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18)
독식하는 재벌 3세-418화(418/518)
418.
수확의 시간 (3)
1월 중순까지 중국 증시는 계속 하락하였다.
태우그룹이 공매도 물량을 갚기 위해 지분을 사들였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주가는 떨어졌다.
“생각보다 중국 증시에 대한 불신이 강하군요.
우리가 주식을 사들이면,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군요.”
“금융타워의 대부분의 금융사가 우리를 따라 청산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그런데 월가와 유럽 그리고 아시아권 금융사까지 전부 우리와 반대로 움직인 덕분에 큰 수익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금융사는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놓고 본다면, 우리의 비중은 그리 큰 편도 아니었다.
물론 금액만 놓고 본다면, 절대 작은 액수는 아니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의 분위기가 급변할 정도는 아니었다.
“고마운 사람들이군요.
덕분에 수익 청산 과정이 꽤 쉽게 진행될 수 있었겠네요.”
“아주 약간의 불만을 표하는 금융사가 있긴 했습니다.
더 이득을 취할 수 있지 않냐면서 말입니다.”
“선택은 그들의 몫이죠.
그걸 왜 우리에게 뭐라고 합니까?”
“저도 그렇게 전달해 줬습니다.
공매도를 계속 진행하고 싶으면 알아서 하라고 말이죠.”
중국 증시 하락은 이제 막바지였다.
지금 빠져나오지 못하면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거나, 아니면 몇 년 동안 중국 증시에 자금이 묶여 있어야만 했다.
모든 투자가 그렇지만.
투자보다 더 중요한 건 수익 실현이었다.
괜히 욕심을 더 부리다간 수익 실현 기회를 잃을 수도 있었다.
“회장님, 긴급 속보입니다!”
기획실장이 다급히 회장실로 달려 들어왔고.
그는 리모컨 버튼을 눌러 뉴스 속보를 틀었다.
[현진해운 채권단 자율 협약, 위기의 현진그룹]현진해운 관련 속보였다.
어렵게 현진해운을 다시 가져온 현진그룹.
하지만 적자를 이겨 내지 못했고, 결국 현진해운을 포기한다는 내용이었다.
“오래도 버텼군요.
현진그룹이니 이 정도 버틴 겁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진해운이 현진그룹의 자식이라고 생각하니 지금까지 억지로 버틴 것이겠지요.
다른 그룹이었다면 진작 현진해운을 매각 조치하거나 법정관리 신청을 했을 듯합니다.”
한때는 10조 원의 매출을 올리던 현진해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5조에 가까운 부채를 껴안고 있는 부실기업이 되고 말았다.
“채권단과 자율 협약에 들어갔으니 법정관리까지 들어가려면 몇 달은 더 걸리겠군요.”
“올해까지 부채 1조 3천억 원을 막지 못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니 채권단에서는 현진그룹 조 회장에게 최소 8천억 원에 달하는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진해운의 채권단은 당연히 은행권이었고.
그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피해를 최소화하고 싶을 것이었다.
현진그룹의 지원과 더불어 정부의 지원까지 받아 내야지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현진해운에서 준비할 수 있는 돈이 얼마라고 합니까?”
“최대 5천억 원이라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간극이 3천억 원에 달하는군요.”
“자율 협약이 몇 달 동안 이어지긴 하겠지만, 절충안을 찾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3천억 원의 차이를 어찌 메꾸겠는가?
그러니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결국엔 법정관리밖에 남지 않게 된다.
“현진해운이 이 정도의 경영 위기라면, 현재그룹의 해운사도 마찬가지인 상황이겠군요.”
“현재상선의 경우에도 조만간 채권단과 자율 협약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진해운과 달리 현재상선의 경우 채권단의 요구를 적극 수용한다고 합니다.”
“요구안이 뭐죠?”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협의, 지분 매각, 국제 해운 동맹 가입입니다.
특히나 현재그룹에서는 현재증권을 매각해 1조 2천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현재상선에 투입하며 채권단에게 진심을 보여 주었습니다.”
요구 조건 하나하나가 매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불가능한 조건은 결코 아니었고, 경영진이 적극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조건들이었다.
“현진해운도 채권단에게 같은 요구를 받고 있겠군요.”
