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06)
독식하는 재벌 3세-406화(406/518)
406. 좋은 오해 (1)
회사로 돌아와 기획실장을 호출했다.
내가 센트리언에 가 있는 동안 기획실장은 메르스에 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 둔 상태였다.
“현재 메르스 감염자는 1명이지만, 의심 환자의 숫자는 5명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공항부터 비행기 그리고 식당까지, 동선이 겹친 사람이 워낙 많기에 몇 명이 더 감염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에서는 계속해서 정보 공개를 미루고 있나요?”
“정확한 정보를 확보할 때까진 정보 공개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나쁜 결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결정도 결코 아니었다.
정보를 무작정 공개하면 공포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보를 은닉하는 순간, 다양한 종류의 루머가 만들어지게 된다.
정부를 신뢰하는 경우라면 상관없겠지만.
지지율 30%선인 지금의 상황에서는 정보 미공개는 지탄받게 된다.
“정부 입장에서는 상당히 곤란하겠군요.”
“청와대에서 상당히 곤혹스러워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부처에서 열심히 수습하려고 하고 있지만 쉽게 가라앉을 이슈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어려운데 우리가 가만히 있어서 되겠습니까? 모든 메르스 감염자를 태우병원에서 치료해야겠습니다.”
기획실장은 항상 무조건적으로 내 의견을 받아들였다.
그저 의견을 받아들이기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를 빠르게 보고할 뿐이었다.
“메르스 감염자의 경우 전염력이 강해 음압 병실이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현재 태우병원이 보유한 음압실은 5곳에 불과합니다. 추가적으로 20곳 이상의 음압실이 필요하며, 음압실 설치 비용은 최소 2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병실 한 곳을 짓는데 2억이라니 꽤 많은 비용이 들긴 하군요. 그래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미로써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죠. 이왕 짓는 거 20곳이 아니라 100곳 정도를 지읍시다.”
음압실 100곳을 추가하려면, 200억 원이 든다는 이야기였다.
엄청난 금액이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금액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큰 금액도 아니었다.
“음압실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용이 듭니다. 산소 호흡기, 에크모 장비 등을 구입해야 하고, 음압실 유지 비용만 해도 한 달에 천만 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꽤 많은 자금이 들긴 하겠군요.”
“태우그룹의 사회적 공헌 활동의 개념으로 생각한다면 충분히 사용 가능한 금액입니다.”
태우그룹은 매년 300억 원에 가까운 기부 활동을 하고 있었다.
올해 기부액을 메르스 치료에 사용하는 셈으로 치면 그리 큰 금액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한 기획실장이었다.
“나갈 돈이 조금 더 있습니다. 의료진에게도 메리트를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메르스 치료에 투입되는 의료진에게 월급의 2배를 지급해 주세요.”
“태우병원 소속 의료진에게 2배의 월급을 지급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메르스 환자가 증가한다면, 태우병원의 의료진만으로는 부족하게 됩니다. 그럴 경우 외부 의료진을 영입해야 합니다.”
“외부 의료진에게도 같은 월급을 지급해 줘야 형평성 문제가 생기지 않는 법이죠. 지금부터 미리미리 외부 의료진 구인을 시작해 주세요. 그래야 확산이 되었을 때, 의료진을 빨리 구할 수 있지 않겠어요?”
의료진에게는 얼마를 써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들의 도움 없이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없기도 했고.
태우그룹의 이미지를 높여 줄 아주 고마운 사람들이었기에 마음 같아서는 2배가 아니라 그 이상의 보너스를 지급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기획실 차원에서 모든 준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우리의 뜻대로 움직여 줄 지가 미지수입니다.”
“우리가 알아서 해답을 찾아주겠다는데 정부에서 거절할 이유는 없죠. 국가의 발전과 이번 정권의 성공을 위해 태우그룹이 나선다는 느낌을 주면, 무조건 우리 손을 잡을 수밖에 없어요.”
“회장님께서 직접 정부와 협상을 하실 계획이십니까?”
