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33)
독식하는 재벌 3세-433화(433/518)
433. 왕자의 난 (3)
대망의 대통령 선거날이 찾아왔다.
엄청난 인파가 투표소로 향했고, 오전부터 곳곳에서 투표를 하기 위한 기다란 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대선의 관심도가 생각보다 높군요.”
“초유의 대통령 하야라는 불명예를 안은 여당 지지자가 대거 투표 포기를 할 거란 예상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투표율을 보니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기획실장은 오전부터 선거 과정을 챙겼다.
이번 대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는 기획실장이었기에 다른 선거에 비해 더욱 열정적으로 움직였다.
“선거 결과가 뒤집히는 일은 없겠죠.”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재석 의원이 15% 이상 앞서고 있습니다. 이 정도 격차라면 무리 없이 당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론조사 오차 범위 밖의 변수가 생기더라도 당선에는 큰 문제가 없겠군요.”
선거 기간 동안 모든 변수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혹여나 여당이나 야당이 후보 단일화를 할까 싶어 중간에서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고.
만약 후보 중 한 명이 선거비 보전을 받을 수 없게 되어 선거를 포기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약한 후보를 SNS를 통해 지원 사격까지 해주었다.
오파전이 유지되어야지만 최재석 의원에게 유리한 선거 구도였다.
그래서 나머지 4명의 후보를 적절히 견제 또는 지원을 해 주었고, 덕분에 오파전 양상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되었다.
“선거 전에 제3지대 빅텐트가 구성될 뻔도 했지만, 다행히도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사드 배치 찬반 여론도 꽤 큰 변수였죠.”
“그래도 이미 결정된 사안이기에 뒤집긴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이번 대선의 핵심 안건 중 하나가 사드 배치였다.
이미 이전 정권에서 미국과 사드 배치 협의를 끝낸 상태기에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뒤집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사드 배치 원점 추진을 들고나왔고.
중국 시장 악화를 걱정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어났지만, 여당에서 반대로 안보 문제를 들고일어나 여론을 잠재웠다.
“사드 배치가 본격화되면, 최재석 의원도 고생을 심하게 하겠군요.”
“중국과의 관계 문제가 다음 정권의 최대 화두가 될 듯합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죠. 사드 배치를 원점으로 돌리면 미국을 적으로 돌리게 되니 협의안을 유지해야 할 겁니다.”
사드 배치 문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중국과의 외교 문제가 생기는 건 역사적 흐름이었고, 우린 그 흐름을 대비하기만 하면 되었다.
“저는 계속해서 선거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큰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따로 보고할 필요는 없습니다.”
선거가 중요하긴 하지만, 계속 쳐다보고 있는 다고 해서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산처럼 쌓여 있는 태우그룹 관련 일을 처리하며 시간을 보냈고.
출구조사 발표시간이 되자 한 부회장과 기획실장이 알아서 내 곁으로 모여들었다.
“출구조사가 이제 시작됩니다.”
“후우, 오랜만에 긴장이 되는군요.”
손에 맺힌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 냈다.
그러는 사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고, 동시에 3개의 방송사에서 출구 조사를 발표했다.
[최재석 : 40% 야당 후보 : 19%, 여당 후보 : 18% 신당(야당) : 14%, 신당(여당) : 5%]“와아아! 됐습니다! 최재석 후보가 압도적인 격차로 당선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보다 더 높은 수치입니다! 20%가 넘는 격차입니다.”
“진정하세요. 출구 조사에 불과해요. 개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겁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속으로는 환호성을 질렀다.
총선과 달리 대선의 경우엔 출구조사가 틀린 적이 없었다.
격차가 조금은 좁혀질 수 있긴 하겠지만, 최재석 의원의 당선은 확실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여당이 많은 표를 확보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여당은 선거비용 보존까지 어려운 득표율을 기록할 듯 보였었습니다.”
“그만큼 단단한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거죠.”
여당의 표를 국민경제당이 갉아먹어서 이 정도 결과였다.
