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23)
독식하는 재벌 3세-423화(423/518)
423.
미끼 상품 (3) 개표 방송은 새벽까지 계속되었고.
쏟아지는 잠을 참지 못하고 잠시 잠이 들었다.
간간이 강 대위와 한 부회장의 환호성 소리가 들려왔기에 접전 지역에서 국민경제당 후보가 승리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한 석 정도는 대세에 지장을 주지 못하기에.
나는 개표가 끝나는 시점까지 계속 잠을 즐기다 오전이 되어서야 눈을 떴다.
“하암, 이제 결과가 나왔나요?”
“회장님!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길래 그렇게 호들갑이세요?”
한 부회장은 TV를 가리던 몸을 얼른 치우곤 개표 방송을 보여 주었고.
출구 조사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펼쳐져 있었다.
[여당70석, 야당 69석, 신당 4석, 무소속 6석, 국민경제당 151석] 아직 잠이 덜 깨서 헛것을 보나?눈을 강하게 비벼도 보고, 채널을 옮겨 다른 방송의 개표 결과도 확인했다.
하지만 내 눈은 이상하지 않았고, 국민경제당이 과반 이상의 압승을 거두었다.
“총선 출구 조사가 오차가 많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오차가 나올 수도 있군요.”
“여당, 야당, 신당 할 것 없이 전부 다 의석수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줄어든 의석이 전부 국민경제당으로 옮겨 왔습니다.”
“그럴 수가 있나요?”
“사전 투표의 영향이 매우 큽니다.
사전 투표의 경우 출구 조사에 집계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재외 선거에서도 몰표를 획득한 덕분입니다.”
출구 조사는 선거일에 투표한 사람들의 표심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마저도 정확하지 않긴 하지만, 사전 투표와 재외 선거까지 더해지자 엄청난 오차가 발생해 버렸다.
“거대 양당이 이번 선거로 세가 많이 약해졌군요.”
“그나마 야당의 경우엔 신당과 의석이 나뉘어서 변명거리라도 있지만, 여당의 경우엔 변명거리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당도 예상했던 의석의 절반도 가지고 오지 못하였습니다.
국민경제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참패를 기록한 선거가 되었습니다.”
회귀 전에도 이번 총선은 변수의 연속이었긴 했다.
하지만 이번 생에는 모든 변수를 국민경제당이 빨아들였고, 여당과 야당을 합친 것만큼의 의석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정치판의 주도권이 국민경제당으로 완전히 넘어왔군요.”
“그렇습니다.
여당과 야당이 모두 합쳐도 과반이 넘지 않습니다.
무소속 의원까지 전부 힘을 합친다고 하더라도 과반이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국민경제당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한쪽의 도움만 받으면, 개헌까지도 가능해졌군요.”
“거대 양당이 국민경제당에 협조를 하겠습니까?
어떻게든 물어뜯어 표심을 되찾아 올 생각만 하고 있을 겁니다.”
처음에는 그러겠지.
하지만 비방과 비난이 난무하는 네거티브 전략으로는 표심을 되찾기 힘들 거라는 걸 조만간 깨닫게 될 터였다.
특히나 다음 대선에서 최재석 의원이 당선되기라도 한다면.
거대 양당은 어쩔 수 없이 국민경제당에 협조를 해야만 한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그렇게 되도록 만들 생각이었다.
“회장님, 최재석 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오늘 하루 가장 바쁘게 보내실 분이 연락을 다 했군요.”
한 부회장이 휴대폰을 내밀었고.
전화를 받자마자 최재석 의원의 벅찬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승리하였습니다!과반 이상의 압승을 해냈습니다.
모두 회장님의 도움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벌써 목을 그렇게 사용하시면 어떻게 하십니까?
오늘 인터뷰만 24시간 하셔야 할 텐데 목을 아끼세요.
그리고 제 덕분이 아니라 최재석 의원님과 국민경제당이 민심을 움직인 덕분에 압승이 가능했습니다.”
