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22)
독식하는 재벌 3세-422화(422/518)
422.
미끼 상품 (2)
3월이 되었다.
날씨가 풀린 만큼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태우그룹에서는 한 부회장이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기도 했다.
“청와대 실장으로부터 어제도 연락이 왔었습니다.
부동산 PF 의견 조율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꼬박꼬박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총선이 이제 코앞까지 다가왔는데 이제 와서 뭘 어쩌자는 건지.
그냥 시간만 끄세요.”
“안 그래도 그러고 있습니다.
미국 금융사들이 정부 주도 사업에 부정적이라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전달했습니다.”
시간은 우리 편이었다.
오히려 정부가 우리를 도와주고 있는 셈이기도 했다.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PF였고.
잘만 하면 정부 주도 사업으로 뺏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지 여당에서 부동산 PF를 일절 공격하지 않았다.
“부동산 PF는 문제가 없겠군요.
그런데 새만금 쪽은 여전히 많이 시끄럽나요?”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 단체가 제대로 붙었습니다.
호남 지역 뉴스에서는 항상 첫 코너로 새만금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뉴스거리가 된다는 건 그만큼 지역 주민 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 나쁘지 않군요.”
“최재석 의원이 호남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한 덕분이기도 합니다.
시민단체에 밀려 버리면, 조 단위의 투자가 물거품이 된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스피커의 종류에 따라 소리 전달 능력이 달라진다.
정치권에서 최재석 의원만큼 좋은 스피커는 없었고, 전북 지역에는 새만금에 조 단위의 투자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날이 풀리니 더욱 본격적으로 시위가 벌어지겠군요.”
“안 그래도 어제 크게 한판 붙었습니다.
지역 주민 단체 사람들이 주민 등록증을 머리에 붙이고 시민단체에 집단 항의를 했습니다.
당신들은 어디 지역 주민인데 전북 발전을 가로막냐고 거세게 항의를 했다고 합니다.”
시민단체는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이었다.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이 있는데.
하물며 총선이 코앞인 시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홈그라운드 이점은 절대 무시할 수가 없었다.
“시위가 거세질수록 관심이 더 높아지니 폭력 시위가 아닐 정도로만 계속 시위가 이어지면 나쁠 건 없어요.”
“분노 투표를 통해 국민경제당을 찍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시위가 이어질수록 국민경제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주 좋은 상황이었다.
국민경제당이 호남 지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게 되었으니까.
“해운사 빅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죠?”
“상황이 아주 재미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현진해운이나 현재상선이나 채권단이 소유권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은 경영진의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긴 하지만, 불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채권단이 요구하는 자구안의 수준은 매우 높았다.
회귀 전에는 다른 수가 없으니 자구안 요구 혹은 법정관리 수순 중 선택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또 다른 선택지가 존재했다.
“자구안이 불만족스러우면, 파산 혹은 회사 매각을 진행하겠군요.”
“적자 규모가 너무 커서 해운사를 아무도 매입하려고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태우그룹이 빅딜만 성사시키면 매입할 의사가 있다고 하니 채권단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채권단에서 가장 큰 힘을 지닌 조직은 정부 소속 금융사들이었다.
산업은행, 국민연금 등 거액의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그들이 가장 많은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정부의 의지에 따라 움직여야 했고.
그렇기에 주도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 수가 없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민간 금융사의 경우에는 달랐다.
한 푼이라도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향을 바라는 그들이었고, 파산보다는 회사 매각이 자신들의 손실을 줄여 줄 선택지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채권단에 속한 민간 금융사들이 정부에 빅딜을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손실의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채워 넣을 수 있으니 채권단은 정부의 지원이 절실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정부는 빅딜보다 하나의 해운사만을 살리겠다는 기조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라고 해서 어찌 한국 해운업을 완전히 버리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막대한 세금을 해운사 두 곳에 사용할 순 없으니, 한 곳만 정해 살리겠다는 선택을 했다.
“채권단에서 정부를 설득하도록 만들어야죠.
정부로 하여금 빅딜 정책을 받아들이도록 설득을 해야 채권단도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기 위해선 경영진의 자구안이 더욱 현실성 있게 제시되어야 합니다.
제가 채권단이라고 해도 채권단만 노력하는 상황은 바라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경영진, 채권단 그리고 정부까지.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였고, 모두가 손해를 봐야지만 빅딜 정책이 가능했다.
“정부의 기조는 총선의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죠.
그리고 경영진의 경우엔 부동산 PF의 수혜를 입게 되면, 알아서 더 강력한 자구안을 내놓을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채권단도 알아서 부채 탕감 조치를 취하게 되겠죠.”
“금융타워에서 현재그룹과 현진그룹에 살짝 정보를 흘려 두었습니다.”
“조만간 연락이 오겠군요.
지금처럼만 진행하세요.”
복잡한 일일수록 하나씩 해결하면 되었다.
그리고 총선만 승리한다면 생각보다 더 쉽게 실타래를 풀 수 있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보고드릴 사안이 있습니다.”
“표정을 보니 좋은 일인가 보군요.”
“신약이 미국에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고빈을 구하기 위해 외곽 지역의 약국까지 찾아간다고 합니다.”
유고빈의 열풍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 이상의 수요가 터져 나오고 있었고, 센트리언에서 생산되는 족족 미국이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예열은 충분히 된 거 같군요.
이제 홍보를 시작하고 대량으로 유고빈을 공급해도 되겠어요.”