국민경제당이 없었다면 최소 10% 이상의 득표율을 더 올렸을 여당이었고, 국민경제당 때문에 야당은 더욱 큰 타격을 입었다.
국민경제당이 없었다면 중도표가 전부 야당으로 움직였을 터.
하지만 국민경제당이 중도표를 모두 흡수해 버렸고, 야당은 물론이고 두 개의 신당 또한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제3지대 빅텐트가 생겼다면 아슬아슬할 뻔했습니다. 야당과 신당 두 곳의 득표율을 합치면 거의 40%까지 됩니다.”
“단순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그렇긴 하죠. 하지만 선거의 경우 1+1이 2가 아니죠. 보통 1.5 정도에 그치거나 그 이하로 떨어지기도 하죠.”
선거는 산수가 아니었다.
정말 복잡한 수학이 적용되어야 했고.
빅텐트를 형성한다고 해서 각 정당의 지지세가 그대로 흡수되는 건 절대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위험이 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만약 제3지대가 형성되고 후보 단일화까지 성공했다면.
최재석 의원은 정말 힘겨운 선거 과정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회장님, 최재석 후보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벌써요? 방금 TV에서 인터뷰를 하던 거 같더니.”
방금까지 TV를 통해 최재석 의원의 인터뷰를 듣고 있었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내게 전화를 걸었다는 건 그만큼 내게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었다.
[감사합니다. 김 회장님 덕분에 당선이 될 수 있었습니다.]“아닙니다. 당선인님과 국민경제당이 열심히 활동했기에 당선이 가능했습니다.”
[먼저 사과부터 드리겠습니다. 청와대에 입성하게 되더라도 회장님의 입맛에 맞게 국정을 운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자칫 선전포고처럼 들리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나는 최재석 의원이 무슨 의도로 이런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당연히 그래야지요. 제가 어떤 제안을 하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면 언제든지 거절하셔도 됩니다.”
[대한민국의 성장과 경제 발전을 위해서만 일할 생각입니다. 태우그룹에 많은 도움을 부탁드리겠습니다.]“정부에서 태우그룹을 돕진 않겠지만, 태우그룹은 정부를 많이 도와 달라는 말씀이시군요.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렇게 하겠습니다.”
지금과 전혀 달라질 건 없었다.
최재석 의원과 태우그룹은 많은 정책을 함께 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태우그룹의 이득만을 위해 최재석 의원과 국민경제당이 움직인 적은 없었다.
대한민국의 국익.
최재석 의원이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부분이었고.
태우그룹의 방향성이 국익에 이득 되기에 함께할 뿐이었다.
그리고 나도 이런 관계면 충분했다. 정부의 지원이나 도움을 바라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것이 아니기에.
[흠흠, 제가 정치권에서 은퇴하게 된다면, 평생을 회장님과 태우그룹에게 감사를 하며 살겠습니다.]“아직 은퇴하시려면 한참 남았습니다. 대통령 재선까지 하시면 최소 8년입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을 잘 운영해 주기만 하시면 저는 충분합니다.”
아주 훈훈한 분위기에서 통화를 끝마쳤다.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기에 더 길게 통화를 할 순 없기도 했다.
***
다음 날.
오랜만에 숙면을 취하고 회사로 출근을 했고.
때마침 대통령 선거 개표가 끝나 있었다.
기획실장은 밤새 개표 방송을 지켜봤는지 충혈된 눈으로 내게 보고를 해왔다.
“출구 조사와 큰 차이 없이 최재석 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최종 득표율은 40.6%입니다.”
“저도 오는 길에 간단하게 확인을 했어요. 출구 조사와 달라진 건 신당 득표율 말고는 없더군요.”
출구 조사에서는 14%를 받았던 신당이었지만.
개표를 해보니 10%의 득표율에 그치고 말았다.
호남권 지지세가 강했던 신당의 득표율을 최재석 의원이 그만큼 흡수했다는 뜻이었다.
