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42)
독식하는 재벌 3세-442화(442/518)
442. 규제 활용 (2)
일주일 동안 바쁜 일정을 보낸 유전자 가위 연구진이었다.
센트리언, 인공지능 센터, IIT 그리고 태우그룹 본사 방문까지.
일주일 동안 한 번도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버클리 대학과 브로드 연구소의 연구진을 안내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마지막 일정인 태우그룹 본사 방문.
의도적으로 두 곳의 연구진들이 겹치도록 일정을 세웠고.
회의실에서 만난 그들은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서로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렇게 여러분들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조금 곤란하군요. 굳이 저 사람들과 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특히나 미국에서 유전자 가위를 연구하는 사람은 더욱 적었고, 버클리 대학과 브로드 연구소의 연구진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한때는 같이 연구를 진행했을 수도 있고.
학회 혹은 여러 연구에서 친분을 쌓았을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전의 친분은 어찌 되었든, 지금은 소송으로 감정이 많이 상해 있는 상태였다.
소송을 진행해 보면 알겠지만.
아무리 친한 사이 혹은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소송으로 엮이게 되면, 부모를 죽인 원수보다 더 미운 사람으로 전락하고 만다.
“한 가지 제안을 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아주 좋은 제안이 될 수 있으니 끝까지 들어 주십시오.”
“…….”
“딱 10분만 더 앉아 있겠습니다. 그 이상은 저 사람들이랑 같은 공기를 마시고 싶지 않네요.”
눈에서 레이저가 나온다는 말이 이런 뜻일까?
유전자 가위 기술을 처음으로 발표한 제니스 교수의 눈에는 살기까지 서려 있었다.
“태우그룹과 센트리언도 최근에 로보 노디스크와 소송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다양한 루머와 구설수로 인해 큰 고통을 받았었습니다.”
“그 문제랑은 달라요. 태우그룹은 정당한 대가를 주고 특허와 기술을 사들였지만, 저 사람들은 우리와 계약을 주고받은 적이 없어요.”
“유전자 가위 기술을 논문으로 발표했다고 해서 특허권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만들어야 특허권을 획득할 수 있는 겁니다!”
곧장이라도 멱살잡이를 할 듯한 연구진들이었고.
그들의 입에서 더욱 험한 말이 나오기 전에 얼른 말을 이어 나갔다.
“이미 모두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입니다. 어디가 승리하든 상처뿐인 승리만 남게 됩니다.”
“가만히 앉아서 빼앗길 수는 없으니까요.”
“우리 연구진의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선 소송이 불가피합니다!”
상처뿐인 승리라도 원하는 연구진들이었다.
평생을 연구에만 몰두해 온 그들에게 연구 성과가 성공의 척도였으니까.
“상처뿐인 승리가 아닌 모두가 승리하는 방법은 어떻습니까?”
“뭘 어떻게 하자는 말씀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태우그룹에서 유전자 가위 기술 특허 모두를 사들이겠습니다. 버클리 대학이 보유한 기술과 브로드 연구소의 특허까지. 지금은 두 곳으로 나뉘어 있으니 싸우고 있지만, 모든 기술과 특허를 한 곳으로 모으면, 더 쉽게 해결되지 않겠습니까?”
“…….”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그만큼 예상치도 못한 제안이었고, 자본력이 바탕이 되는 태우그룹이니 할 수 있는 제안이기도 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발전시키면 희귀 질병과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구원할 수 있는 치료법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분 모두가 오롯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상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태우그룹에서 그렇게 만들어 주실 수 있을까요? 기술과 특허를 모두 사들이려면 대학과 연구소를 만족시킬 만한 금액을 제시하셔야만 합니다.”
“10억 달러면 어떻습니까? 각 대학과 연구소에 5억 달러씩 기부금을 내는 조건으로 특허를 사들이려고 합니다.”
“유전자 가위 기술에 10억 달러나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보시나요?”
10억 달러나 투자한다는 말을 믿지 못하는 연구진들이었다.
하지만 결코 많은 돈은 아니었다.
아직 유전자 가위 기술은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으니 10억 달러가 많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몇 년만 지나도 그 가치는 10억 달러를 훨씬 상회하게 된다.
그런 정보를 알려 줄 이유는 없었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새로운 핑곗거리를 만들어 내었다.
“유전자 가위 기술만으로는 10억 달러의 가치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센트리언이 지금까지 연구해 온 mRNA 방식이나 DNA 방식과 결합하고, 인공지능 기술까지 더해지면, 완전히 새로운 의료 혁명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유전자 가위 특허 관련 문제가 있다고 들었어요. 그 회사와도 상의가 된 건가요?”
“이미 접촉 중에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만약 합류하게 되신다면, 그 회사와도 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대학교도 유전자 가위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고.
이미 기획실장 차원에서 회유에 들어간 상태였다.
국가 보조금을 지원받은 회사였기에 정부의 도움까지 더해진다면, 어렵지 않게 센트리언으로 합류시킬 수 있었다.
“한 가지만 더 확인하고 싶어요. 유전자 가위 기술뿐만 아니라 연구진 전체를 영입하실 계획이 맞아요?”
“그렇습니다. 여러분 모두를 센트리언 혹은 태우그룹에서 영입하려고 합니다. 연봉은 지금 2배 이상을 약속드리며, 최고의 복지와 무제한 연구 지원까지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원하시는 분에게는 IIT 교수 자리까지 만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
혹하는 연구진이 몇 명 보였다.
