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43)
독식하는 재벌 3세-443화(443/518)
443. 규제 활용 (3)
김진우 교수는 한참이나 자료를 들여다보았다.
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자료들이 쌓여 있으니, 손을 덜덜 떨기까지 했다.
이런 정보를 얻는 건 어렵지 않았다.
강 대위, 명동 그리고 태우그룹의 정보력과 내가 가진 능력까지.
국정원보다 더 뛰어난 정보력을 보유하고 있는 태우그룹이었고, 교수 한 명의 신상을 터는 건 반나절이면 충분했다.
“왜 이런 자료를 저에게 보여 주시는 겁니까?”
“미리 알려 드리는 겁니다. 한국대학교와 연구원에서 교수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소송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어, 억울합니다. 저는 횡령을 한 적은 절대 없습니다. 빠른 연구 진행을 위해 외상으로 연구 용역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생긴 문제에 불과합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횡령이었다.
당연히 김진우 교수 개인의 이득을 위해 횡령을 시도하진 않았다.
대학원이나 연구소에 있어 보면 알겠지만, 연구비를 지원받는 과정은 매우 복잡했고, 그 과정을 줄이기 위해 편법을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흔했다.
김진우 교수도 그랬을 뿐이었다.
걸리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되는 일이기도 했다.
특히나 유전자 가위 기술로 창업을 하려는 그를 막기엔 아주 좋은 명분이 되었다.
“소송을 진행해 본 적 있으십니까?”
“없습니다. 하지만 주변 교수가 소송을 진행하는 건 본 적이 있습니다.”
“소송은 정말 사람의 피를 말려 죽이는 일이지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연구를 좋아하던 사람이 연구는커녕 논문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는 걸 지켜봤습니다.”
교수들은 좁고 깊게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일반인보다 더 멘탈적으로 약한 경우도 많았다.
대규모 소송에 휩싸이게 되는 순간, 연구와 공부 그리고 강의까지 모두 포기하게 되는 사람들이 교수였다.
“한국대학교와 연구원에서는 교수님의 연구 성과가 외부로 유출되는 걸 매우 꺼려 하고 있습니다. 원천특허 탈취 혐의까지 더해 소송을 진행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전혀 탈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특허는 저와 연구원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 낸 성과입니다!”
“연구원에서는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죠. 그러니 교수님이 창업을 하는 걸 어떻게든 막으려고 들 겁니다.”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당연히 영입하기 위해서였다.
최대한 겁을 줘 대화를 순조롭게 이끌어 나가기 위해 이런 자료를 준비했다.
“태우그룹이 든든한 우산이 되어 드릴 수 있습니다.”
“유전자 가위 원천특허를 가지고 태우그룹으로 들어오라는 말씀입니까? 대기업의 횡포 아닙니까!”
역시나 강단이 있다.
대학교수까지 오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겠는가?
그러니 강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었다.
“대기업의 횡포라고 보셔도 좋습니다. 태우그룹은 이번에 버클리 대학과 브로드 연구소가 보유한 유전자 가위 특허를 모두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연구진이 태우그룹과 센트리언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버클리와 브로드 연구소의 연구진을 전부 영입하셨습니까?”
“그들이 왜 태우그룹을 택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침을 꿀꺽 삼키는 김진우 교수.
버클리 대학과 브로드 연구진의 이야기가 나오자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집중하였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가장 잘 연구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곳이 태우그룹이기 때문이죠.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한들 그들을 움직일 수 없다는 건 교수님이 더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돈이 아니라 태우그룹의 기술력에 움직인 겁니까?”
“태우그룹과 센트리언은 이미 DNA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었고, 메르스와 사스 치료제 개발 성공이라는 성과까지 냈습니다.”
불안했던 김진우 교수의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
협박이 아니라 회유라는 걸 알아차렸는지 말이 많아졌다.
“유전자 가위 기술까지 더해 새로운 신약을 만들어 낼 계획입니까? 유전자 가위 기술이 획기적인 기술이긴 하지만, 대중적인 약을 만들어 내긴 매우 힘듭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태우그룹은 사회 기여 목적으로 유전자 가위 기술을 지원하고 있으며 조 단위의 투자금을 이미 준비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많은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 혼자 태우그룹으로 옮길 순 없습니다.”
채찍을 휘둘렀으니 이젠 당근을 쥐여 줄 차례였고.
태우그룹으로 오게 되면, 어떤 보상이 주어지게 될지 말할 차례였다.
“교수님을 비롯한 모든 연구진을 태우그룹이 영입하겠습니다.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드리며, 원하는 모든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만약 제가 거절한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한국대학교와 연구원에서 소송이 진행될 것이며, 태우그룹 차원에서는 유전자 가위 기술 원천특허 소송을 따로 진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진우 박사의 원천특허는 원래라면 한국에서는 인정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태우그룹이 버클리 대학과 브로드 연구소에서 원천특허를 사들였으니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대학과 정부 기관 그리고 태우그룹까지.
김진우 박사는 10년 이상을 소송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 있었다.
혼자서 외롭게 소송전을 벌인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잘 알고 있는 그였기에 한숨을 내쉬었다.
“참 무서운 분이십니다. 모든 퇴로를 막아 두셨군요.”
“저는 결코 기술을 강탈하거나 탈취하진 않습니다. 교수님과 동료들이 보유한 원천특허가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 드리겠습니다.”
“정당한 보상이라고 하면 돈을 주고 사겠다는 뜻입니까?”
