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32)
독식하는 재벌 3세-432화(432/518)
432. 왕자의 난 (2)
사우디의 유명한 투자가 칼리드 왕자.
그는 20조 원에 가까운 현금을 보유한 자산가였고, 세계 각국에 영향력을 펼치는 뛰어난 투자가였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대접을 받는 칼리드 왕자였고.
그렇기에 이번 숙청에도 자신을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너무 여유를 부렸다.
사우디 외곽에 위치한 자신만이 아는 별장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한껏 여유를 부렸다.
#커피한잔의여유 #휴가 #자유인
해시태그까지 잔뜩 붙이며 SNS를 즐기는 그였고.
빨리 숙청의 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찰칵! 또 한 장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려고 하는 순간!
“찾았습니다!”
“모두 제압해!”
무장한 군인들이 별장으로 쳐들어왔다.
헬기까지 동원해 별장 전체를 틀어막았고, 경호원들을 무자비하게 제압하는 그들이었다.
그 모습에 칼리드 왕자는 다급히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나를 모르겠는가? 칼리드 왕자라고! 설마 내가 누군지 모르진 않겠지?”
“칼리드 왕자 확보했습니다.”
“당장 체포해서 리야드로 호송해라.”
무장한 군인들은 칼리드 왕자를 과격하게 체포했다.
두꺼운 천으로 입을 봉해 버리고, 밧줄로 손과 발을 묶고는 그를 헬기에 태워 버리는 군인들이었다.
칼리드 왕자는 계속해서 반항했다.
자신을 알면서도 설마 이런 과격한 행동을 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계속해서 심하게 반항하자 군인들은 칼리드 왕자의 정수리를 내리쳐 기절시켜 버렸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칼리드 왕자는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익숙한 천장, 자주 가던 리야드의 호텔의 풍경이었다.
너무도 익숙한 풍경이었지만, 너무 낯선 환경이기도 했다.
자신을 비롯한 수백 명의 사람이 구금되어 있었고, 사방에서 비명이 흘러나오고 있었으니까.
“칼리드 왕자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지금 당장 3번 방으로 이동시켜라. 왕세자께서 기다리고 계신다.”
“읍읍! 읍읍읍읍!”
칼리드 왕자는 뭐라고 계속 소리를 질렀지만.
여전히 입을 꽉 봉하고 있는 굵은 천 때문에 제대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짐승처럼 질질 끌려 으슥한 방으로 끌려간 그였고, 어두운 조명 아래 친분이 있는 얼굴을 발견했다.
빈 살만.
나예프 왕세자를 밀어내고 왕세자에 오른 빈 살만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입을 풀어 줘라.”
“퉤! 저에게 왜 이러시는 겁니까? 저는 최대한 중립을 지켰습니다. 22부족의 일원인 저에게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군.”
빈 살만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가 버렸다.
그 순간 어두운 조명마저 꺼지며 암흑이 찾아왔다.
암흑과 함께 무자비하게 울려 퍼지는 타격음과 비명.
10분 후, 빈 살만이 다시 방으로 돌아왔고.
어두운 조명이 다시 켜지자 칼리드 왕자의 모습은 이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산발이 된 머리카락, 부어오른 눈두덩이, 피가 잔뜩 고인 입.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발버둥 치고 있는 칼리드 왕자였다.
“내가 말하라고 하기 전까지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이해했으면 고개를 끄덕여라.”
“…….”
안간힘을 다해 비명을 참아 내는 칼리드 왕자였고.
목뼈가 부러져라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우디는 지금 파탄에 빠졌다.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났고, 채권을 만들어 팔고, 국영 기업까지 공개해야 할 정도로 힘들어졌다. 그런데 너는 뭘 했지? 사우디의 왕족이란 이름으로 부를 축적하기만 했지.”
“…….”
이번엔 고개를 거세게 좌우로 흔드는 칼리드 왕자였다.
정말 억울했다.
자신의 부는 왕족이라서가 아니라 뛰어난 투자 능력 덕분이었다.
하지만 빈 살만은 칼리드 왕자의 능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왕족의 지위를 이용해 부를 축적했지. 그 자금이 사우디 왕실에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재정 파탄 상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
“너에게 기회를 주겠다. 네가 보유한 재산 절반을 자발적으로 기부해라. 알아들었으면 이제 대답해라.”
