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35)
독식하는 재벌 3세-435화(435/518)
435. 왕자의 난 (5)
금융타워에 울려 퍼지는 환호성.
하지만 길게 이어질 수는 없었다.
브렉시트가 통과되었으니 이젠 돈을 쓸어 담기 위해 바쁘게 움직여야 할 시간이었으니까.
“한 부회장은 안 가 봐도 되나요?”
“반년 전부터 준비를 확실히 해 두었습니다. 제가 없어도 알아서 잘 굴러가게끔 시스템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잘하셨군요. 부회장이 모든 일을 직접 컨트롤하는 건 비효율적인 일이죠.”
“그런데 브렉시트 개표 세부 정부를 확인하니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한 부회장의 손에는 이미 세부 정보가 들려 있었고.
특히나 잉글랜드, 웨일스, 스토틀랜드 같은 국가의 개표 결과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잉글랜드에서 찬성표가 많이 나온 덕분에 통과했다고 봐도 되겠군요.”
“잉글랜드와 웨일스를 제외하면 모두 반대표가 우위에 있습니다. 런던도 잔류를 희망하는 유권자가 60%가 넘고, 스코틀랜드의 경우엔 62%가 넘습니다.”
“지브롤터는 95%가 넘는 인원이 잔류를 희망하고 있었군요.”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잉글랜드에서 찬성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가게 생겼습니다.”
우리는 편하게 영국이라고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아니었다.
여러 국가가 합쳐져 있는 연합 왕국이었고, 잉글랜드와 웨일스를 제외한 국가에서는 전부 EU 잔류를 원하고 있었다.
“영국 내부에서도 브렉시트로 인해 균열이 생기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독립을 한다거나 하는 일이 생길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요.”
“태우증권에서도 그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국민 투표로 브렉시트가 통과되었다고는 하지만, 국민 투표가 강제성을 가지는 건 아닙니다.”
“영국 총리가 최종적으로 탈퇴 선언을 해야 하긴 하지만, 국민 투표를 안 했으면 모를까. 이미 국민 투표까지 했는데 브렉시트를 번복하는 일은 불가능해요.”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가 가지는 힘은 막강했다.
투표는 곧 민심이었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심을 거르는 정치인은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
특히나 자신의 지지층에서 압도적으로 찬성한 공약을 반대할 경우, 배신자로 낙인찍혀 정치 생명 자체가 끝장이 나 버린다.
“퀀텀펀드의 조지 대표는 벌써 영국으로 날아가 화폐를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의 경제가 오늘을 기점으로 많이 힘들어질 겁니다.”
“태우증권과 IIT 대학 교수진과 함께 연구한 결과 최대 6%에서 4%까지 경제 성장률이 하락한다는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이 입는 피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파운드화 폭락, 부동산 하락, 물가 상승률 증가, 부채 상승, 그리고 국내 총생산까지.
대부분의 지표는 천천히 하락하겠지만, 화폐만큼은 오늘부터 큰 영향을 받게 되어 있었다.
“영국의 소식은 영국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직접 듣는 게 좋겠군요. 조지 대표와 전화 연결 가능하겠어요?”
“지금 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한 부회장이 조지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고.
한참이나 연결음이 이어지고 난 다음에야 전화를 받는 조지 대표였다.
[바빠 죽겠는데 왜 전화를 하고 그래요?]“많이 바쁘시면 다음에 연락하겠습니다.”
[미스터 킴? 난 또 한 부회장인 줄 알고. 김 회장의 전화라면 당연히 받아야지!]차갑게 전화를 받던 조지 대표였지만.
내가 전화를 걸었다는 걸 확인하자 단번에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을 했다.
“영국 상황은 어떤가요?”
[아주 난리가 났지. 개표 방송이 진행될 때부터 파운드화가 아주 요동을 치더니, 개표 결과가 나오자 파운드화가 대폭락을 시작했네!]신이 나서 말하는 조지 대표였다.
화폐에 관련해서는 일인자라고 할 수 있는 그였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판에서 놀 수 있게 되니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역시나 파운드화가 가장 먼저 큰 타격을 입기 시작하는군요.”