“이번 대선 결과로 인해 신당 두 곳이 기존 정당에 흡수될 듯합니다.”
“그렇게 되어도 큰 상관은 없죠. 40%의 득표율이면 삼파전이 된다고 해도 재선이 가능한 수치니까요.”
“최재석 정부의 지지율이 갑작스레 하락하지 않는다면 재선까지 가능합니다.”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최재석 정부였다.
앞으로 많은 고난이 그를 기다리고 있기에 지금 시점에서 재선을 확실시하기란 불가능했다.
“최재석 의원이 알아서 잘할 겁니다. 재선은 이제 신경을 끄도록 하고 다른 소식은 없습니까?”
“세스팬 제리 왕 회장과의 일정이 정해졌습니다. 다음 달 7일 한국으로 들어온다고 합니다.”
“한국까지 직접 찾아오는군요. 하긴 현진해운과 현재상선을 합치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규모긴 하죠.”
세계 해운사 순위 5위권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규모였고.
그렇기에 세스팬 제리 왕 회장이 직접 한국까지 찾아와 용선료 협의를 진행하려는 것이었다.
“현진해운의 용선료 협의의 경우 세스팬을 중심으로 진행하면 되지만, 현재상선의 경우 22곳이 넘는 해외 선주들과 협의를 진행해야 합니다.”
“세스팬이 용선료 할인을 발표하면, 다른 선주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할인을 하게 될 겁니다.”
“해외 선주들이 받아들이겠습니까? 25%의 제안도 거부했던 그들입니다.”
세스팬과는 이미 50% 할인 계약을 체결했고.
다음 협상에서 추가 협의를 통해 더욱 할인을 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스팬의 경우 제리 왕 회장과 서로 주고받는 것이 있으니 가능한 할인율이었다.
다른 해외 선주의 경우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에게도 소정의 이득을 약속하며 용선료 할인을 받아야 했고, 태우그룹은 엄청난 자금력이라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도록 하죠. 우선은 제리 왕 회장부터 설득해 나가죠.”
“기획실 차원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연구해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센트리언에서 회장님과 상의드리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합니다. 시간이 되실 때 본사로 올라오겠다는 연락이 왔었습니다.”
센트리언은 앞으로 태우그룹의 최대 효자 계열사가 될 곳이었다.
그러니 내가 직접 내려가서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이 맞았다.
“지금 당장 센트리언으로 간다고 전해 주세요. 문제가 뭔지 제가 직접 보고 판단하면 될 일이죠.”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센트리언으로 이동했고.
센트리언에 도착하자 서정준 대표와 김장우 박사가 로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에서 기다리시지 않고 왜 나와 계십니까?”
“한시라도 빨리 회장님을 뵙고 상의드릴 일이 있어 나와 있었습니다.”
“일단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죠.”
꽤 다급해 보이는 김장우 박사였고.
서정준 대표는 불만이 있는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우리는 빠른 걸음으로 회의실로 들어갔고, 회의실 문이 닫히는 순간 김장우 박사가 목소리를 내었다.
“mRNA 방식과 DNA 방식 연구를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 하나 있습니다.”
“기술의 특허를 사용해야 한다면 얼마가 들든지 사용료를 지불해 드릴 수 있어요. 그런데 어떤 기술인데 박사님께서 이렇게 흥분하시면서 말씀을 하십니까?”
“유전자 가위 기술입니다. 많은 불치병을 유전자 가위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내었습니다!”
유전자 가위 기술.
들어 본 적이 있었다.
회귀 직전에 유전자 가위 기술이 노벨상을 받았다는 기억이 남아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와는 큰 관련이 없는 기술이지 않습니까?”
“복합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치료제부터 다양한 신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사용료가 꽤나 높습니다. 그리고 특허권 분쟁까지 터진 상황이라 매우 복잡합니다.”
서정준 대표가 인상을 찌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특허권 분쟁이 터진 기술이라 거부감이 든 것이었다.
그런데 다양한 신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지.
단순히 사용료를 내고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자체를 사들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