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13)
독식하는 재벌 3세-413화(413/518)
413. 격변의 서막 (3)
2015년의 날씨는 이상했다.
11월이 되었음에도 온도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높아지고 있었고.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찾아오는 이상한 날씨였다.
그런데 이상한 건 날씨뿐만이 아니었다.
예고하지 않고 내리는 비처럼, 예고도 없이 아주 중요한 손님이 한국을 방문했다.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십니까?”
“오랜만에 김 회장이 보고 싶어 찾아왔네. 대통령 경선이 얼마 남지 않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네.”
손님의 정체는 트럼프였다.
내년이면 미국의 45대 대통령이 될 사람이 그저 나를 보고 싶다고 한국까지 방문한 것이었다.
“아직 경선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벌써 심란해하시면 어떻게 하십니까.”
“정치 경험이 길지 않다 보니 온갖 걱정이 다 들더군.”
“잘 해 오고 있으십니다. 여론 조사 지지율만 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지금처럼만 하시면 충분히 공화당 후보로 선정되는 건 물론이고 대통령 당선까지 되실 수 있습니다.”
불안해하고 있는 트럼프였다.
그의 정치 경력이 짧기에 오는 불안함이 아니었다.
최재석 의원만 봐도 긴 정치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대선을 앞두고는 불안감에 수면제를 찾을 정도였다.
모든 정치인이 겪는 불안감이었고.
트럼프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나를 찾아온 것이었다.
“최대 후원자인 자네의 확신을 듣고 싶었네.”
“제가 한 번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실 겁니다.”
“허허허, 보좌관이나 다른 정치인이 그런 말을 하면 오히려 더 불안해지더군. 그런데 자네가 그런 말을 하니 마음이 아주 편안해진다네.”
당연했다.
지금까지 나는 연달아 3번의 대통령 후보를 지원했고.
내가 지원한 후보는 모두 대통령 당선에 성공했다.
그렇기에 다른 후원자나 정치인이 하는 말과는 무게감부터가 달랐다.
“공화당 경선부터 대통령 경선까지 아주 힘든 시간이 되실 겁니다.”
“몸이 힘든 건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다네.”
“지지층을 더욱 결집시키십시오. 지금의 미국은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원하는 후보가 되십시오.”
“강력한 지도자. 아주 마음에 드는 단어군. 자네 말을 명심하겠네.”
트럼프가 강력한 지도자가 될 거란건 의심치 않았다.
단지 강력하다 못해 독선적이라 문제지.
독단적인 판단과 선택으로 인해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을 뒤흔들게 될 트럼프였다.
회귀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 시절 얼마나 세상이 시끄러웠는가?
하지만 이번 생은 다를 것이다.
트럼프와 오랜 시간 동안 친분을 다져 두었고, 후보 경선 직전 찾아올 정도로 나를 의지하고 있는 트럼프였으니까.
“경선 자금은 부족하지 않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네.”
“경선 자금이 부족해서 패배했다는 소리는 절대 듣고 싶지 않습니다. 차라리 과한 것이 낫지요.”
“허허허, 자네가 원하는 대로 하게나. 대통령에 당선만 된다면, 다 보답하겠네.”
“보답을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많은 대통령을 후원했지만, 한 번도 보답을 바란 적이 없었습니다.”
실질적인 보답은 필요 없었다.
그저 내가 하는 일을 침묵하거나 아주 약간의 동의만 해 주면 될 뿐이었다.
태우그룹은 이제 지원을 받아 성장하는 단계는 지나갔고, 방해만 받지 않으면 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한국까지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군. 자네의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니 속이 다 후련하다네.”
“이렇게 얼굴을 볼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되시면, 개인적으로 만나 뵙기 어렵게 될 테니까요.”
“걱정 말게나. 내가 어떤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자네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테니까.”
빈말처럼 들리지 않았다.
트럼프라면 정말 어떻게든 자리를 만들어 나를 부를 것 같았다.
“한국까지 오신 김에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럼, 하루만 신세를 지겠네. 내일 오전 비행기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니 그동안 자네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
“지금 바로 식당으로 모시겠습니다.”