최재석 의원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민경제당이라는 역사가 짧은 정당이 제1당이 되었으니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3대 정책을 오늘부터 바로 공격적으로 진행해 나가겠습니다.오늘 기자회견은 승리 소감을 말하는 자리가 아니라 공약 이행을 위한 자리로 삼겠습니다.]
“청와대와 많이 부딪히게 되실 겁니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청와대가 아니라 백악관과도 맞설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평소와 달리 아주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최재석 의원이었다.
싸울 일도 없는 미국까지 들먹이는 걸 보니, 이대로 인터뷰에 나서면 발언 실수가 나올 듯했다.
“진정하세요.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총선은 끝났지만, 선거는 끝난 게 아닙니다.
이번 총선은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걸 명심하세요.”
[후우, 제가 너무 흥분했나 봅니다.회장님의 말씀처럼 아직 선거는 끝나지 않았지요.]
“오늘부터 대선 총력전을 벌이시면 됩니다.
그리고 조만간 자리를 마련해 대선 전용 공약을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부끄럽습니다.회장님은 대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동안 저만 먼저 축포를 터트리고 있었습니다.]
이제야 진정이 된 최재석 의원이었고.
정중한 어조로 몇 번이나 감사의 말을 전하고 나서야 전화를 끊었다.
“청와대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되는군요.”
“대세는 이미 국민경제당으로 넘어가지 않았습니까?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제1정당과 설마 척을 지기야 하겠습니까?”
“대세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기세를 다시 청와대로 가지고 오기 위해 기싸움을 할 수도 있죠.”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탄핵의 불길이 더욱 일찍 타오를 수도 있었다.
내가 기름을 부어 버릴 테니까.
*** 총선이 끝나고 며칠 뒤.
현재중공업 장명준 회장이 만남을 요청했고, 강 대위의 식당으로 그를 초대했다.
“장명준 의원님이 아니라 이젠 장명준 회장님이라고 부르려고 하니 입에 잘 붙지가 않습니다.”
“축구 협회장이라고 부르셔도 되고, 현재중공업 회장이라고 불러도 되고, 전직 의원이라고 부르셔도 상관없습니다.
허허허.”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정치에서 손을 뗀 장명준 회장이었고.
이제 그는 정치인이 아닌 경영인으로 다시 돌아왔다.
물론 아직 현재중공업의 경영진은 다른 사람이 맡고 있었지만, 현재중공업 그룹의 총수를 맡고 있었기에 회장이라는 호칭이 어울렸다.
“그럼 장명준 회장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렇게 불러 주시면 저야 고맙지요.
그리고 군산 조선소도 김 회장님 덕분에 아주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직 새만금 사업이 시작을 하지 못해 나머지 금액은 추후에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습니다.
혹시나 새만금 사업의 진척이 더 늦어진다면, 사업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잔금을 올해까지 입금해 드리겠습니다.”
군산 조선소와 새만금 사업은 하나로 묶여 있었고.
그렇기에 새만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군산 조선소에 선박 발주 금액을 전부 입금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군산 조선소가 돌아가야 하기에.
1조 원에 달하는 금액은 미리 입금을 하였고, 군산 조선소가 문제없이 가동될 수 있는 금액이었다.
“김 회장님이 발주 금액 가지고 장난치실 분이 아니시니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간에 현재상선과 현진해운을 합병해 인수하실 계획이라는 말이 돌고 있던데 사실입니까?”
“한국 해운업계가 이대로 무너지게 둘 순 없지 않겠습니까?”
아주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장명준 회장이었다.
세간의 소문?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고 있는 해운사 빅딜이었고, 그 중심에 태우그룹이 있다는 것까지 다 알려져 있었다.
“현진해운이야 제가 어떻게 할 순 없지만, 현재상선의 경우 제가 약간의 도움을 드릴 수는 있습니다.”
“어떤 도움을 말씀이십니까?”
“이런 말을 하기엔 조금 부끄럽지만, 한때 현재상선을 인수하기 위해 노력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멋쩍어하는 장명준 회장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상선은 장명준 회장의 형수가 보유한 회사였다.