아직 교수에 오르지 못한 부교수 혹은 연구원들이었고, 교수 자리에 당장 오를 수 있다는 말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욱 많았다.
미국을 떠나 한국에서 새롭게 정착하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들이었다.
“IIT가 미국에 있는 대학이라면 고려해 보겠지만, 한국까지 오긴 힘들어요. 가족을 다 버리고 오는 선택을 누가 쉽게 할 수 있겠어요?”
“동의합니다. 그래서 미국에 남아 있길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미국에도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이미 태우그룹은 미국에 많은 RND 센터를 비롯한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한 곳을 유전자 가위 전용 센터로 만들 계획입니다.”
“그래도 괜찮을까요?”
거리가 멀수록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태우그룹은 이미 여러 차례 장거리 공동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었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화상 회의 시스템까지 진작 갖추어 사용하고 있었다.
“원격 화상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마치 바로 옆 연구소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것처럼 느끼게 되실 겁니다.”
“우리가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소송은 자동으로 취하가 되는 건가요?”
“소송은 백지화됩니다. 물론 소송을 통해 성과를 인정받고 싶으신 마음은 잘 알겠지만, 모두가 괴로워지는 선택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공정한 경쟁을 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태우그룹이 모든 지원을 약속드리겠습니다.”
나는 제니스 교수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소송의 중심에는 그녀가 있었고, 유전자 가위 논문을 처음 발표한 그녀의 선택에 많은 것이 달려 있었다.
“잠시만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한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법적공방에서 누가 승리를 하든. 한쪽은 기술을 강탈당했다는 불명예를 얻게 되고, 다른 한쪽은 기술을 강탈했다는 불명예를 안게 됩니다. 그런 불명예 대신 불치병 정복이라는 명예를 같이 이루어 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제니스 교수가 잠시 눈을 감았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을 했는지 눈이 충혈되어 있는 그녀였다.
“저는, …제안을 받아들일게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연구만 계속하고 싶었어요.”
“우리도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의미 없는 법적공방을 그만두고,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지금 바로 각 대학과 연구소에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이번 달 내로 모든 계약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오실 분들의 명단도 부탁드립니다.”
쇠뿔도 단김에 뽑으라고 했다.
생각할 틈도 없이 밀어붙였고.
결정을 돌이킬 수 없도록 계약서부터 들이밀었다.
그리고 교수직에 관심이 있는 연구진에게는 한국행을 강하게 권유하기도 했다.
이렇게 유전자 가위 분쟁은 일단락되었다.
물론 한국대학교와의 협상이 아직 남아 있긴 했지만, 한국 내에서의 일이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
며칠 후.
기획실장이 반가운 소식을 가지고 찾아왔다.
“버클리 대학, 브로드 연구소와 모든 계약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의 모든 권한을 센트리언과 태우그룹이 나눠 갖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유전자 가위 전용 센터를 이르면 이번 달 내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으로 오는 연구진들을 위한 준비도 마무리되었죠?”
“경호원을 보내 안전하게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 두었고, 최고급 아파트와 주택 그리고 차량까지 모든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미국 유전자 가위 문제는 해결되었고.
이제 남은 건 한국대학교가 보유한 기술 특허였다.
“한국대학교와는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나요?”
“유전자 가위 기술 특허가 한국대학교가 아니라 김진우 교수 개인에게 있습니다. 한국대학교를 설득하는 것보다 김진우 교수 개인을 설득하고 있는 중입니다.”
“설득이 잘 안 되나 보군요.”
“유전자 가위 기술을 통해 창업을 하려는 듯 보였습니다.”
“국가 보조금을 받은 사업으로 창업을 한다? 정부에서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텐데 어려운 결정을 했군요.”
김진우 교수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국가 보조금을 받고 진행한 사업이긴 하지만, 연구 성과의 지분은 그의 몫이었다.
그러니 제대로 인정을 받기 위해 창업을 선택했을 것이었다.
“한국대학교와 그가 속해 있던 연구원을 통해 압박을 가해 보겠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직접 만나서 설득해 보죠. 우수한 인재를 소송의 늪에 빠지게 할 수는 없죠.”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인재가 필요했다.
특히나 한국에서 나온 인재였기에 더더욱 영입 욕심이 났다.
그를 영입하기 위해선 내가 직접 움직이기로 했다.
“지금 당장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창업을 위해선 많은 투자금이 필요하니, 회장님에게 투자를 받으려는 목적 같습니다.”
“저녁 식사를 같이하면 되겠군요. 강 대위의 식당으로 모셔 와 주세요.”
“지금 바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나는 먼저 강 대위의 식당으로 향했고.
해가 질 무렵 김진우 교수가 별관에 도착했다.
학자풍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김진우 교수였고, 상세 정보를 확인하니 S급 연구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사람을 왜 이제야 발견한 거지?
S급 능력을 보유한 사람이니 절대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 순 없었다.
무조건 태우그룹이나 센트리언에 영입하고야 만다.
“반갑습니다. 태우그룹 김민재입니다.”
“회장님을 이렇게 뵙게 되니 정말 영광입니다.”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제가 준비한 자료부터 봐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그에게 준비한 자료를 내밀었다.
그가 지금까지 연구를 진행하며 편법 혹은 불법을 저지른 목록들이었다.
“이, 이걸 어떻게?”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김진우 교수.
설마 내가 이런 자료를 가지고 올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한 그였다.
하지만 나는 인재 영입을 위해선 뭐든지 할 수 있었고.
과격한 방법까지 동원해서라도 꼭 영입하고 싶은 인재가 김진우 박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