차기 미국 대통령과의 자리였다.
앞으로 4년을 위해 하루 정도는 얼마든지 고생할 수 있었다.
* * *
다음 날.
나는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출근했고.
술 냄새까지 풀풀 풍기며 한 부회장의 보고를 받았다.
“무슨 술을 그렇게나 마시셨습니까?”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 사람이 왔는데 어떻게 술을 빼겠어요? 그러니 주는 대로 다 넙죽넙죽 받아 마셨죠.”
“정말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까지 당선이 되겠습니까? 정치 경험도 전무하고, 정치인보다 방송인에 가까운 사람이지 않습니까.”
“시대의 흐름이 트럼프 같은 지도자를 원하고 있어요. 시대의 흐름보다 강한 바람은 없는 법이죠.”
미국이 트럼프를 원하고 있다는 건 상당히 위험한 뜻이었다.
여러 국가가 무역 분쟁을 일으킨다는 신호와도 같은 뜻이었으니까.
“시대의 흐름이 참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중국과 한국의 분위기도 아주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기도 합니다.”
“사드 문제 때문이죠?”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사드 배치를 선언했습니다. 중국 정부에서 아주 대노를 하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 선언만으로도 이런 반응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사드가 배치된다면, 중국은 지금보다 더욱 심한 반발을 할 게 분명했다.
“사드 배치가 내년부터죠?”
“샤롯그룹에서 제공한 부지에 사드가 내년에 배치될 것 같습니다.”
“내년부터 중국에서 한국을 제재하기 시작하겠군요.”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과의 관계를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경제 구조상 중국과의 무역은 매우 중요합니다.”
태우그룹만 봐도 그러했다.
자동차, 전자, 등 많은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 국민들이 한국 제품을 불매한다면, 아무리 태우그룹이라고 해도 매출에 큰 지장이 생겨 버린다.
“중국 시장을 점차적으로 축소해 나가야죠. 재미를 볼 만큼 봤으니 이제 빠질 때가 되었어요.”
“안 그래도 최근에는 중국에 거의 투자를 하지 않긴 했습니다.”
“중국과 합작 회사로 설립한 경우는 이름을 완전히 바꿔 피해를 최소화하고, 태우그룹 자체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경우엔 철수 준비를 하세요.”
“전기차의 경우는 큰 피해가 없긴 합니다. 애플카는 미국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고, 태우와 카이 자동차가 철수한다고 해도 그 자리를 GM으로 채우면 됩니다.”
태우그룹은 이미 준비를 해 두었다.
한국 불매 운동이 중국에서 펼쳐진다고 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 대놓고 한국을 압박하고 있으니, 우리도 이제 눈치 보지 말고 움직여도 되겠군요.”
“공매도를 시작하면 되겠습니까?”
“지금부터 천천히 움직이세요. 내년 1월에 확 치고 빠지려면 지금부터 공매도 물량을 확보해 둬야죠.”
“금융타워의 모든 금융사와 같이 움직이겠습니다. 마지막 한탕을 치는 김에 아주 제대로 해 보겠습니다.”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처럼 차갑게 움직이세요.”
“명심하겠습니다.”
한 부회장이 금융타워로 돌아갔고.
나는 여전히 남은 숙취 때문에 자리에 앉아 있기가 어려웠다.
그렇기에 평소보다 빨리 퇴근을 했고, 강 대위의 사무실로 향했다.
어떨 때는 집보다 강 대위의 사무실이 편하기 때문이기도 했고, 강 대위에게 지시할 일도 있었다.
“회장님, 해장라면입니다!”
“다른 곳에서 먹는 라면은 이런 맛이 안 나더라고요.”
후루룩!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로 속을 달랬다.
그제야 숙취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고, 시원한 보리차 한 잔으로 입가심을 하고는 강 대위를 불렀다.
“요즘도 국내 정보 수집은 잘하고 계시죠?”
“다양한 곳에서 엄청난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정보원을 통해서만 수집했다면, 지금은 택시, 식당 그리고 강남 고급 술집까지 아주 다양한 정보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태우그룹의 막강한 정보력의 중심에는 강 대위가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해외 정보의 경우야 데이비드가 맡고 있었지만, 국내 정보의 경우엔 강 대위에게 의존하고 있었다.