“거의 동일한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진해운의 경우 자구책만으로도 충분히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자구책으로 5천억 원을 내놓으면, 정부에서 부족한 자금을 채워 주거나 채권단에서 추가 투자를 해 줄 거라고 믿고 있나 보군요.”
“대마불사를 노리고 있는 듯합니다.”
현진해운은 한국 해운업의 중심이었다.
그런 현진해운을 정부에서 망하도록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는 현진그룹이었다.
“IMF 이후 한국에서 대마불사 공식은 깨졌다는 걸 모르고 있군요.”
“현재상선에 비해 현진해운은 자산 규모가 적기도 합니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하나 더 있죠.
지금의 정부가 현진그룹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 말입니다.”
현진그룹의 조 회장은 현재 올림픽 유치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었다.
당연히 올림픽 유치를 위한 재단과 알게 모르게 많이 부딪히기 마련이었고.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문에 현진해운이 파산했다는 이야기가 회귀 전에도 흘러나왔었다.
“관련 정보를 저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 정권 시작부터 조 회장과 청와대의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는 찌라시였습니다.”
“찌라시는 믿을 만한 게 못 되긴 하죠.
하지만 분명한 건 현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는 순간 파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파산을 하게 되면, 자산 매각이 진행됩니다.
그때 알짜배기 자산만 인수하시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한 부회장의 의견도 나쁘지는 않았다.
그저 태우그룹의 화물을 운반할 해운사를 보유할 것이라면 타당한 의견이기도 했다.
“저는 현진해운의 인프라 전체가 탐이 나요.
알짜배기 몇 개만 빼먹는 것이 아니라 통째로 가지고 올 계획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현재상선까지 태우그룹 계열사로 만들고 싶군요.”
“현진해운과 현재상선 모두를 인수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한국 해운업은 현진해운과 현재상선 두 곳이 나눠 먹는 구조였고.
그 두 회사를 태우그룹 소속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한국 해운업을 태우그룹이 독식할 수 있게 된다.
“너무 과한 계획인가요?”
“사실 그렇게 과한 계획은 아니긴 합니다.
현재상선의 경우 5조 원 정도에 인수가 가능하고, 현진해운의 경우엔 더 적은 금액으로도 인수가 가능하다고 예상됩니다.
아무리 많이 들어도 10조 원이면 두 회사를 인수할 수 있습니다.”
한 부회장에게 이제 10조 원의 금액은 그리 많은 금액이 아니었다.
중국 공매도로 벌어들인 수익에 비하면, 10조 원은 실제로 적은 금액이기도 했으니까.
“인수 금액이 저도 부담되진 않아요.
단지 엄한 사람에게 돈을 퍼주고 싶지 않을 뿐이죠.”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우리가 어렵게 벌어들인 돈을 자선사업 하듯 퍼주고 싶지 않습니다.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인수했으면 합니다.
가능하다면 정부 지원도 받으면 더욱 좋습니다.”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바가지를 쓰면서까지 물건을 구입하고 싶을까?
최소한 나는 아니었고, 무조건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한국 해운업을 독식하고 싶었다.
“혹시 빅딜을 구상하고 계십니까?
그런데 이번 정부는 빅딜 정책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청와대의 기조가 그러니 금융위원장도 비슷한 기조의 발언을 하더군요.”
“작년에도 조선 3사 빅딜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정부에서 강력히 부인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진해운과 현재상선의 합병 이야기도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IMF 시절에는 빅딜이 아주 흔한 일이었다.
정부 주도의 빅딜이었기에, 대기업 계열사를 쭉 찢어 다른 대기업 계열사로 붙여 넣는 일이 가능했다.
하지만 기업 주도의 빅딜은 고려할 사항이 너무 많았고.
특히나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도 없었기에 과한 자금을 사용해야만 했다.
“정부의 기조는 결국 국민의 뜻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죠.”
“총선 결과에 따라 빅딜이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국민경제당이 빅딜을 총선 공약으로 삼아 압도적인 승리를 한다면, 정부에서도 받아들이지 않겠어요?”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압승의 기준이 궁금합니다.”
“최소 과반 의석 확보는 되어야 압승이라고 할 수 있죠.”
한 부회장이 자그맣게 한숨을 내쉬었다.