현재가문의 왕자의 난의 일부였으며, 장명준 회장의 패배로 끝난 싸움이기도 했다.
“현재중공업이 현재상선에 아주 관심이 많았다는 정도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현재상선의 지분을 꽤 많이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일부는 제가 들고 있기도 합니다.”
강제로 회사를 뺏기 위해선 지분 확보가 필수였고.
장명준 회장은 형수를 상대로 지분 전쟁을 벌일 만큼의 지분을 확보한 적이 있었다.
“아직도 그 지분을 들고 계십니까?”
“많이는 아니지만, 10%가 조금 넘게 가지고 있습니다.”
“적은 양은 아니지만, 현재상선을 움직일 정도의 지분은 안 되는군요.”
“채권단과 협상을 할 정도의 지분은 되지 않겠습니까?
제가 보유한 지분 10%를 소각하는 대가로 채무 탕감을 일정 부분 받아 낼 수도 있습니다.”
10%의 지분을 소각하게 된다면.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10%만큼 상승하게 된다.
채권단의 입장에서는 유리한 조건이었고, 장명준 회장의 입장에서는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조건이기도 했다.
정치인이자 기업가가 손해 보는 장사를 한다?
절대 그럴 일은 없었다.
다른 무언가를 받아 낼 목적으로 이런 제안을 꺼낸 게 분명했다.
“채권단을 움직일 좋은 명분이 되긴 하겠지만, 장 회장님께서 너무 손해를 보는 조건입니다.”
“흠흠, 손해를 입은 만큼 부동산 PF로 보상을 받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현재중공업에는 건설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건설사를 시작하실 계획이십니까?”
현재중공업은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건설 기계 관련 계열사도 보유하고 있었지만, 건설사는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애초에 부동한 PF를 만들 당시에도 현재중공업은 관심 밖이었다.
그런데 예상치도 않은 물고기가 미끼를 가장 먼저 물어 버렸다.
“현재중공업은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범 현재그룹 차원에서는 두 곳의 건설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범 현재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현재상선의 지분도 꽤 됩니다.”
“부동산 PF의 지분 일부를 약속하면, 범 현재그룹을 설득해 현재상선의 지분을 저에게 주시겠다는 말씀이시군요.”
“거기다 현재상선의 경영진이 회사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설득해 보겠습니다.”
이게 다선 의원의 정치력인 건가?
예상치도 못한 방향으로 정치력을 행사하는 장명준 회장이었다.
“범 현재가문을 움직여 현재상선을 매각하도록 만들어 주시겠다는 말씀이군요.”
“현재상선이야 이제 현재가문의 손을 떠나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파산을 하거나 정부에 귀속시키는 건 안 될 일이지요.
김 회장님 같은 합당한 주인을 찾아 주는 것이 도리 아니겠습니까?”
“부동산 PF 5조 원가량의 공사 정도는 가능합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제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도록 현재상선 매각을 진행해 보겠습니다.”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사기꾼 소리를 듣기 딱 좋았다.
하지만 다선 의원이자 현재중공업 총수인 장명준 회장의 말이었기에 믿음이 갔다.
게다가 그의 얼굴을 통해 확인한 상세정보에서도 그가 다른 마음을 품고 있지 않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현재중공업이 이득을 볼 방법이 있습니까?
건설사를 보유한 다른 형제분들의 회사만 이득을 보지 않습니까?”
“건설 업계가 호황이 되면 우리 현재건설 기계도 이득을 보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정치를 하다 보면 은혜를 입을 때도 있고 공격을 당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은혜를 갚지 않는다면, 단번에 인심을 잃게 되어 주변에 사람이 없게 되더군요.”
군산 조선소로 입은 은혜를 현재상선 매각으로 갚겠다는 뜻이었다.
그 과정에서 약간의 이득을 현재중공업이 챙겨가긴 하겠지만, 그 정도는 얼마든지 눈감아 줄 수 있었다.
“그럼 현재상선은 장 회장님만 믿겠습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