다. 실장님은 계속해서 메르스 관련 정보를 파악해 주세요.”
“모든 정보를 파악해 보고드리겠습니다.”
나는 급히 센트리언으로 이동했고.
곧장 서정준 대표와 김장우 박사를 호출했다.
“들으셨습니까? 한국에도 메르스가 발병했다고 합니다.”
“저, 정말입니까? 뉴스는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아직 발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발표가 될 듯합니다. 혹시 신약 개발팀에서 메르스 관련 치료제도 연구 중에 있으십니까?”
메르스는 올해 처음 생긴 바이러스가 아니었다.
2012년 이집트에서 처음 보고된 바이러스였기에 관련 정보가 꽤 있었다.
“연구를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워낙 자료가 부족해 큰 진전은 없는 상황입니다.”
“메르스가 처음 학계에 발표된 시기가 2012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벌써 3년이나 지났는데 자료가 부족하다니요?”
“세계 어느 제약 회사도 메르스 치료제 개발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돈이 안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제약회사는 절대 자선 단체가 아니었다.
돈이 되는 병에만 투자를 하기 마련이었고, 돈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치사율이 높다고 한들 절대 투자를 하지 않았다.
“인플루엔자의 경우엔 전염률이 매우 높기에 치료제 혹은 백신이 대량으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스나 메르스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의 경우엔 전염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수익률이 매우 낮습니다.”
신약 개발 비용은 최소 5천억 원이었다.
돈도 돈이었지만, 최소 3년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그렇게 돈과 시간을 들여 개발한 치료제 혹은 백신이 팔리지 않는다면 회사는 엄청난 적자를 보게 된다.
그렇기에 제약회사는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인플루엔자 관련 치료제와 백신은 쏟아지고 있지만, 메르스와 사스의 경우엔 치료제는커녕 관련 정보를 얻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것보다 병원에서 치료하는 편이 오히려 낫다는 결과가 나왔나 보군요.”
“일례를 들자면, 사스 치료제를 개발하던 회사가 있었습니다. 동물 실험까지 완료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진행하기 직전에 사스가 통제 가능한 질병으로 지정되어 개발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통제 가능한 질병.
한마디로 전염력이 약하다는 뜻이었고.
굳이 치료제나 백신이 없더라도 지금의 의료 시스템으로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센트리언에서 메르스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연구원인 우리 입장에서야 환영할 일입니다. mRNA 방식과 DNA 방식을 사용할 아주 좋은 기회가 됩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적자만 보게 되는 아주 나쁜 투자가 될 듯합니다.”
“모든 투자 금액은 태우그룹에서 지원하겠습니다.”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에 익숙해져야 했다.
그래야 몇 년 뒤 터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었다.
다르게 생각하면 좋은 기회일 수도 있었다.
세계 어느 제약회사도 관심을 두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이기에 우리가 선점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그런데 단순히 투자만 한다고 해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많은 표본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감염자를 우리가 24시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 문제는 걱정 마십시오. 국내 메르스 감염자 모두를 태우병원으로 이송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염 초기부터 치료가 될 때까지의 모든 정보를 확보하여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을 치료하기 위해선 엄청난 장비와 시설이 필요합니다.”
“돈 걱정은 마십시오. 일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 조 단위의 돈을 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메르스 치료도 그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이거야 원, 회장님을 보면 마치 돈을 쓰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 같습니다. 물론 우리 같은 연구원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으신 분이긴 합니다.”
나를 좋은 사람으로 포장하는 김장우 박사였다.
하지만 나도 다른 제약회사와 똑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돈이 되지 않는 일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은 메르스 치료제가 돈이 되진 않겠지만.
그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만들 수 있게 된다면, 투자금의 10배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기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왕 돈을 쓰는 김에 조금 더 써야겠군요. 사스 치료제를 개발 중이었던 회사가 있다고 하셨지요?”
“그렇습니다. 동물 실험까지 완료했지만, 개발 비용 부족으로 철수한 카이론이라는 미국 제약 회사입니다.
“카이론으로부터 사스 치료제를 사들이겠습니다. 연구 자료부터 치료제 개발 방법까지 모든 자료를 사들여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메르스 치료제 개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같은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인 메르스와 사스였다.
아주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자료가 부족한 지금 상황에서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 줄 터였다.
“그렇게까지 지원을 해 주신다면, 제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치료제를 만들어 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믿고 일을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치료제 개발을 위해선 아직 남은 과정이 많이 있었다.
특히나 정부와의 협상이 가장 중요한 과정이었다.
이왕이면, 정부를 돕기 위해 태우그룹이 움직인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겠는가?
재단 출연금 할부 지급으로 살짝 찍혀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스 치료에 거금을 투입하겠다고 하면, 정부에서 얼마나 고맙게 생각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