“아, 알겠습니다. 사우디 부흥을 위해 재산의 절반을 기꺼이 기부하겠습니다. 굳이 이렇게 거칠게 나오지 않으셔도 얼마든지 기부할 생각이었습니다.”
칼리드 왕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럼에도 눈은 여전히 살아 있었고, 자신에게 위해를 가한 빈 살만에게 아주 약간의 책망까지 더해 말하였다.
“사우디를 생각하는 마음이 그렇게 큰 줄 미처 몰랐군. 오늘 중으로 재산의 절반을 내놓는다면, 호텔에서 나갈 수 있도록 해 주마.”
“사우디은행에 있는 계좌가 동결되어 있습니다. 계좌 동결을 풀어 주시면, 재산의 절반인 20억 달러를 지금 바로 국고로 기부하겠습니다.”
“역시 그럴 줄 알았다.”
갑자기 또 자리에서 일어나는 빈 살만.
그는 어두운 조명을 끄고 나가 버렸고, 또다시 구타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지난번보다 강도가 훨씬 심한 구타가 이어졌고, 칼리드 왕자의 얼굴이 완전히 망가지고 나서야 빈 살만이 돌아왔다.
“눈은 뜰 수 있는가?”
“…….”
끄덕끄덕.
빈 살만은 한 장의 종이를 칼리드 왕자에게 보여 주었다.
어두운 조명 때문에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까 싶어 손전등까지 켜 주는 섬세함까지 보였다.
“어, 어떻게 이걸.”
“사우디 왕실의 힘을 무시하고 있었군.”
종이의 내용을 확인한 칼리드 왕자는 극심한 두려움을 느꼈다.
사우디은행 계좌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자신의 재산이 정확히 기록되어 있는 자료였다.
구타로 생명에 위협을 느낄 때보다 더한 공포와 두려움.
아무도 모를 것이라 생각했던 차명 계좌까지 사우디 왕실에서 보유하고 있다는 것에 무력감마저 느끼는 칼리드 왕자였다.
“20억 달러가 재산의 절반이라고? 우리가 확인한 재산만 해도 110억 달러가 넘는다.”
“죄, 죄송합니다. 60억 달러를 국가에 기부토록 하겠습니다.”
“이제야 제대로 말하는군. 그런데 만약 숨겨진 재산을 우리가 발견하게 된다면, 그 이후는 알아서 생각해라.”
“정말 끝입니다. 스위스은행에 입금되어 있는 돈까지 전부 합쳐서 110억 달러입니다.”
“믿겠다. 오늘 중으로 기부하도록.”
빈 살만은 방을 나섰다.
그가 찾아갈 방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으니까.
500명이 넘는 왕족과 고위층을 대상으로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는 사우디 왕실이었다.
구타의 밤.
앞으로 그런 명칭으로 불리게 될 하루였고.
구타를 통해 사우디 국고가 풍족해지는 날이기도 했다.
***
며칠 후.
나는 데이비드와 한 부회장과 함께 강 대위의 사무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이걸 휴식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
소파에 누워서 편한 자세를 취하고 있긴 하지만, 입으로는 계속해서 일과 관련된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사우디 왕실이 국고로 환수한 금액이 벌써 500억 달러가 넘는다고 하네요.”
“최종적으로는 최소 1,000억 달러가 넘을 겁니다.”
우리가 만든 명단이었고.
사우디 왕족과 고위층의 재산이 얼마인지 누구보다 자세히 알고 있었다.
명단에 있는 사람들의 재산의 절반 이상을 국고로 환수한다면, 대략 1,000억 달러가 되었다.
“정말 엄청나지 않나요? 무슨 고위층만 때려잡았는데 1,000억 달러라니. 미국의 1년 국방 예산과 맞먹는 규모를 해 처먹었다는 거잖아요.”
“사우디 왕족의 힘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죠. 그리고 사우디 왕실이 왕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정도로 약했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대숙청을 통해 사우디는 전제군주제 국가로 자리 잡았고.
모든 권력은 국왕과 왕실이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아람코 기업 공개를 취소했다고 하네요. 하긴 1,000억 달러가 들어오는데 굳이 아람코 주식을 내다 팔 이유가 없겠네요.”
“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이유도 있겠죠.”
석유 전쟁 초기 30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유가였다.