역사가 짧은 국민경제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에 나온 한숨이었다.
“신년 여론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국민경제당이 제1당으로 올라설 가능성은 있지만, 과반 의석을 차지하긴 부족한 지지율입니다.”
“낙동강 벨트에서도 압승을 거둔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낙동강 벨트는 정치권에서 사용하는 용어였고.
여당의 텃밭인 경상도 지역에서 야당이 해 볼 만한 지역구가 모인 곳이 낙동강 벨트였다.
“최재석 의원의 지역구가 낙동강 벨트인 기장군이긴 했었습니다.”
“여전히 지역구에서는 최재석 의원의 지지세가 강하죠.”
“하지만 몇몇 곳에 불가합니다.
낙동강 벨트 전체를 차지하긴 부족한 지지세입니다.”
최재석 의원의 현재 지역구는 서울 노원구였다.
하지만 정치 시작을 기장에서 했기에 높은 지지세를 유지하고 있었고.
그 덕분에 국민경제당이 부산 지역에서 몇 석이라도 의석을 차지할 수도 있었다.
“낙동강 벨트에 이어 부산항 지역까지 지지세를 올릴 공약을 펼친다면 과반 의석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요.”
“전북 지역을 통해 호남 지지율을 올리고 부산 지역을 통해 영남 지지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십니까?”
호남과 영남의 지지율이 오르면.
자연스레 수도권 지지율도 오르기 마련이었다.
특히나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 절반 이상이 영·호남 출신이었다.
고향에서 지지세가 강해지면 서울로 이주한 사람들의 지지율도 오르게 되어 있었다.
“태우그룹이 현진해운과 현재상선을 인수하게 되면, 당연히 부산항을 지금보다 더욱 개발해야 하지 않겠어요?”
“부산 신항 공사가 이미 진행 중에 있습니다.
2020년에 완공되며, 2024년에는 완전 자동화 부두 공사까지 완료가 됩니다.”
“부산 신항의 사이즈를 지금보다 더 키우는 거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주변 인프라를 지금보다 2배 이상 키운다면 어떻겠습니까?
표심이 움직이지 않겠어요?”
부산 신항의 경우 창원까지 표심을 끌어올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고.
태우그룹이 나서 주변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면, 지역 주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낼 수 있었다.
“해운업이 위기인 상황에서 너무 과도한 투자를 한다고 지적받지 않겠습니까?”
“세금으로 하는 개발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태우그룹의 돈으로 개발을 한다고 하는데 뭐가 문제겠어요?”
“부산 신항이 허브 항구로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여기서 규모를 더 키우면 낭비가 되지 않겠습니까?”
항구의 규모가 크다고 한들.
많은 배가 항구로 찾아와야 했고, 많은 화물이 오가야만 제대로 가동될 수가 있었다.
한국의 물동량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긴 했다.
하지만 매년 순위가 떨어지고 있었고, 지금 추세대로라면 7위까지도 떨어진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었다.
이렇듯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기에.
신항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건 낭비로 보일 수도 있었다.
“부족한 물동량은 태우그룹이 채우면 됩니다.
그리고 해외 공장들도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 자연스레 물동량도 늘어나게 되어 있어요.”
“태우그룹이 지금처럼 계속 성장한다고 가정한다면, 회장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왜, 자신 없어요?
태우그룹이 이제 정체할 거라고 생각하나요?”
“저, 절대 아닙니다!”
태우그룹은 폭발하기 직전의 화산이었다.
지금보다 더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반도체 판매량까지 폭증하게 된다면, 지금의 항구만으로는 부족할 날이 조만간 찾아오게 된다.
“해운부터 항구까지 전부 태우그룹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수익 창출보다 태우그룹의 제품을 안전하게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 위한 도구로써 필요한 것이죠.”
“관련 정책과 공약을 기획실과 함께 만들어 국민경제당에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단순히 국민경제당을 위한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내가 국민경제당의 성공을 바란다고는 하지만, 해운사와 항구까지 투자할 정도로 바라는 건 아니었다.
국민경제당의 당선은 그저 곁가지일 뿐.
태우그룹의 성장 원동력이 끊어지지 않기 위해선 해운사와 대형 항구가 꼭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