“한 부회장이 움직일 겁니다. 만찬회장에서 이미 정부 인사들과 안면을 텄으니 잘할 겁니다.”
기획실장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내가 지시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기획실로 돌아갔고, 나는 곧장 한 부회장을 사무실로 불러들였다.
“정부 인사들과 만나고 오세요. 태우그룹에서 메르스 치료를 전담하겠다고 하면 됩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한 부회장에게 10분 넘게 자세한 설명을 해 주었고.
태우그룹의 사회적 공헌 활동으로 메르스 치료를 도맡겠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태우그룹 이미지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 같긴 합니다. 그리고 재단 출연금 문제로 살짝 우리를 안 좋게 보고 있는 정부의 눈초리를 바꿀 수 있는 기회 같기도 합니다.”
“그러니 정부 인사들을 만나고 오세요. 태우그룹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하면, 아주 성대하게 대접을 해 줄 겁니다. 공무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들을 기회가 얼마나 있겠어요? 이번 기회에 아주 원 없이 받고 오세요.”
“오늘 바로 연락을 넣어 보겠습니다.”
시종일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한 부회장이었다.
메르스 전담 치료에 수백억 원이 든다는 사실을 모르기에 나오는 반응이었다.
아마 금액을 알았다면, 지금처럼 미소를 짓진 않겠지.
* * *
다음 날.
나는 데이비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보스! 카이론사로부터 회답을 받았어요. 사스 치료제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넘기는 대가로 1억 달러를 요구하더라고요. 어떻게 할까요?]“이번 기회에 한몫 단단히 챙길 심산이군요.”
[시간을 조금만 더 주면, 네고가 가능하긴 해요. 카이론사 입장에서는 쓸모도 없는 약을 팔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까요. 우리가 아니면 사려고 하는 사람도 없고요.]“그냥 사들이세요. 지금은 돈보다 시간이 아까운 상황이니까요.”
[오케이! 그래도 최대한 깎아 볼 수 있는 만큼은 깎아 볼게요. 저쪽에서도 1억 달러를 전부 받을 생각은 없어 보였거든요.]미국 기업인 카이론이었다.
데이비드의 주전장은 미국이었고, 데이비드의 능력을 발휘하면 적당한 수준에서 사스 치료제 개발 자료를 매입할 수 있을 듯했다.
“할인받은 금액의 5%를 보너스로 지급할 테니 최선을 다해 보세요.”
[역시 보스는 사람 다룰 줄 아신다니까!]“그 대신 이틀 안에 마무리해야 합니다.”
[이틀이면 충분하고 남죠. 그럼 전화 끊을게요. 일분일초가 아까워서요.]뚜뚜-!
먼저 전화를 끊어 버리는 데이비드였고.
휴대전화를 내려놓는 순간, 한 부회장이 다급히 달려 들어왔다.
“회장님! 잠시 TV를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속보라도 떴나 보군요.”
한 부회장이 리모컨을 들어 TV를 틀었고.
모든 방송사에서 긴급 속보가 나오고 있었다.
[정부는 태우병원을 메르스 전담 병원으로 지정하였습니다. 모든 감염자와 감염 의심 환자는 태우병원에서 치료와 진료를 받으실 수 있으며, 치료비와 진료비는 전액 국가에서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아직 공식적으로 정부와 협상이 완료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언론사에서 어떻게 알고 동시에 이런 속보를 내보낼 수 있을까?
“혹시 우리 쪽에서 소스를 흘린 겁니까?”
“아닙니다. 정부 쪽에서 보도 자료를 배포한 듯합니다.”
“아주 안달이 나 있나 보군요. 우리와 협상을 끝마치지도 않고 속보부터 내보내고 말이죠.”
“우리가 다른 말을 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계획 같습니다.”
아예 못을 박아 버리는 속보였다.
태우그룹은 이제 발을 뺄 수도 없었고, 발을 뺄 생각도 전혀 없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군요. 기획실장님 들어오라고 하세요.”