하지만 이젠 50달러 선을 회복했으니 고비를 넘긴 사우디였다.
“유가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보스가 보유한 석유 기업의 주가도 많이 상승했어요. 그리고 계속해서 유가가 상승할 분위기가 보이자 은근슬쩍 석유 기업을 인수하려고 하는 움직임까지 보이는 기업들이 있어요.”
“유가가 70달러를 돌파하게 되면, 그런 움직임이 더 강해질 겁니다. 그렇게 되려면 최소 1년은 더 남았으니 살짝살짝 떡밥을 푸는 정도로만 물고기들을 관리하세요.”
“석유 기업을 매각할 의사가 있으시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데이비드와 한 부회장이 놀라며 나를 바라봤다.
엄청난 돈을 들여 사들인 석유 기업이었고, 장기 플랜을 가지고 석유 기업을 내가 인수했다고 알고 있는 그들이었다.
“장기 플랜을 가지고 석유 기업을 인수하긴 했지만, 엄청난 조건으로 석유 기업 인수 제의가 들어오면 못 팔 건 없죠.”
“제가 슬쩍 소문을 흘릴게요. 보스가 석유 기업을 매각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접근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꽤 있거든요.”
“석유 기업을 정말 인수하고 싶다면,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는 미국 대통령의 측근을 구워삶아서라도 접근해 올 겁니다.”
“미국 정부로부터 추가 보상을 받으면서 석유 기업을 매각할 수도 있겠군요.”
2017년이 되면 유가는 70달러 선을 돌파한다.
하지만 그 이후 코로나 시대가 오면 유가는 20달러 밑까지 추락한다.
그러니 2017년 시점에 석유 기업을 팔고, 더 저렴한 가격에 다시 사들이면 몇 배의 차익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한 부회장도 유가 선물로 재미 좀 보세요. 남는 돈이 있으면 유가 상승에 배팅하면 1년 동안은 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겁니다.”
“안 그래도 이미 유가에 투자를 하고 있긴 했습니다. 그런데 회장님께서 이렇게까지 이야기하시니 투자 규모를 10배 이상 늘리도록 하겠습니다!”
태우증권이 굴릴 수 있는 자금 규모는 너무 컸다.
브렉시트에 투자를 하고도 꽤 많은 자금이 남아돌았고, 유가를 비롯해 다양한 곳에 투자를 해야지만 모든 돈을 굴릴 수 있었다.
“그보다 이제 대선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군요. 분위기는 어떤가요?”
“최재석 의원에게 좋은 소식이 계속해서 날아들고 있습니다. 여당이 완전히 둘로 갈라져 2명의 후보가 대선에 출마한다고 합니다.”
“여당의 표가 반으로 갈라지면, 최재석 의원에겐 호재겠군요.”
“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호남 중심의 신당이 야당의 표를 꽤 많이 흡수하고 있습니다.”
회귀 전과 달리 총선에서 많은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신당이었다.
그럼에도 신당의 동력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덕분에 야당의 표가 많이 분산될 수 있었다.
“출마 후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최재석 의원에게 유리하죠.”
“기존 삼파전 양상에서 지금은 오파전 양상으로 변화했습니다. 다당체제가 된 만큼 국민경제당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700조 원 반도체 도시 설립 이슈가 꾸준히 신문 1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2016년은 권력이 교체되는 해였다.
기업 승계부터, 사우디 왕세자 교체 그리고 미국과 한국의 대선까지.
“미국 대선은 어때요?”
“공화당 후보로 트럼프가 당선되었긴 하지만, 선거판 자체가 민주당에 더 유리한 측면이 있어요. 선거인단 538명 중에 270명 정도를 확보하는 쪽이 승리하기 마련인데, 민주당이 훨씬 유리합니다.”
미국 민주당은 고정표가 튼튼했고.
최소 18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태로 대선을 준비할 수 있었다.
90명 정도의 선거인단만 더 확보하면 승리할 수 있는 선거니 공화당에 비해 더욱 집중해서 선거를 치를 수 있기도 했다.
“판세가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꽤 남았군요. 그동안 우린 한국 대선과 브렉시트에 집중하면 되겠네요.”
한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금의 분위기가 유지된다면, 무난하게 최재석 의원이 당선되겠지만.
어떤 변수가 튀어나올지 모르기에 방심은 금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