[못해도 10% 이상은 폭락할 거야. 더구나 금융타워의 자본이 들어가는 순간 15%까지 폭락을 할 테고, 그렇게 되면 우린 하루 만에 반년의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게 될 걸세!]반년 동안 사전 작업을 위해 우린 많은 금액을 사용했다.
그 노고를 하루 만에 보상받을 수 있었고, 이제부터 벌어들이는 돈은 전부 수익이 되는 셈이었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세요. 화폐로 재미를 볼 일이 또 언제 올지 모릅니다.”
[안 그래도 하고 싶었던 작전을 몽땅 사용하고 있네. 아쉬운 건 이제 막 국민 투표가 끝났을 뿐이라 실제로 브렉시트가 실현되려면 몇 년은 남았다는 점이지.]브렉시트 탈퇴 과정은 아직 많이 남았다.
정치권에선 비상이 걸리고, 수많은 연기 시도가 이어진다.
하지만 영국이 유로 연합을 탈퇴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에 우린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지금 재미를 보고, 실제로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또 한 번 재미를 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요즘 계속 단기전만 해서 아쉽긴 했지. 금융타워의 금융사들이 장기전을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또 장기전에도 일가견이 있네.]브렉시트는 두고두고 뽑아 먹을 수 있는 소재였고.
국민 투표 직후인 지금 한 번 큰 수익을 남기고, 실제로 브렉시트가 이어지면 또 한 번 큰 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
“바쁘신데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 주십시오.”
[미스터 킴의 연락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지. 몇 달만 영국에서 재미를 보고 한국으로 돌아갈 테니 그때 샴페인을 터트리자고!]“멀리서 계속 지원하겠습니다.”
통화를 끊을 때까지 흥분된 목소리를 숨기지 못하는 조지 대표였다.
나이도 많은 분이 청년 못지않은 기력을 뽐낼 정도로 브렉시트는 꽤 큰 판이었다.
“조지 대표님의 목소리만 들어도 수익률이 얼마나 높게 나올지 예상이 됩니다.”
“오랜 시간 준비를 했으니 재미를 쏠쏠히 봐야죠.”
“그런데 회장님, 브렉시트로 재미를 볼 수 있는 기간은 아무리 길어도 1년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 다음 프로젝트 사전 작업을 진행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브렉시트 이후 곧장 수익을 내려면 지금부터 준비를 하는 게 맞았다.
그리고 당연히 다음 작전을 구상해 놓은 지 오래였다.
“다음 프로젝트의 전장은 미국과 중국이에요.”
“강대국 두 곳이 전장인 만큼 전리품이 상당하겠습니다. 그런데 다음 전장을 미국과 중국으로 선택하신 이유라도 있으십니까?”
“트럼프. 다음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가 될 거라고 확신하기에 그렇게 정했어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트럼프가 당선이 된다고 해서 미국과 중국에 무슨 큰일이라도 생기는 겁니까?”
한 부회장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한 부회장뿐만 아니라 모든 전문가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앞으로 벌어진다.
미래를 살다 온 사람이 아니라면, 트럼프가 얼마나 과격한 행보를 벌일지 예상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이었으니까.
“트럼프는 지금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유세를 하고 있죠. 그런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본격적으로 미·중 무역 분쟁이 시작될 겁니다.”
“트럼프 후보가 보호무역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긴 하지만, 중국과 무역분쟁까지 일으키겠습니까?”
“순화해서 무역분쟁이라고 한 겁니다. 무역전쟁이라고 불러도 충분할 정도로 강한 제재를 가한다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이는 정해진 역사적 흐름이었다.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는다고 한들 규모와 시기가 조금 달라지긴 하겠지만, 미·중 무역전쟁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엄청난 인구와 생산력을 바탕으로 패권을 장악하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특허를 무시하고 기술력을 갈취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니 미국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물론 미국이라고 해서 항상 옳은 건 아니었다.
중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힘을 과용하고 있는 미국이었다.
중국과 미국. 누가 더 잘못했냐를 따지는 건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움직여 큰 이득을 취할지만 고민하면 되는 문제였다.