이미 기획실장은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속보를 보자마자 회장실로 달려온 그였기에 지체없이 회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오늘 중으로 태우병원 RND센터를 비우고 긴급 병실로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20곳의 음압실 공사를 이미 시작하였고, 이동식 음압실을 외부에 제작 의뢰해 둔 상태입니다.”
“이동식 음압실도 있었군요.”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음압실을 해체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이동식 음압실의 경우 외부에 보관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비슷한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빠르게 대처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동식 음압실의 경우 제작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역시나 태우그룹의 기획실장이었다.
맡은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고,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나은 방법까지 찾아내었다.
“이동식 음압실의 제작 비용은 얼마나 듭니까?”
“3천~4천만 원 수준입니다. 장비와 시설까지 생각하면 1억 이상이 들지만, 음압병동에 비하면 반값에 불과합니다.”
“음압병동이 2억이나 하는 겁니까!”
갑자기 끼어드는 한 부회장이었다.
이제야 메르스 사태를 전담하기 위해 얼마가 드는지 알게 된 그였다.
“2억 원 정도 든다고 하더군요. 그건 중요한 건 아니니 말 끊지 마세요. 이동식 음압실 몇 개를 의뢰했나요?”
“현재까지 20개를 의뢰해 두었습니다. 제작 기간은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한 번에 제작할 수 있는 숫자가 20개라 그만큼만 의뢰를 해 두었습니다.”
“그럼 80개를 추가로 의뢰해 두세요. 메르스 감염자가 계속 증가하지 않겠습니까? 100개 정도가 되어야 모든 환자를 받아들일 수 있어요.”
“오늘 바로 의뢰를 넣도록 하겠습니다.”
곁눈질로 한 부회장을 살폈다.
그는 열심히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었고, 메르스 사태로 태우그룹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걸 깨달은 듯 보였다.
“회장님, 너무 과한 금액입니다. 제가 나서서 정부 지원을 받아 보겠습니다. 최소한 음압실의 경우엔 정부 지원을 받아 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음압실의 소유가 복잡해져요. 한 번 쓰고 버릴 것이 아니니 그냥 우리 돈으로 만드는 편이 나아요.”
“또 언제 사용한단 말씀입니까? 메르스 사태가 끝나면 더는 이용 가치가 없지 않습니까?”
코로나19가 유행할 것이라는 걸 모르는 한 부회장이었다.
하지만 나는 잘 알고 있었기에 음압실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고 있었다.
“또 사용할 일이 있지 않겠어요? 그리고 괜히 정부 지원을 받으면 간섭만 받게 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금융타워로 가 보겠습니다. 회장님이 사용하신 금액만큼을 더 벌어들이려면, 오늘은 조금 더 공격적으로 공매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 부회장은 어떻게 보면 쪼잔한 면이 있었다.
중국 공매도로 조 단위의 수익을 벌고 있으면서도 수백억 원의 지출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다니.
내가 엉뚱한 곳에 돈을 쓰는 것도 아니고!
국가에 기여하고, 태우그룹의 미래를 위해 사용하겠다는데 말이다.
금융타워로 돌아간 한 부회장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기획실장과 메르스 사태 대비 방안을 논의했다.
“의료진 모집은 잘 되어 가고 있나요?”
“솔직히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정부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무슨 도움을 주고 있는 거죠?”
“각 대학병원마다 의무적으로 의료진을 차출해 태우병원으로 보내라는 공문이 내려왔다고 합니다. 만약 의료진 차출을 반대할 경우 국가 지원금을 삭감하겠다는 협박성 공문이었습니다.”
어느 대학병원이 반대하겠는가?
대학병원은 정부 지원금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까.
“메르스 치료에 차질이 없도록 계속해서 챙겨 주세요.”
“24시간 정밀 관리하겠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그러니 이제 메르스 치료로 얻는 정보만 수집하면 되었고.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선 일종의 시스템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 최고의 프로그래머가 우리에게 있었다.
“천민정 센터장 지금 어디 있죠? 지금 바로 회장실로 호출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