그는 명동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정보를 수집했고.
그렇게 얻어 낸 정보는 찌라시에 가까운 루머부터 아주 치명적인 사건까지 다양했다.
“잡다한 정보까지 너무 많이 들어와서 정리하기 힘들겠어요.”
“천민정 센터장이 정보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수집한 정보를 입력하기만 하면, 알아서 차곡차곡 정리가 됩니다.”
“천 센터장이요? 언제 시간이 나서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었나 모르겠군요.”
“사용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대단한 프로그램입니다. 수집된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거짓 정보와 진짜 정보를 알아서 판별해 줍니다. 그리고 정보를 규합해 새로운 사실까지 찾아내는 프로그램입니다.”
천 센터장이 만든 프로그램인데 어련하겠는가?
이미 SNS 정보 수집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그녀였기에 강 대위를 위한 정보 수집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일도 아니었을 터였다.
“혹시 조폭 관련 정보도 수집하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서울, 부산 할 것 없이 전국 조폭들의 조직도와 활동 반경 그리고 조직원까지 상세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경찰보다 우리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강남 고급 술집을 명동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강 대위였다.
그러다 보니 당연스레 조폭과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가 많았고, 그렇기에 조폭에 관한 정보를 민감하게 수집하고 있었다.
“범서북파 정보도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고 있는 조직으로 전국구급 규모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두목인 강대춘의 경우 정치 깡패짓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규모가 꽤 큰 조직이군요. 범서북파에 관한 정보를 좀 더 상세히 조사해 주세요.”
“동남아에서 정킷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정보까지는 입수했습니다. 직원 몇 명을 동남아 지역으로 파견 보내 더욱 자세히 조사해 보겠습니다.”
강 대위가 이끄는 기업은 중소기업을 뛰어넘었다.
중견기업급의 수익이 나오고 있었고, 수익 대부분이 직원 교육을 위해 사용되고 있었다.
특히나 특수부대나 선수 출신을 많이 영입했고.
그런 사람들을 직원으로 고용해 전문 인력으로 훈련시킨 강 대위였다.
호위부터 정보 수집까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뛰어나고 규모가 큰 조직을 강 대위가 보유하고 있었다.
“범서북파를 파다 보면 아주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낚을 수 있을 겁니다.”
“다양한 계층이라고 하면 정치권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운동선수부터 정치권, 재벌까지. 얻어 내는 정보를 전부 수집하세요.”
범서북파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있었다.
어이가 없게도 대통령의 탄핵의 시발점이 범서북파였고.
그렇기에 범서북파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있었다.
내가 언론에 뿌리거나 대통령 탄핵을 주도할 생각은 없었지만.
국민경제당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정보였기에 수집해 놓을 계획이었다.
“범서북파에 관한 정보를 모두 수집해 보고드리겠습니다.”
“보고까지는 하실 필요는 없고, 비밀리에 보유하고 있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총선에서 했던 작업을 다시 할 수 있겠나요?”
“벌써 총선 시즌이 되었습니까? 당연히 가능합니다. 4년 전보다 PC방의 숫자가 더 늘어났고, 전국 모든 지역에 지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총선보다 더욱 세밀하고 확실하게 작업이 가능합니다.”
SNS와 동영상 플랫폼.
대부분의 한국 국민이 사용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고.
이를 이용해 거대 양당의 악행을 부풀리고 국민경제당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면, 언론을 이용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언론이 아니라 우리가 이슈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해 보세요. 그렇다고 해서 가짜뉴스를 만들어서는 곤란합니다. 가짜뉴스 하나가 SNS 정보 전체의 신뢰성을 떨어트릴 수 있어요.”
“절대 가짜뉴스는 만들지 않겠습니다. 과대 포장 전문 인력을 계속해서 양성하고 있었습니다. 북한을 상대로 정보전을 펼치던 직원들이라 믿으셔도 좋습니다.”
국민경제당은 모르는 비밀 작전이었고.
국민경제당의 총선 승리와 더불어 대선 승리까지 견인하게 될 작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