“센트리언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 대부분을 이미 미국으로 보내 두었고, 2교대 생산을 지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신축 공장도 가동할 수 있죠?”
“이미 실험 생산에 성공했고, 인력 충원도 끝났다고 알고 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대량 생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유고빈은 어찌 보면 아이폰과 비슷한 제품이었다.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제품이며 영업 이익률이 매우 높은 제품이기도 했다.
“대량 생산에 들어가면, 영업 이익률도 크게 증가하겠군요.”
“현재 영업 이익률은 30%대입니다.
하지만 대량 생산에 돌입하면 45%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입니다.”
“확실히 제약 사업이 돈이 많이 남는군요.”
“제조업의 영업 이익률이 평균 10%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매우 높은 영업 이익률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신약 개발이 어렵기도 합니다.”
신약 개발을 괜히 노다지라고 하는 것이 아니었다.
신약 하나만 대박을 치면, 그 회사는 최소 10년 동안은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게 된다.
특히나 당뇨병 치료제나 비만 치료제처럼 수요가 많은 약일수록 더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올해부터 매출이 크게 증가하긴 하겠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요가 폭발하게 될 겁니다.”
“제대로 준비하여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조치를 취해 두겠습니다.”
“태우그룹에 돈이 넘쳐나겠군요.
돈이 넘쳐나면 괜히 파리가 꼬이기 마련이죠.
그러니 얼른 써 버려야 하지 않겠어요?”
“냄새가 안 나는 곳에 잘 묻어 두면, 파리가 꼬이지 않긴 합니다.”
겁부터 집어먹는 한 부회장이었다.
확실히 한 부회장은 감이 뛰어났다.
새만금 사업이나 해운사 빅딜, 부동산 PF와는 차원이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니까.
“내년부터 돈이 아주 많이 나가게 될 겁니다.
그러니 영국 브렉시트로 최대한 수익을 내도록 하세요.”
“회장님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데 얼마를 사용하실지 알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석유 전쟁과 중국 공매도에서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을 사용하게 될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나 많이 말씀이십니까?”
“더 사용할 수도 있고요.”
“금융타워로 지금 바로 복귀하겠습니다!”
허겁지겁 돈을 벌러 나가는 한 부회장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그를 겁주기 위해 던진 말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게 될 테니까.
***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오늘 진행되었다.
오전부터 엄청난 인파가 투표소로 몰려들었고, 지난 총선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게 될 거란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여유롭게 업무를 마치고.
개표 방송을 보기 위해 한 부회장과 함께 강 대위의 사무실로 향했다.
“시원한 맥주와 야식으로 라면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벌써 끓인 건 아니죠?
라면은 꼬들꼬들해야 제맛이라서요.”
“회장님 입맛을 제가 모르겠습니까?
일단 물만 끓여 두었고, 아직 끓이지는 않았습니다.”
야식으로 라면만 한 음식이 없었다.
우린 라면 5개를 끓여 나눠 먹으며, 출구 조사 결과를 지켜보았다.
방송 3사에서 동시에 출구조사를 진행했기에 우린 채널을 돌려가며 결과를 확인했고, 한 부회장은 젓가락을 입에 문 채로 평균치를 내었다.
“방송 3사의 결과를 평균 내면, 여당이 85석, 야당이 75석 그리고 신당이 10석, 마지막으로 국민경제당이 130석입니다!
과반 의석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제1당으로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결국 과반 의석까지는 확보하지 못했군요.”
“그래도 엄청난 성과입니다.
지난 선거에서 국민경제당은 92석을 차지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40석가량이나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당이든 야당이든 손을 합치면 개헌까지도 충분히 가능한 수치이기도 합니다.”
최선의 결과는 아니었지만, 차선의 결과쯤은 되었다.
최재석 의원이 대통령이 되어도 국정 동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치였으니까.
“여당과 야당이 힘을 합치면 과반 의석이 넘긴 하는군요.
그래도 개헌을 주도할 정도의 의석은 되지 않으니 큰 문제가 되진 않겠군요.”
“신당까지 힘을 합친다고 하더라도 개헌은 불가능합니다.”
방송 3사의 출구 조사는 오차가 존재했다.
국민경제당에게 가장 좋은 수치를 적용해도 140석이 최대였고, 최악의 결과는 120석이었다.
“국민경제당이 이제 새로운 축으로 완전히 자리 잡긴 했군요.”
“거대 양당이 아니라 국민경제당이 거대 1당으로 자리 잡았고, 여당과 야당이 2순위로 밀려났습니다.
물론 전국 지지율을 조사하면, 격차가 거의 나지 않으니 거대 삼당이라고 부르긴 해야 할 듯합니다.”
역사가 깊은 만큼 거대 양당은 단단한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었다.
국민경제당도 이제 열심히 콘크리트를 붓고 있긴 했지만, 아직 마르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도 삼파전 구도면, 대선에서는 국민경제당이 유리하겠군요.”
“격차가 크진 않지만,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아직 개표가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결과를 조금만 더 지켜보도록 하죠.”
나는 아직 기대하는 구석이 하나 남아 있었다.
대통령 선거의 경우 출구 조사의 정확도는 매우 높았지만.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엔 출구 조사가 틀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출구 조사 결과를 뛰어넘는 의석을 국민경제당에서 가져올 수도 있었다.
물론 그 반대의 결과도 나올 수 있겠지만, 이번 선거에 내가 투입한 자금이 얼만데, 설마 반대의 결과가 나오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