“무역전쟁 수준의 갈등이 일어난다는 말씀이시군요.”
“미국은 항상 경쟁자를 처절하게 무너트렸습니다. 중국이라고 해서 넘어갈 리는 없어요.”
“소련이나 러시아를 상대할 때처럼 중국을 상대한다면, 세계 경제에서 고립시키는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우선은 중국 수입품의 관세를 크게 올리는 것으로 무역분쟁이 시작되겠죠. 최소 20% 이상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봅니다.”
중국 제품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었다.
관세로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중국 제품의 경쟁력은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아무리 중국이 거대한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라는 초거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되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이 그렇게 나온다면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중국도 미국의 대표 상품인 농수산물과 자동차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죠.”
“중국의 성장 속도가 주춤하긴 하겠습니다. 지난 중국 증시 대폭락 이후 제조업이 많은 타격을 입었는데, 미국에서 관세까지 올리게 된다면, 더 큰 타격을 입게 되겠습니다.”
중국은 10년 동안 거침없는 성장을 했다.
지금도 여전히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긴 하지만, 예전만큼의 속도를 보이긴 어려웠다.
“이번 판은 정말 연구를 많이 해야 할 겁니다. 사전 작업도 세밀하게 해야 하고요.”
“중국과 미국이 서로 보복 관세를 20% 이상 부과한다는 것을 가정하고 계획을 세워 보겠습니다.”
“사전 작업을 1년 이상 한다고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진행하세요. 그동안은 브텍시트와 유가를 통해 기본 수익률만 달성해도 충분해요.”
“브렉시트만 해도 1년 수익은 충분히 뽑아낼 수 있습니다. 석유 전쟁이나 중국 공매도에 비하면 수익률이 낮을 순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금융타워를 떠나는 금융사는 없을 것 같습니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수익률이 낮게 나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시기만 참아 낸다면, 코로나 시대라는 엄청난 기회가 찾아온다.
그러니 지금 조금 주춤한다고 금융타워를 떠나는 금융사가 있다면, 엄청난 후회를 하게 될 것이었다.
***
며칠 후.
극소수만 알고 있는 보안 휴대폰을 통해 전화가 걸려 왔다.
발신자는 사우디의 새로운 왕세자 빈 살만이었다.
[통화 가능하십니까?]“당연히 가능하지. 보안이 완벽한 곳에서 전화를 받았어. 편하게 말해도 돼.”
[후우, 숙청 작업이 어느 정도 끝났습니다. 500명이 넘는 왕족과 고위층이 불법적으로 모은 재산을 국고로 환수시켰습니다.]“고생했어. 이제 사우디가 새로운 걸음을 나갈 수 있게 되었어.”
[믿겨지십니까? 500명이 천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비리를 통해 축적하고 있었어요. 형에게 받은 자료를 볼 때만 해도 믿지 않았는데, 정말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더군요.]목소리에 살기가 서려 있는 빈 살만이었다.
사우디 왕세자의 자리에 오른 그였기에, 왕족과 고위층에 대한 배신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듯했다.
“숙청으로 과거를 정리했으니 이제 미래를 준비하면 그만이야.”
[저도 그렇게 생각은 하는데 마음 정리가 쉽지가 않네요. 해외로 빼돌린 자금까지 전부 환수한 다음에야 시간이 좀 날 것 같습니다.]“이제 급한 불은 다 껐으니 잔불을 천천히 확인하며 끄기만 하면 돼.”
[올해 안으로 다 끝내고 형과 술이나 한잔했으면 좋겠네요.]“연락만 해. 내가 당장 내일이라도 사우디로 날아갈 테니까.”
[그래도 형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조금은 안정이 되네요. 그럼 또 연락 할게요.]빈 살만에게서 왕세자의 위엄이 느껴졌다.
숙청 과정이 성공리에 끝났기에 생겨난 위엄이었다.
하지만 왕세자 자리에 올랐음에도 나에 대한 믿음은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강해져 있었다.
곧 일어날 미·중 패권 다툼.
나는 사우디라는 최고의 아군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