“500억 원이면 어떻습니까? 창업을 하더라도 벌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그리고 태우그룹이라는 평생직장을 교수님과 동료들이 가질 수도 있습니다.”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는 문제였다.
태우그룹의 일원이 되는 것 말고는 해답이 없었고, 김진우 박사는 해답을 선택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유전자 가위 연구만 계속할 수 있다면 만족합니다.”
“교수님은 연구만 할 수 있도록 태우그룹이 도와드리겠습니다. 소송부터 물질적인 부분까지 책임지겠습니다.”
“하하하, 사람은 참 간사한 동물 같습니다. 방금까지만 해도 태우그룹이 얼마나 무섭던지. 그런데 이제 태우그룹이 제 편이 되어 준다고 하니 너무나 든든합니다.”
김진우 교수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는 두 손으로 내 손을 꽉 잡았다.
이로써 유전자 가위 기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고, 센트리언은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는 준비를 끝마쳤다.
***
김진우 교수는 태우그룹이라는 든든한 방어막을 얻게 되었다.
태우그룹 또한 든든한 방패를 보유하고 있었다. 미국이라는 동맹, 정확히는 트럼프 후보가 우리를 도와주고 있었다.
“트럼프 후보가 미국 해운업계 성장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기에 파급력이 꽤 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확실히 트럼프 후보가 할 땐 화끈하게 해 주는군요.”
해운 카르텔을 깨기 위해선 미국이 움직여야 했고.
대선 주자가 미국 해운업 성장을 공약으로 꺼낸 순간,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공화당 차원에서 이번 공약이 득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거라 계산한 것 같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공약을 내걸 수는 없죠. 트럼프 후보의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잘 어울리는 공약이니 받아들인 겁니다.”
지금의 미국 해운업계는 미약했다.
하지만 예전에도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세계 2위의 해운사였던 시랜드를 보유하고 있었던 미국이었지만, 1999년도에 머스크에 인수 합병되어 버렸다.
머스크가 미국 해운사를 잡아먹었다고도 볼 수 있었고.
그렇기에 미국 해운사가 다시 살아난다면, 머스크에게 가장 치명적이었다.
“중국 해운사에게도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중국과 무역 분쟁이 심화되면, 중국 해운사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내 항만과 인프라를 사용할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머스크와 중국 해운사가 미국에서 방을 뺀 자리를 우리가 차지하게 되면, 우리를 중심으로 알아서 해운사가 몰려들지 않겠어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50억 달러나 되는 거액을 미국 해운업계에 투자를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가 당선이 되어야지만, 모든 계획이 실현 가능합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에도 지지율은 팽팽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에서 오차 범위 내의 결과가 나오고 있더군요.”
“그래서 걱정입니다. 여론 조사 기관에서는 조심스럽게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치고 있기도 합니다.”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여론 조사 결과가 팽팽하다고?
회귀 전에는 투표 직전까지 트럼프 후보가 5% 격차로 여론 조사에서 뒤처졌었다.
그런데 이번엔 팽팽한 결과가 나오고 있었으니 회귀 전보다 더 큰 격차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미국 대선이 확실히 치열하긴 하죠?”
“살다 살다 이런 선거는 처음입니다. 서로를 비방하는 건 기본이고, 어떻게든 상대를 조롱하려고 캠프 차원에서 연구까지 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럴수록 트럼프 후보에게 더 유리하죠.”
“왜 그렇습니까?”
“똥물이 이미 묻어 있는 사람에게 흙을 던진다고 타격이나 입겠어요? 반대로 깨끗한 옷을 입은 사람에게 흙이 묻는 게 더 타격이 크죠.”
트럼프 후보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이미 잃을 이미지가 없는 사람이 그였다.
상대방이 비방과 조롱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이미 그런 사람인지 알고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었다.
“확실히 두 후보의 이미지가 비슷한 수준으로 느껴지긴 합니다.”
“이미지가 하락하면 손해를 보는 쪽은 민주당이죠.”
“지금보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미국 해운 사업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상관없어요. 누가 대통령이 되든 50억 달러나 되는 투자를 마다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물론 트럼프가 당선이 되어야만 했다.
그래야지만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사업의 규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티 나지 않게 트럼프 후보를 도와주긴 하세요.”
“SNS를 이용해 지원 사격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미 각 후보 모두 SNS를 적극 사용하고 있는 터라 큰 효과는 없습니다. 물론 우리가 보다 공격적으로 나선다면 달라지긴 하겠지만, 위험 부담이 생깁니다.”
“그렇게까지 해서 도울 필요는 없어요. 대선 자금을 얼마나 기부했는데 알아서 이겨야죠.”
“그러는 편이 문제가 생기지 않긴 합니다.”
미국 대선에 깊게 관여하면 곤란한 일이 생길 수도 있었다.
미국 정보 조직의 눈을 피해 지원하여야 했기에 한국 대선처럼 적극적으로 도울 수는 없었다.
“브렉시트 프로젝트는 잘 돌아가고 있죠?”
“이전 프로젝트보다 수익률은 다소 낮긴 하지만, 웬만한 곳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습니다. 금융타워의 금융사들도 군소리 없이 잘 따라오고 있습니다.”
“조만간 큰판이 찾아올 테니 숨을 고르고 기다리세요.”
“대선의 결과가 나오는 순간,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두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얼마 남지 않았고.
한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은 이미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에서는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되고 있었고, 태우그룹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는 중이었다.
국제 정세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한다.
그럴수록 국가들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려고 들 터였고.
그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하기 위해선 더 많은 카드를 손에 쥐어야 했고, 가장 큰 카드는 역시 막대한 자본이었다.